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황무적-215화 (216/328)

215. 하후도 만나다

스윽.

죽천소 앞으로 나오는 두 명의 중년 사내들.

건장한 체격을 지닌 그들의 분위기는 무인이라기보다는 무장에 가까운 느낌을 주었다.

“두 분께서는 잠시 멈추시오.”

중년 사내가 남하림과 유미령을 막아섰다.

양자웅은 죽천소로 다가온 사내, 남하림의 모습을 자세히 살폈다.

연한 청색의 빛을 띤 금(錦)으로 만든 걸복이 눈에 들어왔다.

무림에 비단옷으로 만든 걸복을 입은 무인은 한 명밖에 없다.

“걸황…… 이시오?”

나이와는 무관했다.

자연스럽게 존댓말이 나왔다.

“그렇소이다.”

중원 무림에서 걸황이라고 처음 불렸을 때부터, 남하림은 담담하게 호칭을 받아들였다.

지칭하는 이름이 많아져도 자신은 변한 것이 없었다.

“걸황께서 이곳은 무슨 일이시오?”

“그건 여기 유 소저가 말할 것이오.”

남하림은 슬쩍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를 대신해 유미령이 앞으로 나섰다.

“하후 숙부님께 미령이가 왔다고 전해주세요.”

‘미령이라면…… 그분들의 여식.’

양자웅은 그녀의 이름을 듣자 어떠한 신분이지 곧바로 떠올렸다.

“죄송합니다. 유미령 님이신 줄 몰라 뵈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숙부님께 저희들이 왔다고 전해주시면 고맙겠네요.”

“소인들이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양자웅은 동료를 급히 안으로 보낸 뒤 죽천소 입구에서 두 사람을 안내했다.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이군. 무턱대고 안으로 들어섰다가는 철강궁에 온몸이 고슴도치가 될 뻔했겠어.’

죽림 좌우에 철강궁과 기관들이 빽빽하게 숨겨져 있었다.

남하림은 의심이 들었다.

‘조용히 세월을 보내러 내려온 사람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안내를 하는 이들도 강한 기세가 느껴졌다.

한편 남하림과 유미령을 안내하는 양자웅 또한 죽천소를 지나는 동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분명 죽천소의 기운을 느꼈을 텐데…….’

남하림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였다.

‘자신감인가?’

걸황의 무게가 주는 위압감이 묵직하게 느껴졌다.

죽림을 넘어서자 늪이 좌우로 펼쳐져 있었다.

“죽천소라 하는 이유가 있군요.”

이들은 늪을 따라서 다시 안으로 움직였다.

‘이거…… 방어에 절대적인 장소군.’

늪으로 침입하려 들지 않는 이상, 죽림의 입구만 방어한다면 안으로 한 명도 들어올 수 없을 구조.

‘저분이 천무대장군 하후도이신가?’

이윽고 그들의 눈앞에 건장한 체격을 지닌 중년인이 나타났다.

오십 대의 나이지만 삼십 대의 체격과 비교해도 전혀 달리지 않았다.

전군을 다스리는 군부의 수장이었던 사내의 기개는 보통이 아니었다.

하후도의 감상 또한 마찬가지.

‘저 청년이 걸황이군.’

그 또한 한평생 수많은 전쟁터를 다녔다.

수많은 죽음과 삶 속에서 한 가지 터득한 것이 있다면, 상대의 강함을 눈빛으로 알아챌 수 있다는 것.

하후도와 남하림의 시선이 마주쳤다.

‘강자다.’

무림에서 한 무인에게 ‘황(皇)’의 별호를 달아주는 경우는 절대자가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이토록 어린 나이에 걸황이란 호칭을 달 수 있는 청년.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겠지.’

무림의 불문율.

무림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면 ‘황(皇)’의 별호를 지닌 무인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다.

척!

하후도는 군부의 인물이라 하나, 존경의 의미로 남하림에게 포권을 했다.

“걸황을 뵙소이다. 영광이외다.”

“저 또한 천무대장군을 뵙게 되는군요.”

허리를 숙인 두 사람은 시선을 마주쳤다.

남하림의 뒤에서 유미령이 다가왔다.

“숙부님, 안녕하세요.”

“하하하, 안 보는 사이에 많이 자랐구나.”

아이였던 유미령은 어느덧 성숙한 여인으로 변해 있었다.

