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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투신은 초보아빠-99화 (99/186)

99. 꿈 같은 재회

99. 꿈 같은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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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에 커뮤니티가 뜨거워졌다.

-ㅁㅊ 위압감 좀 보소, 다리 길이만 100M 넘겠는데?

-그냥 빌딩 하나가 내려꽂히는 거네

-크라켄 졸라 무섭게 생겼네.

-응? 저 몬스터가 크라켄임? 어디서 발표됨?

-KSH에서.

-KSH가 어디임?

-김성학, 내 이름임. 문어 대가리라 붙였음.

-ㅁㅊㄴ

전 세계 사람이 이렇게 뜨거워진 이유는 제주도에 나타난 크라켄 때문이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저거 얼리는 거 맞음? 돌았네······.

-또 한국이야? 설마 아니겠지? 한국에는 이미 강하온이 있잖아! 제발 우리나라 헌터라고 해줘!

-은발인 걸 보면 한국 사람 아닐지도, 그런데 진짜 신기하다. 어는 과정이 없이, 원래 얼어 있던 것처럼 보이네.

-ㅇㅈ, 대체 얼마나 강해야 저게 가능한 걸까?

바로 은순이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은순이가 보여준 기적에 대해서 떠들었다.

자연재해를 단숨에 얼려버리는 힘, 거기에 일대의 기후까지 바뀌어버렸다.

그야말로 기적이라는 말이 맞는 힘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힘보다 더욱 관심을 끈 것이 있었다.

-영화야? CG 아니야? 와, 겨울제국 예고편이지?

-저 여신은 누구임?

-진짜 여신 같다, 얼음의 여신.

은순이의 외모였다.

고귀한 느낌의 찰랑거리는 은발, 눈같이 새하얀 피부, 푸른 눈동자와 육감적인 몸매까지.

요즘 카메라가 좋아서 제대로 찍혔다.

이번 일로 진정한 아름다움은 취향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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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강하온은 신혼여행 당시 많은 추억이 있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게, 그가 신혼여행을 즐긴 시간은 하루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억에는 선명히 남는 여행이었다.

아니,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 맛집 여행이었다.

당시에 결혼식은 올리지 않았지만, 둘만의 웨딩 사진은 찍었는데, 당시에 한빛나가 다이어트를 한다고 한동안 제대로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혼여행으로 제주도롤 오고 나서 식욕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착한 다음 여행지는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직접 목장에서 키우는 양의 우유로 만드는 곳이었는데, 상당히 맛있는 곳이었다.

“응? 또 뭘 먹는 건가? 원래 신혼여행이라는 건 그런 건가?”

은순이는 가게 앞에 도착하자, 이해가 안 가는지 고개를 갸웃했다.

당연한 반응이었다. 금방 크라켄 라면을 먹고 온 지, 30분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하온은 그런 은순이를 보자, 웃음이 나왔다.

“왜 웃어?”

“그냥.”

강하온도 과거에 그랬었다.

지금 은순이처럼 한빛나한테 똑같이 물었었다.

한빛나는 당시,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나? 그런 말을 하면서 아이스크림을 2개나 먹었었다.

“들어가자, 맛있을 거야. 나래랑 레아는 무슨 아이스크림 먹을래?”

“나래는 딸기요!”

“나는 다! 다 먹고 싶어!”

“바오, 너는?”

『으음, 대나무 맛도 있나?』

“있겠냐? 그냥 녹차로 먹어, 대나무를 안 먹어봐서 모르겠는데 아마 비슷하겠지.”

『알았다.』

“은순이 너는?”

“으음, 저걸로 하면 좋을 거 같다.”

은순이는 잠시 고민하다, 한 손님을 먹는 것을 가리켰고, 강하온은 멈칫했다. 민트색에 중간중간 박힌 초코 칩, 민트 초코였다.

참고로 강하온은 민트 초코 극도로 싫어했다.

“다른 거 먹는 게 좋지 않을까? 그냥 무난하게 바닐라?”

“아니다, 저기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

은순이는 고개를 단호하게 저으면서 대답했다.

