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려 신대륙에 떨어지다-488화 (488/653)

위대한 개자식(4)

상민이 준비한 두 법은 사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법들이긴 했다.

반독점법과 금산분리는 어찌 보면 기업의 경제적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기업가들에게는 참으로 몹쓸 놈의 법과 다름없었다.

상민도 규제가 모든 것의 해법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둔한 관료주의에 의해 시장에 온갖 규제가 축적될수록 다른 폐단도 발생할 것이 뻔했다.

그도 여러 산업을 일구어 봐서 알았다. 가끔은 그도 재무부의 답답한 일 처리와 미비된 법률을 남몰래 욕하기도 했다.

큰소리로는 못 했다. 괜히 또 자신이 정부를 욕한다는 것을 알면 황제가 불안해하거나 난감해할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런 그도 두 법은 무조건 통과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주 아주 오래전부터.

기업의 자유가 침해되는 경우보다, 소비자의 권익과 국가의 이익이 침해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자유시장경제, 불간섭주의를 그렇게 칭송했던 미국조차도 20세기가 되기 전인 1890년에 반독점법을 만들지 않았던가.

한국인에겐 미합중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는 그저 FDR의 친척이자 혹은 가쓰라―태프트 밀약에서 친일을 한 못난 놈으로밖에 보이지 않겠지만, 그가 밀어붙인 셔먼 반독점법은 온갖 트러스트로 미국에서 엄청난 부를 축적한 대부호, 강도귀족들의 폭주를 저지해낼 수 있었다.

금산분리법도 비슷한 역할을 할 터였다.

1933 미은행법, 혹은 글래스―스티걸법의 주요한 골자는 이미 실행되고 있었다. 다만 상민은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분리에서 더 넘어가 산업과 금융의 유착을 떼어내길 원했다.

예전 삶에서의 금산분리는 최근까지도 논쟁의 여지가 있는 법이었다.

금산분리를 엄격히 적용하면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터고, 헤지펀드와 같은 해외의 투기자금에 대한 방호력이 낮아진다는 것은 동의할 만한 논리였다. 경쟁력 없는 기업이 해외를 떠도는 늑대 같은 투기자금에 물어뜯겨 박살 나는 일은 그리 드물지 않았다.

하지만 이 논리는 지금 고려의 실정과는 다소 맞지 않았다.

예전 삶에서의 한국은 월스트리트를 경계해야 했지만, 지금 월스트리트의 역할을 하고 있는 청해 담쟁이거리는 온전히 고려의 것이다.

체급 차이는 훨씬 더 벌어졌다.

다른 나라들의 금융자본이 아무리 성장해봤자, 두 대륙, 아니 이제는 세 대륙을 기어코 집어삼킨 나라의 국내 자본을 이길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앞으로는 더더욱.

또한 국제정치와 국제금융을 주도하는 나라도 고려였고, 구속력 있는 조약을 맺을 수 있는 것도 고려였다. 국제적 투기자본의 행패가 거슬린다면, 고려는 아예 그것의 패악질도 때려잡을 힘과 논리가 있었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 고려와 같은, 비슷한 경제법을 강요할 의지도 있었다. 나라와 기업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고려의 신용평가사들도 그 일에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법이 통과되려면, 그만큼 국민들과 정부를 설득할 수 있어야 했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했다.

기업가들이 싫어할 것은 틀림없는 일이고, 어쩌면 원외활동―로비―라도 할 수 있었다. 의미는 없겠지만.

물론 광명회의 구성원, 그야말로 고려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초거대 기업가들은 눈치가 기가 막히게 빨랐다.

광명회는 그들의 단체를 라틴어로 일루미나티라 부르는 것처럼, 회에 속한 개별 회원을 그리스어에서 기원한 스파르토이(Σπαρτοί)라 부르기도 했다. 재미없는 농담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카드모스 일화에서 따온 것일 터다. 상민이 용인, 혹은 인간룡이니, 그들은 그의 이빨에서 탄생한 용아병이라는 소리였다.

그 정도이니, 그들은 상민의 뜻에 단 한 번도 반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순응하는 여론을 조성하면 조성했다.

괜히 상민이 싫어하면서도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었다.

