소설리스트

걸황무적-235화 (236/328)

235. 신무맹 출범하다

남하림은 긴장하면서 다가오는 걸비를 바라보았다.

“걸황님을 뵙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이네요.”

“방금 전에 급한 전서가 도착을 했습니다.”

걸비는 손바닥만 한 전서를 내밀었다.

전서에 적힌 내용.

#NAME?

은하검인 유극지의 죽음.

분명히 놀랄 일이지만, 남하림은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었다.

신소소만이 깜짝 놀라 얼굴이 붉게 변했다.

“저어…… 은하궁에 안 가봐도 되나요?”

“유 소저가 알아서 할 거야.”

그 말에, 신소소는 유 소저가 은하궁의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유극지와 유미령, 그리고 남하림.

“알고 계셨군요?”

“그래.”

“아…… 그랬구나…….”

유극지의 죽음을, 일행 모두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저…… 그래도 형님께서 힘들지 않을까요?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곁에 어머니도 계시고…… 잘 이겨낼 거야. 힘들면 그만둬도 된다고 했어.”

“……봐요.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면서…… 거짓말. 힘들면 오빠한테 돌아오라는 말이잖아요.”

‘……앞으로 항상 말을 조심해야겠군.’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들 중 하나는 함부로 말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휘연 형, 중원 무림은 지금부터 정신없이 돌아갈 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두 사람의 말처럼, 은하검인 유극지의 죽음을 기점으로 무림은 급류를 탄 듯 빠르게 움직일 것이었다.

“남양성으로 빨리 움직이자.”

“알겠어.”

* * *

일행은 남양성으로 들어섰다.

웅성웅성.

남양성에는 몇 달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저번에 왔을 때보다 사람들의 수가 거의 두 배 이상의 불어난 듯했다.

“신무맹이 있고 없고의 차이구나.”

중원 정도 무림의 새로운 성지.

신무맹의 존재에, 중원인들이 남양성으로 모여들기 시작한 것.

그들은 신무맹의 뜻을 따랐다.

정통성 또한 오히려 신무맹이 지니고 있었다.

예전 무림맹과 달리 신무맹의 맹주는 정통 정파의 제자였으니까.

와아아아아-!

남양성에 들어서자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일황사제의 생김새는 이제 중원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없었다.

“일황사제이시다!”

“저기 황금 걸복을 입으신 분이 걸황 맹주님이셔!”

“저분은 검제……!”

중원인들은 지나가는 일행을 보며 한 명씩 이름을 외치면서 환호했다.

스윽.

남하림은 환호하는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뭐 해. 우릴 보고 환호하잖아. 같이 흔들어봐.”

“…….”

슥.

이휘연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앞만 보면서 손을 살짝 흔들었다.

번쩍.

성철각은 긴 팔을 위로 들어 올렸고.

“아, 하하하, 하하.”

당무독과 팽유도는 얼굴이 붉어진 채 얼른 짧게 흔들었다.

“와아아아아-!”

환호 소리가 커졌다.

휘익. 휘익.

신소소도 덩달아 손을 흔들었다.

“넌 왜?”

“재미있잖아요. 봐요. 내가 흔들어주니 다들 좋아하잖아요.”

‘참, 이 녀석도 특이해…… 이러다 언제 어떻게 이상한 말을 할지 모르겠네.’

남하림이 보기엔 신소소도 보통 사람의 성격은 아니었다.

‘하긴, 탈혼마제를 할아버지라고 친근하게 부르는 것부터 이상하긴 하지. 암.’

* * *

잠시 후.

멀리 신무맹이 보였다.

정문 앞에 나와 있는 인물들.

신무내원의 구성원들인 각원들이었다.

그들 사이에 개방의 집법당주 위한소도 보였다.

개방의 대표로 뽑힌 듯했다.

우우우우우-

일황사제의 위엄은 주위에 흐르는 기세만으로 알 수 있었다.

내원의 수장인 진후 도인은 다섯 명의 신위에서 하늘이 다가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 무당에서 봤던 그때와는 천지 차이였다.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엄청나지 않소이까? 이토록 큰 인물들이 될 줄은 몰랐소이다.”

“후후후, 그렇지요. 일황사제는 볼 때마다 놀라움을 주는군요.”

“아미타불…… 저들이 있기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무림의 홍복이지 않습니까.”

일황사제를 보면 무림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걱정이 없을 듯했다.

일행이 정문에 도착했다.

남하림은 반갑게 마중을 나온 이들을 향해 먼저 인사했다.

