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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가의 미친놈-120화 (120/265)

제120화

원숭이를 쫓던 레온은 탄성을 터트렸다.

아더가 준 정체불명의 지팡이.

그 지팡이의 능력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놈 이거… 진짜 물건이네?”

상급 불의 정령이 깃들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었다.

지팡이에서 뿜어져 나온 불꽃이 마주치는 도르문트 병사들을 아주 손쉽게 불태워 버렸다.

그 탓에 레온이 감탄을 감추지 못하는 그때,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지팡이를 대체 어디서 주워 온 거지?”

이 정도 지팡이를 가지고 있을 정도면, 엄청난 마법사인 게 분명했다.

그 위험한 마법사를 아더 바이에른은 어디서 만난 걸까?

문득 든 고민에 레온의 미간이 살며시 찌푸려졌을 때였다.

두 눈에서 따끔한 통증이 일었다.

그 순간 레온은 잡념을 잊고서 중얼거렸다.

“…드디어 찾았구나 요놈의 원숭이! 이 근방에 숨어 있구만.”

이 말과 함께 레온이 근처에 있는 오두막 위로 뛰어올랐다.

그 순간 허공에서 균열이 생기며 실눈의 사내 마시알 더스트.

레온 마드리드의 수족이 나타나 무릎을 꿇었다.

[황자님, 보필하겠습니다.]

마시알의 수화에 레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을 때 왔네, 마시알. 같이 가자고."

그렇게 마시알과 합류한 레온이 지붕 위를 넘나들며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첨탑으로 향했다.

‘눈의 통증이 커지는 걸 보니, 저 첨탑 안에 원숭이가 있다.’

레온은 슬며시 기척을 지운 뒤, 첨탑의 벽면에 기댔다.

레온의 맞은 편에 있던 마시알이 소리 없이 단검을 뽑아 들었다.

고개를 끄덕인 레온이 닫혀 있는 문을 슬그머니 열었다.

레온과 마시알이 한 차례 눈짓으로 신호를 교환한 뒤 반쯤 열린 문을 뻥 차고 안으로 들어갔다.

“꼼짝 마라 원숭이! 네 놈이 여기 있다는… 응?”

레온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왜 아무도 없어?”

첨탑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있는 거라고는 먼지가 수북이 쌓인 잡동사니뿐.

레온은 눈길을 좁히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눈의 통증이 느껴지는 걸 보니, 분명 여기에 있는 건 맞는데?’

황실의 혈통 능력으로 원숭이의 피를 추적한 것이니 틀릴 리가 없었다.

그 어떤 마법사라도 피마저 감출 수는 없을 테니깐.

그 탓에 레온이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하고 서성일 때, 맞은 편에 있던 마시알이 수화를 시작했다.

[황자님, 있습니다.]

레온의 눈이 커졌다, 작아졌다.

‘투명 마법의 일종인가 보군?’

[그런 듯합니다. 처리 할까요?]

‘굳이 길게 교전을 할 필요 없어. 단숨에 제압해.’

마시알이 대답하는 대신 걸음을 옮겼다.

그 후 수북이 쌓인 잡동사니 중, 비교적 때가 묻지 않은 원숭이 인형을 향해 예고 없이 단검을 찔러 넣었다.

“끼에에엑!”

원숭이 인형이 거친 비명을 질렀다.

마시알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다시 한 번 원숭이 인형을 향해 단검을 찔러 넣으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폭발한 원숭이 인형이었다.

쾅!

거친 폭음과 함께 매캐한 매연이 피어올랐다.

깜짝 놀란 레온이 물러나고, 마시알도 손에 쥔 단검을 놓친 채 바닥을 뒹굴었다.

쿠크크크-!

그사이 매캐한 매연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생겨났다.

지켜보던 레온이 당황해 중얼거렸다.

“이건… 또 뭐야?”

그 중얼거림과 함께 매연 속에 가려져 있던 그림자가 기어코 첨탐을 부숴버렸다.

쾅!

레온과 마시알이 무너져 내리는 첨탑을 황급히 빠져나왔다.

“크오오오 훙훙!”

첨탑을 부순 건 원숭이를 닮은 거대한 괴수였다.

지켜보던 레온이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저게 원숭이라고?’

괴수로 변한 원숭이의 크기만 놓고 보면 신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거인과 비교해도 전혀 꿇리지 않았다.

