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다분지계(中華多分之計)
건량은 풍족하게 가져왔다.
그래도 이곳까지 고된 여정을 했으니 지방과 단백질을 위해 고기를 얻으려 사냥을 나간 요원은 그렇게 멀리 가지 않아 곧바로 사슴 하나를 발견했다.
“…좋아.”
운이 몹시 따라주는 모양이다.
말사슴(Cervus canadensis, 와피티 사슴)이라 불리는 저놈은 말코손바닥사슴보다는 조금 작았지만, 그래도 상당히 큰 놈이라 한 마리를 잡으면 네 명의 일행이 모두 배부르게 먹고도 남을 것이다.
남는 고기는 이곳의 기후상 잘 썩지도 않을 테니 보관도 쉬울 것이고.
문제는 이 사슴이란 놈들이 대체로 무리를 지어 다닌다는 것인데.
다행히도 저놈은 무리에서 쫓겨난 놈인지 혼자 먹이를 찾아 눈이 내린 숲 속을 헤매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 철컥
미리 장전해놓은 총을 들고 조심스럽게 숨죽이며 최대한의 거리까지 슬며시 다가간 요원은 마침내 방아쇠를 당겼다.
― 탕
본래, 그는 사격 실력이 꽤나 우수하여 이토록 근접해서 쏘는 사격은 대체로 빗나가지 않았다.
‘이런!’
그렇기에 지금 그의 총탄이 빗나간 이유는 사냥감이 급작스럽게 움직였기에 그랬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그의 총성이 들리기 전 사슴이 무언가에 크게 놀랐다는 것을 의미했고
― 께에에엑
거대한 그림자가 덮쳤다.
말사슴은 순식간에 달아나려다가 이내 그림자에 덮여 풀썩 쓰러지며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그 거대한 그림자는 사정없이 먹잇감을 짓눌러 죽이고, 휙 고개를 들어 다른 침입자를 바라보았다.
험상궂은 얼굴, 기다랗고 날카로워 보이는 손톱과 발톱을 자랑하는 거대한 맹수.
피가 뚝뚝 흘러나오는 저 짐승의 주둥이와 손톱에서 순간 정신이 아찔할 정도의 혈향이 풍겨 나왔다.
맹수는 네 발에서 두 발로 몸을 일으켰다.
천천히, 천천히.
그리하여 마침내 이 거대하고 거대한 큰곰은 가까이에 있는 인간이라면 목을 들어 올려봐야 할 정도의 높이에서 요원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괴물은 틀림없이 화가 잔뜩 난 것처럼 보였다.
코에 묻은 핏물은 그 난폭함을 한층 더 증폭시키고 있는 모양.
북려큰곰이다.
저 압도적 덩치를 본 이상 모를 수가 있겠는가?
실제로 마주치는 것은 처음이지만, 생존교범이나 조보에서 그려진 그림을 본 적이 있다.
갑자기 북려를 포함하여 지구상에서 손꼽히는 맹수를 맞이하게 된 요원은 엄청난 위기에 덜컥 심장이 내려앉고, 호흡이 가빠지는 와중에도 그동안 수없이 해왔던 훈련이 말짱 도루묵은 아닌지 냉철하게 상황판단을 하기 시작했다.
거리는 바로 가깝지는 않았지만, 멀지도 않았다.
‘크게 소리친다?’
저놈을 완벽하게 자극할 뿐만 아니라, 그의 목소리를 들은 일행이 도착하여 그를 구원하기도 전에 그는 저 난폭한 앞발로 갈기갈기 찢겨질 것이다.
‘전속력으로 도망친다?.’
그가 비록 달리기에 능하다 하나, 저 네발동물이 육중한 덩치에 걸맞지 않는 민첩한 몸놀림으로 빠르게 접근해온다면, 제아무리 훈련된 인간이라도 종의 한계에는 대적할 수 없었다.
‘나무 위?’
큰곰이 얼마나 나무를 잘 타는지는 솔직히 아는 바가 없었지만 너무나 큰 도박수였다.
그는 반사적으로 그의 총을 슬쩍 내려다보았다.
‘사격?’
사슴 정도나 멀리서 총탄으로 죽일 수 있었지, 이런 맹수는 정말로 완벽한 곳, 즉 미간이나 눈에 맞추어 뇌를 관통하거나 일격에 심장을 쏘아 맞히지 못한다면 오히려 그 흉폭함을 자극하는 행위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일단, 아까 사슴을 잡기 위해 한 발을 쏜 덕분에 재장전에는 억겁의 시간이 필요했고.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죽은 척?’
