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118화 (118/186)

118. 깨어나는 바오의 야성

118. 깨어나는 바오의 야성

#

"짜식, 아주 날이 서 있네."

강하온은 바로 전투 태세로 들어간 바오를 보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드라쿨한테 진 게 어지간히 억울했나 보네."

몸 주위에 떠 있는 마나가 초록빛 오오라 처럼 찰랑이고 있었다.

지금 바오는 드라쿨과의 전투 때 보다 더욱 진지해 보였다.

"그래, 그렇게 독기있게 행동하라고."

강하온은 사실 바오가 도움을 요청했을때만 해도, 이런 모습을 생각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바오는 태생이 게으른 놈이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팬더의 이미지, 그것을 정확하게 빼다 박은 놈이었다.

사실 놈이 팬더니 그게 당연하거 였다.

그런데 지금 같이 독기 있는 모습을 보니, 금방 성장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어디 한 번 볼까?"

강하온은 바오를 지켜봤다.

"괜찮을까요?"

그때, 옆에서 같이 지켜보던 레이나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 여전히 눈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대상의 에너지를 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현재 바오와 상대인 비비의 힘에 격차가 얼마나 나는지 명확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괜찮을거야, 죽기밖에 더 하겠어?"

그렇다, 어차피 지면 그냥 죽으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그건 바오 스스로 택한 운명이었다.

"그, 그거 아주 큰 문제 아닌가요?"

섬뜩한 강하온의 말에 레이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농담이지, 뭘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여. 설마 내가 바오를 죽게 하겠어?"

"······."

강하온은 웃으면서 말했지만, 레이나는 그렇지 않았다.

전혀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두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수림의 제왕 바오와 비의 신, 비비의 전투가 시작됐다.

#

『고작 저런 미물을 상대 하라는 건가?』

비비는 전투 태세로 변한 바오를 보며 비웃었다.

『몸이나 푼다고 생각해야겠군.』

비비는 이참에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몸을 풀겠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비비는 절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천천히 몸을 풀다, 바오를 쓰러트리고 강하온이라는 괴물로부터 살아남겠다고 생각했다.

『······.』

전투를 장난으로 여기는 비비와 달리, 바오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바오는 비비의 혼잣말이 다 들렸지만, 전부 무시한 채 창을 내질렀다.

슈욱-!

바오의 죽창은 황금색 빛줄기과 되어 엄청난 속도로 비비를 향해 쇄도했다.

당장이로 비비를 꽤 뚫어버릴 것 처럼 강력했다.

실제로 바오의 죽창은 비비의 바로 코앞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비비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아주 거만한 눈으로 바로를 쳐다 볼 뿐이었다.

『미물 치고는 제법이구나, 하지만 그 창은 내게 닿을 수 없다.』

비비의 말처럼, 바오의 창은 거짓말처럼 비비의 코 앞에서 멈췄다.

정확히는 얇고 푸른 막에 막혔다.

비비의 목에 걸린 푸른 목걸이 때문이었다.

"으음, 재밌네."

강하온은 비비의 목걸이에서 느껴지는 힘에 누군가 떠올랐다.

이번 일이 끝나면, 생각보다 재밌는 비밀을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합!』

바오는 잠시 당황했지만, 그렇다고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공격이 막히면, 통할 때 까지 공격하면 됐다.

바오는 발가락을 세워 땅을 박은 뒤, 그대로 차 올렸다.

쾅-! 타다다닥-!

그러자 돌 무더기가 그대로 비비에게 날아갔다.

물론, 이런 공격이 비비한테 통하지 않았다.

툭-! 툭-!

돌 무더기는 전부 푸른막에 막혀서 바닥으로 힘 없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바오는 멈추지 않고 공격을 이어 나갔다.

창이 막히면 발로, 발이 막히면 손으로, 손도 막히면 다시 창으로.

그렇게 바오의 공격은 점점 더 빠르고 난폭하게 변해갔지만, 여전히 푸른 막을 뚫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강하온의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 일단은 야성부터 깨어라."

강하온은 애초에 바오가 단 번에 깨달음을 얻어 영역을 전개할 거라고는 생각도 안했다.

