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 49th. 결혼도 일인 사람들 (3)
나와 장하연은 편하게 옷을 갈아입고 제주도의 한 고깃집에 들어갔다. 상차림이 끝난 상을 사이에 둔 우리는 불판 위에서 익고 있는 두툼한 돼지고기와 전복만 바라봤다.
“이런 데 처음이야?”
“응? ···응.”
장하연이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할만했다. 재벌 중에 어떤 놈들이 이런 고깃집에 와서 식사를 하겠나?
“우리 자기, 큰일이네. 앞으로 나하고 살면 이런 데 많이 다닐 텐데, 흐흐.”
“자꾸 나 놀릴래?”
뾰로통한 표정의 장하연을 바라보며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앞으로 각오해야 할 걸? 여기 말고도 알고 있는 맛집이 많거든. 우리 자기 살찌는 거 시간문제겠다, 흐흐.”
“으휴··· 빨리 고기나 잘라. 타겠어.”
“예이, 예이.”
실실 웃으며 장하연을 살짝 약 올렸던 나는 그녀의 채근에 느물느물 대답하며 불판 위의 고기와 전복을 먹기 좋게 잘랐다.
“어떻게 먹는 거야?”
“내가 하는 거 잘 봐, 후후.”
나는 손에 쥔 젓가락으로 지글지글 익고 있는 고기를 불판 위에 있는 갈치속젓에 찍은 뒤, 같이 구운 마늘까지 다른 손에 펼쳐놓은 상추에 얹었다. 그 다음, 쌈장도 살짝 넣어서 쌈을 쌌다.
“이렇게 싸는 거야. ‘아’ 해봐.”
“나 주려고 싼 거였어?”
쌈을 내민 내 손을 보고 장하연의 눈이 반짝였다. 나는 그녀를 보며 빙긋 웃었다.
“우리 아버지가 첫 고기는 좋아하는 여자한테 주는 거라고 했거든.”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 가족은 주말이면 야외에서 바비큐 그릴에 고기를 구워서 먹곤 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늘 어머니에게 처음 구운 고기를 쌈으로 싸서 먹여주곤 했었다.
“아버님, 정말 낭만적인 분이었구나.”
“지금도 저 하늘에선 주말마다 고기 구워서 첫 고기는 어머니한테 드리고 있을 거야. 얼른 먹어.”
쌈을 쥔 손을 다른 손으로 받쳐서 내민 나를 보고 장하연이 살풋 웃었다.
“잘 먹을게, 자기야. 아-.”
장하연은 내가 내민 쌈을 다른 손으로 가린 채 한 입에 넣었다. 오물오물 거리는 모습이 사랑스럽기만 했다.
“어때?”
한참을 오물거리던 장하연의 입에서 탄성이 나왔다.
“맛있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다. 전생엔 가끔씩 박태진과 함께 머리 식힐 겸 내려와서 고기와 소주를 마시던 곳이었는데···.
그 뒤로 나와 장하연은 부지런히 구운 고기와 전복구이를 먹었다. 처음 먹어서일까, 맛이 있어서일까 장하연은 부지런히 젓가락을 놀리며 쌈을 싸먹었다.
“우리 부인 정말 잘 먹네. 너무 보기 좋다, 흐흐.”
“열심히 먹어야지. 우리 남편이 사주는 건데.”
식사를 마친 우리는 후식으로 냉면 한 그릇씩을 먹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잘 먹었습니다, 사장님.”
“밥 먹는 거 지켜봤는데 신혼인가 봐요?”
푸근한 인상의 사장 아주머니의 질문에 장하연이 내 팔을 꼭 껴안았다.
“네. 저희, 신혼이에요. 잘 먹었습니다, 사장님.”
“아이고, 한참 좋을 때라 잘 먹었구먼. 우리 새댁이 맛있게 먹어줬으니까 만 원 깎아줄게.”
한 푼이 아쉬운 시국에 만 원이나 깎아주겠다니? 아주머니의 후한 인심에 장하연이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사장님. 먹은 만큼 계산해야···.”
“아이고, 신혼인데 아껴야 잘 살지? 내 딸 같아서 그래. 나랏님이 외국 친구 분 돈 끌어다 곳간 채우겠다고 애쓸 만큼 나라 살림이 힘든데 젊은 친구들은 오죽하겄어? 안 그려?”
아주머니의 푸근한 인심에 우리는 민망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렇게 해, 자기야. 다음에 또 오면 되지.”
“그럴···까?”
