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황무적-98화 (99/328)

98. 홍옥지환

남하림과 당무독, 만통자는 여가궁으로 돌아왔다.

털썩!

기다리고 있던 팽유도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에구…… 어째 우리가 가는 곳마다 사건이 터지는 것 같아.”

“난 심심하지 않아서 좋은데, 휘연 형은 안 그래?”

“뭐…… 나쁘지는 않다.”

당무독의 말에 이휘연도 동의했다.

스윽.

“형, 하림 형, 구천신품을 훔쳐간 여자가 누구일까요?”

“글쎄다. 궁금하긴 하네.”

“정말로 범인이 여자가 확실한 건가요?”

“아마 맞을걸.”

“대단한 여인이네. 어떻게 자하궁에 들어갔지? 진짜 누구인지 한번 만나보고 싶네요.”

팽유도는 진심이었다.

“어쩌면 만날 수 있을지도.”

“어…… 정말요?”

남하림의 시선이 만통자를 향했다.

“그렇지 않습니까?”

“…….”

만통자는 여전히 생각에 잠겨 있어, 남하림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스윽.

‘왜…… 나를 보지?’

다섯 명의 시선이 모두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뭐냐?”

“보아하니 노인장께서 우리한테 할 이야기가 있을 듯싶어서요.”

“허, 허허.”

만통자는 남하림의 말에 웃기만 했다.

“그냥 웃으시는 걸 보니 굳이 대답하고 싶지 않으신가 봐요.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더 이상 물을 순 없죠.”

‘이놈들이…….’

남하림은 만통자를 홀로 둔 채 다른 네 사람을 모았다.

지들끼리 돌아서서 속닥거렸지만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귀신같은 놈. 나를 떠보는 게 아니야. 확신하고 있는 게 분명해.’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서는 이젠 걸협오성과 함께할 수 없을 터.

스윽.

만통자는 그들 곁으로 다가섰다.

“왜 일로 오세요? 우리에게 볼일 없으시잖아요. 저기로 가세요.”

“알겠다. 이 망할 녀석아.”

“뭘 말인가요?”

“어휴…… 가르쳐 준다고, 이놈아.”

“아, 잠깐, 잠깐.”

남하림은 손을 뻗었다.

“왜, 인마?”

“생각해 보니까 들으면 안 될 것 같아서요. 안 듣고 군사한테 구천신품은 만통자님과 친한 여자가 훔쳐갔다고 보고하는 게 편하다고요.”

“이 자식이 협박을! 야, 이놈이 언제는 말을 안 한다고 궁시렁거리더니, 해준다고 하니깐 하지 말라고?”

“생각은 바뀔 수 있잖습니까. 그러게 진작 처음부터 말해줬으면 되잖아요? 들키니깐 말해주겠다니 수지가 안 맞아…….”

휙!

문답무용.

만통자는 손을 뻗었다.

스윽.

남하림은 머리를 살짝 돌렸고,

그의 손은 허공을 지나쳤다.

‘크으으으윽, 이 정도 거리에서도 못 맞히다니…….’

“이놈아! 제발 한 대라도 맞아주면 안 되겠느냐?! 뒤통수 한 대면 돼!”

“노인장은 툭하면 손부터 날아옵니까? 제대로 맞히지도 못하시면서! 그리고 뒤통수는 이미 맞은 것 같은데요.”

“그, 그건! 에잉, 또 무시를 하다니! 세상 사람들이 네놈의 정체를 깨달아야 되거늘. 내가 언젠가는 중원 사람들에게 네놈의 정체를 다 까발리고 말 게다.”

“밝히든 말든 상관없으니 맘대로 하세요.”

“으으, 내가 이놈들을 믿고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구만.”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릴 믿지는 마세요. 괜히 말해줘서 뒤통수 맞았다고 할 거면 안 해도 됩니다.”

“진짜로 안 해도 되느냐?”

“대신 이 시간 이후로 같이 다닐 수는 없지요. 우린 모르는 사람입니다.”

‘쯧, 하필이면 회주께서 이 녀석에게 관심을 가지셔서…… 아무리 천괴성의 주인이라지만 아직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거늘.’

회주의 예언.

“중원의 시작과 끝은 천괴의 빛으로 결정이 될 겁니다.”

“크윽, 좋다. 선택은 내 몫이지. 내 말 똑바로 들어.”

만통자는 전음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 * *

휘이익!