본래, 북려큰곰은 자신의 영역에 온 자들에게 ‘방어적 목적’으로 적대적 행위를 한다 들었다.
사실 물 떠놓고 기도하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었지만 급소를 보호하고 죽은 척을 한다면 살아남을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이 있긴 하다 들었지.
‘젠장.’
이렇게 갈 수도 있겠구나.
마침내 결단을 내린 그가 털썩 엎어졌다.
이제 큰곰은 서서히 그에게 접근하고, 만약 화가 덜 풀렸다면 그 육중한 앞발로 머리를 짓눌러버리겠지.
그러면 그는 참혹한 시신이 되어, 임무 중에 어이없이 죽은 여의국 요원 순위 10위 안에 기록되는 운명에 처할 것이다.
후배들은 그의 일화를 사고사례로 공부할 것이고.
‘젠장, 심박수가 너무 빠르다, 저 짐승이 눈치채면 어쩌지?’
몸의 중요한 장기를 보호하는 자세로 둥글게 몸을 웅크리며 눈밭에 얼굴을 묻은 그가 수만가지 걱정을 하고 마침내 큰곰이 요원에게 다가오려 할 때.
한마디 청량한 말이 긴박한 순간을 깨트렸다.
“그만.”
익숙한 목소리다.
요원은 크게 놀라 죽은 척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번쩍 고개를 들었다.
수염이 길게 자란 남성이 저 멀리 나무와 나무 사이에 서 있었다.
문명인이라고 보기에는 좀 행색이 이상했다.
어딘가 꼬질꼬질해 보이기도 했고.
하지만 특유의 위엄은 여전했다.
남성은 바로 앞에서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곰과 비슷하게 생긴 두꺼운 곰가죽 모피를 걸치고 있었으며 등 뒤에는 기다란 소총과 활과 같은 장비를 매고 있었다.
그러니 그의 주군, 제국의 진정한 주인께서는 본신의 위엄과 더불어서, 야인생활에서 얻으신 거대한 활기와 생명력 또한 넘쳐흐를 만큼 가지고 계셨던 것이다.
마치, 저 큰곰처럼.
요원은 처음 큰 당혹감을 느꼈다.
만나 뵙게 된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나, 시기가 공교로웠다.
‘이런…!’
이분께선 요원과, 그의 동료, 상관을 포함한 여의국 모두의 주군이다.
또한, 우리 제국의 아버지이시다.
그의 존재 목적이기도 했고.
그렇기에 요원은 자신이 죽을 위기에 있다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고 크게 소리쳐 외쳤다.
“폐하! 이곳은 위험합니다. 달아나십시오!”
그러나 요원의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청년은 가볍게 손을 저었다.
“그대에게 하는 말은 아니야.”
“……?”
그럼 누구에게?
“그만하라고 했다?”
그의 생각에 답하려는 듯 청년은 ‘큰곰’에게 크게 손을 휘저어 보였다.
요원은 멍청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그 엄청난 덩치의 큰곰이 괴상망측한 소리를 내며 다시금 앞발을 땅에 디디고 피 묻은 주둥아리를 닦아달라는 듯 청년에게 내미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제는 아예 입을 벌렸다.
― 꾸웅
“그래, 욘석아. 사람은 먹는 것이 아니란다.”
요원은 그로서는 드물게도 아까 죽은 척하려 엎어졌다가, 방금 다시금 일어났다가, 이제는 놀라 엉덩방아를 찧는 추태를 부렸다.
그의 혼란스러움과 당혹감에도 불구하고 한 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짐승은 서로 친밀하기 그지없는 교감을 나누고 있었다.
“어차피 식사를 할 거면 피가 많이 묻을 텐데 굳이 콧잔등을 닦을 필요가 있겠느냐?”
“…….”
“뭐? 먹지 않겠다고? 녀석….”
태조 해민, 아니 상민 또한 당대 기준 엄청난 장신으로 대부분의 일반인들이라면 올려봐야 할 정도의 키를 자랑했지만, 아무리 그라도 큰곰에게 신체를 비교할 수는 없었지.
그러나 질량이 족히 상민의 여덟 배에 달하는 곰은 덩치는 상관없다는 듯 그의 앞에서 온갖 아양을 떨고 있었다.
엉겨 붙는 흉악한 덩치의 괴수를 손쉽게 떼어낸 상민이 요원에게 손을 뻗어 사슴을 가리켰다.
“이놈이 이별 선물이라고 안먹는다고 하는구나. 그대는 이 사슴을 챙기거라. 그대의 일행이 근처에 있는 듯하니 오랜만에 같이 식사하도록 하지.”