잠시 망설이던 장하연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장하연은 내 팔을 놓고 아주머니에게 고개를 숙였다.
“고맙습니다, 아주머니. 복 많이 받으실 거예요.”
“우리 새댁이 참 착하구먼. 말이라도 고마워.”
계산을 마친 우리는 어느 새 주홍빛으로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숨을 내쉬었다.
“후우, 잘 먹었다. 이 집, 괜찮지?”
“음식도 맛있고, 사장님도 친절하니 좋네. 제주도 고려호텔 사람들, 우리 사비로 주마다 여기서 회식하게 해줘야겠어. 리조트 사람들도 회식시켜주면 좋을 것 같은데··· 어때?”
“콜. 우리 누나 칭찬해줬는데 그 정도는 해드려야지, 후후.”
반대할 이유가 있겠나. 직원 복지 차원에서도 나쁘지 않은 일이고 공금으로 생색내는 게 아니라 우리 사비를 털어서 할 일이기에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
점심 겸 저녁으로 거하게 식사를 했던 우리는 공식 신혼 첫날밤을 아주 힘차게 보내고서야 잠이 들었다. 정신없이 자던 우리를 깨워준 건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이었다.
세면을 마치고 커피를 마시던 장하연은 팬케이크를 잘라먹는 나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아침부터 그게 들어가? 난 어제 그거 먹고 아직도 배부른데.”
“어제 힘 좀 썼잖아. 그러니까 다시 채워 넣어야지.”
태연하게 대꾸하던 나는 팬케이크를 입에 넣고 우물거렸고 장하연은 그런 날 보며 피식 웃었다.
“누가 보면 발전소에 연료 채우는 줄 알겠어, 얘.”
“틀린 말은 아니지. 먹어야 기운이 나잖아. 기운 내서 오늘 밤에 또 발전소 돌려야지, 흐흐.”
짐짓 음흉한 미소를 짓고 실실 웃으며 바라보자 장하연이 내게 물었다.
“우리 신랑은 못 하는 게 뭘까? 낮일도 잘하고 밤일도 잘하는 것 같고···.”
“누구 남편인데.”
“어련하시려고요?”
낮일이든 밤일이든 인생 두 번 살아보면 되는 일이지만 밝힐 수는 없기에 나는 장하연에게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캐주얼 정장으로 차려입고 호텔 로비로 내려갔다.
“객실 현황은 어떤가요?”
“외환위기 여파로 공실률이 80퍼센트가 넘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얼마 전에 고려호텔 상무에서 공동 대표이사로 승진한 장하연의 첫 사업점검인데도 실적이 좋지 않은 터라 제주 고려호텔 사장 이하 임원들은 장하연에게 고개를 조아렸다.
“평소라면 몰라도 지금은 어쩔 수 없죠. 신규 고용은 어려워도 기존 인원 감축은 없을 테니까 조금만 힘내도록 해요, 우리.”
장하연의 위로에 임원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사, 사장님?”
“지금은 다들 힘든 때입니다. 그래도 식재료 신선도는 평소처럼 유지하세요. 재고회전이 안 될 것 같은 식재료는 독거노인 분들께 음식으로 만들어서 나눠드리고 언론에 홍보하시고요. 홍보할 때 그분들께 부담 안 가게 하세요.”
장하연의 지시는 호텔 경영자로서 현명하고 또 섬세했다.
호텔의 이미지의 1순위인 식재료 품질을 챙기면서 손실처리 될 비용을 이미지 마케팅에 쓰는 수완도, 홍보 과정에서 얼굴이 팔리게 될 수혜자들의 처지까지 헤아리는 마음씀씀이도 장수연에게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 아닌가?
그 뒤로도 나와 장하연은 근처에 있는 해동그룹 콘도 리조트에 가서 객실 현황을 점검했다.
“휴우, 신년맞이 장사는 다한 거 같아.”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힘없이 늘어뜨린 장하연을 바라보던 나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레저사업이야 경기에 민감하잖아. 할아버지나 다른 어른들도 이해해주실 거야.”
“그래도···.”
말끝을 흐리는 장하연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혼외자식인데도 내 여자가 되고, 우리 집안의 장손며느리가 됐으니 부담스러운 걸까?
“차라리 경기가 회복된 뒤를 준비하는 게 어떨까? 레저사업은 경기가 풀려야 실적이 회복될 것 같은데.”