조여하는 내의를 벗어 던졌다.

붉은 입술 사이로 흥얼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스르륵.

‘예뻐.’

조여하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손가락에 낀 붉은빛의 반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걸협오성이 없었다면 성공하지 못했겠지.’

이 모든 것은 만통자의 계획.

화산파에 걸협오성이 도착하는 순간, 모든 시선은 그들에게 집중될 것이다.

그때를 노린 빈틈.

‘역시…… 만통자께서 말씀하시는 게 맞았어.’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장서원에 숨어 들어온 뒤, 미혼독을 뿌렸다.

그 뒤 자하동을 여는 것쯤은 쉬웠다.

“루루룰-”

완벽하게 성공했다는 기쁨에 콧노래가 멈추지 않았다.

‘……음? 뭐지?’

그때, 일 층 객잔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휘릭!

욕조에서 빠르게 나온 뒤 무의를 입는 조여하.

스윽.

창문을 천천히 젖혀 무슨 일인지 살폈다.

‘저들은…….’

매화도의.

화산파 도사들이 탁자 사이를 누비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벌써?’

생각 이상으로 빠르다.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지?’

화산파 도사들이 객잔까지 찾아올 정도면, 이미 자신의 정체가 어느 정도 밝혀졌다는 뜻.

‘하지만 도사님들. 쉽게 잡을 순 없을 거야.’

그녀는 조용히 창문을 닫았다.

“뭣들 하느냐? 어서 객실을 뒤져라.”

“네, 전주님.”

휘익!

명조도인의 명에 낙저랑과 매화검대가 객실을 뒤지기 시작했다.

‘분명 여기로 들어갔다고 했다.’

남하림이 가르쳐준 대로, 화산파에서 내려와 객잔을 중심으로 범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색 도중, 한 여인이 객잔에서 며칠 동안 지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녀는 구천신품을 잃어버린 당일 객잔을 떠났다고 했다.

명조도인은 여인의 인상착의를 확인한 후 추격을 시작했다.

후다다닥!

“여기 수상한 자가 있다!”

삼 층에 올라온 화산파 도사가 소리치자,

퍼어어엉-!

삼 층 객실에서 폭음이 터졌다.

‘찾았다.’

휘익!

명조도인과 매화검대가 삼 층 객실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낙저랑이 안으로 뛰어들자, 눈앞을 가로막은 연기가 객실에 가득했다.

“안에 누구냐?”

“관허입니다! 여자는 창문을 통해 도망간 듯합니다!”

후다닥!

명조도인이 소리쳤다.

“낙저랑, 어떻게 되었느냐?”

“창문으로 도망갔다고 했습니다!”

“뭣들 하고 있어, 어서 쫓아가지 않고……!”

휘리리릭!

매화검대 무인들이 객잔 밖으로 뛰쳐나갔다.

명조도인은 안력을 높여 연기가 가득한 안력을 객실을 둘러보았다.

‘젠장…….’

“낙저랑, 멀리 도망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무조건 따라잡아야 한다!”

“알겠습니다!”

“이년…… 잡히면 사지를 잘라놓을 것이다.”

명조도인은 짙은 살기를 내뿜으며 객실을 내려갔다.

* * *

반각의 시간이 흐른 후.

‘무슨 도인 입이 저리 험한지…… 이래서 사이비(似而非)라는 말이 있군.’

침상 아래에서 그림자 하나가 꿈틀거렸다..

‘화산파 영역에서 벗어나면 회(會)에 연락을 해야겠어.’

* * *

일각 전.

여가궁으로 화산파 장문인 명진도인이 찾아왔다.

그는 남하림과의 독대를 원했다.

휘이이이잉-

화산의 거친 바람이 불어왔다.

명진도인의 도의가 바람에 세차게 휘날렸다.

“서악황풍(西岳荒風)이란 말이 있다네. 화산의 바람은 화산의 산세처럼 강하고 거칠다는 말이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화산의 정기를 받은 본 파의 도인들은 대범하다고 알려져 왔지. ……이제는 옛말이 되어가는 듯하지만.”

“…….”

명진도인의 모습에서 고뇌가 느껴졌다.

“심려가 많으시겠습니다.”

“후후, 고맙긴 하지만 후개에게 동정받을 정도는 아니라네.”

“아, 죄송합니다. 제가 큰 실례를 했습니다.”

명진도인은 남하림 앞으로 돌아섰다.