“…폐…하….”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하였건만, 뭐 자네 상태가 영 좋지 않아 보이니 넘어가도록 하겠다.”
― 크어어어어억!
주인을 모셔가기 위해 이곳에 온 요원의 정체를 알아차렸나,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맹렬한 울음소리를 내는 큰곰의 거대한 머리를 양손으로 잡은 상민이 곰의 눈에 자신의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흉폭한 맹수의 갈색 눈은 어딘가 슬퍼 보였다.
“네 영역에서 자유롭게 살거라. 앞으로는 우리가 다신 볼 일이 없을 게다. 번식하고 창성하여라. 너와 나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숙명과도 같이.”
― 끄어엉
이별의 순간을 짐작했는지 곰이 서글프게 울었다.
사실, 울음소리는 다른 사람에게는 여전히 흉악하게 보일 것이지만 적어도 상민은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가라, 가.”
콧잔등을 톡 치자, 큰곰은 거짓말처럼 네 발로 훌쩍 뛰어 그에게서 멀어졌다.
그리고 무언가 미련이 남는지 두어 번 그를 바라보다가 마지막으로 산천초목이 다 떨리도록 크게 울어 재끼고는 사라졌다.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쉰 요원이 후들거리는 다리를 수습하고는 갈라지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간 강녕…하셨사옵니까.”
“가끔은 너희들과도 떨어져 있고 싶을 때도 있었노라. 그리 원망스러운 표정은 짓지 말아다오.”
“…….”
애먼 곰의 뱃속에 들어갈 뻔한 일은 앞으로 그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되겠지만, 역으로 그러한 큰곰을 애완동물 다루듯 대하는 상민의 모습은 실로 ‘위대한 존재’의 신성성과 너무나 알맞았기에 요원은 그렇게까지 큰 불만을 가지진 않았다.
그래도 요원은 두개골이 완벽하게 박살이 난 사슴의 시체를 업어 들고는 중얼거렸다.
“저런 곰에게 번식하고 창성하라 하심은….”
귀가 밝아 그의 중얼거림을 모두 들었는지 상민이 피식 웃었다.
“그래, 저것들이 인간을 해하는 것은 사실이지. 허나 우리는 엄연히 이방인이고, 저들은 이곳에 원래부터 살고 있는 존재들이니 어느 정도의 배려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니.
툭, 상민이 무언가 화가 난 듯 지나가다 눈이 쌓여 있는 방해물―나뭇가지를 꺾었다.
“문제는, 이 땅에 존재하지 않았어야 할 맹수가 존재하게 된 것이야.”
이미 그 짐승의 확산세를 미루어볼 때 범인은 죽어서 백골이 되었을 가능성이 컸지만, 만약 그 밀반입자가 누군지 알았다면 정말 크게 혼을 내었을(직접 먹이로 던져줄 생각까지 했으니까.) 것이었다.
상민은 곰의 머리를 잡는다고 바닥에 내려놓은 호피를 집어들고 둘둘 말아 등의 배낭에 넣었다.
흉악한 시베리아 호랑이가 북려에 뿌리를 내렸다니.
제아무리 예맥한계 민족에게 영험한 취급을 받는 산군이라 하나, 백성들에게는 여전히 둘도 없이 끔찍한 존재였다.
상민이 아무리 동물들과 교감을 나눈다 하더라도, 만약 그 동물이 자신의 무고한 백성을 해한다면 그는 주저 없이 동물을 사살할 것이었다.
인간이 먼저 선을 넘지 않는 이상, 그가 수호해야 할 사람들은 고려의 신민들이었으니까.
‘사냥꾼들을 늘려라 지시해야겠다. 다만 생태학자들을 통해 개체수 파악부터 선행되어야겠지.’
부하들을 통해 문명에 다시금 나온 상민은 몇 개월간 야생에서 지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을 정도로 곧바로 업무부터 떠올렸다.
사실 이런 행동들(야생에서 살아가기) 자체가 오랜 세월 동안 끊임없이 업무를 보고, 그렇기에 끊임없이 번아웃에 시달리는 그에게 활력을 불어다 주는 것이다.
그래, 정말 극한 상황의 레저라는 것은 인정해야겠지.
하지만 죽지 않고, 늙지도 않는다―라는 사실에서 나오는 필연적이고 누적적인 권태감은 이렇게 극한 상황에서만 해소할 수 있었다.
상민만이 가진 변태적인 감정일지도 몰랐다.
죽음과 가까워질수록, 역설적이게도 사람은 삶을 느끼고 갈구하니까.
그렇다고 이 시대에서 익스트림 스포츠(예를 들면 스카이다이빙)를 할 수도 없는 노릇.
