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 사천성으로
마교 최고의 무력단.
혈적마군단(血赤魔軍團) 이만 명이 움직였다.
그 뒤에 남는 것은 오직 시체들과 혈향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루도 되지 않는 시간.
곤륜파의 이선 방어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마지막으로 최후 방어선밖에 남지 않은 상황.
곤륜파의 건물들 중 가장 높은 장소인 조사전에서, 장문인 현진자가 밖으로 나왔다.
그의 마음은 무거웠다.
항상 아름답게 보였던 하늘과 곤륜산의 산봉우리들이 구름에 가려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아래로 보이는 곤륜파의 경내에선 더 이상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이 다가온 것이다.
장문인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그저,
곤륜파의 미래를 위해, 어린 제자들과 곤륜파의 비전서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놓는 것.
사천성 여러 문파에 원군을 요청했지만, 마교의 움직임이 예상보다 빨랐다.
이선 방어선이 며칠이라도 막아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아무리 마교가 기습을 했다고 해도 곤륜파의 방어선은 너무 쉽게 무너졌다.
그들은 너무나 강했다.
어른이 아이와 싸우는 듯했다.
조사전을 내려가는 그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앞으로 이 길은 두 번 다시 밟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부님…….”
아래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중년 도인.
장문인 현진자의 제자, 허운의 신형에 현기가 가득했다.
참으로 어진 성격을 지닌 그는 곤륜파의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차기 장문인이었다.
“준비는 잘 됐는가?”
“모든 제자들이 곤륜지에서 마교도를 맞이할 것입니다.”
“허운아…….”
현진자는 말을 하려다가 멈췄다.
“말씀을 하시지요.”
“아니다. 됐구나.”
현진자는 이미 제자 허운의 뜻이 어떠한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어린 제자들과 함께 곤륜산을 떠나도록 권유했지만, 결국 제자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고집이 센 녀석이었다.
“제자는 사부와 함께할 것입니다.”
사부와 제자가 곤륜지로 내려가는 동안.
그들 사이에선 한마디 탄식조차 나오지 않았다.
* * *
두두두두두-
마교의 진격은 무식했다.
그들은 죽음이란 단어는 생각지도 않았다.
오로지 전진.
전진뿐이었다.
곤륜지에서 부딪힌 두 문파의 싸움은 오래 가지 못했다.
혈적마군단의 힘은 역시 강했다.
곤륜파의 일대제자들로 이루어진 곤륜대항진은 반시진이 되기도 전에 무너졌다.
그 뒤로 곤륜파 장로들까지 합세했지만 일각의 짧은 시간 동안 모두 죽거나 부상을 당했다.
현진자의 눈앞에 참혹한 광경을 펼쳐졌다.
제자 허운은 차가운 바닥에 쓰러진 채, 숨을 쉬지 않았다.
“크크크큭.”
마도인은 발걸음 하나하나에 마기를 뒤로 흘리면서 현진자를 노려보며 다가왔다.
“곤륜파에서 죽음을 택했으니 후회는 하지 마시오.”
혈적마군단 단주가 적혈마도를 들었다.
그것으로 곤륜파는 끝이 났다.
* * *
금지에서 다시금 연락이 왔다.
#NAME?
영호당에서 나와 금지로 향하는 걸협오성과 황보궁.
황보궁은 긴장했다.
현재 중원 무림의 천하제일인이라 알려진 유극지.
그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몸이 떨려왔다.
세가에 있을 당시 늘 꿈의 대상이었던 인물이 천하제일인 유극지였다.
‘저…… 분이구나.’
첫 만남은 사람 좋은 웃음으로 시작했다.
“어서들 오게나.”
여섯 사람이 그의 앞에 멈춰 서고.
이휘연이 대표로 그에게 인사했다.
“궁주님을 뵙겠습니다.”
“모두들 오랜만일세. 얼굴들이 많이 좋아졌군.”
걸협오성과 함께 온 황보궁을 보았다.
