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황무적-103화 (104/328)

103. 종남파와 부딪히다

척.

마환은 앞으로 서너 걸음 나온 남하림을 살폈다.

‘후개.’

약관의 나이로 중원 무림에서 개방의 위상을 서너 단계 올린 인물.

걸협오성의 수장이며 중원의 일반인들에게조차 대협객으로 알려진 이가 후개이다.

‘……이렇게 컸나?’

태산 같은 존재감.

멀리서 볼 때는 그저 약관의 꼬맹이.

전혀 크다고 느끼지 못했건만.

하지만 막상 앞에 서자 저절로 주눅이 들 정도다.

“진작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면 종남파 도사들이 다칠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

요컨대 종남파의 도사들이 다친 것은 자업자득이라는 말이다.

“갑자기 쳐들어와서 우릴 죽이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죽이려고 한 것 아니다. 개방의 제자가 본 파의 제자들을 다치게 한 뒤 일을 방해하지 않았는가!”

“말을 정확하게 하세요. 우리가 무엇을 방해했다는 것인지 모르겠소이다.”

“구천신품을 훔친 범인을 그대들이구해주고 도망가게 하지 않았느냐?”

“……흐음.”

남하림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 말이 없느냐?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더냐?”

“마치 구천신품의 주인이 종남파인 처럼 말하는군요.”

“본 파가 그년을 먼저 찾았다.”

“방금 말을 하면서도 웃기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까?”

“…….”

“먼저 본 사람이 주인이라는 말은 태어나서 처음 듣습니다. 침이라도 발라두셨나? 종남파 도사들은 전부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까?”

“감히 본 파를 무시하는 것인가?”

“무시당할 짓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쓰윽.

마환의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후개, 사실대로 말을 하라. 그년을 어디에 숨겼지?”

“숨기긴 어디에 숨깁니까. 우리도 당했는데.”

“당했다니. 그년을 데리고 간 건 너희들이다!”

“그렇죠. 우리도 구천신품을 찾아야 하니까요. 우리가 군사의 명을 받은 사실을 이제 온 중원이 알지 않습니까?”

“…….”

“실컷 구해주었더니 도망치더라고요.”

“나를 바보로 알고 있군. 네놈들의 말을 믿을 수 없다.”

“믿고 안 믿고는 알아서 판단하시고. 우린 일단 무림맹에 보고한 뒤 뒤를 쫓아갈지 말지 결정할 겁니다.”

“음…….”

남하림의 단호한 표정.

‘거짓말은 아닌 것 같기는 한데…….’

마환은 잠시 망설였다.

‘하긴 구천신품을 찾았다면 여기서 술이나 퍼 마시지 않고 바로 무림맹으로 움직였겠지.’

끄덕.

“좋다. 그대의 말을 믿겠다.”

마환의 목소리가 처음보다는 많이 사그라졌다.

“만통자도 함께했다던데?”

“뭐, 두 사람의 관계는 모르겠지만 아는 사이 같긴 했습니다.”

“걸협오성, 그대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우리와 함께하는 것은 어떤가?”

“그럴 수 없습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군사의 명을 기다려야 합니다. 종남파에서 구천신품을 노린다고 연락했거든요. 아마 연락이 따로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마환의 눈동자가 흔들거렸다.

남하림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걱정은 되는 모양이군.’

무림맹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삐이이익-

멀리서 신호가 울렸다.

별관 안으로 종남파 도사가 뛰어 들어왔다.

“당주님, 그들을 찾았다는 연락입니다!”

마환은 남하림을 힐끗 쳐다보았다.

“가자. 그들을 쫓는다.”

마환의 명에 종남파의 도사들이 별관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후개, 우선 물러가겠다. 우리 사이의 일은 나중에 해결하도록 하지.”

“마음대로 하시죠.”

찌릿.

‘건방진 놈.’

그는 남하림을 노려본 뒤 사라졌다.

싸아아악-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별관.

쓰으으윽-

떨어져 나간 문짝 사이로 구만총이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고, 공자님. 괜찮으십니까?”

“우린 상관이 없는데 루주께서 놀라셨겠습니다.”

“아…… 네……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최대한 막았습니다만…….”

“괜찮습니다. 예의 없는 무식한 종남파 도사 놈들을 어떻게 다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이놈들의 행패에 대해서 소문이나 많이 내주십시오.”

“꼭! 꼭! 소문내도록 하겠습니다. 이해를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스윽.