그도 그럴 게, 이런 단 한 번에 기회로 영역을 전개 할 정도의 천재였다면, 진작에 영역을 전개 했을 것이다.

강하온은 그런 천재를 본 적은 단 한 번 밖에 없었다.

신이 사용하는 영역 전개를 보자마자, 따라해서 성공한 존재.

바로 자신이다.

자신을 제외하고, 영역 전개를 쉽게 해내는 존재를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강하온이 원했던 것은 바오의 잠든 야성을 깨우는 것이었다.

"저 녀석, 그 동안 너무 헤이해졌어."

강하온이 처음 봤던 바오는 저러지 않았었다.

한 마리의 맹수, 비록 대수림의 제왕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대수림의 여러 왕 중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납득할 수 있는 명백한 맹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너무 오래 제왕으로 군림하면서 나태했졌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황금 대나무라는 절세의 영약을 독점하고, 계속 처먹어 됐으니 그럴만도 했다.

하루하루 마나가 늘어갔을테니 말이다.

실제로 처음 봤던 바오보다 지금의 바오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하지만 두 바오 중, 성장 가능성이 높은 쪽을 고르라면 당연히 전자였다. 지금의 바오는 그냥 마나 덩어리,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죽인다······』

그런데 지금 죽지 않으면 죽는다, 대수림의 법칙 살아남은 바오의 본능이 깨어나고 있었다.

쩌저적-!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비비의 푸른 막에 균열이 생겨났다.

『미물치고는 제법이군, 하지만 여기서 끝내자.』

하지만 비비는 푸른 막이 깨지려는 순간에도 여유로웠다,

쨍그랑-!

그 순간, 바오의 공격에 푸른 막이 깨져나갔다.

그와 동시에 비비의 손에서 황금색 빛이 터져나왔다.

『크윽······.』

잠시 후, 빛이 사라졌을 때 바오는 비비와 거리를 벌린 상태로, 목에 난 상처를 지혈하고 있었다.

『진짜 제법이야, 설마 내 검을 피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비비는 그런 바오늘 놀랍다는 듯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는 황금빛 검이 손에 들려 있었다.

『······.』

바오는 그런 비비를 보며, 대꾸하지 않고 조용히 가운데 손가락을 올렸다.

『유희도 여기까지다.』

비비는 바오가 한 행동이 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기분이 확 나빠지는 것에 좋지 않은 행동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손에 들린 검을 휘두를 수 없었다.

하늘에서 빠른 속도로 황금 죽창이 떨어져 내린 것이다.

바오가 비비의 공격을 맞으면서 하늘 높이 던진 죽창이었다.

서걱-!

비비는 황급히 옆으로 몸을 피했지만, 너무 늦게 알아차린 나머지 완전히 피해낼 수 는 없었다.

결국, 비비의 날개에는 작은 상처가 생겨났다.

『위에나 쳐다보라고 말한 거야.』

바오는 씨익 웃으면서 여전히 손가락을 올린 채 비비에게 말했다.

상처입을 목의 피를 막으면서 말하는, 광기어린 모습.

점점 옛 모습을 찾아가는 바오였다.

『빌어먹을 새끼가······.』

비비의 얼굴이 처음으로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조금 전까지는 분명 요정 같았던 그녀가 한 순간 소악마처럼 보일 정도였다.

아주 미세한 상처였다.

사실 상처라고 보기에도 힘들 정도, 하지만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자신이 미물이라 무시했던 바오한테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게다가 큰 상처를 입고도, 웃으면서 도발을 하는 바오의 태도를 보자 그녀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당장 온 몸에 구멍을 뚫어서 흔적도 없이 죽여주마.』

그 순간, 비비의 몸에서 푸른 마나가 퍼져나갔다.

바오가 그토록 원하는 영역 전개였다.

바오와 비비가 있는 공간에서만 거짓말처럼 먹구름이 드리웠다.

보통은 이런 것이 정상이었다.

비비는 비의 신, 비를 내리게 할 환경이 생겨난다.

드라쿨 같이 화려한 것을 구체화시키는 것은 낭비였고, 그렇기에 바보 같은 짓을 하는 존재는 드물었다.