‘화산에도 이러한 녀석이 있었다면…….’

휘리릭-

남하림의 긴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부럽구만, 허허허. 자네 방주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 같군.”

“방주님의 목청이 우렁차긴 하시죠.”

“한 가지 물어봐도 되겠는가? 사실대로 말을 해줬으면 좋겠네.”

“말씀하시지요.”

“정말로 군사의 명에 따라 구천신품을 가지러 왔는가?”

“네. 그렇습니다.”

“만일 화산에서 주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면 어떻게 하려고 했는가?”

“끝까지 설득했을 것입니다.”

“……?”

뜻밖의 대답.

“설득이라…… 자네가 그렇게까지 할 것 같진 않았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구천신품을 원하는 인물이 무림맹 군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무림의 정도를 걷는 인물이 아닙니다.”

“……맞네. 군사는 그런 인물이지.”

“분명 화산파도 백리세가처럼 처리했을 겁니다.”

“자네가 보기에 화산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 모양이지? 화산은 무림맹을 두려워하지 않네.”

“죄송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두렵지 않다고 해서 문제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안타깝지만 화산뿐 아니라 어떠한 문파도 단독으로 무림맹을 이길 수 없습니다.”

남하림이 한 말은 사실이다.

현재, 홀로 무림맹을 이길 수 있는 문파는 없다.

“당분간은 말이죠.”

‘당분간?’

남하림은 미소를 띠었다.

“무슨 뜻인가?”

“제가 무림맹을 꺾을 테니까요.”

“…….”

명진도인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하하하하하!”

그리고 목청이 터지듯 대소를 터뜨렸다.

세상에 이보다 더 광오한 말을 들은 적이 있었던가.

‘무림맹을 꺾는다…….’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자신감은 뭐지?

“후개, 방금 한 말이 무엇을 말하는지 아는가?”

“맹주를 이길 수 있는지 물으시는 것입니까?”

“맞네. 은하검인 유극지를 이길 수 있는가?”

“당연하죠. 오 년 내에 그를 이길 것입니다.”

“……진심이군.”

“얼마 전에 맹주와 비무를 했습니다. 물론 삼 초 만에 기절했지만, 오 년이 지나면 상황은 반대가 될 겁니다.”

“하하하하, 이거 참…….”

명진도인은 믿기지 않아 허탈하기까지 했다.

“후개, 맹주도 대단하지만 그의 옆에는 절대무인들이 많아.”

“알고 있습니다. 하나 제 옆에도 그들만큼 뛰어난 동료들이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한다면 두렵지 않습니다.”

‘두렵지 않다?’

명진도인은 후개를 똑바로 보았다.

스윽.

그리고 이내, 왼손 약지에 끼고 있던 푸른색의 반지를 뺐다.

“받게.”

남하림이 그의 청옥지환을 받았다.

“이 반지가 무엇입니까?”

“청옥을 돌려서 잡아당겨 보게.”

“…….”

슥슥.

남하림이 청옥을 돌린 뒤 잡아당기자 청옥이 빠져나왔다.

‘……붉은…… 옥?’

청옥이 있던 자리에서 붉은색의 홍옥이 빛났다.

‘설마…….’

남하림은 반지를 뒤집었다.

구천마제의 문양.

잃어버렸다고 알려진 구천신품이 눈앞에 있었다.

한 방 맞은 듯했다.

“자하동에 있던 반지는 가짜였군요.”

“나만 아는 비밀이지.”

“왜 가짜를 만드셨습니까?”

“이런 일이 생길 것 같았으니까. 항상 마음 졸이며 지낼 바엔 차라리 항상 가지고 있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 설마 했지만 자하동에 도둑이 들어와 훔쳐갈 줄은 몰랐네.”

스윽.

남하림은 원래대로 청옥을 끼운 뒤 반지를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굳이 군사에게 줄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군사에게 주라는 뜻이 아니네. 화산의 구천신품은 이미 도둑맞았다고 중원에 소문나지 않았나.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그대가 지니고 있는 게 도움이 될 거야.”

“장문인, 아무리 그래도…….”

“물론 처음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지. 그런데 장서원에서 그대를 보는 순간, 반지가 반응을 보였다네. 그때 느낌이 왔지. 이 반지의 주인은…… 후개, 그대야.”

“정말…… 제가 가져도 되겠습니까?”

“자네 것이 맞으니까. 신물은 스스로 주인을 찾는다고 하더군.”