“안녕들 하십니까?”

“맹주를 뵙소이다.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기는 처음이군요.”

“그러네요. 무당에서 지나가며 인사를 드렸던 게 기억이 납니다. 내원의 각원장으로 뽑히셨다고 들었는데, 축하드립니다.”

“아닙니다. 부족한 노도가 걸황의 명성에 해가 될지 모르겠소이다.”

“그건 아니지요. 괜히 어지러운 속세로 부른 게 아닌가 싶어 죄송합니다.”

“후후후, 맹주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고맙소이다.”

남하림은 그와 인사를 나눈 후 나란히 선 각원들 곁으로 움직였다.

그들 사이에서 위한소와 마주 섰다.

“집법당주님께서 신무맹에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방주께서 일 년만이라며 부탁하시더구나. 신무맹에 나가는데 아무나 내보낼 수 없다고 해서 말이다.”

“아하핫, 집법당주님이시라면 어디를 가도 빠지지 않으시죠. 잘 오셨습니다.”

“여하튼 네가 고생이 많다.”

툭툭.

위한소는 남하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그는 신무맹의 각원이지만 개방의 직속 어른이었다.

휘익!

위한소를 향해 팽유도가 날아오듯 다가온 뒤 껴안았다.

“집법당주님!”

“허허허, 도제란 인물이 경망스럽게 무슨 짓이냐.”

“반가워서 그러죠.”

위한소는 개방에서 그들에게 사부나 마찬가지 존재였다.

남하림은 마지막으로 일행 뒤에 선 탈혼마제를 소개했다.

“대충 소문을 들어 아시겠지만, 이분은 마도최강 탈혼마제세요. 어떻게 하다가 보니 동행하고 있습니다.”

진후 도인이 대표로 그를 맞이했다.

일황사제와 함께한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다.

정사마에 대한 구별이 없는 맹주라지만, 탈혼마제와 같이 지낸다는 말에 놀라기도 했었다.

“탈혼마제, 선배님께 인사드립니다. 무당의 진후라 합니다.”

“그냥 봐도 무당인 것을 알겠군. 혹시 선유라는 도사 녀석은 살아 있느냐?”

“선유 사백님을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본산에 계십니다.”

“허어, 그놈은 죽지도 않고 오래도 살고 있군.”

“사백님을 잘 아시는 모양이십니다.”

“크크큭, 믿을지 모르겠지만 한때 내가 한동안 거둔 녀석이지.”

“아…… 설마 그분이…….”

“나를 아는가?”

“사백님께서 고아였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실 때, 도움을 준 형님 한 분이 계셨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지요. 그분께서 무당산까지 업고 온 뒤 떠나셨다고…… 십 년이 지난 후 선유란 도명을 얻은 것을 보고 무림에서 사라지셨다고 했습니다.”

“크크큭, 잘 기억을 하고 있군.”

탈혼마제는 선유도인이 여전히 자신을 잊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그들은 서로에게 은인이었다.

죽음 직전, 고아 무리에 있던 어린 선유에게 살아난 뒤.

무리에 섞일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

몇 년 후, 탈혼마제는 고아 무리들의 두목을 몰아내고 새로운 두목이 되었다.

하지만, 선유는 선천적인 지병으로 몸이 약했다.

우연히 지나가는 도인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연장했지만 임시방편.

그래서 탈혼마제는 무당에 가면 살지도 모르겠다는 말만 듣고, 무작정 선유를 업고서 무당산으로 향했다.

그날 이후론 간간히 소식만 들었다.

이후 십 년 동안 중원에서 많은 악행을 저지른 대가로 신강으로 가면서 다른 길을 걷게 된 것.

수많은 세월이 흐르면서 끊어졌다고 여긴 인연이 아직 남아 있었다.

“제가 본산에 연락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맘대로 하게. 예전에는 사정이 여의치가 않았으나, 지금이라면 만나도 괜찮지 않겠는가.”

“환영하는 바입니다.”

“시간 나면 꼭 찾아가도록 하지.”

* * *

신무맹은 거의 완공이 끝나가고 있었다.

작은 부분들만 마무리로 남겨둔 상황.

회의는 내일 일찍 열기로 했다.

공식적으로 맹주의 즉위식을 간단히 가질 예정이었다.

양삼은 신무맹의 총관으로서 모든 살림을 도맡아 했다.

건물의 모든 배치와 새로운 건물들을 원하는 곳에 지었다.

맹주전을 들어서기 전 공터에는 다섯 개의 전각을 배치했다.

