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려 신대륙에 떨어지다-583화 (583/653)

583화 사자처럼 싸우는 자들

냉병기의 시대가 지나고 화기의 시대가 온 후의 현대전에선 인력이 곧 군사력이었다.

갓난아기도 항우를 죽일 수 있는 무기. 총만 들고 있다면, 아무리 바보 같은 군대라도 마냥 무시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총이란 물건은 상대방의 숨소리가 들리는 지경 속에서도 침착해야 하는 창과 칼에 비해 배우기도 쉬웠다.

그랬기에 고려나 스웨덴 같은 곳에서 국민개병제니 뭐니 하는 정책들이 나오며 모든 나라가 자국 군인의 숫자를 늘리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했던 것이다.

물론 이후에는 기관총, 기갑, 전투기 등이 나오며 국가의 인력 외에도 공업력과 산업력도 비중이 훨씬 커졌지만, 여전히 그런 전장 속에서도 보병전력의 힘은 강했다.

허나, 같은 보병전력이라고 하더라도 다 같은 보병전력이 아니었다.

아무리 사람이 총을 제대로 한 발 맞으면 골로 간다지만 일단 맞춰야 하지 않겠는가. 겁에 질려서 웅크리고 쏘거나, 혹은 견착도 제대로 하지 않은 자세로 신명 나게 쏜다고 하더라도 적이 바보도 아니고 제대로 맞아줄 리가 만무했다.

그런 고로, 현대전에서의 전사란 오히려 과거의 전사보다 훨씬 더 많은 재능을 요구받았다.

험지를 빠르게 주파할 수 있는 체력, 적을 코앞에 둔 상황 속에서 머리나 심장, 주요 장기에 총탄을 적중시킬 수 있는 냉정함. 악조건 속에서도 투지를 잃지 않기 위한 용맹함. 기습작전에서 본신의 기척을 숨길 수 있는 은밀함까지.

그리고 개성주둔군과 외인부대는 그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모병된 전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중화군이 도하를 시작한 지도 좀 시간이 흐른 순간.

― 믿습니다. 선배님.

“허 참. 이럴 땐 또 선배지.”

개성주둔군 소속 보병대대장 안장우가 전문을 보며 투덜거렸다.

과거의 후배는 지금 상관이 되어 있었다. 저런 게 관운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자신도 시대가 시대인 만큼 급속도로 진급해 부령의 지위에 올라 있었지만, 설마 나보가 개성주둔군, 아니 지금 이 방면의 참모장 노릇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안장우의 얼굴엔 웃음이 달려 있었다.

그의 지휘를 받는다라, 솔직히 불안함보다는 기대가 더 컸다. 이 대단한 안장우를 장기 말로 얼마나 잘 쓸지, 그것부터 기대가 되었다.

‘고맙군, 작전의 선봉대로 써 주어서.’

대단한 영광이 아닐 수 없었다.

안장우는 기필코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리라 다짐했다. 그리하여, 중화에게 피의 복수를 펼치리라.

자신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적을 상대하러 가면서도, 고려군은 성난 웃음을 베어 물었다. 그들은 사자(獅子)였고, 저들은 사자(死者)가 될 터였다.

거듭하여 시계를 보며 작전시간을 확인하던 안장우가 비로소 그의 대대에 공격 명령을 내렸다. 나폴레오네 참모장이 설계한 톱니바퀴들이 천천히 돌아갔다.

― 타타탕

고려의 제식용 돌격소총, 홍강 525가 불을 뿜었다.

제작단가가 거의 1원에 수렴하는 저렴한 중화제국군의 병진단총에 비하면, 홍강 525는 그것의 열네 배보다 조금 더 비쌌다.

초기엔 그것보다도 더 비쌌다. 고려가 몇 개의 소총들을 군납용으로 채택하고 대량생산을 하면서 단가를 낮추고 낮추어 겨우 14원 정도 하는 가격에 진입한 것이었다.

게다가 이 가격은 아무런 총기 장신구를 달지 않았을 때를 기준으로 했다.

지급되는 총기 장신구를 붙이면 그 가격은 무려 서른 배 정도로 뛰었다. 수직이나 엄지 손잡이, 광학조준기, 조금 더 푹신한 전술 개머리판 등등.

아무리 명총이라고 해도 너무 비싼 것이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원가절감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높으신 분들과는 달리, 현장에서 구르고 구르는 군인들에게는 총의 가격은 서른 배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고려군 병사가 조준경으로 보이는 중화 놈의 머리를 침착하게 터트렸다.