“……고맙습니다.”

스윽.

오른손 중지에 반지를 끼웠다.

우우우웅-

오른손에 전해지는 미약한 파동.

남하림은 명진도인이 무엇을 말했는지 바로 알아챘다.

‘뭐지? 다른 것과는 다른데?’

지금까지 접했던 구천신품과는 다른 느낌.

허리춤 안에 또 다른 구천신품이 있었지만, 이조차 특이한 변화는 없었다.

명진도인은 남하림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보았다.

마치 본래부터 제 것인 양,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후후후, 보통의 개방 제자였다면 부담스럽게 보였을 텐데. 그대에게는 딱 어울리는구만.”

“아하하, 그렇습니까? 제가 봐도 원래부터 제 물건인 듯합니다.”

남하림은 오른손을 뻗어 청옥지환을 매만지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 * *

감옥 아닌 감옥.

괴동 장약금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지옥명왕 신명항의 기에 눌려 화화각에 갇혔다.

자존심이 완전히 구겨졌다.

“크으으으-”

장약금은 스스로 화가 풀리지 않았다.

자신들을 옥에 가두지 않고 술을 준 이유.

옥에 가둘 만큼의 위협도 되지 않는다는 신려세가의 자신감이었다.

벌컥!

술병을 그대로 들어 들이부었다.

한 시진이 지나는 동안, 신려세가의 술이란 술은 전부 마신 듯했다.

취기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

스윽.

긴 팔을 뻗자, 잡히는 것은 허공뿐.

술병은 보이지 않았다.

“이봐! 술 가져와!”

“저어…… 더 이상은…….”

“뭐야? 겨우 하인 놈이…… 천하의 본인을 무시하는 것이냐?”

슈우욱-!

장약금은 빈 술병을 사내에게 던졌다.

퍼억!

안타깝게도 괴동 장약금이 내던진 술병의 위력은 일반인이 받기에 무리가 있었다.

“아악!”

사내는 술병을 맞은 뒤 뒤로 넘어졌다.

“자, 장 장로……!”

“됐습니다. 겨우 여기에서 일하는 놈이지 않습니까.”

“……으으…….”

완비연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걱정이 밀려왔다.

타아앙!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화화각의 문을 세차게 열고 들어온 대하벽의 얼굴이 노기로 가득했다.

“괴동을 잡아라!”

신려세가 아수군 소속의 무인들이 순식간에 장약금을 포위했다.

“이놈들이……!”

“괴동, 술까지 내어줬으면 조용히 술이나 퍼 마실 일이지, 감히 일반인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냐? 본 세가가 여전히 만만해 보이는구나!”

“겨우 일하는 한 놈 때문에 나를 핍박하려는 것이냐?”

“겨우라니……! 네놈은 다시 신려세가를 건드렸다. 합당한 죄를 받아야 할 것이다.”

“키킥, 네놈들이 본인에게 죄를 물을 수 있다고 보는가? 본 문과 전쟁을 할 자신이 있으면 덤벼라!”

장약금은 자리에서 일어나 내력을 끌어 올렸다.

그때, 아수군 무인들의 뒤편에서 웅혼한 목소리가 울렸다.

“좋아. 사음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보고 싶군.”

스르르륵-

장약금을 포위했던 무인들이 옆으로 비켜섰다.

그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신명항.

“…….”

“한 번 더 내 앞에서 말해보는 게 어떻겠나? 죄를 물을 수 있겠냐고?”

신명항이 직접 올 줄 몰랐다.

“기껏 목숨은 붙여줬더니 정말 기억력이 좋지 못하군. 아까 부복하고 용서를 빌던 이는 어디 갔지?”

“그건…… 가주, 죄송하게 되었소이다.”

“꼬리를 대체 몇 번이나 말 생각일까? 근데 말이야. 본 식구를 죽인 죄는 갚아야지 않겠나?”

장약금과 완비연의 인상이 굳어졌다.

그 순간, 화화각 주위에서 비명 소리가 시작됐다.

“아아악!”

“커어억.”

‘이건……!’

함께 온 수하들의 단말마.

“신 가주, 이게…… 무슨 짓입니까?”

“건방진 사음문 놈들을 때려잡는 소리지.”

화르르르-

신명항의 오른손에 화염이 솟구쳤다.

“사음문에서 원한 것 아니었나? 같이 놀아주지.”

지옥명왕장의 화염천구(火焰天球)가 천천히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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