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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재벌 사위로 살겠다-220화 (219/229)

220화. 62th. 폭발적인 마케팅 (2)

얼마 뒤.

나와 명선구는 용인에 있는 고려호텔 산하의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마치고 클럽하우스 카페에서 콩코드 와인 베이스의 상그리아를 마시고 있었다.

“크으-! 달달하면서도 새콤한 게 아주 죽이는구먼, 하하!”

500cc 가량 되는 유리컵에 담긴 상그리아를 벌컥벌컥 들이켜던 명선구가 잔을 내려놓고 호쾌하게 웃었다.

‘흐미···.’

럭비와 유도로 다져진 곰 같은 체격의 소유자이니 오죽하겠냐마는 명선구는 그 많은 상그리아를 단 한 방에 반이나 없애버렸다. 우리가 마시는 상그리아 컵엔 얼음까지 담겨져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띵할 지경이었다.

놀람을 못 감추는 나를 보며 명선구가 피식 웃었다.

“뭘 그리 놀라나, 조카님? 내가 자네 나이였을 땐 이거만한 사발에 꾹꾹 눌러 담은 막걸리도 한 방에 해치웠어, 흐흐.”

내 전생의 기억에도 명선구는 젊은 시절에 끝내주는 주당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면전에서 보게 될 줄이야···.

“앞으로도 100세까지는 사실 것 같습니다, 하하.”

“예끼, 이 사람아! 오래 살라는 건 욕이야, 욕. 다 때 되면 가는 거지, 흐흐.”

그런 양반이 내가 죽기 전까지도 팔순을 바라볼 만큼 살아있었고 명의진에게 회장 자리까지 넘긴 뒤,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나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상그리아를 홀짝였다.

갈증을 달랜답시고 대낮부터 술을 마시던 우리는 두 번째 상그리아를 새로 세팅할 때 본론으로 들어갔다.

“자네 부탁대로 우리 동생한테 알아봤네.”

“명 의원님이 뭐라고 안 하셨습니까?”

조심스러운 내 질문에 명선구가 손을 휘휘 내저었다.

“걱정일랑 하덜덜 말게, 조카님. 물 흘러가듯이 얘기하면서 캐냈으니 의심할 겨를도 없을 거야, 흐흐.”

명선구가 명선준에게서 정보를 캐낸 이야기를 들으니 소름이 쫙 돋았다.

‘이 양반 정말 구렁이가 따로 없네?’

편안한 대화 속에서 상대방이 의심할 틈도 없이 필요한 정보를 캐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명선구가 새롭게 보였다. 명선구는 내 시선을 받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다 우리 조카님 위해서 품팔이한 거네. 조카님이랑 내가 친하게 지내야 우리 의진이도 든든하지 않겠나?”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부품구매부장으로 입사했죠?”

명선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직 입도 안 댄 상그리아를 벌컥벌컥 들이켜 반 토막 내고서야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후우,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 맡았던 자리지. 그 자리에서 굴러봐야 자동차사업 공부하기 좋으니 제격 아니겠나?”

태현자동차 부품구매부장은 일반 직원이라면 가격 후려치는 일이 전부지만 명의진에게는 태현자동차그룹 경영수업에 최적화된 직책이다. 수만 개나 되는 부품을 체크하며 가격과 성능 등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

고개를 끄덕이던 나를 보며 명선구가 표정을 가다듬었다.

“내가 언제 물러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의진이도 잘 도와주시게. 우호주주로만 남아주면 바랄 게 없으이.”

“알겠습니다, 백부님.”

이 집안도 그룹 승계 때문에 위장계열사 여러 개를 만들고 명의진을 최대주주로 만들었다는 게 걸리지만 명의진은 꽤 괜찮은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오점을 희석시킨다.

‘친구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지.’

친구가 많아지면 내 친구들 간의 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지만 걱정할 건 없다. 나는 그들의 동류로서 그들을 조율하는 게 아니라 정점에서 조율할 테니 말이다.

그 뒤로도 나는 명선구와 사업 이야기와 가족 이야기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자네 덕분에 모처럼 땀 빼고 좋은 술도 마시고 즐거웠네.”

“살펴 가십시오, 백부님.”

나는 자동차에 올라탄 명선구를 배웅한 뒤, 그의 차가 떠나자마자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빼들었다.