고려군의 명중률은 말도 안 될 정도로 높았다.

대인전투에서 소총의 기능은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다.

병진단총은 근접해서 총탄을 흩뿌릴 땐 그 저렴한 가격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효율적이고 강력한 무기였지만, 일정 거리를 넘어가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나쁜 총기 명중률(MOA) 덕에 소 뒷걸음질로 쥐 잡아야 하는 수준이 되었다.

중화군도 이를 알고 있어, 소대의 편제를 기관단총과 소총을 섞어 편제했다. 전통적 소총은 그래도 총열이 긴 만큼 정확도가 높았다.

하지만 그 전통적 소총이라는 것들도 국공내전에 쓰던 것들이 많았다. 한 발 쏘고 한 발 장전하는 낙후된 총들.

게다가 총기 정확성은 숙련된 사수에게나 중요한 것들이었다. 숙련되지 않은 사수에겐 탄묶음장전조차 없는 수동노리쇠장전식 소총은 그저 답답한 장애물일 뿐이었다.

빙독을 먹으면 그래도 인해를 이용해 전투다운 전투를 할 수 있었지만, 빙독도 만능은 아니었다.

용맹환이라고 부를 정도로 뛰어난 전투의지를 보여주게 만들었고 머리가 잘 돌아가게 도와주기도 했지만,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진 못했다.

그런 결과물은 오로지 지극한 연습과 노력으로 인체에 새겨지는 것이다. 약물 따위에 의존하는 나약한 마음가짐으로는, 절대 진정한 전사가 되지 못했다.

고려군이 쓰는 약물이라곤, 커피에서 추출한 각성제―카페인―이 전부였다.

그 이외엔 차나 군용 담배와 같은 기호품, 전장에서 엄청난 열량을 소모하는 군인들을 위한 설탕과 쇼콜라 등의 달짝지근한 후식 정도였다. 그러니 그들이 강한 이유는 훈련과 좋은 장비, 풍부한 보급 및 사명감 덕분일 터였다.

― 죽여라!

중화어가 들렸다. 고려의 보병대대가 진격하며 적을 사살하자 저들도 거리를 줄여 싸우러 오는 모양이다.

보통의 전장이었다면 지루한 참호전이 이어지겠지만, 지금 이 전투의 국면은 참호를 파고 철조망을 칠 시간적 여유조차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방어를 맡은 중화군은 도하한 지 좀 되었을 것임에도 아직 군복(누더기)이 축축해 보였고 정신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도하한 중화군의 후미를 자르려는 안장우의 보병대대 또한 공세의 입장이니 참호 같은 것은 없었다.

대신 산세가 험하고 곳곳에 나무와 바위가 많은 탓에 엄폐할 곳들이 넘쳐나 격렬한 산개전이 벌어졌다.

“몰려온다. 강재석이!”

“예!”

중대장의 말에 병사 중 한 명이 엎드려 분대지원용 기관총을 쏘기 시작했다.

기관총들 앞에서 중화군들이 픽픽 쓰러졌다.

안타깝게도 중화군들은 칠십 년 전에나 쓰던 초창기의 무거운 거치식 자우어 기관총의 설계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 분대지원용 기관총이라는 것이 존재치 않았다.

어디선가 구해 온 수레 위에 무거운 기관총을 올려놓고 질질 끌고 오는 절박함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대놓고 날 죽여줍쇼 하고 오는 놈들을 격살하지 못하면 고려군이 바보였다.

높은 명중률로 인해 적의 일반적인 보병들보다 오히려 적 기관총 사수들이 훨씬 더 빠르게 사살당했으니, 중화군은 기관총을 쥐기조차 꺼려했다.

짧은 전투에 어마어마한 시신들이 생겨났다. 짐작하기로는 대대와 연대급 이상의 싸움이지만, 대부분의 시신은 중화군들이었다.

그 와중에도 중화군은 중거리에 도달했다.

근중거리에서의 기관단총을 이용한 교전, 근거리에서의 백병전, 척탄전.

중화군의 전투 교범을 굳이 노획하지 않아도, 저들이 어떤 방식으로 싸우는지는 너무 명확했다. 중장거리에서의 사격전이 벌어진다면 중화는 죽었다 깨어나도 조선이나 고려를 이기지 못했다.

그래도 중화는 나름대로 수류탄 하나만큼은 많이 보급했다.