솔직한 말로 이용해 먹기 편했다. 비교하자면 그가 거느리는 두 종류의 광신도들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터.

주제 파악이 빠른 놈들이니, 계속 그 상태로 존재한다면 고려의 세 번째 부호부터 쭉 그들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이렇듯 납작 엎드려 있는 것을 택했지만, 그곳에 속하지 않는 어정쩡한 기업가들이 문제가 되었다.

이 반대를 자신이 전부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지만 보기가 좋지 않았다. 그러니 여론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 명성금융의 일화가 지식인들과 국민들에게 적나라하게 알려질 터이니, 반쯤은 성공했다.

개똥도 쓸 데가 있다고, 상민은 견 회장, 이놈의 자식이 담합과 트러스트, 금산유착 등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패악질을 다 한 것이 도리어 안심되었다.

“그리고 작년에 황상께 드린 다른 법들도 준비되고 있겠지요?”

심히 무관심해 보이고 괴팍스럽지만, 상민은 의외로 꼼꼼했다. 그만의 달력에는 해야 할 일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물러난 뒤에도 이러고 있으니, 정말 그가 가면시중 등의 공직에 지금까지도 남아 있었다면 큰 정신적 압박에 시달렸을지도 몰랐다.

“지금 시중은 의욕적입니다.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겁니다.”

조손은 역 바깥으로 나왔다. 지금 부설한 1호선 철도의 종점이자, 제포의 항구였다. 황제는 배에 오르기 전에 대화를 조금 더 나누고자 작은 커피집에 들르자고 했다. 근위대 절반이 먼저 우르르 들어가 안의 보안을 확인하고, 돈을 건네 커피집을 전부 빌렸다.

안의 주인은 뛸 듯이 기뻐했다. 하루치 영업비를 보전해서 그런 것만은 아닐 터였고, 무려 황제가 행차한 커피집이라는 문구를 대문짝만하게 붙일 수 있어서 그럴지도 몰랐다.

주인이 혼신의 힘을 다해 커피를 탈 동안 조손은 밖이 보이는 쪽마루 자리에 앉아 지나가는 행인을 바라보았다. 탁 트인 풍경에 경호 문제가 대두되었는지 근위대장이 무언가 자꾸 말을 하려고 했지만 해청이 제지했다. 할아버님 옆에 있는데 뭐가 그리 두려울까.

호프부르크 황궁에서의 순간을 알진 못하는 그였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었다.

그들은 나온 커피를 홀짝였다.

“나는 황상도 직접 신경 쓰길 바라오. 큰 부탁일까?”

“아닙니다. 계속 주시하겠습니다.”

해청은 다만 궁금했다.

“할아버님께선 어째서 그렇게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 확신하고 계십니까?”

“오지 않을 수가 없으니까.”

상민은 전능하지 않기에 경험해보지 못한, 공부해보지 못한 온갖 경제적 위기를 완전히 막아낼 순 없었다.

지금도 그는 역사적 사례들을 통해 꾸준히 공부하고 있었고, 이제는 그 축적된 지식과 깨달은 지혜가 전생의 학사따리에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가 석박사를 넘어 거시경제학의 대가가 되었다고 해도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삶에서 지금까지 자신이 공부했던 경제학 이론을 만든 대가들, 존 힉스, 밀턴 프리드먼, 폴 크루그먼 혹은 로버트 먼델 같은 자들을 백 명 넘게 한자리에 모아도 앞으로 다가올 경제위기를 완벽히 방어해 낼 순 없었다.

경제학은 굉장히 중요한 학문이지만, 어쩌면 근본적으로 다소 결함이 있는 학문일지도 몰랐다.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판단만 내리지 않았다.

그뿐만일까, 지위와 직업, 사회적 배경에 의한 정보격차와 도덕적 해이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위기도 일어나게 만들었다.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지만 언젠가 경제위기는 터질 것이 자명했다. 대단하고 위대한 고려조차도.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몇 번을 곱씹어봐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국가와 백성, 사회를 신경 쓰는 입장에서는 정말로 그들이 죽지 않게 담보할 필요성이 있었다. 고통 속에서 죽어버리면 비참함만이 남을 뿐, 강해지지도 못했다.