“고민하지 않은 건 아냐. 경쟁업체들과 다른 메리트가 있어야 방문객이 늘어날 텐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차선책을 제시해도 장하연의 표정은 풀릴 줄을 몰랐다. 우리 마느님이 힘들어하니 내가 나서야 할 것 같았다.
“우리, 드라이브하면서 바람이나 쐬고 올까?”
“드라이브?”
“보여주고 싶은 데가 있거든.”
“진짜?”
우리 둘은 곧바로 차에 올라타고 해안도로를 달렸다. 한참을 돌고 돈 끝에 우리가 도착한 곳은 월령리에 있는 조그만 마을이었다.
마을 어귀에 차를 세운 우리는 마을 골목을 걷고 걸어서 바닷가가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납작하고 넓적한 선인장 군락이 있었다.
“···선인장이네? 누가 심었지?”
“누가 심은 거 아냐. 여기서 스스로 자란 거야.”
내가 건넨 대답에 장하연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자생종이라고?”
장하연에게는 식물을 키우는 취미가 있다. 좋아하는 만큼 아는 것도 많은 터라 한국에서 선인장이 자생한다는 게 신기한 모양이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여기서 자생하는 거래.”
우리 앞에 펼쳐진 이 선인장 자생지는 오는 2001년쯤에나 천연기념물 제429호로 지정될 곳이다. 내가 이 선인장 군락을 보여준 건 장하연에게 아이디어를 주기 위해서였다.
“여기서 자라는 선인장을 농장에서 키우고 선인장 열매를 갈아서 초콜릿으로 만들어 팔면 어떨까?”
“초콜릿?”
“거기에 디자인은 돌하르방으로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백년초 초콜릿만 만들면 심심하니까 감귤 초콜릿도 만들고 반응이 좋으면 비스킷이나 쿠키, 마들렌 같은 걸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 어때?”
내 의견을 듣더니 장하연의 눈이 반짝거렸다.
“먹힐 것 같은데? 만다린 오리엔탈 장미잼만큼은 아니더라도 해볼 만하겠어. 스토리부터 만들고 리조트, 체험형 농원도 만들면 괜찮겠다.”
그녀의 말대로 몇몇 유명 호텔들은 그 호텔을 상징하는 음식이 있고, 그 음식마다 스토리가 있다. 다들 코앞의 현실에 급급해있을 때 나는 장하연과 함께 해동그룹 레저사업부를 상징하는 기념식품을 만들고 싶었다.
한참 들떠있던 장하연이 이내 시무룩해졌다. 왜지?
“무슨 문제라도 있어?”
“돈.”
“돈?”
“회사는 허리띠 졸라매야 하니까 내 돈 써야 할 텐데··· 홍콩에서 벌어온 건 주식 인수하느라 다 썼잖아.”
고려호텔 지분 인수 때문에 현재 장하연의 통장 잔고는 0원이었다.
“내 돈 쓰면 되잖아?”
“레저사업은 내 사업이잖아. 그러니까 내 돈 써야지.”
부부지간이라도 공과 사를 가리는 장하연의 모습을 보니 안쓰러우면서도 애틋하기만 했다. 나는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선해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삼촌. 전에 우리가 투자했던 타이타닉 매출, 얼마나 나왔어요? 네? 아깝긴요. 알겠습니다, 삼촌. 서울 올라가서 뵐게요.”
통화를 마친 나는 장하연에게 말했다.
“돈 걱정 하지 마, 자기야.”
“무슨 소리야?”
“우리가 타이타닉에 투자했던 거 기억해?”
잠시 눈을 깜빡거리던 장하연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 그거 있었지? 그거··· 잘 됐대?”
기대가 가득한 장하연을 보며 나는 손가락을 모두 펼친 양 손을 들었다.
“네 표정 보니까 1억 달러는 아닐 테고··· 혹시···?”
망설일 만큼 말하기 어려운 숫자일 거다. 내 여자가 말하지 못하니 내 입으로 말해줘야겠지?
“10억 달러!”
“진짜?”
장하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기가 투자한 게 내가 준 것까지 합쳐서 4천만 달러니까··· 배급사가 반절 가져가도 자기 몫으로 배당될 돈만 8천만 달러야. 어때?”
지금 스코어를 토대로 뽑은 결과만 알려줬지만 타이타닉의 매출이 원래 스코어였던 18억 5천만 달러를 찍으면 장하연이 받을 배당금만 1억 4,800만 달러다. 돈 문제가 해결되자 장하연의 표정이 밝아졌다.
“고마워, 자기야.”