남하림은 호주머니에서 금전 다섯 냥을 꺼냈다.

“이 정도면 부서진 문이랑 물건들 몽땅 수리할 수 있을 겁니다.”

“아, 아이고…… 너무 많습니다.”

“이 정도야. 그만 가보도록 하세요.”

구만총은 연신 고개를 거의 바닥까지 숙이며 밖으로 나갔다.

“하림 형, 그들 두 사람, 괜찮을까?”

“바보가 아닌 이상 천라지망에 또 걸리진 않겠지. 쉽게 잡히지는 않을 거야.”

남하림은 다시 별관으로 들어섰다.

“들어가서 쉬자. 지금쯤이면 군사가 우리가 보낸 연락을 받았겠지?”

* * *

무림맹 무림이천.

군사전.

남하림에게서 온 전서가 도착했다.

제갈령은 전서를 읽었다.

“구천신품을 도둑맞았다…….”

“군사님, 사실인 듯합니다. 방금 전에 화산파에서도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자하동이 뚫렸다고 했습니다.”

“허허, 걸협오성이 도착하는 그날 도둑을 맞았군. 너무 시기가 정확하지 않는가?”

“소인도 의심이 들었습니다. 우연은 아닌 듯싶습니다.”

이천영 영주 인종도 군사와 같은 생각이었다.

스으윽.

봉황선이 좀 전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바람이 무거웠다.

‘누가 중간에서 장난을 치고 있다는 말인데…….’

“중간에 걸협오성과 만통자가 만났다고 했던가?”

“함께 화산파에 올랐다고 했습니다.”

“만통자라.”

“그리고 장서원에 퍼진 독이 혼향심의 증상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답이 나왔군.”

제갈령은 확신했다.

“이번 일은 현천에서 벌인 일이군. 걸협오성이 화산파에 간다는 사실을 알고 계획을 세운 것이다. 만통자가 어디 소속인지 알겠어.”

현천에서 움직였다면 충분히 구천신품을 훔쳐갈 수 있다.

“군사님, 우리도 당장 그들을 쫓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녀석들에게 구천신품을 훔친 자들을 쫓아가도록 연락을 띄워라.”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삼천에 들러 십일장로에게 내가 한번 보자고 전하게.”

무림삼천의 십일장로는 종남파 출신이었다.

“종남파가 요즘 간이 부었어.”

“알겠습니다.”

인종은 군사전을 물러났다.

‘본보기는 백리세가만으로 충분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는 곳이 많군. 불필요한 욕심은 패망의 지름길임을 깨우쳐 주는 것이 무림맹의 본분이겠지.’

제갈령의 입가에 냉소가 피어올랐다.

* * *

추금루 별관으로 무림맹 군사 제갈령의 전서가 도착했다.

피식.

전서를 보자 남하림은 실소가 나왔다.

“예상은 했다만…… 진짜 쫓아가라고 할 줄은 몰랐군.”

화산파에서 물건을 훔친 자들의 뒤를 쫓아가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근데…… 안에 뭐가 들어 있지?’

스윽.

봉투를 뒤집자 작은 옥패가 빠져나왔다.

“하림 형, 그게 뭐야?”

“어…… 보자, 군사집무령이라고 적혀 있는데…… 어디에 쓰는 물건이야?”

군사집무령패.

군사와 명과 동일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신패였다.

“군사가 이걸 보냈다고? 이건 무림맹 군사가 직접 명을 내린 것과 같은 힘을 지니고 있는 거야!”

“종남파가 계속 방해하면 이것을 보여주라는 뜻 같군.”

“오오…… 군사가 제대로 열받은 것 같은데? 종남파의 앞날이 피곤하겠어.”

슥슥.

남하림은 신패를 만지작거렸다.

“쯧, 종남파보다 우리가 더 피곤할지도. 이걸 같이 주는 걸 보면 당분간 놓아줄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어쩌지, 부장? 그럼 안 되잖아.”

성철각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후후후, 철각, 그만큼 인상 쓸 정도는 아니야. 대충 하는 척만 하고 우리 갈 길 가면 돼.”

“아하…… 알겠어.”

“지금 그만두기엔 시기가 안 맞아. 구천신품을 훔친 자들을 안 쫓아가면 군사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일단 따라가는 척은 해야겠지.”

“역시 부장은 모든 계획이 있구나.”