『그 모기 새끼랑은 비교도 할 수 없이 강하네.』

바오는 이미 한 번 겪어 봤기에 영역이 전개 됐다는 것을 알았다.

생긴 것은 고작 구름이 생거난 것이지만, 그 힘은 훨씬 강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

바오는 이제 지혈이 된 목에서 손을 때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반 쪽 짜리 영역을 전개했다.

바오의 주변에 마나로 이루어진 푸른 대나무가 생겨났다.

『고작 그런 되다 만 것으로 날 막는다고? 네놈이 진정 날 무시하는구나.』

그런 바오의 행동은 비비를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 순간, 먹구름에서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한 빗방울들은 전부 바오에게 집중됐다.

타다닥-!

마나로 이루어진 대나무에 빗방울이 막히며 엄청난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대나무는 빗방울을 막아내지 못하고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남은 마나를 전부 써가면서 푸른 대나무를 수복시켰다.

둘의 모습은 창과 방패의 싸움을 보는 거 같았다.

하지만 창과 방패의 수준은 확실히 차이가 났다.

빗방울에 대나무는 속절없이 부서져 나갔으니 말이다.

결국, 바오의 바다처럼 마르지 않을 거 같았던 마나도 바닥을 보였고, 그 결과는 끔찍했다.

『쿨럭!』

강력한 힘을 담은 빗방울을 바오의 몸으로 직접 받아야했고, 바오의 몸에는 수 많은 구멍이 생겨났다.

그럼에도 바오는 창을 휘두르며 공격을 막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이 상황에도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며 공격할 기회를 옅보고 있었다.

"하온 님, 바오 씨가 진짜 위험해졌요."

끔찍한 상황에 레이나가 다급하게 강하온을 불렀다.

하지만 그녀의 옆에 있어야 할 강하온은 자리에 없었다.

강하온이 모습을 드러낸 곳은 쓰러져가는 바오를 보며 즐거운 미소를 짓고 있는 비비의 앞이었다.

『뭐, 뭐······커억!』

비비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강하온을 보고 놀랐지만,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처음과 마찬가지로, 강하온이 목을 움켜줬기 때문이다.

투두두······.

그 순간, 지상을 전부 꿰뚫어버릴 정도로 내리던 비가 거짓말처럼 멈추기 시작했다.

강하온의 영역이 비비의 영역을 집어 삼킨 영양이었다.

『이게 뭐 하는 짓이냐!』

비비는 강하온의 힘에 공포를 느꼈지만, 이번에는 굴복이 아닌 분노를 했다.

『네놈이 말한 약속과 다르지 않느냐!』

바오와 싸워서 이기라고 했던 것은 강하온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이렇게 하는 것은 약속 위반이었다.

두드득-!

하지만 그것이 비비의 마지막이었다.

강하온은 싸늘한 눈으로 보면서 비비를 보면서 목을 꺽어버렸다.

비비는 믿을 수 없는 눈으로 강하온을 쳐다보며 생을 마감했다.

앞에 죽어나간 두 원시의 신과 마찬가지로 처량한 죽음이었다.

"뭐라는 거야?"

강하온은 축 늘어진 비비의 시신을 보면서 어이가 없다는 듯 쳐다봤다.

"내가 언제 약속을 어겨? 생각해본다고 했지, 누가 살려준다고 했어?"

강하온은 약속을 어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고개를 절레 절레 저으면서 비비의 시신을 아공간에 넣었다.

"······."

그 모습을 같이 보던 가이아가 분노한 목소리를 냈지만, 레이나는 말 없이 조용히 있었다.

모든 것을 정리한 강하온은 바오에게 다가갔다.

"새끼, 잘했다."

예전에 바오를 보는 거 같아 강하온은 기분이 좋았다.

강하온은 선 채로 정신은 잃은 바오의 몸을 치료하고 만들어 놓은 영역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비의 신을 해치우고, 물 밖으로 나왔을 때 강하온을 기다리는 두 사람이 있었다.

"응? 원탁?"

강하온을 기다리는 두 사람, 그들은 영국의 대표 길드, 원탁의 기사에 아서와 멀린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