그 탓에 레온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할 때, 원숭이가 입을 열었다.

[그래… 그랬던 거였군.]

“…?”

[어째 이상하다 했어. 아무리 검은 십자가 놈들이 광신도라 해도 도르문트 군대를 건들 리가 없는데 말이지.]

원숭이의 말에 정신을 차린 레온이 눈을 끔뻑였다.

“…원숭이? 그게 무슨 말이야?”

[모르는 척하지 마라, 이 비열한 자식아.]

“…?”

[네놈들이 도르문트 군대를 습격하고 이제는 그 흑마법사인 나까지 죽이려는 일을, 이제 와서 덮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원숭이의 말에 레온의 입이 또 다시 벌어졌다.

“도르문트 군대를 습격…?”

[그래! 네 놈이 들고 있는 그 지팡이!]

“…!”

[그 지팡이는 후방 부대에 있던 가문의 마법사가 들고 있던 물건이다! 그런데 그 물건을 쥐고서 감히 내 앞에 나타나!?]

분노에 차 소리치는 원숭이의 말에 레온이 경악했다.

‘이, 이 지팡이가 도르문트의 물건이었다고!?’

그 사이 괴수로 변한 원숭이가 주먹을 말아쥐며 선언했다.

[네 놈만큼은… 반드시 죽여주마. 이 위선자야!]

그 섬찟한 경고에 레온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 아더 바이에른, 이 개자식아!’

아무리 내가 원숭이를 놓쳤다고 해도 그렇지, 도르문트 지팡이를 이런 식으로 쥐여준다고!?

레온이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괴수로 변한 원숭이가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 * *

이안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걸 느꼈다.

‘위험하다.’

눈앞의 아더 바이에른은 위험했다.

그것이 어느 정도냐 물으면 대답할 수 없었다.

그냥 존재 자체가 위험했다.

상식적이지 않고, 불안정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고 광기에 차 있었다.

그 탓에 이안은 격렬한 생존 본능을 느꼈다.

그러는 한편, 의구심도 들었다.

‘어떻게 아더 바이에른이 빌의 눈을 뺄 때 제정신이었지?’

그때의 아더 바이에른은 독에 중독된 상태 아니었던가?

미간을 찌푸린 레온이 중얼거렸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

그때 이안의 머릿속으로 한 가지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케인 도르문트와 칸 마드리드.

제 아버지와 충성을 맹세한 주군이 나누었던 대화였다.

그 기억을 되새기던 이안의 눈이 커졌다.

‘…….’

잠시 침묵한 이안이 곧 입을 열어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된 거였군.’

눈빛을 빛낸 이안이 제 어깨를 꿰뚫고 있던 아더의 검을 쳐냈다.

지켜보던 아더가 눈을 치켜떠졌다.

마검이 꽂혀있는 상태에서 올려치는 바람에 이안의 어깨가 반쯤 너덜너덜해졌기 때문이다.

허나 정작 당사자인 이안의 표정은 큰 흔들림이 없었다.

그 이유는 금방 드러났다.

쏴악-!

이안이 품속에 숨겨두었던 최고급 포션을 어깨 위로 콸콸 쏟아부었다.

그 순간 어깨에 난 상처가 거짓말처럼 아물었다.

아더가 탄성을 터트렸다.

“오… 그런 거 몇 병 있어요?”

아더의 질문에 이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칼을 치켜들고서, 점차 거리를 벌렸다.

조금 전과는 달라진 이안의 모습에 아더가 고개를 갸웃거린 순간 이안이 입꼬리를 비틀었다.

“아더 바이에른. 내가 알고 있기론 넌 마법사가 아니다.”

아더가 눈을 끔뻑이며 대답했다.

“맞아요. 전 마법사가 아니죠.”

“마법사가 아닌 데 벼락을 다룰 수 있는 건 혈통뿐이다. 안 그런가?”

“…흠. 맞죠? 아티펙트가 아닌 한?”

이안의 헛웃음을 터트렸다.

“소문이 사실이었군. 바이에른에 숨겨진 혈통이 있다는 게.”

이안의 말에 아더가 눈빛을 반짝였다.

“어떻게 알았어요? 바이에른에 숨겨진 혈통이 있다는 게?”

“오래전 들은 이야기지. 너희 저주받은 가문에 대한 이야기.”

아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주? 웬 저주?’

바이에른이 왜 저주를 받았단 말인가?

