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황무적-150화 (151/328)

150. 죽음의 길

“룰루.”

남하림이 앞에서 흥얼거리며 걷고 있었다.

“하림 형이 기분이 좋아 보여.”

“그러게. 어제까지만 해도 죽을상이더만.”

“다행이야. 이제야 부장답잖아.”

“철각아. 우리 어디에 간다고 했지?”

오물오물.

성철각이 입에 육포를 씹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서장 창도라고 하던데?”

“아, 맞다. 서장이라고 했지.”

당무독도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었다.

혹시, 만에 하나 잘못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물은 것.

“하아…… 서장…… 멀리도 가는군.”

중원에서 계속 멀어지고 있었다.

이러다 세상 끝까지 갈지 몰랐다.

휘리리릭!

신난 발걸음. 가벼운 몸놀림.

마치 춤을 추는 듯 어깨가 덩실덩실 거린다.

“후후후.”

입가에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다.

‘역시 죽으라는 법은 없다니깐.’

고민에 고민을 하면서 찾아낸 방법.

‘난 천재였어.’

서궁상국의 힘이 강하다고 하나, 사천성 이외의 지역에서는 사천신교와 북방상국의 거래를 막을 수 없다.

이 둘을 동시에 엿 먹일 수 있는 방법.

‘환비균장을 그들이 사기 전에 서장에서 몽땅 사 버리는 거야.’

황안변에서 만난 서장 상인들은 서장 창도에 가면 환비균장을 취급하는 업체가 있다고 했다.

‘사천신교도 어차피 그들과 거래를 한다고 했어.’

“이번 일만 제대로 된다면 마음에 상처를 당한 복수를 하고도 남는다.”

휙!

남하림은 힘차게 돌아섰다.

“빨리 가자!”

“그래, 그래…… 가자, 가.”

점점 사라지는 다섯 명의 인영.

그들을 지켜보던 명왕종의 날카로운 눈빛이 움직였다.

‘어딜 가는 것이지?’

면양지부에서 나온 다섯 명은 예상과 달리 영 이상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중원으로 가는 게 아니었나?’

그들이 향한 방향은 서쪽.

‘궁금한데…… 한번 따라가 볼까? 후후후.’

후개는 언제든지 죽일 수 있으니까.

* * *

백옥현.

사천성과 서장을 잇는 마지막 마을.

“사천성인데도 장족들이 많구나.”

“서장과 가까워서 그래.”

사천 출신인 당무독이 조금 아는 체를 했다.

“여긴 백옥사가 유명하다고 해.”

일행은 사천성의 마지막 하루를 백옥현에서 보내야 했다.

“거기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으니 창도로 안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거야.”

“난 부장 말에 찬성.”

스윽.

동시에 네 명 모두 손을 들었다.

“그럼 백옥사로 가보자.”

백옥사로 오르는 길.

백옥사는 마을 뒤편 언덕에 지어진 절이었다.

그곳에선 중원에서 보기 힘든 색다른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길을 따라 오체투지를 하고 있었던 것.

‘신앙심과 육체적 힘은 별개의 것이군. 마음과 몸이 서로 다르듯이.’

남하림은 그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레 백옥사로 향했다.

완만한 언덕에 세워진 백옥사에 올라선 그들은 주위 광경을 보며 감탄했다.

사방이 탁 트인 경치.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시원하네. 뭐랄까, 중원하고 또 다른 느낌? 창도도 다르겠지?”

“아마도…….”

다섯 명 모두 서장에 가본 적이 없었다.

웅성웅성.

주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창도까지 우릴 안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봐야겠어.”

“응, 그게 좋겠어요.”

일행은 주위를 다니면서 창도로 갈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일각도 지나기 전에 백옥사에서 창도로 안내해 줄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내일 일찍 객잔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이들은 날듯이 백옥사를 내려왔다.

멀리 떨어져 백옥사에서 내려오는 걸협오성을 바라보는 시선.

‘백옥현은 서장으로 들어서는 마지막 마을이다. 저 녀석이 서장에 가야 할 이유가 있다면…….’

환비균장.

다른 사람이라면 모를까, 후개라면 그 생각을 했을 수 있다.

‘배포가 장난 아니군.’

환비균장 때문에 가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서장에 간다고 해도…….’

거래를 할 수 없다.

이미 그곳엔 신교의 사람이 있으니까.

‘멍청한 놈. 겨우 생각한 게 서장에 가는 일이냐?’

지금까지 조용히 미행만 한 것은 저들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궁금했던 것뿐.

이제 궁금증은 끝이 났다.

‘이제 마지막으로 즐길 시간이 남았군.’