기관단총만큼이나 싼 것이 수류탄이다. 중화는 방어용 수류탄과 공격용 수류탄을 구분해 만들었을 정도로 수류탄에도 진심이었다.

또한 중화군은 수류탄 두세 개 들고 적진에 들어가 자폭하는 용맹전사에게는 따로 훈장을 내리고 고향의 가족들에게 쌀 한 말, 콩 한 되를 더 준다고 선전했다. 그 선전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지만 그들은 대총통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조악한 질로 수류탄 자체의 불발율은 높았다. 하지만 원체 많이 던지니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수류탄을 잘 던지기 위해 접근하는 것이 말처럼 쉬울까. 엎드리거나 누워서 던지기 쉬운 막대수류탄이라도 가까이 붙어야 효과를 봤다.

중거리가 되자 고려군들은 능숙하게 소총의 총기요철(피카티니 레일) 왼쪽이나 오른쪽에 달린 근중거리용 기계식 조준경으로 대응했다.

총열이 붉게 달아오를 정도의 격렬한 혈전 속에서도 기능고장은 별로 없는 것이, 실로 명총 중의 명총이었다.

그래도 적의 수가 너무 많았는지 몇몇 고려군들이 어깨에 매고 있던 무언가를 꺼냈다.

고려군 대대와 함께 작전하는 조선군 지원대들도 그 모습을 보았다. 그들도 반사적으로 백병전용 총검이나 권총 같은 부무장을 꺼냈지만, 정작 고려군이 꺼낸 것은 그것과는 좀 많이 다른 무기였다.

짧고 뭉툭한 총, 하지만 구경은 어울리지 않게 굉장히 컸다. 새를 쏘는 용도로 만든 산탄총보다도 더욱 컸다.

고려군 병사들은 그 무기를 적의 머리 위에 조준했다. 기다란 직사각형의 조준기가 독특했다.

― 퐁

맥 빠지는 발사음. 경박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유탄발사기의 총구에서 빠져나온 유탄은, 바위 뒤에 엄폐해 막대형 수류탄을 준비하던 적의 옆에서 터졌다.

그 척탄병은 파편에 곧바로 고깃덩어리로 변했다. 이후 던지지 못하고 그 자리의 땅에 떨어진 수류탄이 폭발했는지, 그 옆의 전우들도 폭발에 휘말렸다. 그 모습을 보던 조선군들이 놀라 눈을 끔벅였다. 갑자기 전황이 단숨에 기울기 시작했다.

중화인들은 죽어가면서도 욕설을 뱉었다. 자신들은 목숨을 걸어가며 접근해 수류탄을 던져야 하는데, 저 고려 놈들은 멀리서 편하게 유탄을 쏘았다.

그 차이는 너무나 컸다.

황조(황실조병창)―나형 유탄발사기는 박격포와 함께 보병부대의 화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고려군은 보병수류탄을 훨씬 더 넉넉히 지급했지만 유탄은 수류탄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박격포조차도 번거로운 요청을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자신들이 직접 안전하고 정교하게 쓸 수 있는 폭발형 무기란 체한 순간에 먹는 콜라와도 같았다.

안장우의 보병대대는 약속대로 적의 후미를 잘라 들어갔다. 부드러운 두부를 파고드는 총탄처럼 확실하고 깔끔하게 잘라냈다. 그 총탄은 마치 대인저지력이 극대화된 중공탄(할로우 포인트)처럼 안에서 꽃피웠다. 안장우는 반나절이 지나기 전에, 이미 대대전술방어기지를 적의 후방에 펼쳐놓는 것에 성공했다.

적은 곧바로 반격했다.

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사활을 걸면서 구축한 방어선은 몹시 견고했다. 고려군도 시간이 없었기에 참호를 완벽히 펼치진 못했지만, 그들에게는 다른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 콰아앙

수평지향성지뢰. 속칭 평뢰. 구부러진 기와처럼 생긴 무시무시한 폭발물에서 터져 나온 구슬의 폭풍이 전면을 휩쓸자 돌격해오는 중대가 무력화되었다. 직접 구슬을 맞은 존재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아예 전의를 상실했다. 저게 대체 뭐란 말인가.

평뢰는 한두 개가 아니었다. 지뢰와는 차원이 달랐다. 중화군은 공격 의지가 완전히 꺾였다. 잇몸에 빙독 복용 흔적이 선명히 남은 중화군들조차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적에게 돌격하지 못했다. 충격과 공포의 현장이 따로 없었다.

