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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재능으로 정점-28화 (28/217)

[28화]

“여기도 진짜 오랜만에 온다.”

“그치? 우리 방학에 같이 있는 것도 3년 만이야…”

“나야, 마틴이 사제행에 나서서 그렇다고 해도 넌 어떻게 자유가 됐데?”

“파울로 님께서 약초 때문에 잠시 다녀올 일이 있으시다고 하셨어! 진짜!! 너무 행복하다…그리고 이제 앞가림은 조금 한다고 하셔서…”

“언제는 얼굴이라도 한 번 뵈면 좋겠다고 했으면서…”

“그야… 지금도 좋긴 하지만…. 지옥이라구우… 공부할 때는…”

같이 이야기를 하던 중에 유모가 달려 나왔다.

“도련님!!!!!”

어느새 유모보다 크게 자란 자신이었다.

“우리 도련님이랑 범 님은 어느새 이렇게 자라셨대요. 이제는 제가 올려봐야 하게 생겼어요!”

“유모! 이제 나도 조금만 지나면 성년이라구우!”

“우리 도련님이 벌써 성년이라니…. 정말… 믿어지지 않아요… 범 님은 정말 잘 크셨네요!”

“나도 클거거든! 아직 다 큰 거 아니야!”

“정말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어요?”

“그럼요! 범 님도 오랜만에 뵈어요. 어서 들어와요! 제가 주방장한테 말해서 이미 준비해 놨어요!”

카인과 함께 방에 올라가자, 2층 침대가 보였다.

[범]

[오치]

침대에 새겨진 서로의 이름이 보였다. 참 저리도 작았구나 싶었다.

“범아! 오랜만에 다시 키 재볼까?”

“그래. 그러자.”

키를 함께 재고 서로 마주 보고 앉자, 카인이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범아. 내가 이번에 2서클에 오른 거는 알고 있지?”

“그럼. 내가 그걸 어떻게 잊어….”

몇 달 전, 2서클에 오른 카인은 세상을 얻은 것처럼 말해 주었기에 결코 잊을 수 없었다.

‘얘도 괴물은 괴물이지… 13살에 2서클… 마법사라고 불리는 경지에 바로 올라서다니… 진짜 얜 왜 들어본 적이 없는 거지…’

2서클은 기사로 치면 정식으로 기사로 서임받은 것과 같았다. 소드 유저가 되어야만 자격이 주어지는 그 경지에 13살이 오른 것이다.

“내가 2서클이 되면서, 허락을 받은 게 있어. 너에게 말해 줄 수 있게 되었어. 근데, 제약서를 써야 한대…”

“뭔데 제약서까지 써? 꼭 말해야 하는 거야?”

“응… 꼭 말하고 싶어.”

그러면서 꺼내는 제약서. 최상급의 제약서였다. 실물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야… 이거… 최상급 제약서 아니야? 도대체 뭔데…?”

“그건… 써야 말해 줄 수 있어… 쓸 수 있겠어?”

제약서를 확인하니 그 조건이 간결하지만, 무시무시했다.

[제약서를 작성하고 들은 이야기를 외부인에게 발설하면 죽는다.]

“와… 이거… 장난 아닌데? 정말. 말해야 하는 거야?”

“응.”

잠시 고민을 하는 동안, 그 모습을 초조하게 보고 있는 카인이 보였다.

‘카인…이 이정도로 원하는 거라면… 한 번쯤은…’

“후… 알았어. 가져와.”

제약서에 피를 내어 인을 찍는 자신을 보며 세상을 가진 표정을 짓는 카인이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고마워 범아.”

“그래서. 할 이야기가 뭔데.”

“혹시 [마타 하리]라고 들어봤어?”

“그거, 전설 아니야? 10년 제국 때부터 있었다는 정보 길드잖아. 설마…?”

“응. 내가 거기 후계자야. 부모님이 현재 이끌고 계셔. 와… 내가 진짜 말해 주고 싶었는데, 성년이 되거나 2서클이 돼야 해서… 이제 말해서 미안해…”

카인을 말을 듣고서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니 너무 많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마타 하리]가 실존했다고…? 아니… 뭐…’

“그리고 이거 찢어버리자!”

그리고서는 최상급 제약서를 찢어버리는 카인이었다. 그 귀한!

“카인! 무슨 짓이야!”

“난 널 믿으니까. 이건 내 재량이거든!”

“미친…”

여전히 머리는 멈춘 상태였다. [마타 하리]도 그렇고, 최상급 제약서를 찢어버린 것도 그렇고.

자신이 아는 카인이 맞는지조차 의문이었다.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설마…. 얘가 그럼 그 사신 오치소르인 건가? 마법사 주제에?’

전생에, 암살자로 이름이 높았던 사람이 있었다. 어떻게 무슨 방식으로 살인을 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남자인지도 여자인지도, 나이가 어린지도 많은지도 그 무엇도 알려지지 않았던 암살자.

