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 투기장
183. 투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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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포탈로 들어온 황금빛 털의 늑대인간.
광신의 신 펜타르는 주변을 살폈다.
『기분 나쁜 곳이군. 』
하얀색의 넓은 평야, 게다가 하늘 역시 백야 현상으로 밝았다.
새하얀 공간에 있는 느낌을 주는 꺼림칙한 곳이었다.
『킁킁. 』
하지만 펜타르는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고 후각에 집중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이곳에 들어오고부터 더욱 뚜렷하게 느껴지는 태초신의 힘이 담긴 파편이다.
『저쪽이군. 』
힘을 냄새로 맡을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갖춘 펜타르는 단번에 이곳에 가득 찬 태초신의 힘이 퍼지는 곳을 찾아냈다.
그는 네 발을 사용해서 달렸고,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황금색 빛줄기가 남았다.
『개새끼 아니랄까 봐 냄새 맡는 건 타고났군.』
그 뒤를 붉은색 빛줄기가 따라갔다.
펜타르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곧바로 따라 들어온 불의 신 불타르였다.
『빌어먹을······. 』
세 번째로 들어온 마신 데이아스는 진하게 느껴지는 태초신의 힘에 더욱 얼굴이 안 좋아졌다.
그는 이곳이 함정이 아닌, 진짜 일 수도 생각했다.
『놈들보다 늦게 도착해서는 안 된다. 』
데이아스는 둘을 앞서간 둘을 따라잡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 움직였다.
“제길, 늦었다. 전부 달려!”
뒤늦게서야 들어온 초월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자신들이 늦었다는 것을 깨닫고, 앞서 들어간 셋의 힘을 느끼며 움직였다.
『저기 있구나! 』
가장 먼저 도착한 자는 펜타르였다.
펜타라는 높게 솟아오른 돌기둥 꼭대기에 있는 황금빛 수정을 보면서 침을 뚝뚝 흘렸다.
『저 힘은 내 것이다!』
펜타르는 광기에 찬 눈으로 높이 뛰어올랐다.
지금 그에게는 높게 솟아오른 돌기둥 위에 있는 황금빛 수정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그가 꼭대기에 도달하려는 그때, 막아서는 것이 나타났다.
화르륵-!
진홍빛의 강력한 화염의 그의 앞에 가로막았다.
『미천한 짐승 새끼라 그런지 과분한 힘을 몰라보는군. 』
어느새 펜타르를 따라잡은 불타르였다.
『당장 그곳에서 떨어져라!』
넓게 퍼졌던 화염은 그대로 갈고리로 모습을 바꾸면서 펜타르를 끌어내렸다.
쾅-!
높은 곳에서 그대로 추락한 펜타르는 강하게 땅에 박혔다.
치이익-!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불타르의 화염은 그대로 펜타르를 짓누르며 태우기 시작했다.
『크윽······.』
『그래, 미천한 짐승 새끼인 네놈에게 어울리는 모습이구나. 』
『네놈! 네놈은 갈가리 찢어 죽여주마! 』
펜타르는 자신을 하찮게 보는 불타르를 보며 광기에 찬 증오를 쏟아냈다.
투드득-!
그 순간, 펜타르의 몸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화염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고작 생각한 게 덩치를 키우겠다는 건가? 짐승다운 생각이군. 』
불타르가 지금 사용한 화염에는 레드 드래곤, 그것도 상당히 오랜 세월을 살아온 고룡의 에고가 담겨져 있었다.
고작 저런 힘으로 풀어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게 계속 발악이나 하면서 내가 힘을 취하는 모습을 지켜봐라. 』
불타르는 펜타르를 비웃으며 돌기둥의 정상을 향해서 움직였다.
그렇게 순식간에 정상에 오른 그는 태초신의 힘이 담긴 수정을 손에 넣는 듯했다.
하지만 강력한 힘을 얻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 』
불타르는 뒤에서 느껴지는 섬뜩한 힘에 곧바로 기둥에서 멀어져야 했다.
서걱-!
불타르가 사라진 곳에는 검은빛 검기가 바람을 가르며 날라왔다.
검은빛 검기의 주인은 불타르를 뒤따라서 들어온 데이아스였다.
『뒤를 노리다니, 비겁한 성격은 여전하구나.』
공격을 가볍게 피해낸 불타르는 불쾌한 표정으로 데이아스를 보며 말했다.