‘내가 좀 유별나서 그렇지, 다른 바이에른 사람들은 다 정상인데?’

그때 이안이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전해왔다.

“모든 혈통은 태어날 때부터 쓸 수 있다. 그래서 혈통이라 부르지.”

“…?”

“하지만 바이에른의 혈통은 다르다. 대부분의 혈통이 선천적이라면 바이에른의 혈통은 후천적이지.”

이안의 말에 아더의 눈이 커졌다.

“오… 바이에른의 혈통은 나중에 각성을 한다?”

“쉽게 말하면 그렇지. 아주 극심한 외상 스트레스, 정신적 고통, 뇌가 타버릴 것 같은 아픔. 이런 것들을 겪고서 각성하는 게 바이에른 혈통이다.”

아더가 탄성을 내질렀다.

‘어… 저 말은 맞는 것 같은데?’

실제로 회귀 전의 자신이 저런 식으로 바이에른의 혈통을 각성했다.

‘바이에른 가문이 멸문당했단 소식을 듣자마자, 이 능력을 깨우쳤으니깐….’

여기까지 생각한 아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그게 지금 상황에서 뭐가 중요하죠?”

아더의 질문에 이안이 웃었다.

“중요하지. 아버지가 왜 여태 바이에른에 집착을 했다고 생각하나?”

“……?”

“왜 그렇게 바이에른만 집요하게 노려 괴롭혔을까?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나?"

이안의 말에 아더의 눈이 커졌다.

그와 동시에 이안이 몸을 돌렸다.

“…!”

도르문트 기사를 상대하던 예니카가 흠칫 놀랬다.

이안이 성배를 향해 달려 나갔기 때문이다.

‘무슨 짓을 하려고?’

어떤 의도인지 몰라도 결코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 탓에 예니카도 같이 움직이려는 순간, 이안이 먼저 성배를 집어 들었다.

붉은 피가 담긴 성배를 바라보던 이안이 중얼거렸다.

‘아버지께서는 절대로 이 힘을 사용하지 말라 했지만….’

말을 흐린 이안이 눈빛을 빛냈다.

‘지금은 어쩔 수 없군 [프로젝트L]. 그 실험의 힘을 빌릴 때다.’

그때 예니카가 거칠게 소리쳤다.

“당신 지금 성배에게 무슨 짓을-!”

이안이 예니카의 부름을 무시하고, 주문을 읊조렸다.

“[mal'āk]”

그 순간 이안의 몸에서 빛이 터져나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예니카는 눈을 치켜떴다.

“뭐? 성배의 힘이 어째서?”

놀랍게도 뱀파이어 말고는 절대로 반응하지 않은 성배에서 빛이 터져나왔다.

그 탓에 예니카가 경악을 감추지 못하는 순간, 성배가 두 동강이 나며 부서져 내렸다.

쾅!

동시에 이안이 서 있던 자리에서 거친 돌풍이 휘몰아쳤다.

잠시 넋을 놓고 있던 아더가 눈을 치켜떴다.

“어라 저건 또 뭐지?”

이 말과 함께 아더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오….”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어떠한 존재가 괴성을 내질렀다.

[끼끼끼끼, 끼리리릭!]

보는 것만으로 소름이 돋는 끔찍한 괴물이었다.

* * *

이안의 말에 아더는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순간적으로 고민에 빠지고 말았다.

‘케인 도르문트가 바이에른을 노렸던 이유… 그 이유가 설마 바이에른의 혈통을 각성시키기 위해서였다고?’

거짓말이건 아니건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 이안의 말이 그럴싸하다는 거였다.

미래의 정보를 아는 자신조차, 왜 케인 도르문트가 바이에른을 그토록 괴롭히고 멸문시키려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안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 사실이라면, 제법 앞뒤가 맞아떨어졌다.

‘도르문트는 옛날부터, 혈통에 집착했어. 그럼 바이에른을 괴롭힌 것도, 혈통을 얻기 위해…?’

아더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추측이 정답이건 아니건 이안의 입에서 들어야 할 진실이 늘어나 버렸다.

‘어차피 이안에게 들어야 할 이야기도 많으니까 오히려 좋은데?’

생각을 끝마친 아더가 고개를 들었을 때였다.

웬 괴물이 제단에 서 있었다.

“어라 저게 뭐지?”

뱀파이어처럼 송곳니가 튀어나와 있고, 온몸이 검은색 털로 뒤덮인 괴물이었다.