* * *

안장우의 선봉대가 기대 이상으로 성공했다.

덕분에 나폴레오네에겐 시간적 여유조차 생겨났을 정도였다. 그는 그 자리에서 전략을 수정했다. 더욱 과감하게. 더욱더 치명적이게.

“이 틈에 아예 예비대를 청수로 돌리는 겁니다. 마치 박작을 노리는 듯 역으로 도하하는 것이지요.”

“가능하겠나?”

“저들도 이번 공세를 준비하기 위해 사활을 걸었습니다. 청수 방어선은 얄팍할 겁니다. 포병지원과 함께라면 충분히 가능하죠. 목표는 저들처럼 거점 사수가 아닙니다. 그저 박작에 있는 적을 교란하고 모든 병력을 적 부대의 지원에 쓰지 못하도록 하는 겁니다. 후퇴할 때도 하중도의 방어선을 이용하면 됩니다.”

“알겠소.”

돌출부를 만들려던 중화의 도하 작전은 성공으로 끝났지만, 이는 오히려 중화의 십일만 병력을 좁디좁은 삭주에 밀어 넣는 결과를 가져왔다.

본래라면 호원민과 중화 지휘부의 구상대로 양옆으로 확장하여 견고한 도하 교두보를 이어가면서 끊임없이 공세를 몰아쳐야 했지만, 오히려 그곳에 대기하고 있던 것은 조선군의 넓은 포위망이었다.

박기풍도 나폴레오네의 기대에 부응했다.

다행스럽게도 조선군들은 그들의 땅을 잘 알아, 중화군보다 늦게 출발했음에도 그들보다 더 빨리 이동할 수 있었다. 중화는 이 움직임을 계산하지 못했다.

지정된 위치에서, 지정된 시간에 조선군들은 도하한 적을 응징하기 시작했다.

오랜만의 수적 우위다. 허항 군단장이 콧김을 내뿜었다.

예부터 반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은 조선의 정치인들이 아니었다.

훗날을 기약하지 않고 싸운 군과, 의기를 떨쳐 일어난 의병들이었다.

현대 조선엔 의병이라는 것이 없었지만, 분연히 떨쳐 일어난 청년들은 신병으로서 옛 을지문덕과 강감찬의 기개를 중화에게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무리 옛 사회가 그들을, 군인들을 업신여기고 깔보았다 하나, 이제는 그러지 못할 것이었다.

* * *

중화군 지휘관은 사태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느꼈다. 그제서야 그는 도하가 수상스레 너무 쉬웠다는 것을 떠올렸다. 본래라면 삭주 방면의 군세는 한두 개라도 사단이 있었을 것이다. 그보다 훨씬 더 적은 병력만이 있었기에, 그는 경쾌하게 신을 내며 십만의 보병대군으로 이번 전투의 일차 목표인 삭주를 점령하러 달려나갔다.

하지만 정작 삭주의 모습을 육안으로 충분히 식별할 거리에 도달하자, 그는 자신들이 이 자리에서 도륙당하는 양 떼와도 같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사방에서 총구의 섬광이 번쩍였다. 인해를 부리는 중화군은 오히려 열세의 지경에 몰렸다. 애초에 수적 우위의 장점을 빼면 대체 그들에게 뭐가 남는단 말인가.

“지휘부는 뭘 하는 건가! 강 건너에서 계속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애석하게도, 중화군은 무전기가 없었다. 보병들이 쓰는 휴대용 통신무전기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기술의 집약체였다. 그러니 중화군은 군사 계획의 전달과 대응에 몹시 느렸다.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도 한참 느렸다.

이번 공세는 박작에 위치한 22군단, 24군단이 실행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뭘 하는지 몰라도 아군의 구출보다는 다른 것에 신경 쓰고 있었다. 빌어먹을 새끼들, 지휘관이 욕설을 내뱉었지만, 그런다고 중화군 특유의 인명 경시가 사라질 리가 있겠는가.

당장은 어쩔 수 없었다.

중화군 지휘관은 후미를 직접 자르기 위해 군을 물렸다. 현재 위치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거두는 순간, 그나마 판 구덩이조차 빼앗기면서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뻔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일단 삭주 점령은 포기하고 다시 강으로 돌아가 후미에서부터 차근차근 방어선을 이어나가는 것이 좋으리라.

[작가의 말]

수평지향성지뢰는 클레이모어(크레모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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