“소협은……?”
“넵. 황보세가에서 온 황보궁이라 합니다.”
“이래서 피는 못 속이는 법이지. 한 덩치 하는군.”
“만나뵈어서 영광입니다.”
“나도 반갑네. 아, 그런데 혹시 모르고 있나 싶어 하는 말인데, 나를 만나서 영광인 것보다 여기 걸협오성과 함께 다니는 게 더 영광이지 않겠나? 어린 자네에겐 좋은 기회가 되겠지. 옆에서 많이 배워야 할 게야.”
“넵, 잘 알고 있습니다.”
“자리에 앉지.”
유극지의 표정은 환했다.
좋은 일이 생긴 듯했다.
덜컹!
주방에서 문이 열리며 여인이 나왔다.
예설란이 차를 올려둔 쟁반을 들고 있었다.
‘저분이 돌아오셔서 기분이 좋으신 거군.’
휙!
팽유도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서 쟁반을 받아 들었다.
남하림은 예설란과 시선이 마주쳤다.
예설란이 그를 향해 엷게 미소 지었다.
유극지는 차를 보면서 아쉬워했다.
“술이면 좋겠지만 분위기가…….”
“괜찮습니다.”
은하수호군 사건으로 은하궁에서 후개는 눈 밖에 났다.
유극지는 그들 앞에 한 잔씩 차를 따랐다.
걸협오성이 은하궁에 온 이유.
“본인에게 궁금한 게 있는 것은 알겠는데, 내가 말해줘야 하나?”
“굳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역시 유극지는 남하림의 배짱이 마음에 들었다.
무턱대고 은하궁으로 찾아온 녀석.
‘당분간은 적대적이지 않을 거라 생각했겠지.’
“본인에게 궁금한 것이 뭔가?”
“서너 가지 있지만, 우선…… 혈사천주가 궁주님을 찾아온 이유가 있습니까?”
“별 이야기는 없었네. 폐관을 마쳤다고 인사차 왔다더군.”
“두 분이 서로 보고를 할 만큼 절친한 사이인 줄은 몰랐습니다.”
“경쟁자라고 하지만 나쁜 사이는 아니었네. 그가 천사회를 만든 이유가 나와 같다면 이해되겠나? 중원에서 정사를 너무 반대로 생각하고 있으니 오해가 생기는 법이지.”
“혹시 제 이야기를 하지 않던가요?”
“아, 한마디 하더군. 우리들 앞을 막을 놈 같아서 미리 싹을 제거했다고.”
“궁주님께서는 그의 말에 동의를 하십니까?”
“맞는 말이지 않는가? 현 무림에서 장차 우릴 상대할 수 있는 인물이 있다면, 자네밖에 없는 건 확실하니깐.”
“궁주님께서도 그와 생각이 같습니까?”
“너무 직설적으로 물어보니 대답을 못하겠군.”
유극지의 속뜻이 애매하게 들렸다.
혈사천주 설백진의 뜻과 비슷하다는 방향이긴 했다.
“당분간은 유보할 생각이네.”
“……궁주님의 생각을 잘 알겠습니다. 그 정도면 만족스러운 대답이었습니다.”
“자네도 어차피 우리를 꺾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
“맞습니다. 언젠가는. 물론 지금은 아닙니다.”
“후후후, 사실대로 말해줘서 고맙군. 다른 건 없나? 이것만 궁금한 건 아니겠지?”
“첫 번째 질문과 유사하지만, 무림맹을 와해한 이유가 혈사천주와 상관이 있습니까?”
“맞네. 난 은하궁의 궁주일세. 언젠가는 무림맹에서 나갈 생각이었지. 때가 되었을 뿐이야.”
“그 때라는 게 무엇을 가리키는 것입니까?”
“구천…… 구천이 나설 시간이라는 것이다.”
구천!
구천이 이유였을 줄은 예상 못 했다.
“중원 무림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나에게는 구천이 우선이네. 그대도 양천의 전인이기에 당연히 개방보다는 양천의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지.”