『네놈이야말로 분수에 안 맞는 욕심이 여전하구나,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어리석어. 』
데이아스를 보고 비웃던 불타르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화르륵-!
그 순간, 그의 몸에서 강력한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불타르는 창조주가 빗은 태초의 12신, 그중 불을 관장하는 최상위 신의 위용을 제대로 뽐냈다.
일순간 일대가 붉은 화염으로 물들었다.
그 모습을 본 데이아스의 표정이 차갑게 식었다.
‘빌어먹을 놈, 그새 더 강해졌군.’
불타르는 타고난 힘은 12신 중에서도 수위를 다툴 정도였지만, 그 천성이 게으르고 난폭했다.
그 탓에 12신이 아닌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강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보여주는 불타르의 힘은 자신의 예상을 벗어나 있었다.
『이봐 검둥이. 』
그때, 그에게 의념을 걸어오는 존재가 있었다.
불타르의 강력한 화염에 붙잡힌 광기의 신 펜타르였다.
『뭐지? 』
데이아스의 시선이 처음보다 배 이상 커진 펜타르에게 향했다.
펜타르의 몸은 붉은 화염에 타고 있었지만, 그보다 재생이 빨라 기괴한 모습을 보였다.
『당장 나를 도와라, 화염을 공격해라. 』
펜타르의 명령에 데이아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도움을 요청해도 모자란 판에 명령을 내리니 당연했다.
『역시 짐승 대가리인가? 그럴 땐 명령이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는 거다. 』
데이아스는 지성인으로서 펜타르에게 가르침을 내렸다.
물론, 전부 적인 상황에서 그를 도울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다.
『검둥이, 네 놈 혼자서 저 불덩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건 불가능하다.』
『 ······. 』
정곡을 찌르는 펜타르의 말을 데이아스는 애써 무시했다.
『일시적 동맹이다, 일단 저 불덩이 녀석부터 처리하고 생각하자고. 』
『 ······. 』
『뭐냐? 설마 자존심 때문에 그런 거냐? 그깟 자존심 때문에 저 힘을 불덩이 녀석에게 넘기겠다고? 들어보니 네 놈의 원수 같은데 그럴 수 있는 거냐? 』
펜타르는 자신의 말을 들어먹지 않자, 다급하게 데이아스를 자극했다.
만약 이대로 상황이 흘러간다면, 눈앞에 강력한 힘을 그대로 놓쳐야 했다.
하지만 그의 걱정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서걱-!
데이아스의 검이 펜타르의 몸을 구속하는 화염을 베어냈다.
『시끄럽다, 개새끼. 말할 시간에 저 불덩이 녀석을 찢어 죽일 생각이나 해라. 』
『다행히 멍청이는 아니군, 네놈은 저 불덩이를 처리하고 씹어 먹어주마. 』
『같은 생각이다. 』
그렇게 둘은 일시적인 동맹을 맺고 불타를 향해서 덤벼들었다.
『그래, 힘도 없는데 자존심을 챙기는 짓은 멍청한 짓이지. 어디 한 번 끝까지 발악해봐라. 』
불타르는 동맹을 맺은 둘을 보고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웃으면서 둘의 공격을 받아냈다.
“ ······꿀꺽, 빌어먹을 정도로 강하군.”
화염과 마기의 폭풍이 주변을 휩쓸고, 그 사이에서는 황금빛 섬광이 번쩍였다.
뒤늦게서야 현장에 도착한 초월자들은 마른 침을 삼키며 최상위 신들이 싸우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제야 이런 함정을 만든 이유를 알겠어.”
“그래, 전부 싸우다 죽으라는 거지.”
그렇다.
은순이가 창조한 차원, 이곳은 태초신의 파편이라는 강력한 상품을 두고 싸우는 투기장이었다.
물론, 그 상품이 허상이라는 것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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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순이를 비롯한 강하온의 동료들이 최선의 방법으로 지구를 지키고 있을 때, 강하온은 레이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여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후 ······, 진짜 귀찮게 하는 놈이군.”
신체의 조각이 남으면 그 조각만큼 분열하는 요정 광인을 처치한 뒤, 강하온에 앞에는 새로운 광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광인들은 평범해 보였지만, 강하온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또 뭐냐?”