뜻이 확고해 보였다.

“······.”

그 모습에 강하온은 할 말을 잃었다.

“왜 그러냐?”

“그냥, 오늘따라 낯설게 느껴져서.”

강하온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아이스크림 주문을 했다.

“31번 고객님, 주문하신 아이스크림 나왔습니다.”

잠시 후, 주문했던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사람 머리보다 큰 거대한 컵 하나와 작은 컵 4개였다.

“오랜만에 먹어도 맛있네.”

강하온은 순수 우유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입안 가득 진한 우유 향이 퍼졌다.

확실히 좋은 우유를 써서 그런지 맛이 있었다.

“마시따!”

“응, 맛있어!”

두 아이도 맛있게 먹었다.

『이 녹차라는 것도 나쁘지 않네.』

바오도 아주 만족하며 먹고 있었다.

“너는 어때?”

강하온은 오묘한 표정을 한 은순이한테 물었다.

“오묘한 맛이다, 맛이 있다고는 못하겠는데 자꾸 먹게 되는군.”

은순이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뱉었다.

뭐, 그래도 맛있게 먹었으니 다행이었다.

그렇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다음은 빵이었다.

그 뒤로도 저녁까지 제주도에서 유명한 맛집이란 맛집은 전부 돌아보며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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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온 일행은 늦은 밤이 돼서야 집에 들어왔다.

전부 얼굴은 행복하게, 배는 빵빵해져 있었다.

“나 졸려······, 잘래······.”

집으로 들어온 레아는 곧바로 침대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었다.

“으음, 나는 잠시 집에 갔다 오지.”

“광인 때문에?”

은순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은순이는 광인을 세뇌 마법을 개발하기 위해 실험 중이었다.

“내일 아침까지 올게.”

그렇게 은순이는 텔레포트를 사용해서 집으로 떠났다.

“나래, 오늘 재밌었어?”

“네! 엄청 재밌었어요!”

나래는 기분이 좋은지, 배시시 웃었다.

“아!”

“응? 갑자기 왜 그래?”

그때, 나래가 갑자기 박수를 치더니 입을 크게 벌렸다.

“엄마! 엄마가 꿈에 나왔어요!”

나래는 꿈에서 한빛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빛나가?”

“네!”

나래는 고개를 끄덕이고, 오늘 아침에 꿨던 꿈에 대해서 말했다.

“나래한테 엄마가 꼭 약속 지킨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강하온은 웃으면서 나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맞아, 엄마는 꼭 약속 지킬 거니까 아빠랑 나래가 조금만 더 엄마 기다리자.”

강하온은 나래한테 미안한 마음을 느꼈다.

아무리 잘해준다고 하지만, 역시 나래에게 엄마의 빈 자리는 클 테니 말이다.

그러니 이렇게 꿈도 꾼 것으로 생각했다.

“아빠, 엄마가 아픈 곳도 없고, 아주 건강하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전해달래요. 그리고 곧 다시 만날 거라고 했어요.”

“그랬어?”

“네! 그리고 엄마가 흘리고 다니지 말래요.”

“응?”

강하온은 나래의 말에 멈칫했다.

“뭐라고?”

“엄마가 흘리지 말고 다니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빠는 나래처럼 안 흘리는데?”

나래는 말하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했다.

“꿈에서 엄마가 그렇게 했다고 했지?”

“네!”

강하온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지나치게 현실적인 대화, 선명한 기억까지.

꿈이라기보다는, 진짜로 한빛나를 만난 거 같은 느낌이었다.

“나래야, 잠깐만.”

“네.”

강하온은 나래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혹시라도 눈치채지 못한 기운이 남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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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이 가득한 꽃밭 한가운데, 한빛나가 홀로 서 있었다.

그녀는 멍하니 노을이 지는 하늘을 바라봤다.

이곳은 그녀를 납치한 암인이 만든 특별한 공간으로, 특정한 사람을 꿈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현재 그녀는 원래 목적이었던 나래를 봤지만, 계속해서 그 공간에 남아 있었다. 점점 지고 있는 해를 보는 한빛나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떠올랐다.