상민에게 있어 태수 열대우림이나 이런 설산의 산맥을 방황하는 일은 제일 매력적인 여가였다.
물론 여가를 지내는 와중에 단순한 방황이 아니라 이 험지에 살아가는 원주민과 교류하고 가끔은 광산이나 주요한 거점 같은 곳을 지도에 기록하는 일도 틈틈이 했지만.
‘나중에는 남극이나 북극, 히말라야와 14좌를 등반해볼까.’
캠프에 돌아와 나머지 삼 인의 요원들과도 조우한 상민은 그들의 예를 받은 뒤 일단 궁금한 바깥 상황부터 물어보았다.
“제국의 동향은?”
지휘관이 절도있게 상황을 보고했다.
“귀당의 위세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아직까진 중서성 의원 수의 일 할만을 점유하고 있긴 하지만, 실로 많은 수의 신민들이 어느 정도 그들의 생각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여의국에서는 다음 중서성 의원 선거에 귀당이 이 할 오 푼을 가볍게 넘을 수 있다, 그렇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위대한 고립을 자처하는 것을 말인가?”
“예. 분명 민심의 흐름은 그렇습니다.”
상민은 약간 아쉬운 듯 모닥불을 뒤적였다.
그 모습을 본 지휘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여론의 방향을 바꾸오리까?”
그러나 상민은 그 말엔 무덤덤하게 고개를 저었다.
“민심이 그렇다면 따라야지.”
“…하오나.”
“세상은 돌고 도는 법일세. 영원한 고립주의도, 영원한 팽창주의도 없는 법이야. 신민의 뜻이 그러하다면 우리 또한 그에 따라야 한다.”
완벽히 어긋난 사상이 아니라면, 상민은 신민들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위대한 고립이 시간이 지날수록 필연적으로 깨지게 될 거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도 했으니까.
“그래, 서쪽의 동향은?”
“합종국이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습니다.”
“그래, 그랬겠지.”
상민은 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치트키는 역시나 치트키다.
삶이 상당히 달라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본신의 능력은 크게 저하된 것 같지가 않았다.
게다가 상민은 이윤신을 위해 정말로 많은 것들을 해주었다.
그 자신과 주군의 알맞은 교육.
질 좋은 병기, 함대, 화약.
그리고 심지어 그가 활약할 전장까지.
팬심이라면 팬심이라 할 수도 있겠지.
그것은 그의 사적인 감정에 의해서만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
“대계를 시작해도 될 때가 온 것 같구나.”
무덤덤한 상민의 말에 지휘관이 자세를 똑바로 하며 크게 대답했다.
“예!”
상민은 가죽이 벗겨진 채 익어가는 사슴을 바라보았다.
‘저들은 제국의 화근으로 남을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
인구도 세계에서 가장 많았고, 선민의식도 특출났으며, 가지고 있는 자원(미래가치라 하더라도)과 그 엄청난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토지의 비옥도도 대단했다.
다른 세상의 먼 미래, 미국이라는 절대 패권국이 새로운 패권국이자 깡패국인 중국과 어떤 신경전을 벌이게 되는지 보았던 그였기에 마냥 유하게 판단할 수 없었다.
제아무리 현 고려의 잠재력이 독립 이후의 미국보다 두 배 이상으로 뛰어나다 하더라도.
‘선제적 대응조치’라는 말을 썩 좋아하지 않는 그였지만, 지나의 문제는 달리 선택할 수 없었다.
“일단 합종국에 대한 연횡의 야욕을 무너뜨려야 하겠다. 또한 이후 지나의 땅에 씨앗들을 뿌려놓아야 하겠지. 지금 당장 갈가리 찢을 순 없더라도 언제나 찢어질 수 있게 점선들을 그려놓는 작업을.”
이 지나라는 곳은 항상 분열과 통합을 자주 하던 곳이었으니까.
그러나 적어도 송과 원, 명에 와서는 화북과 같은 지역을 뺀다면 나머지 지역은 꽤나 오랫동안 하나의 나라로 여겨지고 있었지.
상민은 그게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너희들은 쪼개질 수 있는 존재다.’
그런 마음가짐, 그런 가능성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포석을 두어놔야 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아시아에서 최초로 일어나는 대전쟁의 향방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윤신은 그에게 승리를 가져와야만 했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정말 제아무리 무가지보라도 줄 수밖에.
그러니 이는 전혀 사심이 아니었다.
[작가의 말]
현시점에서는 큰곰(불곰은 일본어에서 파생되었다 합니다.)의 종류를 딱히 구분하지 않습니다.
즉 그리즐리 베어나 코디악 등을 나누지 않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