총관의 업무를 볼 수 있는 총관실과 사제(四帝)인 네 사람을 위한 호법실이었다.

양삼은 호법실을 가리켰다.

“여기 건물들은 호법전으로 네 분께서 지내시면 됩니다.”

“양 총관, 저번에는 이 건물들이 없었던 것 같은데?”

“공자님께서 떠나신 후 어디에 지을까 고민을 하다가, 가까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해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잘했어. 곁에 같이 있으면 좋지.”

다섯 전각들을 지나자 맹주전으로 들어서는 문이 나타났다.

맹주전의 문은 열려 있었다.

일행은 안으로 들어섰다.

“오호…… 여기에도 따로 전각을 만들었네?”

“네, 공자님. 혹시나 몰라서 귀한 손님이 방문하실 때 머물 수 있도록 세 개의 전각을 따로 세웠습니다.”

“역시 양 총관의 일 솜씨는 대단해.”

“감사합니다.”

양삼은 탈혼마제와 신소소를 향해 돌아섰다.

“두 분께서는 이곳에서 지내시면 될 것입니다.”

“고맙네.”

양삼은 곧바로 맹주전으로 들어섰다.

맹주전도 저번과 달리 대접객실에 가구들이 들어와 있었다.

“가구들이 들어온 것을 보니 모두 정리가 됐군.”

“신무맹의 건물마다 거의 끝이 났고 외부만 조금 더 손질하면 됩니다.”

“양 총관이 정말 고생이 많았어.”

“아닙니다. 제가 재미있어서 하는 일입니다.”

“그래도 돈이 많이 들었겠는데.”

“그동안 다른 곳에서 벌었던 돈을 여기에 쏟아 부었습니다.”

“흐흥, 좀 아깝지만…… 투자한 것으로 보면 손해는 아니겠지?”

“넵, 맞습니다. 제 생각에는 단기간에 회수를 할 것입니다. 우선 북방상국은 신무맹의 힘을 이용해서 거둘 것입니다.”

양삼과 남하림의 생각은 같았다.

굳이 손해 볼 짓은 하지 않는다.

한 푼을 썼다면 두 푼을 벌어야 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우선 정해야 할 순서가 있었다.

“공자님, 상국의 이름을 정해야 하는데, 무엇으로 지으면 되겠습니까?”

“혹시 생각한 게 있어?”

“천하상국을 생각했습니다.”

“음…… 천하상국이라. 좋긴 한데…… 무언가 모자라는 게 있는 것 같아.”

“그럼…… 공자님께서는 생각하신 게 있습니까?”

“천하제일상국.”

제일이란 말이 하나 더 들어가자 느낌이 좋아졌다.

짝짝짝!

성철각이 박수를 쳤다.

“부장, 그게 좋겠어. 부장이 주인이라면 당연히 천하제일이 붙어야지. 난 마음에 들어.”

“그래? 철각이 좋다고 하니 나도 좋은데.”

“대형, 저도 좋다고 봐요. 이름만 들어도 천하에서 제일 큰 상국이잖아요.”

황보궁도 얼른 찬성했다.

“양 총관은 어때?”

“저도 마음에 듭니다. 사실 처음에 천하제일로 했습니다만, 다른 곳에서 말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천하상국으로 했던 것입니다.”

“양 총관, 괜찮아. 우리가 우리 돈으로 하겠다는데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 돼.”

“알겠습니다. 우선 천하제일상국의 이름으로 북방상국을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준 호위가 혹시나 해서 북방상국에 올라가 있습니다.”

“바쁘군. 양 총관이 곁에 있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야. 앞으로 상국의 일은 양 총관이 알아서 해줘. 난 당분간은 무림의 일 때문에 신경을 못 쓰겠어.”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양삼이 하는데 무슨 걱정을 하겠어.”

“고맙습니다. 잠시 쉬고 계시지요. 요기할 것들을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양삼은 고개를 숙인 후 맹주전을 나섰다.

식사를 하기엔 아직 여유가 있었다.

“자, 그럼 잠시 쉬도록 하죠.”

* * *

다음 날.

신무맹은 정식 출범식을 가졌다.

원래대로라면 중원 무림의 많은 문파들에게 초청장을 날렸을 것이었다.

신무맹의 대광장에 무인들이 가득 모여들었다.

신무맹의 맹주 즉위식.

신무내원 각원장 진후 도인은 옥패를 양손으로 공손하게 앞으로 내밀었다.

“맹주가 오르신 것을 감축드리옵니다.”