“그럼 그들이 서안으로 간다고 했으니, 어디로 움직일지 생각을 한번 해볼까?”

* * *

휘이이익-

만통자와 조여하를 추격한 지 이틀째.

그들은 여전히 서안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종남파의 도사들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두 사람을 쫓아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종남파의 도사들에게선 조급함이 느껴졌지만, 마환은 오히려 느긋했다.

“마 당주, 좀 더 빨리 움직여야 하는 게 아니오? 그들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보장이 있소이까?”

정군당 당주 손휴.

그는 서안까지 가기 전에 목표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괜찮소이다. 그들은 조만간 잡힐 것이오.”

마환은 대답하지 않고, 뒤따라오는 종남파 도사들을 돌아보았다.

며칠 동안 이어진 추적에 호흡이 깊었다.

다들 지쳐 있었다.

“조금 휴식을 하는 게 좋겠소이다.”

“허어…… 바쁜 시간에…….”

손휴는 쉬는 시간조차 아까웠다.

“마 당주, 휴식은 일각이오.”

“알겠소이다. 손 당주도 잠시 쉬시구려.”

“전원 휴식!”

종남파 도사들이 자리를 잡고 쉬었다.

스윽.

마환의 옆으로 태을당 당주 순우농이 다가앉았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이들과 함께 종남산을 내려왔지만, 구천신품을 차지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움직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 당주, 우리가 구천신품을 꼭 가져야 하는지 모르겠소이다.”

“허어, 무슨 말을 하는 것이오! 무조건 가져야지요. 기회가 올 때 바로잡아야 하는 법이외다.”

마환은 한심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쯧, 그냥 데리고 오지 않는 건데…….’

인원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끌고 왔다.

순우농은 마환이 어떻게 자신을 대하는지 알았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고 여겼다.

“사실 우리가 잃어버린 것도 아니지 않소이까. 화산파에서도 가만히 있는데 본 파가 나선다는 것은 모양새가 나지 않소이다.”

찌릿!

마환은 그를 노려보았다.

순우농의 생각과 행동은 종남파의 다른 도사들에게 좋지 않는 영향을 줄 수 있었다.

“그만하시오. 구천신품에는 구천마제의 기연이 숨어 있다고 했소. 본 파에서 기연의 비밀을 푼다면 본 파의 입지를 한층 더 중원 무림에 올려놓을 수 있소이다!”

“그런 이유라면 본 파의 무공을 열심히 수련한 뒤에도 충분하지 않겠소이까?”

“본 파의 무공? 같은 지역 화산파에게 밀리는 무공으론 천하를 논할 수 없소이다.”

“……!”

순우농은 말문이 막혔다.

가슴이 막히며 너무나 답답했다.

‘종남은 전혀 약하지 않거늘. 본 파의 무공이 약한 게 아니라…… 무공을 깨우치지 못한 우리가 약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구나.’

한때 종남파의 무공으로 천하를 호령한 시기가 있었다.

마환은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

어쩌면 부족한 자신의 실력을 애써 합리화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스윽.

마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각이 지났소. 그들은 조만간 당진포구를 향해 움직일 것이오.”

“…….”

마환은 자신만만했다.

만통자와 조여하가 움직이는 길목을 예상하며 천라지망을 펼쳤다.

그들이 가려고 하는 방향은 서안이 틀림없다.

전방에 펼쳐진 종남파의 포위를 뚫지 않고 서안으로 가려면 선택지는 하나뿐.

가장 빠르게 서안으로 가는 방법은 뱃길을 이용하는 것이다.

‘후후후, 당진포구에 들어서는 순간 독 안에 든 생쥐 꼴이 될 것이다.’

* * *

휘이이익-

언덕 아래로 당진포구가 펼쳐졌다.

물가의 비릿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어르신, 도착했어요.”

“끌끌끌. 여하, 성공했군.”

“종남파 도사들이 아무리 많아도 이젠 우릴 잡을 수 없어요. 여기서 배만 타면 끝이잖아요.”

당진포구에서 배를 탄 후 곧바로 안연포에 도착하면 서안까지는 금방이었다.

두 사람은 포구에 내려온 뒤 안연포로 가는 배를 찾았다.

“이보게, 혹시 안연포로 가는 배는 어디에서 타면 되는가?”

“잘 모르겠는데요.”

“허허. 안연포에 가는 배를 모르겠다니…….”

만통자는 사내의 동료에게 다시 물었다.

하지만 그 또한 고개를 흔들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음…….’