그저 [오치소르]라는 카드 하나만 두고 갔던, 암살자 중 사신이라는 감히 신(神)이 들어간 이명을 얻은 유일한 암살자.

“카인, 너 혹시 아명이 오치가 아니라 오치소르야?”

“어? 어떻게 알았어?! 범이는 똑똑하기까지 하구나… 고대어라고 하는데 너가 알 줄이야!”

‘와… 맞네… 이 어벙벙이 착해 빠진 애가 사신이였어…’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진실에, 그저 덮어 두고 납득하기로 했다.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마타 하리]든 사신이든 뭐든 카인이 자신의 친구라는 것, 그리고 어벙벙이에 착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와… 카인. 사실 아직 감도 안 오긴 하는데, 뭐 카인 넌 카인이니까.”

“…!”

왜인지 모르겠지만, 눈망울에 눈물이 망울 망울지는 카인이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알았구나? 나한테 대단하다고 할 게 아니라 네가 엄청 대단한 건데?”

“역시!! 범아. 넌 이럴 줄 알았어! 막 막… 유모랑 부모님이 엄청나게 겁주고 그랬는데… 내가 범이는 안 그럴 거라고 했거든!”

한창 울면서 웃으면서 기뻐하고 있는 카인과 있을 무렵 유모가 노크하고 들어왔다.

“유모! 이봐! 범이는 다르다고 했지!”

“네, 네, 그럼요. 범 님도 이제 저희 식구네요. 그럼. 제대로 된 소개를 해야겠죠?”

“네?”

“반가워요. 범 님. [마타 하리]소속 1급 요원 김영옥이라고 해요. 그 마음 안 변하길 바랄게요!”

“그럼… 유모인 거는…?”

“아니요! 우리 도련님의 유모에요! 하튼 이제 내려와서 식사하세요!”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밥을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카인에게 이끌려 방으로 돌아왔다.

“범아 범아 내가 진짜 멋있는 거 구경시켜 줄게!”

그 말을 끝으로 갑자기 침대 앞에서 키를 새겼던 기둥에 손짓하는 카인이었다.

그 손짓에 맞추어 침대가 접히고 아래로 내려가는 통로가 나타났다.

“어…?”

“일루 와! 여기가 내 비밀의 방이야!”

카인을 따라 내려간 방에는 전 대륙의 지도와 여러 가지 서류로 보이는 종이 뭉치들이 있었다.

“여기가 내가 공부하는 곳이야! 정리는 좀 안 돼 있지만… 헤헤 어때?”

그냥 종이와 그림 등의 뭉치가 여기저기 쌓여 있는 공간으로 보일 뿐이었다.

“어… 무슨 공부?”

“음… 이런 거? 이거 봐 봐”

책상 위에 있던 서류를 건네받아 그 서류를 읽는 순간

“억…?! 어?!”

그 서류에는 로사에 관련된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것도 상세하게 가문과 지금의 추정되는 경지 등등.

“와…. 엄청난데? 네가 다 받아 보는 정보인 거야?”

“음… 이것저것 받으면 내가 조합하고 그런 거야. 어때?”

“진짜…. 대단하다. 근데 틀린 거 있다.”

“어?! 뭔데 뭔데?!”

“추정되는 경지가 유저에 다다름이라고 쓰여 있는데 완숙한 유저야. 아마 1~2년 안에 익스퍼트에 오를걸?”

“헐…. 진짜? 정말…?”

전생에 로사는 16살에 익스퍼트의 경지에 올랐다. 이번에는 그보다 빠를 것 같기에 말해 준 것이다.

“응. 스승님이랑 상성도 좋고 엄청 노력하잖아. 로사 천재야 걔.”

“응 응. 고쳐 놔야겠다. 그나저나 그런 천재에게 단 한 번도 지지 않은 넌 초천재야? 자랑하는 거야?”

웃으며 말하는 카인을 보며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그 때문에 이래저래 관심을 많이 받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역대급 천재인 로사에게 단 한 번도 지지 않은 기본 재능의 고아. 최근 여기저기서 스카웃 제의를 많이 받고 있었다.

“그냥… 운이 좋은 거야 로사랑은 상성이 안 좋아서 그래. 그나저나 늦겠다. 빨리 나가자.”

“웅 웅! 다음에 시간 내서 제대로 보여 줄게! 너도 알아야 할 게 많아!!.”

“그래. 그래.”

*

식당에 내려가 보니 어느새 친구들이 와 있었다. 에밋, 량 그리고 샨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카데미 생활을 하면서 진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들이라면 이 넷이었다.

“너네가 제일 늦으면 어떻게!”

“미안… 미안. 빨리 먹고 출발하자.”

“공녀님 덕분에 갈 수 있는데 이렇게 늦으면 좋지 않다.”

3학년이 되어서야 샨의 입이 열렸다. 온전한 에밋 바라기. 무뚝뚝이. 그럼에도 마음을 열어 준 소중한 친구였다.