“접니다, 우 본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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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차를 탄 나는 용인 골프장에서 해동자동차 사옥으로 가서 만난 우영주에게 사과부터 했다.

“명 회장님 접대하느라 술을 좀 마셨습니다. 근무시간인데 미안합니다, 우 본부장님.”

“아닙니다, 의장님. 중요한 일이니 접대는 불가피하잖습니까?”

고개를 끄덕인 나는 품 안에서 곱게 접은 메모지를 꺼내 우영주에게 내밀었다.

“이게 그 정보입니까?”

“그렇습니다. 명 회장님이 명 의원도 알아채지 못하게 뽑아낸 고급정보입니다.”

국가대표 축구팀 경기 준비가 무슨 고급 정보냐고 하겠지만 이 당시의 한국 축구팀 경기 준비는 거의 국가기밀에 준하는 정보였다.

‘해동자동차가 대주자동차 먹을 때 같이 흡수한 부산 해동 로열즈 프런트도 깜깜이니 말 다했지.’

회귀자인 나는 몰라도 선수들을 차출시켜준 구단들조차 경기 준비를 알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우리는 이 정보를 이용해서 마케팅을 할 테니 명선구가 건네준 정보는 값을 매길 수 없는 비싼 정보였다.

종이를 펼친 우영주는 안에 적힌 내용을 보며 탄성을 흘렸다.

“이렇게까지 지독하게 준비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니 FC 코리아라고 불릴만한 거죠, 흐흐.”

씩 웃어 보인 나는 표정을 가다듬고 우영주에게 말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히딩크 감독에게 코칭 스탭 인선도 전부 위임했고 볼 컨트롤 때문에 경기 전에 경기장 잔디를 짧게 깎고 스프링클러까지 뿌려달라고 주문한 걸 모두 수용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대한축구협회, 아니 대한민국 축구계는 어떻게든 국가대표 축구팀을 본선에 진출시키겠다고 히딩크 감독 휘하의 국가대표 축구팀에게 거의 모든 자원을 집중했고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뽑아먹었다. 그러니 대한민국의 4강 신화는 결코 운이 아니었다.

우영주도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최소한 본선 진출은 가능할 것 같군요. 본선 진출만 해도 성과는 있으니 해볼 만 할 것 같습니다, 의장님.”

“좋습니다. 마케팅 보험료 산출은 스탠더드 캐피털에 부탁했으니 우린 마케팅 계획을 짜보죠.”

나와 우영주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잡았다.

***

얼마 뒤.

우영주와 함께 마케팅 계획을 짠 나는 스탠더드 캐피털 미국 본사에서 보내준 팩스 한 장을 받았다.

‘역시 내 예상대로군.’

전 세계 보험업계에서 예측하는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45퍼센트. 여기에 8강 진출이 17.5퍼센트, 4강 진출은 한 자리 수에 결승전 진출과 우승은 형식상 0.1퍼센트에 불과했다.

미소를 지은 나는 얼른 내가 짠 엑셀에 맞춰서 팩스에 적힌 숫자들을 입력한 뒤, 엔터 버튼을 눌렀다.

“흐흐흐···.”

소비자 판매가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출한 나는 엑셀에 적히지 않은, 우리가 뿌려야 할 차량의 숫자와 그에 따른 매출액수를 떠올리며 씩 웃었다.

“뭐가 좋아서 웃는 거냐? 허파에 바람 들어갔어?”

핀잔 섞인 선해철의 질문에 나는 정신을 차렸다.

“예? ···잠깐만요.”

엑셀 결과를 프린터로 뽑은 나는 선해철에게 종이를 보여줬다.

“소비자 판매가 기준에 수수료 합쳐서 2천억 원이라···.”

내가 이번에 추진할 해동자동차의 마케팅을 위해 내야 할 보험료를 확인한 선해철이 피식 웃었다.

“싸게 먹히겠네. 이번 배팅으로 네가 볼 실패의 쓴맛 플러스 해동그룹이 당할 개망신에 비하면.”

픽사 투자 건 이후 처음으로 선해철의 입에서 나를 향한 따끔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나는 담담한 표정으로 선해철에게 말했다.

“본선만 진출해도 본전은 뽑습니다, 삼촌. 명 회장님이 뽑아준 정보도 있으니 걸어볼 만하고요.”