“고맙습니다. 최선을 다해 무림을 위해서 한 몸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남하림은 옥패를 받았다.

맹주령패.

하나의 작은 옥패였지만 본인의 문파는 물론 개인에게도 무한의 영광을 지닌 명패였다.

와아아아아-!

남하림이 돌아서며 대광장에 모여든 무인들을 향해 손을 번쩍 들었다.

함성이 끊임없이 하늘 위로 치솟았다.

중원 무림에 알리는 신무맹의 정식 출범식.

무림맹이 와해된 후, 다시금 중원 무림에 새로운 신무맹이 생겨났다.

남하림은 신무내원의 각원들과 한 명씩 인사를 나누었다.

“감축드리는 바이오.”

“감사합니다.”

둥! 둥! 둥!

“와아아아-! 걸황 만세!”

“신무맹, 만세……!”

신무맹의 대광장에 모인 무인들은 북소리에 맞춰 환호를 이어갔다.

* * *

신무내원장에 각원들이 모였다.

하루도 지나지 않고 회의가 이어졌다.

그리고 맹주 출범식이 끝나는 동시에,

하남 정주에서 하나의 소식이 날아왔다.

은하검인 유극지의 죽음.

어느 누구도 그 사실을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가 누구인가?

무림최강의 인물이 아닌가?

유극지의 사망 원인은 자연사였다.

그는 한때 무림맹의 맹주였다.

은하궁의 목적을 떠나, 그가 있었기에 구천마성의 암흑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의 장례는 수많은 은하궁의 무인 앞에서 치러졌다고 했다.

“허허…… 믿기지 않는구려.”

“그렇소이다. 혹시 우리를 속이기 위한 거짓이 아닌지…… 모르겠소이다.”

“이 사람도 황보 형의 말씀처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죽음을 듣고서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유극지의 죽음은 충격적이었다.

진후 도인은 담담한 표정을 한 남하림을 보았다.

‘가장 놀라야 할 사람이…….’

태연하게 보일 만큼 조용히 앉아 있었다.

“맹주께서는 어떻게 보는지요?”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그분의 죽음은 확실합니다.”

“맹주,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 그가 죽을 것을 알았단 말이오?”

“그렇습니다. 그분은 살신성인을 하셨습니다.”

남하림은 굳이 사실대로 알릴 이유는 없다고 여겼다.

신무맹의 많은 무인들이 무림맹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

오히려 그에 대해 미화하는 것이, 신무맹의 무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맹주, 그가 살신성인을 했다는 게 대체 무슨 뜻이오?”

“이제 여러분들도 알아야 할 시기가 된 듯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해줄 말은 거짓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

남하림은 구천에 대해서 하나씩 풀어놓기 시작했다.

무림의 비사.

많은 이들이 처음 듣는 내용들이었다.

마교 또한 구천의 변천이며, 제갈세가가 염천이라는 사실에 그들은 또 한 번 놀랐다.

그리고 창천에서 무림을 멸살하기 하기 나왔을 때.

균천인 은하궁의 궁주 유극지가 무림을 위해 스스로 대혼술법을 받아들였다는 내용을 수정한 뒤 설명했다.

“그렇다면 무림맹을 와해한 이유가…… 중원 무림을 구하기 위해서란 말이오?”

“그렇습니다. 만일 구천마제의 혼에 제압된다면 무림맹까지 창천에게 잡아먹힐 것을 염려했던 겁니다.”

“아미타불…… 우리는 물론, 무림이 오해를 했구려. 그런 분을 욕하고 있었다니…….”

“이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하궁에 가서 용서를 빌고 싶소이다.”

그들은 남하림의 말을 완전히 믿었다.

“그건 나중에 하셔도 됩니다. 지금은 그분의 뜻을 받들어 창천이라는 무림의 적을 상대해야 할 때입니다.”

진후 도인은 남하림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맹주, 이제야 이해가 되는구려. 왜 구천신품을 찾으려 다녔는지. 무림에 유 맹주와 맹주가 계시지 않았다면 창천이라는 세력에 무림이 멸망했을 것이외다. 무림인의 일인으로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소이다.”

내원의 각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남하림에게 고개를 숙였다.

“아직 그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아는 게 없습니다. 여러분의 인사는 그들을 물리친 뒤 받겠습니다.”

남하림은 두 손으로 포권을 했다.

그의 등 뒤로 황금빛 후광이 퍼져 나왔다.

‘오호…….’

‘거인이다.’

그들의 눈에 비친 남하림은 진정한 맹주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