“벌써 좋은 짝을 만나야 할 나이로구나. 주위에 괜찮은 사내가 없더냐?”

“…….”

그녀의 볼이 연하게 붉어졌다.

“걸황, 어디 주위에 좋은 사내가 없소이까? 있다면 미령 조카에게 소개를 시켜주면 좋겠소이다.”

“글쎄요. 제 주위엔 온통 거지들밖에 없어서 말입니다. 유 소저의 마음에 들지 모르겠군요.”

“하핫, 걸황과 같은 거지라면 당연히 맘에 들지 않겠습니까.”

“음…… 천무대장군의 말씀대로라면 좋은 짝이 될 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저와 같은 거지는 세상에 저밖에 없지요.”

“하하하하! 그건 맞소이다. 그렇다면 걸황께서는 미령 조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차후 검후가 될 아이 정도면 걸황의 위명에도 해가 되지 않을 텐데?”

“첫 만남에 너무 개인적인 질문을 하시는군요.”

남하림은 대답하지 않고 슬쩍 한 발 물러났다.

“후후후, 이런. 실례를 했소이다. 그나저나 저건 무엇인지?”

하후도가 두 사람과 함께 온 수레를 가리켰다.

“유 소저께 물었더니 천무대장군꼐서 차를 좋아하신다고요. 그래서 화차를 조금 준비했습니다.”

“그렇습니까? 흐으음……!”

하후도는 차를 준비했다는 말에 웃으며 수레를 덮은 천막을 들어 보았다.

스윽.

‘설마…… 전부?’

수레 전체에 화차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기껏해야 서너 상자가 실려 있어야 정상 아닌가.

하후도는 남하림과 수레의 물건을 번갈아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상자를 하나 열어보자,

‘이 향기는…….’

달달한 화차의 차향이 올라왔다.

“호오…… 걸황, 설마 백란화차는 아니겠지요?”

“유 소저 말대로 차를 좋아하시는 군요. 향만 맡으셨는데 바로 백란화차인 줄 아시다니. 사실 한 수레 더 사 가지고 오려고 했는데……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하후도의 말이 사라졌다.

‘이것들 모두…… 백란화차라고?’

금액만 따져도 황금 수십 냥이 될 만큼 고가의 선물이었다.

“걸황께서 너무 과분한 선물을 주시는 것 같소이다.”

“에이, 겨우 이 정도로 과분하다 하십니까?”

“…….”

‘맞아. 걸황은 남천상국의 자식이었지.’

하후도는 고개를 돌려 유미령과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에게 보내는 강렬한 시선.

‘조카, 무조건 잡아라.’

유미령이 이해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눈동자가 알아들었다는 듯 흔들렸다.

“하하하, 걸황의 배포라면 이 정도는 당연한 것이로군요.”

하후도는 기분 좋게 남하림과 유미령을 집안으로 안내했다.

* * *

흐으으음.

찻잔을 들어 우선 차향을 느꼈다.

진한 화차의 향이 집안 전체로 퍼져 나갔다.

스으읍.

가볍게 입을 대자 입술 전체에 차 맛이 미세하게 퍼져 나갔다.

세 사람은 기분 좋게 차를 즐겼다.

“죄송하지만 한 가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무엇이 궁금하시오?”

“죽천소로 오면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

중원 무림의 절정급 무인들 수준이라면 죽림 안에 숨겨둔 철궁들을 찾아낼 수 있다.

하후도는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무슨 일이신지 모르나 우리가 미덥지 않다면 말을 안 하셔도 됩니다.”

“그게 아니오. 어느 누가 걸황을 못 믿겠소이까? 다만…… 괜히 신경 쓰게 한 것 같아 미안한 것이외다.”

죽천소에 긴장감이 감도는 것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알았다.

‘대장군인 그를 곤란하게 만드는 상황이 있군.’

죽천소 주위에 몸을 숨기고 있던 인물들은 줄곧 긴장을 유지했다.

비로소 안전하다는 확인이 될 때야 휴식을 취하는 것까지.

이 모든 원인이 되는 일.

‘음…… 혹시 구천신품 때문인가?’

군부에서 은퇴한 대장군을 죽이기 위해 누군가 공격을 한다?

그 의미는 하후도에게 놈들이 원하는 것이 있다는 뜻이다.

두 가지 이유일 터였다.