……누구 맘대로?
남하림은 유극지의 말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양천의 전인이 되고 싶어서 된 건 아니었다.
남하림은 구천보단 중원 무림이 중요했다.
“전…… 양천보다 개방이 가장 우선입니다.”
“뭐, 양천이라면 그런 생각도 가능하겠지. 본래 세력이 없으니까. 난 균천의 전인이기에 은하궁이 중요하다.”
“궁주님의 목표가 무엇입니까?”
“후개, 잘 듣게. 난 무림맹주에서 은하궁주가 된 것이 아니네. 계속 은하궁주였지. 은하궁의 숙명을 따를 뿐. 전대에서부터 은하궁의 목표는 구천제패이며 무림의 무황이 되는 것이네. 구천의 전인이라면 모두가 비슷할 걸세.”
“전 원하지 않습니다.”
“후후…… 처음에는 구천도 그러지 않았다고 하면 믿겠는가? 구천은 변했네. 그 또한 하늘의 숙명이며 천명일 터. 그대가 원하지 않더라도 싸울 수밖에 없다. 구천을 제패하기 위해서는 언젠가 양천의 전인을 이겨야만 하니까.”
숙명을 어길 수 없다.
혼자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가만히 놓아둘 그들이 아니기에.
“그래서 무림맹을 와해시킨 것입니까?”
“무림맹은 스스로 일어나지 않았네. 나를 이용하려고 했지. 분명 그때 말했지. 내가 원하지 않을 때 무림맹을 나갈 것이라고.
어차피 사라질 조직이었네. 중원 무림에 내 이름을 잠시 빌려줬을 뿐. 그 대가로 여기를 받은 것이고.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군사 제갈령이 그동안 무림맹을 움직이지 않았나. 물론 속뜻은 다른 곳에 있었겠지만.”
“그도 구천이 아닙니까?”
“하하, 무림에서 제법 한다는 놈들은 거의 대부분 구천의 인물들이야.”
남하림은 기회가 있을 때 모든 것을 물어보기로 했다.
앞으로 이런 기회는 더 이상 없을지도 모른다.
“무림에서 구천의 존재는 무엇입니까?”
본질적인 물음.
왜 구천이란 조직들이 중원 무림의 전면이 아니라, 뒤에 숨어 퍼져 있는지 알고 싶었다.
다른 구천과 달리 양천에서는 알려줄 사람이 없었다.
남하림이 모르는 게 당연했다.
유극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구천은 중원 무림이 지금처럼 스스로 힘이 커질 때까지 지켜줄 수호자였다.”
의외의 말이었다.
구천의 존재가 중원 무림의 수호자라니…….
뜬금없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이다.
“믿을 수 없네요. 구천이 그런 존재들이었다는 게요.”
“훗, 현천을 알고 있느냐?”
만통자가 속한 곳이 현천이었다.
“알고 있습니다. 황궁에 있다고 하더군요.”
“맞다. 그들의 목적은 황제의 관리하며 중원 무림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게 막는 임무이지.”
“은하궁인 균천은…… 무엇입니까?”
“믿기지 않겠지만 균천의 역할은 정파 무림을 적절하게 관리 유지하는 것이었다. 제갈세가인 염천은 중원세가를 맡았지.”
남하림뿐 아니라, 조용히 듣고 있던 다섯 명 모두 무림의 비사에 놀라고 있었다.
“양천은 어떤 역할입니까?”
“구천의 조율자다.”
“조율자라는 게 무엇입니까?”
“말 그대로 구천을 관리하는 곳이다. 본래의 임무에서 벗어나는 곳을 제재한다고 할 수 있지.”
“하…… 그렇군요.”
구천의 시작과 존재 의의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물이 고이면 썩는 법.
수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구천은 변질된 것이다.
“구천은 오랜 시간 동안 중원 무림에 나서지 않고 지켜봤다. 하지만…… 결국 이것을 어긴 곳이 나타났지.”