그러니 지금부터 만들 사회안전망은 그들이 밑바닥으로 떨어질 때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완화 장치로 기능할 것이다.

살아만 있다면 기회는 있었다.

미국은 대공황 이후 뉴딜 정책이 실시되며 그제서야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쳤지만, 그 잘못을 지금 반복할 이유는 없었다.

공공부조는 지금 잘 시행되고 있으니, 사회보험만 잘 정착되면 될 것이다.

“국민연금을 뺀 나머지는 즉각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겠소. 국민연금은 생각을 더 해봅시다.”

상민은 한숨을 흘리고 마른세수를 했다.

그가 만드는 한 정책 한 정책이 국가의 천년대계를 설계했다. 좋은 의도를 가진 정책도 가끔은 국가적 규모의 폰지사기가 되곤 했으니 세상 사람들은 그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해청은 상민의 얼굴을 보았다.

강건한 육신과 정신을 가지고 있으며, 실로 이타적이시다.

물론 선조께서 재물을 굉장히 밝히시는 것은 맞으나, 선조께서는 그 재화의 대부분을 민간이나 국가가 잘 하지 못하는 곳에 투입하여 결과적으로 나라를 발전시키고 계셨다. 선조께선 자조적인 말로 개처럼 돈을 벌어 시중처럼 쓰신다 하는데, 일반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었다.

해청은 이렇게 신민을, 아니 국민을 신경 쓰시는 분이 있을까 하고 경외와 선망이 담긴 눈초리로 고민하는 상민을 보았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두려웠다.

이렇게 많은 은혜를 베푸시는데, 저들이 만약 지나치게 과욕을 부려 용의 기대에 어긋난 행동들을 한다면 크게 실망하지는 않으실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소리는 그 말을 하는 주체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당히 공감되는 말이었다.

물론 지금 당장의 상황과는 달랐다.

이것들은 마땅한 국민의 권리이니, 호의와는 상관없이 보장되어야 했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자산이 별로 없는 서민 계층이라고 부유한 계층에 비해 마냥 도덕적인 것은 아니었다.

만약 그들 중 일부의 과격한 무리들이 스스로의 탐욕을 대의로 포장하여 감추고, 다른 사람들을 온갖 감언이설로 선동하여 오히려 국민들의 권익과 국익을 해친다면 어떻게 분노하실지, 해청은 그 순간이 너무 두려웠다.

선조시여, 부디 실망하지 않으시기를.

* * *

석쇠 위에 올라간 물고기는 정말로 불에 구워지기 전까지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했다.

금권이 대단하나, 기술독재적 세계관이 도래하지 않는 이상에는 정치를 이길 순 없었다. 정부는 기업을 털 방법이 수만 가지였다.

“뭐야, 이놈들! 여기가 어디라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파란 나무 박스를 든 건장한 사내들이 기동대의 호위를 받으며 명성금융 본사와 견 회장의 저택에 쳐들어왔다.

“진정하고 문 열라고, 친구. 영장도 가지고 왔으니까.”

저택 경비원들은 실랑이를 벌였지만 이내 항복했다.

문 뒤에는 위세 등등한 국세청뿐만 아니라 검찰과 시경, 심지어 중수국도 있었다. 조세범칙조사에 관한 건은 주로 국세청이 다루겠지만 다른 불법적인 일들은 이들이 수사할 것이었다.

씨알이 굵은 감자는 뿌리가 참 깊었다. 오 과장은 권 사장에게 상당한 정보를 캐내었고, 그 뿌리줄기들은 다른 불법적인 일들과 연결되어 있었다.

수사기관으로서는 노다지와 다름없었다. 서로 으르렁댄 경우도 있었지만, 어떻게 이 토실한 놈을 잘 물어뜯을까 고민하는 것은 같았다.

사실 외압이 있을 법도 했다. 재계 서열 이십 위 안에 있는 기업이다. 또한 다른 기업과 혈연으로 맺어질 것이 틀림없었으니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높았다.