하후도의 목숨.

아니면 그가 지닌 물건.

아마 목숨은 아닐 것이고.

‘누군가 구천신품을 노리고 있군.’

남하림은 명확하게 확신했다.

이번에는 하후도가 남하림에게 물었다.

“걸황께 묻겠소이다.”

“말씀하십시오.”

“미령 조카와 함께 무작정 찾아온 것을 아닐 것입니다. 본인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외까?”

스윽.

유미령이 대신 찾아온 목적을 말했다.

“숙부님, 제가 걸황께 말씀을 드렸어요. 걸황께서 구천신품을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도움을 주고자 함께 온 것입니다.”

“……네가 그 사실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구나.”

“죄송합니다. 우연히 들었어요.”

“아니다. 죄송할 건 없지. 영원한 비밀이란 없는 법이지 않느냐.”

하후도는 대범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벽에 걸려 있는 두 개의 검 중에서 보석이 달린 검을 잡았다.

스르르릉-

천천히 검을 뽑았다.

날카로운 예기가 느껴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의 손에 뽑힌 검은 마치 애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처럼 보였다.

스윽.

하후도는 검을 남하림에게 내밀었다.

“이것이네. 이게 무림인들이 말하는 구천신품이지.”

‘이 검이?!’

남하림은 검을 곧바로 살폈다.

구천마제의 붉은색 문양.

검신의 오른쪽 면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구천신품이 맞다.’

따앙!

남하림은 검신의 강도를 살폈다.

‘실전 검이라기보다는 장식용 검이군.’

“걸황께서는 어떻게 보시오?”

“예쁜 검이군요.”

“하하하, 맞소이다.”

“대장군께서는 이걸 어떻게 구했습니까?”

“황제께서 하사하신 물건이었소이다.”

‘……이젠 황제까지.’

구천신품이 대체 어디까지 흘러들어간 것인지 궁금할 정도다.

“대장군을 공격하는 무리들이 어디인지 알고 계십니까?”

“확실하지는 않지만 동창이 아닐까 예상하고 있소이다.”

“동창에서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그때 황제의 곁에 병필태감이 있었으니까.”

“그렇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겠습니다.”

황제는 병필태감을 믿었겠지만 그는 동창과 연관이 있을 게 분명했다.

‘음…… 그러고 보니 제독동창에게 구천신품이 있다고 했지.’

북방상국의 일도 그렇다.

남하림은 제독동창이 구천신품을 가지려고 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대장군께서는 이 검을 어떻게 할 생각이셨습니까?”

“걸황은 이것이 왜 필요한 것이오?”

“구천신품은 구천마제의 진정한 신분을 알 수 있기에 필요한 것입니다.”

“구천마제는 죽지 않았소이까?”

“아닙니다. 그는 중원에 숨어 있었습니다.”

“그게……! 정말이오? 구천마제가 살아 있다니…….”

하후도로서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한때 황궁까지 발을 뻗으려고 했던 구천마제가 아닌가.

“걸황, 정말로 이 물건이 그의 정체를 알려준다는 게 사실이라면…… 그대에게 검을 넘기겠소이다.”

하후도는 구천신품을 남하림에게 내밀었다.

황제에게 하사받은 물건이지만, 구천마제가 얽혀 있는 일.

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잘 설명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고맙소이다. 만일 그의 정체를 밝혀낸다면 대장군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말 한마디를 하면서도 상대를 살피고 인정하는 자세.

하후도는 지금이 기회라 여겼다.

하후도는 유극지에게 도움을 받은 후 오랫동안 그를 의형으로 모시면서, 중원에서 가장 뛰어난 사내를 조카사위로 만들어주겠다며 투닥거리곤 했다.

드디어 유미령의 짝이 될 만한 유일한 청년이 나타난 셈이 아닌가.

“걸황께 도움이 되었다니 본인도 기분이 좋소이다. 하하, 그래서 말이외다. 혹시나 부탁을 한 가지 들어줄 수 있는지 모르겠소.”

“무슨 부탁입니까? 가능하다면 도와드리겠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현재 사귀는 여인이 없다면 미령 조카가 어떠한지요.”

화들짝!

유미령은 갑자기 자신을 거론하는 말에 깜짝 놀랐다.

‘숙부님께서 무슨 말씀을……!’

평소라면 그녀는 손을 흔들며 아니라고 펄쩍 뛰었을 것이지만.