명왕종의 몸에서 살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백옥사에서 걸협오성과 이야기를 나누던 사내를 본 명왕종의 눈빛이 번뜩였다.

* * *

퉷퉷!

옆에서 당무독이 연신 침을 뱉어냈다.

“아…… 죽겠네. 괜히 온 게 아닌가 몰라.”

얼굴 전체에 칭칭 천을 둘러쌌지만 얼굴로 쏟아지는 모래폭풍을 막지 못했다.

“우리 모래 속에 파묻혀 죽을 수도 있겠다야.”

창도까지 안내를 하는 길잡이 잠파가 남하림의 옆으로 다가왔다.

“조금만 더 가면 창도가 나옵니다.”

“그 소리만 백 번 넘게 한 것 같은데…… 제대로 알고 하는 말인가요?”

“이번엔 정말입니다. 정말 믿어주십시오.”

휘이이이잉-

전방에서 용권풍이 무서운 기세로 솟아올랐다.

잠파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전부 엎드리세요!”

파아악!

퍼어억!

휘이이이잉-

몸을 가누기도 힘들 만큼 세찬 바람.

‘어떻게 됐지?’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남하림은 모래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냐.’

주위는 온통 모래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 순간.

핏!

남하림은 돌아서며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날카로운 물건을 잡아챘다.

손가락만 한 비검.

‘쯧, 어떤 놈이지?’

모래 언덕 위로 그림자가 나타났다.

휘익!

반갑게 손을 흔드는 사내와 시선이 마주쳤다.

한 번 만났지만 잊을 수 없는 얼굴.

명왕종이 분명했다.

‘면양지부에서 여기까지 따라왔군.’

스르륵-

처어억.

남하림과 명왕종이 서로를 마주 보았다.

“그동안 찝찝했던 기운이 당신이었군.”

“후후후, 제법이야. 이 상황에서 비검을 찾아내기 힘들었을 텐데.”

“당연히 찝찝하면 주의를 해줘야지.”

“생긴 것과는 다르게 예민하군.”

서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대치 상황.

“죽이기 전에 물어볼 것이 있다.”

“말도 많고, 물어볼 것도 많고. 호기심이 풍부하신가 보네.”

“…….”

명왕종은 모르는 척 넘겼다.

“창도에 가는 길인가?”

“유람차 구경하러 다닌다고 하면 믿지 않겠지?”

“…….”

“역시 안 믿는구만.”

“말하기 싫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 또한 내가 한 질문에 대답이 되었으니까.”

찌이이이잉-

명왕종의 손끝이 푸른빛으로 변했다.

“이건 청염수(靑炎手)라 하지. 세상의 모든 기를 벨 수 있다.”

청염수를 설명하는 그는 스스로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건방지긴 하지만 확실히 좀 대단한데…….’

그의 설명처럼, 스치기만 해도 상대방에게 꽤나 심한 중상을 입히기에 충분했다.

“후개, 저번에 말했지? 한 번 더 만나게 되면 둘 중 하나는 죽게 될 것이라.

“곧 당신이 죽게 되겠군.”

“훗, 과연 그렇게 될까? 지옥 명왕님께서 너를 부르시고 계시거늘……!”

스르륵-

명왕종의 신형이 흐릿하게 변하면서 푸른빛이 일직선으로 날아왔다.

‘어딜……!’

남하림은 어깨를 뒤로 젖히며 청염수를 피했다.

극강의 화염이 눈앞으로 지나갔다.

화라라락!

뜨거운 열기가 순간 얼굴을 붉게 만들었다.

‘잡을 수는 없겠는데!’

손만 닿아도 살이 새까맣게 타들어갈 것이다.

한 마리 제비처럼 날아간 남하림은 명왕종의 뒤로 빠르게 치고 들어가 허리에서 타구봉을 꺼내 들었다.

타타타타타!

삼십육초 타구봉법.

오구탈장(獒口奪杖)의 초식.

퍽퍽퍽퍽!

수십 개의 타구봉이 연속으로 명왕종의 등을 향해 날아들었다.

‘크으윽-’

돌아선 명왕종이 두 손을 뻗어 타구봉을 밀어냈다.

콰아아아앙-!

두 개의 기가 부딪히며 폭음을 터트렸다.

한 번 부딪친 두 사람은 상대방의 힘을 살폈다.

“세상의 모든 기를 벨 수 있다면서?”

“……!”

비웃음이 느껴지는 남하림의 목소리.

우우우웅-

푸른 화염은 손에서 번져 점점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허어…… 무슨 무공들이 매번 온몸을 태우는 거야?”