“……창천이군요. 구천마성을 세운 구천마제.”
“맞다. 그는 역대 창천의 전인 중에서도 둘도 없는 천재였지. 구천이 지켜주는 사이, 중원 무림은 예전과 달리 구천에 대항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네. 구천의 존재가 필요 없을 정도로.
그래서 그는 한 가지 계획을 세웠어. 예전의 무림으로 돌려놓는 것.”
무림복원계획.
구천마성을 세운 구천마제가 왜 중원 무림을 억압했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었다.
“후개, 창천주가 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이유를 아는가?”
“혹시…… 양천과 관련이 있는 것입니까?”
“맞아. 양천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그대의 사부인 상무우가 구천마제와 싸워 진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 또한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구천의 조율자인 양천이 실패했다면, 구천의 균형이 깨진 것.
이를 틈타 창천이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구천의 존재와 창천주 구천마제가 무림에 나선 이유.
긴 시간 동안 이어져 온 무림의 상황이 머릿속에서 큰 그림으로 맞춰졌다.
“이제 구천은 무림의 수호자가 아니네.”
“저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자네도 구천의 조율자가 아니네.”
“…….”
남하림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양천이 실패한 이유.
완벽한 천괴지체를 이루지 못한 탓이었다.
그것이 상무우 사부가 진 이유일 터.
그러고 보니, 상무우 사부에게서 예전에 세상에서 가장 강한 인물과 싸웠다고 들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거짓말 아니냐고 그랬었는데.
사실일 줄이야.
“후개,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가?”
“……제가 양천의 전인이니, 그 일을 하는 데엔 문제가 없겠군요.”
“안…… 안 될 건 없다. 하긴, 자네가 가만히 있는다고 해도 주위에서 가만히 있지 않겠지.”
구천의 조율자라는 양천의 전인.
‘사부님께 제대로 은혜를 갚아야겠지?’
상대가 구천이라면, 재미없을 리도 없고.
휘익!
그때,
그들 앞에 은하궁의 인물이 나타났다.
금지까지 찾아올 정도라면 큰일이 일어난 것일 터.
사내가 무릎은 꿇고 부복했다.
“미융, 무슨 일이냐?”
“신강에서 마교가 나왔습니다. 곧바로 곤륜파를 전멸시켰습니다.”
유극지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졌다.
옆에 있던 여섯 명도 마찬가지.
“다음 목표는 사천성입니다.”
‘드디어 나오는 것인가?’
마교가 움직일 것은 예상했었다.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지만.
“수고했다. 계속 주시하도록.”
“존명.”
사내는 나타날 때와 같이 빠르게 사라졌다.
“자네들. 방금 들었겠지?”
구천마제가 있을 당시에도 조용했던 마교였다.
“후개, 마교가 어디인지 아는가?”
“설마 그들도 구천이란 말입니까?”
“맞네. 변천이라네.”
“정말…… 구천이 아닐까 생각은 했습니다만…… 갑자기 욕이 나오는 건 왠지 모르겠군요.”
“이해하네.”
“마교가 발발하는 건 무림맹이 사라졌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균천인 은하궁으로 돌아갔기 때문입니까?”
유극지는 할 말이 없었다.
마교가 신강에서 나온 가장 큰 이유는 균천이 움직였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 이유도 있겠지.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구천이 아닌 다른 곳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어라, 이건 또 무슨 말이야.
무림에 구천 외에 또 다른 세력이 있다는 말처럼 들렸다.
“아주 심각한 녀석들이 있거든. 거의 광신도처럼 한 가지 생각밖에 없는 녀석들이지. 그들 주인조차 진절머리 낼 정도니깐.”
“그곳이 어디입니까?”
“그건 다음에 가르쳐 주지. 당장 급한 건 마교를 막는 일이지 않느냐?”
뭐야, 이건 또.
그의 말 어감이 이상하게 돌아갔다.
“마교를 막아달라는 말처럼 들리는군요.”