“고맙긴. 자기 얼굴 밝아졌으니까 그걸로 됐어.”
빙긋 웃던 나는 장하연에게 물어볼 게 있었다.
“그런데··· 돈은 어떻게 쓸 거야?”
“여기 마을에 농장 만들어서 마을 분들한테 넘겨줄 거야. 선인장 열매 가공 공장도 차려서 넘겨줄 거고.”
지금 헛소리를 듣는 줄 알았다. 농장에 공장까지 차려주려면 족히 백억 단위는 그냥 써야 하는데 그 모든 걸 마을사람들에게 공짜로 넘겨주겠다니?
믿을 수가 없어 연신 눈을 껌뻑거리던 내게 장하연이 말했다.
“이 마을 분들, 선인장 지켜준 분들이잖아?”
“그렇긴 한데··· 그게 전부는 아니지?”
이 또순이가 마냥 손해 보는 장사를 할 리가 없다. 명분과 실리 모두를 챙기려고 애쓸 거라 믿은 내게 장하연이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물론이지. 농장은 이 근처에 지을 리조트 호텔과 연계해서 체험 프로그램 만들고, 선인장 열매 공장에서 만들 가루는 우리가 독점 구매하는 조건 달 거야. 매각 시에는 우리가 우선 매수권 갖는 조건도 붙일 거고.”
역시나였다. 장하연답게 우리의 호의가 악용될 수 있는 문제에 철저히 대비할 수 있는 방법까지 순식간에 짜버렸다.
“그럼 다 된 거지? 사진 자료 확보하고 얼른 돌아가자.”
“오케이.”
나는 얼른 선인장 자생지부터 근처에 있는 월령코지와 그 주변까지 전부 사진에 담았다. 우리 둘만의 셀카를 찍은 건 말할 것도 없었다.
***
며칠 뒤.
삼청동에 있던 이대수는 이성민, 장하연 내외의 전화를 받았다.
“흠··· 알았다. 고민해보자.”
담담하게 대답하고 수화기를 내려놓은 이대수가 껄껄 웃었다.
“허허, 기가 막힌 한 쌍이구먼.”
일에서 빠져나와 푹 쉬길 바랐건만 본성은 어디 안 가는지 장손 내외가 그 새를 못 참고 사업을 구상해버렸다. 이대수는 신혼여행 중에도 집안 살림을 챙기는 두 사람이 대견하기만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대수가 수화기를 들었다.
“승주냐? 시간 있으면 내일은 제주도 가서 바람이나 쐬고 오자. 태 대표도 같이 가봐야 한다고 일러둬.”
주책 떠는 것 같았지만 장손 내외가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겠다고 신혼여행인데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니 팔자 좋게 집 안에서 늘어져 있기엔 염치가 없었다. 수화기를 내려놓은 이대수의 얼굴에는 흐뭇함이 넘치고 있었다.
***
다음 날 아침.
“하, 할아버지?”
“하, 할아버님?”
아침을 먹고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있던 우리는 할아버지와 고승주, 태재호가 왔다는 얘기를 듣고는 황급히 몸을 씻고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로비에 내려갔다.
“그렇게 입으니 젊어 보이고 좋구나, 허허.”
“어떻게 여기까지···?”
“너희들 신혼여행 방해하고 싶진 않았는데 어제 들은 얘기를 듣고는 참을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두 사람과 함께 왔다.”
할아버지도 참 대단한 분이었다. 어지간해서는 삼청동 서재를 지키는 분께서 제주도까지 비행기를 타고 왕림하시다니.
장하연의 눈치를 보던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할아버지. 금방 준비해서 내려오겠습니다.”
“빨리 다녀오겠습니다, 할아버님.”
우리 둘은 할아버지에게 고개를 숙인 뒤, 재빨리 객실로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느라 민낯이었던 장하연은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 화장을 했고, 옷을 갈아입은 나는 컴퓨터가 놓인 탁자로 달려갔다.
“자기야! 보고서 정리해둔 거 어딨어?”
“거기 탁자에!”
탁자에 쌓인 서류더미를 뒤적거리던 나는 간신히 사업계획서를 찾았다. 사업 아이템을 찾은 날부터 호텔에 요청해서 컴퓨터와 프린터를 설치한 탓에 우리가 머무는 객실의 책상은 사무실처럼 변해 있었다.
자료를 챙긴 나는 빛의 속도로 기본 화장만 마친 장하연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우리가 부부로서 처음 준비한 사업은 어떤 평가를 받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