남하림은 긴장한 눈빛으로 타구봉을 빙빙 돌렸다.

“크크큭, 얼굴을 보니 내가 두려운 모양이군. 명왕님의 불꽃은 세상을 태울 것이니라!”

‘무슨 방화범이냐!’

슈우우우-

파아아앗!

명왕종의 발아래서 퍼져 나가는 화염.

퍽퍽퍼퍼퍽!

남하림을 중심으로 바닥에서 청색의 화염이 동시에 솟구쳤다.

“크하하하! 이것이 바로 화염진이다. 화염진에 갇힌 이상 빠져나올 수 없다!”

지금까지 화염진을 이겨내고 빠져나간 적은 단 한 명도 없다.

남하림은 점점 거리를 좁혀오는 불길을 쏘아보았다.

‘빨리 나가야겠는데. 꼼짝없이 갇혀 죽을지도 모르겠어.’

우우우우우-

전신의 내력으로 밀어내지 않고서는 화염진을 뚫어낼 수 없다.

두두두두두-

남하림의 발밑으로 지진이 일어나는 듯 땅이 흔들거렸다.

덜덜덜.

남하림은 타구봉을 허리에 꽂은 뒤, 양손에 내력을 극성으로 당겼다.

‘이열치열(以熱治熱).’

불에는 불.

강룡십팔장 화천대룡(火天大龍)의 초식.

크아아아아아-!

양손에서 강맹한 화기가 뻗어 나왔다.

명왕종의 청화염을 삼키기 위해 용솟음친 화룡이 거대한 입을 벌렸다.

쏴아아아아-

화염진 또한 마찬가지.

청화염이 화룡과 얽혀 주변의 모든 것을 태우기 시작했다.

두둑두두둑.

남하림의 몸속에 흐르는 혈맥들이 하나둘씩 터져갔다.

‘욱-’

무조건 이겨내야 했다.

청화염을 이기지 못해 만일 뒤로 밀리게 된다면……!

‘물러나면 당…… 한다!’

무공으로 이 정도까지 자신을 몰아붙였던 인물은 맹주 유극지 외엔 없었다.

‘이런 자가 나쁜 짓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다치겠지.’

우우우웅-

남하림이 힘을 주어 땅에 발을 박았다.

이번에는 금강수체의 힘이 더해졌다.

“우우욱.”

명왕종이 순간 당황했다.

‘갑자기…… 강해졌다?’

남하림의 강룡십팔장에 청염의 기운이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으으으으악!”

명왕종은 입안에 든 환단을 깨물었다.

전신으로 퍼져 나가는 기운.

남하림을 그 모습을 보면서 인상을 썼다.

‘이 자식이 또 약을……! 완전히 악효가 퍼지기 전에…… 끝을 내야 해!’

번쩍!

남하림의 신형에서 황금색 빛이 터져 나갔다.

십단공력을 끌어낸 십 성의 내력을 펼치자, 온 시야가 황금빛으로 가득했다.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황금빛.

쉬이이이-

청화염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털썩!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명왕종은 쓰러진 채 하늘을 보았다.

‘끄으으응.’

일어나려고 해도 전신에 남아 있는 힘은 하나도 없었다.

스윽.

남하림이 그의 옆에 섰다.

“죽여라.”

“……잘 가시오.”

“…….”

퍼어억!

명왕종의 가슴에 십 성의 내력을 담은 일장이 쏟아졌다.

“커어억!”

비명과 함께 심장이 터졌다.

털썩.

남하림은 시신의 옆에 주저앉았다.

“아아…… 힘들어.”

시체가 된 명왕종을 슬쩍 보았다.

“난 해달라고 해준 것밖에 없소. 원망은 안 했으면 좋겠군.”

고개를 돌리자, 용권풍에 잠시 헤어졌던 일행이 각자 달려오고 있었다.

“부장!”

“하림 형…….”

바닥에 죽은 시신과 온 힘이 빠진 듯 널브러진 남하림.

“엄청 고생한 듯 보이는데?”

“흐…… 아냐. 애들 장난이지.”

스윽.

남하림은 손을 내밀었다.

“나 좀 일으켜 줘. 힘도 없다.”

* * *

“허어어…… 이게 사람의 몰골인가, 짐승의 몰골인가?”

짐승의 몰골을 한 일행의 앞으로, 언덕 아래 마을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도착했어.”

“하아아, 죽는 줄 알았네!”

잠파는 내심 가슴을 쓸어 담았다.

저들은 모르고 있었다.

모래 바닥에서 죽은 자의에 협박에, 일부러 일행을 죽음의 길로 인도했다는 것을.