돈으로 바르면 어쩌면 지금 이 수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외압은 듣지 않았다. 금칠을 하려고 해도 받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인맥도 소용없었다. 최근의 연회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견 회장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지만, 그의 몰락이 가까워지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도움의 손길을 주지도 않았다.

오히려 견 회장과 연관된 사람들도 세무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제일계열의 박씨 가문은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자 일방적으로 파혼을 선언했다. 그리고 이 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꼬리 자르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늦었다.

과거의 일화가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예전에 연희백화점에서 황녀 해연희와 제일계열의 박지영이 다툼을 벌인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이런 소소한 일화는 안 그래도 자극적인 것들을 찾아다니는 호사가들에게 너무나 매력적인 것이었다.

처음에는 제일계열이 영향을 끼치는 신문사들이 먼저 포화를 열었다.

그들도 고충이 있었다. 단순한 일반인이라면 그냥 묻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상대해야 하는 적은 그 직원 뒤에 있는 황녀기도 했다.

하지만 박 회장의 딸, 지영을 옹호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연희백화점의 사건을 직원의 탓으로 몰아가야 했다. 그럼 연희를 적대하게 되는 것이었고.

그러나 이미 불공정한 싸움이었다.

동원할 수 있는 언론사들은 연희와 그녀가 뒷배로 가진 황실이 훨씬 더 많았다.

해씨 집안은 겉보기와는 달리 의외로 다혈질적이었다.

냉철한 척하지만 가끔 욱하는 상민부터가 그러했고, 군인이었던 해원과 천상 귀한 황자님처럼 행동하던 해청도 그랬다. 해청은 사건의 전말을 보고받고는 상당히 분노하며 자신이 주물럭거리는 언론사에 이를 샅샅이 제보했다.

사건을 가감 없이 알게 된 민중들의 지지는 당연히 황녀에게 향했다. 이미 언론들은 연희와 주열의 일화를 잘 알고 있었기도 했고, 막내 세희가 한창 전쟁영웅으로 뜨다 보니 두 자매를 엮어 희대의 정의로운 공주들이라고 칭송했다.

심지어 누구는 둘을 주인공으로 만화를 그렸다. 마음대로 그린 그림이라는 뜻이었다.

당시 만화는 신문에서 재미있는 정치 풍자와 연재만화 등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공주 둘이 등장하는 만화는 연재만화였다. 인기가 너무 좋다 보니 가끔 아슬아슬하게 외설적으로 그린 장면도 생겨나기까지 했다. 한밤중에 누군가 찾아와 훈계를 하고 떠난 이후에는 더 이상 독자들은 좋은 그림을 감상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인기 폭발이었다.

어쨌든 여론이 그렇게 일방적이었으니, 그때 제일계열은 꽁무니를 말았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번 생긴 악인적 관념은 잘 지워지지 않았다.

만화는 대놓고 제일계열을 악의 우두머리로 묘사했다.

이름은 조금 비틀었지만 누구나 손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러니 꼬리를 자르려는 그들의 시도는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제일계열은 명성금융과 함께 침몰하기 시작했다.

그토록 대단하던 견 회장은 자취를 감추었다. 그가 살던 더없이 화려한 저택은 이제 아무도 관리하지 않아 잡초가 자라는 흉측한 폐가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그는 미주에서 조선으로 떠나는 배를 타는 항구에서 발견되었다. 그리곤 곧바로 구속당해 교도소로 끌려갔다.

어쩌면 법 집행기구가 그의 목숨을 살렸을지도 모른다. 조금만 늦었다면 골목 안에서 작은 비수를 숨긴 한 사내가 증오에 찬 일격을 선사해주었을지도 몰랐다. 명성금융의 행동으로 피해를 본 사람은 권 사장 말고도 수십 명 더 있었다.

유안투자은행의 대표 수원은 이 사건이 대서특필된 신문을 보며 나직하게 읊조렸다.

“천하의 모든 일은 참으로 그 이치가 있으면 그 말이 있는 것이로다. 위세가 기고만장하나 결코 하늘엔 닿을 순 없으니 언젠간 하늘의 그물이 너희를 옥죄리라.”

수저를 들고 뚝배기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이아코보스 안이 핀잔을 주었다.

“뭐래, 식는다. 국밥이나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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