“안다, 이놈아. 그래도 넌 지금 해동그룹 3대 오너야. 해동물산 지분 70퍼센트 넘게 쥔 데다 어떤 배팅도 실패한 적이 없는 오너. 그런 놈이 질 도박에 배팅을 해?”

“지금까지 우린 늘 도박을 해왔고 성공했습니다, 삼촌. 이번에도 똑같은 도박입니다.”

선해철이 목소리를 높이자 나도 목소리가 높아졌고 다시 선해철의 목소리가 또다시 높아졌다.

“이번 배팅은 지금까지와 달라. 숫제 깜깜이 도박이잖냐? MIT 천재들 데리고 블랙잭 테이블 앞에서 카드 카운팅 하는 게 훨씬 낫겠다. 에휴···.”

땅이 꺼져라 선해철이 한숨을 푹푹 내쉬는 사이, 박태진도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고 입을 열었다.

“형님 말이 맞습니다, 의장님. 스포츠 배팅은 변수가 너무 많은 도박입니다. 의장님 재산에 비하면 별 거 아닌 돈이지만 의장님과 해동그룹의 위신에 흠집이 날까 걱정됩니다.”

두 사람의 말 모두 틀린 게 아니다.

계열분리를 했다고 해도 해동그룹과 해동중공업그룹을 포함한 범 해동그룹은 이 나라 최대의 재벌이다. 그런 가운데 이 집안의 적장손인 내가 개망신을 당하면 정재계와 국민들이 나와 우리 집안, 우리 그룹을 어떻게 보겠나? 하지만···.

“자동차는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뭐?”

“해동전자가 6월에 출시할 아쿠아 웨이브 스마트도 해동자동차와 똑같은 방식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할 거거든요.”

“야!”

선해철이 소리쳤지만 내 마케팅 계획은 아직 더 남았다.

“거기에 해동백화점과 하이마트는 우리 팀 승수 곱하기 일주일의 기간 동안 식료품과 피서철 사치품 반값 프로모션 행사를 월드컵 종료 직후부터 할 거고요. 그렇게 되면···.”

입이 떡 벌어진 박태진과 선해철의 모습을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나는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해동전자 4천억, 해동물산 물류유통부문도 4천억은 써야겠네요, 흐흐.”

고로 내가 이번에 마케팅 보험료로 던질 돈은 수수료까지 합쳐서 1조 원이다. 할 말을 잊은 채 나만 쳐다보던 두 사람 중 선해철이 고개를 푸드득 흔들고 물었다.

“너, 진짜 자신 있냐?”

내가 배팅할 판돈이 조 단위로 커지자 분위기가 심상찮은 걸 깨달은 모양이다. 마른침까지 삼키는 선해철을 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네, 삼촌. 제가 지금까지 도박에 실패한 적 있습니까?”

뻔뻔하게 되묻는 나를 보며 선해철이 탄성을 흘렸다.

“햐아, 미치겠네. 네가 이렇게 배팅하는 걸 보면 분명히 승산이 있다는 징조인데··· 태진이 넌 어떻게 생각하냐?”

“의장님이 공격적으로 나설 때마다 우린 늘 크게 성공했습니다. 기존의 사례와 달리 이번 경우는 급조한 감이 있지만 걸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박태진의 말대로 난 지금까지 늘 적어도 두세 수는 더 앞서서 판을 만들고 쐐기를 박아왔다.

이번에도 나는 쏘울을 만들 때부터 이 계획을 짜왔고 때가 됐기에 진행하는 것뿐이다. 이번 설계는 두 사람 눈에는 우연으로 보이겠지만 말이다.

***

미간을 좁힌 채 입술을 튀틀던 선해철이 표정을 가다듬었다.

“콜! 그런데··· 마케팅 보험은 어디에 가입할 거냐? 마케팅 보험이라고 해봐야 손해보험이니까···.”

“신성화재에 가입하려고요.”

“신성화재?”

“신성화재요?”

선해철뿐만 아니라 뒤이어 소리친 박태진까지 눈도 목소리도 커졌다.

“너 설마···?”

“전 우리나라 축구팀이 고작 16강에 그칠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대한민국 축구계가 똘똘 뭉쳐서 밀어주는데 16강에서 멈추겠습니까?”

“그럼··· 8강도 가능할 거란 거냐?”

“가능할 거라 봅니다.”