그런데 현지인조차 다니지 않는 죽음의 길을 뚫고 서장에 도착했다.

‘다행히 죽어버렸고…… 이들은 모르니까 내가 죽을 때까지 비밀로…….’

턱!

그때,

남하림이 그의 어깨를 쳤다.

‘허억!’

소스라친 잠파는 겨우 억지 미소를 지었다.

“네, 네……! 무슨……!”

“잠파, 수고했어요.”

“아…… 네,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함께 힘을 합쳐서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우린 여기가 처음인데 객잔 같은 곳이 있나요?”

“아, 그, 객잔도 좋지만 사실 제가 잘 아는 곳이 있습니다. 충분히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겁니다.”

“잘됐네요. 그곳으로 가죠.”

멀리서 보기에는 작아 보였지만 막상 아래로 내려와서 상당히 큰 마을이었다.

웅성웅성.

날은 어두워졌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마을로 들어선 일행이 도착한 곳은 작은 가정집.

“여기입니다.”

“잠파, 일반 집처럼 보이는데?”

“네, 맞습니다. 제 집입니다. 객잔 보다는 여기에서 지내시는 게 좋습니다. 객잔은 중원인들을 좋아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요…….”

“상관은 없는데…… 신경을 써주니 고맙기는 하네.”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끼이이익-

잠파가 문을 밀고 들어섰다.

“아빠, 왔다!”

와다다다다-

밖에서 놀던 어린아이들이 잠파를 향해 달려왔다.

“아빠……!”

“아…… 빠……!”

잠파의 곁에 세 명의 사내아이들이 달라붙었다.

“잠파의 애기들이오?”

“네, 전부 제 아들입니다.”

잠파의 나이 스물둘.

큰애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일곱 살 정도 되어 보였다.

“대체 몇 살 때 애를 낳은 거요?”

“하하하, 제가 열네 살 때…….”

“……와.”

잠파의 부모와 아내는 창도에서 환비균장을 채집하는 일을 했다.

창도 마을의 북쪽에 있는 음청곡.

그곳은 계절마다 이동을 하면서 일 년 내내 환비균장을 얻을 수 있었다.

창도 마을의 주수입원이라 할 수 있었다.

“그걸 누가 삽니까?”

“마을 광장 뒤편에 가면 돈황상국이 있습니다.”

“주민들이 따 가지고 온 것을 그들이 사서 대량으로 모으는 것인가요?”

“네, 맞습니다.”

‘돈황상국이라…… 내일 찾아가봐야겠군.’

“아, 잠파. 혹시 씻을 곳이 있어?”

“아…… 네. 저를 따라오세요.”

* * *

며칠 동안 고생을 한 다섯 명.

바닥은 딱딱했지만, 노숙이 아니니 푹신한 침대에서 자는 것처럼 꿀잠을 잤다.

오전 늦게까지 바닥에서 일어날 생각이 없던 다섯 명은 정오가 되자 돈황상국을 찾았다.

먼지 한 톨 들어가지 않도록 꼭꼭 싸매고 왔던 새 옷.

햇빛을 받으면 연분홍빛이 나는 비단이다.

‘으음. 처음으로 꺼낸 옷이라 냄새부터 다르군.’

남하림은 돈황상국 정문 앞에서 구겨진 부분이 없는지 매의 눈으로 차림새를 살폈다.

‘완벽.’

씩 웃은 남하림은 고개를 바짝 들었다.

“자, 그럼 들어가 볼까?”

“중원인들이다.”

“저들이 여긴 왜 오지?”

창도 사람들은 대부분 중원인에게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멈춰라!”

남하림이 경비무사 앞에 섰다.

“중원인들이 이곳에는 무슨 일로 왔소이까?”

“상국에 무슨 일이겠소? 당연히 거래하고자 왔지요. 상부에 중원의 서궁상국에서 왔다고 전해주시면 고맙겠소이다.”

“…….”

중원과 멀리 떨어져 있는 창도의 사람이라도 서궁상국에 대해서는 잘 알았다.

“정말로…… 서궁상국의 사람입니까?”

“내가 거짓말을 할 사람으로 보이시오?”

스윽.

경비무사는 다시 한번 남하림을 훑었다.

귀티 나는 얼굴에 귀티 나는 옷차림.

아무리 봐도 돈 많고 귀한 집 도련님이다.

“이거 참. 나중에 큰일 당하기 전에 국주님이나 담당자께 전하시오.”

‘말투도 진짜 같고…….’

당당한 남하림의 태도에, 경비무사는 의심이 가시지 않았지만 일단 보고하기로 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경비무사가 안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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