강하온은 말했지만, 대답이 들려올 리 없었다.
요정 광인도 그랬지만, 지금 앞에 보이는 평범해 보이는 광인도 이지가 없는 꼭두각시 같은 존재였다.
“그래, 네놈들이 뭔지 뭐가 중요하냐.”
강하온은 귀찮음에 한숨을 크게 내쉬면서 잠시 넣어뒀던 검을 꺼냈다.
“어차피 전부 치워버려야 하는데.”
강하온은 이미 적인 된 순간, 누스와 광인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놈과의 약속은 깨졌으니까.”
강하온의 마지막 배려였던 대교주와의 거래, 하지만 그 거래는 강하온이 이곳으로 온 순간 깨졌다.
그는 대교주가 약속을 일부러 지키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걸 용납해줄 정도로 너그러운 사람은 아니었다.
서걱-!
강하온은 자신의 기운을 진하게 담은 검을 휘둘렀다.
검은 가볍게 눈앞에 있는 광인을 베어냈다.
아무런 반탄력 없이 쉽게 베어진 광인들, 하지만 강하온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분명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일어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가 간접적으로 겪은 누스는 결코 깨끗한 놈이 아니었다.
“그럼 그렇지.”
강하온은 자기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까는 분열이더니, 이제는 합체냐?”
강하온에게 베인 광인들은 서로 뭉치면서 덩치를 키웠다.
그렇게 모든 광인이 합쳐지자, 거인 광인 하나가 나타났다.
“다음에는 폭발이라도 할 생각인가?”
강하온은 어이없어하면서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은 거인 광인에게 적중했지만, 그 결과는 조금 전과 달랐다.
깡-!
뭔가 베이는 소리가 들렸던 조금 전과 달리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베이는 소리도 작지만 들리기는 했다.
서걱-.
물론, 그 소리가 난 곳은 거인 광인 아니라 검을 휘두른 강하온 쪽에서였다.
“또 그건가?”
강하온은 붉게 물든 자신의 어깨를 봤다.
그곳에는 날카롭게 베인 상처가 생겨 있었다.
“반사라니.”
강하온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확히는 반사가 아니라, 네 번째 사도 데카가 사용했던 자신의 입은 상처를 그대로 돌려주는 개념이었다.
정확히는 반사보다 높은 개념이었다.
“귀찮게 하네.”
게다가 이번에는 저번에 데카를 상대할 때처럼 주변에 이용할 만한 꼭두각시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거인 광인을 상대할 수 없다는 건 아니었다.
강하온에게 그저 이 상황이 귀찮을 뿐이었다.
『멈춰라.』
강하온이 의념을 사용해서 말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거인 광인의 움직임이 멈췄다.
이미 인간을 초월한 강하온의 의지력은 드래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뛰어났고, 그의 의지력은 상대를 의념으로 지배할 수 있을 정도였다.
“꼭두각시라 다행이군.”
강하온이라고 해도 정신체로 이루어진 광인을 단순히 말로 지배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거인은 특이한 생명체였다.
정신체는 분명하지만, 물리력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그 정신체가 분명하지만, 그 정신체가 죽어있다고 할까? 꼭두각시 같은 존재였다.
그 덕에 자신의 언령이 통한 것이다.
『죽어라.』
강하온이 말이 떨어지자, 돌처럼 굳어 있던 거인 광인이 움직이기 양팔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인은 그대로 한 손으로는 자신의 가슴을 꿰뚫고, 다른 한 손으로는 목을 꿰뚫으며 죽음을 이행했다.
“후 ······, 생각보다 힘드네.”
강하온은 거인 광인은 처리한 것을 확인하고는 크게 숨을 내쉬었다.
정상적이지 않은 정신체라고는 했지만, 정신적으로 큰 부담이 왔다.
당연했다.
생명체라면 타고난 본능을 깨트리는 죽음, 그것을 강제로 이행시키는 것은 엄청난 정신력 소모가 필요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그나마 레벨로 생긴 포인트로 능력치를 올리자 조금은 괜찮아졌다.
“이제 얼마 안 남았군.”
강하온은 멀리 보이는 빛의 기둥을 봤다.
처음에는 상당히 멀리 있었지만, 이제는 제법 가까워져 있었다.
강하온은 레이나를 구하기 위해서 빛의 기둥이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