엉덩이에는 창을 연상케 하는 꼬리까지 달려 있었다.

‘설마 저게… 이안이라고?’

생각과 함께 아더의 눈이 커진 그 때, 괴물이 괴성을 내질렀다.

그 순간 예니카를 상대하던 도르문트 기사들이 코피를 흘리며 털썩, 자리에 쓰러졌다.

“커, 커헉?”

“몸, 몸에서 힘이….”

탄성을 내지른 도르문트 기사들의 숨이 멎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더의 입이 벌어졌다.

“어? 기사가 저렇게 쉽게 죽는다고?”

그때 도르문트 기사들의 머리 위로 무언가 스멀스멀 빠져나왔다.

그들의 영혼이자 영이었다.

괴물이 그 영혼을 향해 다가가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던 아더가 중얼거렸다.

“와… 저건 또 뭐 하는 괴물이래?”

그때 예니카가 자리에 털썩 쓰러지며 중얼거렸다.

“아아… 안 돼. 일족의 힘이 어째서 도르문트에게….”

말을 흐리는 그녀를 향해 괴물이 몸을 돌렸다.

시선을 마주친 예니카가 몸을 떨었다.

[키키, 킥켁!]

괴물이 기괴한 웃음을 터트리며 예니카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더는 고민하다 비스트의 방아쇠를 당겼다.

탕-!

쏘아져 나간 탄환이 괴물의 머리를 멋지게 꿰뚫었다.

허나 탄환에 꿰뚫린 상처는 금방 아물었다.

철철 흘러넘치는 피가 알아서 상처를 봉합한 것이었다.

[끼, 끼끽, 끼끽!]

머리가 꿰뚫렸던 괴물이 고개를 돌려 아더를 바라봤다.

그 시선에 아더가 슬그머니 질문했다.

“저기요 괴물 씨? 진짜 이안 맞아요?”

아더의 질문에 괴물이 웃었다.

[끼, 끼끼끽, 끼끼끼끽-!]

그게 웃음인지 울음소리인지는 정확하지 않았다.

아더는 어깨를 으쓱이며 비스트와 마검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괴물을 향해 덤벼들려는 순간, 코피가 터져 나왔다.

“오…?”

무게 중심을 잃은 아더가 털썩 자리에 쓰러졌다.

그 후 철철 흘러넘치는 코피를 닦아내며 중얼거렸다.

“와… 뭐지 이게? 마법? 혈통?”

이 말과 함께 몸을 일으키려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진한 현기증과 함께 몸의 말이 듣지를 않았다.

그 사이 괴물이 또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끼, 끼끼끽, 끼끼끼끽!]

그 독특한 웃음소리에 아더가 중얼거렸다.

‘설마 저 괴물의 능력인가?’

코피가 계속해서 주르륵 흘러내렸다.

흘러내리는 그 코피를 소매로 닦아내자 이번에는 시야가 핑핑 돌았다.

그뿐만이 아닌 구토가 올라왔고, 속이 이상하리만치 메스꺼웠다.

마법에 당한 것도 아닌데 정말로 놀라운 일이었다.

물론 감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끼, 끼끼끽,끼끼끼끽!]

입꼬리인지 주둥이인지 모를 것을 눈꼬리까지 올린 괴물이 점차 다가오고 있었다.

이안도 아니고 저런 괴물에게 당해줄 생각이 없던 아더는 고민에 빠졌다.

‘진짜 억지로 움직이려면 움직일 수 있는데, 그렇다 해서 저 괴물을 잡아낼 수 있나?’

아더가 고개를 저었다.

바라본 것만으로 이런 상태에 빠지게 하는 괴물인데, 고작 움직이는 것만으로 저 괴물을 잡아낼 수 없었다.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하는 데 흠….’

말을 흐린 아더가 점차 다가오는 괴물의 걸음에 맞추어서 마검을 움켜잡았을 때였다.

괴물의 뒤편에 있던 예니카가 문득 시선에 들어왔다.

“오?”

코피를 줄줄 흘리는 자신과 달리 예니카는 멀쩡했다.

물론 어딘가 넋이 나가기는 했지만, 겉보기에는 괴물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 탓에 아더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흠… 그렇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지.”

그리고 혈통에는 혈통으로.

여기까지 생각한 아더는 메마른 입술을 혀로 축였다.

‘예니카 피… 참 맛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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