“양천의 전인이지 않느냐? 방금 받아들이겠다고 한 것 같은데.”
아니, 갑자기 마교가 변천이라고 툭 튀어나올 줄 알았겠냐고.
‘이건 완전 독박인데…….’
있는 대로 인상을 찌푸리던 남하림은 굳어버린 당무독과 시선이 마주쳤다.
저들이 사천성을 노리고 있다면, 사천당문과 무조건 부딪칠 수밖에 없다.
구천의 조율자고 아니고를 떠나, 걸협오성은 어쨌든 사천성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무독, 사천으로 가자.”
“이보게, 후개, 정말로 갈 것인가?”
“가야 한다면서요.”
“위험하지 않겠나?”
“위험하면 가지 말까요?”
“말이 그렇다는 거였네.”
유극지의 입장에서 마교는 언젠가 사라져야 할 구천의 경쟁자.
오히려 이들을 부추겨야 할 판이다.
“내가 한때는 무림맹주였는데 도와줄 게 있다면 말해보게.”
“농담이시죠?”
* * *
중원에 퍼진 소문.
마교의 중원 침공.
곤륜파의 멸문에 이어 사천성을 향해 마교의 이만 마도인들이 내려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천성의 하늘 위로 수많은 전서구들이 날아올랐다.
두두두두두두-
거친 광야를 일곱 마리의 말이 빠르게 달렸다.
남하림은 고개를 돌려 일행 뒤에 함께한 여인을 보았다.
‘유미령.’
검문의 제자인 그녀는 마교의 일이 알려지자 사천성으로 가는 길에 동행을 청했다.
한 명이라도 고수가 필요한 상황.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부장, 사천성 연합으로 마교를 잡을 수 있을까?”
“궁주께서 이만 정도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하셨다.”
청성파와 아미파.
사천당문과 검문.
그리고 개방의 사천 총타에서 연합하면 이만 마교의 힘은 막을 수 있을 터.
“마교에서 이만을 보낸 것을 보면 당장 중원 무림에 뜻이 보이지 않네.
그들은 중원 침공의 교두보로 사천성을 원하는 것이겠지.”
유극지의 말이 맞았다.
중원에서 어떻게 반응을 보이는지 찔러보는 것이다.
다섯 문파에서 힘을 모은다면 충분히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남하림은 고삐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마교, 실수하는 거야.’
* * *
사천당문.
당문 가주 당염청은 한 장의 서신을 받았다.
개방 후개 남하림이 보내온 전서.
#NAME?
겁이 없는 것인지, 자신이 흘러넘치는 것인지.
‘후후후, 막는다가 아니라 친다라…….’
서신의 내용이 당당했다.
소당주 당서윤은 젊었다.
마교의 무서움은 알지만 꼬리를 말고 도망칠 순 없다.
그런 마당에 후개의 서신이 도착했다.
“아버지, 가시지요. 마교도 놈들에게 사천당문의 무서움을 보여주겠습니다.”
“자신 있느냐?”
“후개가 함께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가 있다면 질 것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신무맹에서 중요한 자리에 오르고자 한다면, 소림사와 화산파처럼 큰 공을 세워야지 않겠습니까?”
일전 당무독이 보내온 서신을 받았다.
신무맹에 대한 내용.
소림사와 화산파, 그리고 개방도 찬성을 했다.
사천당문 또한 걸협오성을 둔 문파로서 솔선수범해야 했다.
“좋다. 이번 일은 네가 맡아서 할 수 있겠느냐?”
“맡겨주십시오. 최선을 다해 마교 놈들이 사천성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알겠다.”
“지금 바로 준비를 하겠습니다.”
당서윤은 밖으로 나갔다.
얼굴에 자신감이 비쳤다.
당염청은 밖으로 나간 아들 당서윤을 보며 대견했다.
‘새로운 시대는 젊은 녀석이 이끌어가야지.’
그곳에 사천당문의 젊은 아이들도 함께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