확신을 담은 내 대답에 선해철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본선 진출만 하면 본전인데 8강만 올라가도 네가 던질 보험료는 최하 두 배로 돌아올 거다. 네가 가입할 그 보험을 네 처가가 받아주면 피박을 쓸 테고.”

‘피박만 뒤집어쓸까요? 광박, 멍따, 폭탄, 흔들기 할 것 없이 죄다 뒤집어쓸 텐데.’

우리가 마케팅에 지출할 비용은 신성화재에서 챙길 보험금으로 지급받으면 된다. 그 액수가 커질수록 신성화재는 미치고 팔짝 뛸 터.

소리 없이 웃기만 하던 내게 박태진이 물었다.

“의장님, 그래도 신성화재가 재보험에 가입하면 이 계획은 반절의 성공에 그칠 겁니다.”

“무슨 말이죠?”

“의장님 계획대로 되면 신성화재는 형님 말대로 우리나라 팀이 16강에 올라가기만 해도 우리가 낼 보험료의 최소 두 배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겁니다. 더 높은 토너먼트에 올라갈수록 보험금 지급액은 몇 배로 뛸 테고요.”

“그러겠죠?”

“하지만 우리에게서 인수한 보험의 재보험을 가입해버리면 신성그룹이 가입한 보험의 보험료가 올라가거나 신성그룹 신용등급 강등이 전부일 겁니다.”

박태진의 설명이 꽤나 흥미로웠다. 박태진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형 생각은 뭔가요?”

“할 수만 있다면 신성화재가 우리가 가입할 마케팅 보험에 대비할 재보험 가입을 못하게 막아버리는 것까지 처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나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박태진의 말대로 신성화재의 재보험 가입을 막아버리면 신성화재는 우리에게서 인수한 마케팅 보험에 따른 보험금을 전부 신성금융그룹의 자금으로 토해내야 한다.

당연히.

우리에게 지급할 보험금은 고스란히 신성금융그룹의 손실이 된다. 나 또한 그 점을 노리고 이번 판을 짠 것이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가장 좋은 방법은 재보험에 가입할 시간을 안 주는 거겠죠, 흐흐.”

보험업은 모든 형태의 다단계 중 긴 역사와 방대한 규모, 합법성까지 갖춘 다단계로 그 다단계의 끝판왕인 재보험은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재보험회사들, 런던의 로이즈 보험거래소에 등록된 지급보증인 집단인 신디케이트들의 놀이터다.

우리가 그런 그들을 전부 막는 건 불가능하다. 지들 돈 주고 재보험을 인수하겠다는 걸 무슨 수로 막겠나?

“제 생각도 같습니다, 의장님. 그러니 신성그룹이 재보험에 가입할 시간을 안 주는 게 가장 좋습니다.”

“아니, 내 생각은 달라.”

내 의견에 동의한 박태진과 달리 선해철이 비토를 놨다. 왜지?

“삼촌 생각은 어떠세요?”

“가장 좋은 건 체이스맨해튼까지 움직이는 거야.”

“체이스맨해튼이요?”

“신성화재가 너한테 떠안을 마케팅 보험의 재보험을 체이스맨해튼이 나서면 누가 움직일까?”

답은 하나밖에 없다.

“모건!”

“그래. 네 배팅은 다른 놈들에게 꽁돈 먹을 기회로 보일 거야. 우리나라가 8강 이상 진출할 확률이 극히 낮다고 볼 테니까.”

“그렇죠.”

“그런데 체이스맨해튼, 아니 록펠러 가문이 그 마케팅 보험의 재보험을 먹겠다고 달려들면 모건 놈들이 가만있겠어?”

절대 두고 볼 리 없다. 체이스맨해튼이 신성금융지주 출범에 손을 보태줬다고 해도 모건 가문은 내 처가 놈들에게 최대 채권자 지위를 내세워 그 재보험 계약을 가로채려 들 터.

둘 다 내가 상정했던 계획이었지만 두 사람의 기를 살려줘야 동업자로서 의 상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다. 잠시 고민하던 체하던 나는 손가락을 딱 튕겼다.

“형하고 삼촌이 낸 안들을 믹스하는 게 좋겠네요. 시간도 촉박하게 주고 아이작도 끌어들여야겠어요. 아! 몇 가지 조치를 더 취해야겠네요.”

내가 생각해낸 ‘몇 가지 조치’를 알려주자 선해철과 박태진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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