“진짜 에밋 넌 좋겠다.”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를 만들고 생활하는 아카데미 생활은 자신의 전생과는 너무 다른 생활이었다.

그리고 에밋의 덕분에 던전을 갈 수 있게 된 것도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었다.

“에밋, 이번에 우리가 가는 던전이 경계에 있다고 했지?”

“응. 본래 우리 가문의 영지가 수도 근방에서 시작 했어서. 그 부근에 만드셨다고 하셨어.”

“우리가 가도 괜찮은 거야? 정말로?”

“괜찮다니까. 몇 번째야 정말. 아버지도 허락하셨다니까.”

“아니… 그래도 너무 과한 거 같아서 그렇지. 너희 가문 시련의 던전이면 엄청난 건데…”

“너네는 내 친구들이잖아. 친구를 위해서 이정도야 뭐. 어머니가 그러셨어. 죽기 전에 친구 3명만 사귀었음 성공한 인생이라구.”

“그 친구에 내가 들어가는 게, 항상 말하지만 믿어지지 않는다.”

“이상한 데서 소심하다니까.”

식사를 마치고 에밋 가문에 마차에 올라 던전으로 향했다.

“시련의 던전은 다들 알고 있지?”

마차 안에서 에밋의 친절한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응. 5대 영웅 중에 현자께서 시작한 후계육성용 던전이잖아.”

“맞아. 각각 던전들이 다 다르기는 한데 목적은 후계를 교육하는 게 중점이야. 그래서 웬만하면 죽게 되는 경우는 없지.”

“그래도 아예 안전한 건 아니잖아?”

“응. 그건 사실이지만, 우리 정도면 크게 다칠 일도 없지 않을까? 근데… 나도 던전 내부는 잘 몰라.”

“응? 왜?? 너희 선조들도, 가신들도 꽤 많이 다녀왔을 거 아니야?”

“가신들이 들어가게 된 건 얼마 안 됐어. 예전에는 계약의 서가 없었을 때는 신전의 언약 서를 쓰고 들어가야 했거든…”

“헐… 역시…. 왕국의 하나뿐인 공작이어도 언약의 서는 힘들구나.”

“당연하지. 하여튼 그래서 내부는 잘 모르는데 다녀온 모든 사람이 성장을 하거나 길을 찾아 나온 건 확실해.”

“우리 스승님 덕분이지! 에밋네 가신들이 들어갈 수 있게 된 건!”

“맞아. 파울로 님  덕분이지. 그래서 왕가는 싫어하긴 하지만…”

“하튼. 귀족들은 힘들겠어. 아카데미에서부터 정치라니… 으…”

“그 중심에 너가 있다는 생각은 안 하지? 범아.”

“내가? 내가 왜 그 중심에 있어?”

“3명의 신성 그중 무(武)를 담당하는 신성인 로사에게 한 번도 진 적이 없잖아. 온갖 곳에서 너를 원한다고.”

“카인에게도 말했지만, 상성 문제라니까. 로사는 진짜 천재야. 엄청나지.”

“오오. 천재의 겸손인가. 그럼 범이 네가 생각하는 랭킹은 어때?”

랭킹은 아카데미의 고유의 성적 제도이다. 학년별로 하나와 전체 랭킹이 있는데, 그 전체 랭킹에서 로사는 이미 100위권을 바라보고 있었다.

“로사?”

“음… 세 명의 신성 전부 말해 주면 안 되나?”

에밋의 말에 살짝 표정을 찌푸리는 카인이었다.

“그거… 엄청 애매한데…?”

“아냐. 뭐 너희들이니까. 로사와 재인은 과소평가 스콜라스는 과대평가.”

“어? 정말? 스콜라스 엄청 빠르게 3서클에 올랐잖아.”

범의 말에 놀라 량이가 반문했다. 실제로 스콜라스는 가장 빠르게 3서클에 오르기도 했다.

경지로 보면 스콜라스가 가장 빠르게 올랐다. 13살에 3서클에 오른 희대의 천재.

비록 속성이 하나에만 치중되어 있지만, 3서클에 올랐다는 것 자체는 엄청난 일이었다.

“글쎄… 3서클이 그리 중요한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스콜라스는 학자도 아니고 전투마법사도 아니라는 거지.”

“와… 범이는 정말 고아 같지 않다니까. 그 로사는 그렇다 치고 재인은 왜?”

자신 말에 쉽게 수긍한 에밋이 이어서 물었다.

‘얘는… 공녀면서도 은근히 내 말을 잘 믿어준단 말이지…’

“재인은, 아카데미 내에서 상대적으로 과소평가 될 수밖에 없지. 보이는 것이 아니니까. 하지만, 나중에 셋 중 영향으로 치면 가장 클 수도…”

사실 세 명의 미래를 알기 때문에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의도치 않게 본질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만든 동아리의 주제에 가장 적합한 게 스콜라스이기도 하고.”

“하긴… 그도 그렇네. 난 사실 에밋이 우리 동아리에 들어올 줄을 상상도 못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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