“아하하, 대장군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유 소저는 본인 같은 사람을 싫어할 겁니다. 유 소저는 차분하고 상대방을 배려 잘하는 사내가 어울리는 여인입니다.”

“아니……! 난…… 그런 사람 싫습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유미령의 한마디.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한마디에 유미령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 * *

시간이 늦어 남하림과 유미령은 죽천소에서 하루 머물기로 했다.

구천신품에 대해서는 죽천소를 나가는 즉시 소문을 내기로 했다.

그들은 가볍게 술을 한두 잔 마신 뒤 잠자리에 들었다.

스으윽.

침상에 누웠던 남하림이 눈을 떴다.

‘이것들 봐라.’

멀리서부터 죽천소로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아직 모르고 있군.’

우선 사람들을 조심스럽게 깨워는 게 순서.

옆방에 홀로 자는 유미령에게 전음을 보냈다.

[유 소저, 밤손님들이 찾아왔소이다.]

이번에는 함께 자고 있는 하후도를 깨웠다.

“밤손님이 오는 듯합니다.”

번뜩.

하후도는 마치 자지 않았다는 듯 눈을 번쩍 뜨자마자 정신을 차렸다.

곧바로 죽천소 주위에 기감을 넓혔지만 아무런 기를 느끼지 못했다.

“반각 정도면 입구에 도착할 것입니다.”

‘이것이 걸황의 능력이군.’

하후도는 더 이상 의심을 하지 않았다.

밖으로 나간 그는 수하들에게 재빨리 신호를 보냈다.

“적들은 죽림을 통해서 죽천소로 들어오지 못할 것입니다.”

하후도의 말처럼 어둠 속에서 죽림을 통과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맞습니다. 죽림을 통하면 빠져나오기 전에 다 죽을지 모르지요. 방비가 튼튼하니까요. 하지만 적들은 여기 죽천소에 결국 침입할 것입니다.”

“그게…… 무슨 말이시오?”

스윽.

남하림은 뒤를 돌아 늪을 가리켰다.

어둠에 가려진 늪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

“여긴…… 늪이외다.”

“알고 있습니다. 늪으로 올 수 없다고 생각하는 점을 이용해서 이곳으로 들어오려 할 것입니다.”

“아…… 이놈들이…….”

하후도는 등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하늘이 도왔군.’

걸황이 없었다면 뒷일은 생각하기도 싫었다.

“어떻게 하면 되겠소이까?”

“어렵게 생각할 것이 있겠습니까? 제가 하라는 대로 부탁드립니다. 우선 불을 피울 수 있는 재료들을 준비해 주십시오.”

“알겠소이다.”

하후도는 수하들에게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수하들이 소리를 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유 소저는 뒤에서 구경을 하고 있으면 됩니다.”

“도와주지 않아도 됩니까?”

“이제 죽천소까지 적들이 들어오는 일은 없을 겁니다.”

“알겠어요.”

유미령은 뒤로 물러났다.

늪에서 온다는 적을 향해 어떻게 싸울 생각인지 궁금했다.

반각이 지났다.

죽림의 입구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졌다.

성동격서(聲東擊西).

적은 삼십육계 중 제육계인 승전계를 들고 나왔다.

“이제 오는군요.”

남하림은 홀로 죽림 앞으로 걸어갔다.

삭삭삭!

죽림으로 들어서는 무리들.

그들의 발걸음은 전문적인 살수의 움직임과 비슷했다.

바닥을 스치듯 지나가는 신법은 거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이십 명의 복면인들.

멈칫.

그들의 신형이 멈추었다.

죽천소로 들어서는 죽림 끝에서 보이는 한 사람의 인영.

“야밤에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 잠 좀 잡시다.”

“……네놈은 누구냐?”

“어허, 그건 내가 물어야 하는 질문인 것 같지 않소?”

“쳐라.”

한 명의 명에 복면인들이 남하림을 향해 달려들었다.

“어딜……!”

슈우우우웅-

강룡십팔장의 풍룡동우(風龍動雨).

죽림 사이로 폭풍이 불어닥쳤다.

순식간에 이십 명의 복면인들이 뒤로 밀려났다.

복면인들 중 한 명의 눈이 커졌다.

아직 인영의 얼굴은 보이지도 않았지만.

복면인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 무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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