포구에 앉아 작업하는 이들의 분위기가 을씨년스럽다.

이상함을 느낀 만통자와 조여하가 긴장하며 주위를 살폈다.

‘이건…… 검을 익히면서 얻은 상처들!’

그물을 만지는 어부의 손등에 남아 있는 날카로운 검상의 흔적.

“어르신, 함정에 빠진 듯해요.”

“빨리 이곳을 나가야겠다.”

두 사람은 포구를 나가기 위해 되돌아섰다.

척척척.

그때, 어부 복장을 한 사내들이 그물과 통발 속에서 검을 꺼내며 앞을 막아섰다.

당진포구에 미리 도착하여 어부로 변장하고 있던 종남파의 도사들.

피우우우웅-!

포구의 하늘 위로 신호탄이 터져 올랐다.

타타타타타-

종남파 도사들이 순식간의 두 사람을 둘러쌌다.

“저들을 넘어가야겠구나.”

“네!”

휘익!

두 사람은 신형을 띄웠다.

피이이이잉-!

피이이이잉-!

포위망을 넘어서기 위해 날아오른 만통자와 조여하를 향해 수백 발의 화살이 쏟아졌다.

‘헉……!’

만통자와 조여하는 몸을 비틀며 아래로 내려선 뒤 떨어지는 화살을 피했다.

퍽! 퍽! 퍽!

바닥에 꽂히는 수많은 화살들.

“아아악! 내 다리!”

“아이고, 아이고…….”

포구에 남은 십여 명의 어부들이 갑작스럽게 일어난 화살 부림에 오들오들 떨었다.

화살에 맞은 부위를 부여잡으면서도 항의 한마디 못 했다.

“저 미친놈들이……!”

“어르신, 꼼짝없이 잡혔어요!”

“배는?!”

떠날 준비를 하는 배는 보이지 않았다.

서로 대치한 가운데,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어르신, 왜 공격을 안 할까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군.”

만통자의 생각이 맞았다.

일각이 지날 쯤.

포구를 향해 다가오는 기척이 들렸다.

“크하하하! 드디어 잡았구나.”

마환이 대소를 터뜨리며 포구 앞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 통발 뒤에 만통자님이 아니시오!”

“…….”

만통자는 일어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허허, 청우옥수시구려.”

“만통자께서 어찌 이리 되셨는지 모르겠소이다.”

“내가 물을 말이네. 종남파에서 왜 우리를 쫓는 것인가?”

“크하하하! 그건 옆에 있는 도둑년에게 물어보시지요.”

조여하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누가 도둑년이라는 거야?”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하더니…… 옛말이 틀린 게 없구나.”

“그건 당신들 물건도 아니잖아? 보아하니 진짜 도둑놈들은 종남파군!”

“하하하! 그렇다고 네년의 물건도 아니지. 훔쳐서 가지든 뺏어서 가지든 가지는 사람이 그 물건의 주인이다.”

“명문 정파라 하더니 완전 개쌍놈의 도둑 소굴일세.”

“이년이……! 어디서 함부로 주둥아리를 놀리는 것이냐? 사지가 찢겨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

“종남파 도사들은 뭐만 하면 사지를 찢는다고 하던데. 입도 더럽군!”

“뭣들 하느냐? 저년을 당장 잡아들여라!”

마환의 명에 종남파 도사들이 일제히 포구로 달려들려는 순간,

띵까띠리리링!

뿌우우웅-!

“어어어어어절씨구구구구구…… 저어어어어어얼씨구!”

흥겨운 악기 소리와 구수한 타령이 당진포구의 강을 울렸다.

‘어떤 미친 새끼들이……!’

그야말로 아방선(阿房船)이라는 단어가 딱 들어맞는.

민망할 정도로 화려한 놀잇배.

모든 시선이 강물 위에 떠 있는 한 척의 배로 향했다.

타령에 맞춰 악사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무녀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마환은 황당한 장면에 체통도 잊고 입을 떡 벌렸다.

“저…… 미친놈들은 대낮에 무슨 짓을…….”

스윽-

그때, 등을 돌리고 있던 인물이 뭍을 돌아보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혹시 거기, 많이 보던 분들이 아니오?”

“……!”

마환과 만통자의 눈동자가 동시에 커졌다.

“걸협오성!”

“후개!”

눈을 뺏다 다시 넣어도, 손을 흔드는 사내는 분명 남하림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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