저 해가 모두 지면, 이 공간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저벅-!

그때, 그녀의 뒤에 기척이 생겼다.

새하얀 머리에 까무잡잡한 피부, 꼭 생김새는 다크 엘프처럼 생겼지만, 그들은 다크 엘프가 아니었다.

바로 한빛나를 납치한 암인이었다.

암인은 무표정한 얼굴로 한빛나한테 말했다.

“인간,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 거지? 곧 있으면 신물의 시간은 끝이 난다.”

그렇다, 지금 이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은 어둠의 신, 테스의 신물로 인한 것이었다.

꿈의 거울, 현실과 똑같은 꿈의 공간을 만든 뒤, 원하는 존재를 잠시 소환하는 것이었다.

“······아직 시간 안 끝났잖아, 나한테 약속했던 시간은 이 공간이 사라질 때까지였어.”

아련한 표정을 짓던 한빛나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그녀는 표정만큼이나 차갑게 말했다.

“혹시 무슨 미래라도 본 건가?”

암인은 한빛나한테 의심 섞인 시선을 보냈다.

“무슨 내가 원하는 대로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언가인 줄 알아?”

한빛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그냥 기다리는 거야, 그냥.”

한빛나는 살짝 짜증을 내면서 말했다.

“알았다, 이제 곧 공간은 무너질 테니 알아서 해라.”

암인의 말대로, 하늘 곳곳에는 균열이 생겨 있었다.

“재수 없는 새끼······.”

한빛나는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는 암인을 보며 짜증을 냈다.

“강하온······.”

무너지는 하늘을 보는 한빛나는 속에 꾹꾹 담아놓은 이름을 불렀다.

그녀는 암인에게 그냥이라고 했지만, 강하온을 기다리고 있었다.

암인에게 말했던 것처럼 미래를 본 것은 아니었다.

그냥 여자의 직감이라고 할까? 왠지 기다린다면 볼 수 있겠다는 막연한 느낌 때문에 기다린 것이다.

“보고 싶었는데······.”

그녀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무너지는 하늘과 빠르게 지는 해를 보며 체념했다.

강하온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그래, 나중에 꼭 볼 수 있을 거야.”

그녀는 아쉽기는 했지만, 실망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언제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서 강하온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었다.

주위에 이상한 여자들이 많은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대로 강하온과 나래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좋았다.

그녀는 지금까지 힘들었지만, 그 미래만을 보고 버티고 있었다.

“하온아, 미안······.”

그래도 강하온에게 미안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한빛나는 지금 꿈속의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할 기회가 있었다.

거기서 나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둘 중에서 나래를 더 보고 싶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한빛나에게 둘 중에서 누구를 ‘더’라는 말은 무의미했기 때문이다.

둘 다 너무 보고 싶었다.

하지만 꼭 선택해야 하는 문제였고, 한빛나는 나래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나래는 아직 어리니까······, 엄마가 필요하니까······.”

나래 엄마로서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인간 한빛나, 강하온 아내로서의 선택은 아니었다.

“나도 너무 힘들어······.”

강인한 한빛나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지금까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던 그녀의 속마음이었다.

“나도 하온이 네가 보고 싶어······, 나도 위로받고 싶어······.”

나래한테는 강인한 엄마였지만, 그녀도 결국에는 이십 대 중반의 젊은 여자였다.

게다가 혼자서 생계와 육아를 해야 했고, 고아였던 그녀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강하온은 사라졌었다.

그녀가 아무리 밝고, 강인한 여자라고 해도 힘들 수밖에 없었다.

“미안해, 빛나야.”

그때였다, 그녀는 멈칫했다.

지금까지 한시도 잊지 않았던, 그리워했던 강하온의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놀라서 푹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강······하온?”

그곳에는 예전과는 다른, 잘생겨진 강하온이 웃으면서 한빛나를 보고 있었다.

“맞아, 예전하고는 조금 달라졌지? 그래도 한 번에 알아봐 주니까 기분이 좋네.”

강하온은 환한 미소와 함께, 우는 한빛나의 눈물을 닦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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