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 98. 협상(2)
“걱정되는 것이냐!”
“걱정이 안 된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제루아는 제가 가장 아끼는 유일한 자식이니 말입니다.”
케프 남작의 말에 프란토가 진중한 얼굴로 대답했다. 카일의 장원에서 보였던 약간 덜렁대고 웃음기 많던 얼굴은 사라지고 덤덤한 얼굴에 반짝이는 눈동자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너무 걱정 말거라! 녀석의 말대로 태어날 때부터 상인으로 태어난 아이다. 이번에도 잘 해낼 거다.”
케프 남작의 말에 프란토가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상단주님께선 카일이란 아이가 상당히 마음에 드셨나 보군요.”
“허허! 널 이미 가문에 들인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상단주라 부르느냐! 이런 사적인 자리에선 아버지라 부르라는 데도!”
남작의 말에 프란토가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아, 아버님!”
“아직은 어색하겠지만 자주 불러 다오. 그래야 익숙해지고 가족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명심하겠습니다.”
“허허, 녀석….”
케프 남작이 자애롭게 웃으며 긴 수염을 쓰다듬다 말을 이었다.
“카일이란 녀석… 그래, 이 아비는 녀석이 마음에 든다. 처음 그 녀석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을 때 무력에 대해선 큰 관심이 없었다. 그저 옹기나 도자기에 벽돌까지 만들어내고, 새로운 수원을 찾아 황무지를 농토를 바꾸려 한 그의 생각을 칭찬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건 저 역시 수로와 저수지의 규모를 보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맞다. 녀석이 단순히 물건이나 만드는 멍청이였다면, 아일론 상회에 벌써 먹히고도 남았을 것이다.”
프란토 역시 남작의 말에 공감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오늘 보니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
케프 남작의 말에 프란토가 의아한 눈으로 남작을 돌아봤다.
“녀석은 그저 조금 머리가 좋은 녀석이 아니야!”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넌 장원을 보며 느낀 점이 없느냐?”
“장원을 점령하려면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입구의 형상이나 병력의 배치도 절묘하긴 했지만, 그거야 베아트리 영애와 그녀의 기사단이 합류했으니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프란토의 말에 케프 남작이 고개를 저었다.
“장원은 그녀가 공방에 합류하기 전 이미 지금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듣기론 처음 장원을 선택한 것도 수로와 마을을 계획한 것도 전부 그 카일이란 녀석이라 하더군.”
“그 말씀은 설마….”
“녀석은 레하트 단장이 오랜 시간 계획한 영지 남부의 전략을 단번에 알아채고 피라네시아 장원이란 요충지를 미리 선점한 거다. 이것만 보아도 녀석의 군사적 식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혹시 기사 수행에 대해 물으신 겁니까?”
“그래, 녀석이 전문적인 군사교육을 받았는지 알고 싶어서 말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재밌는 사실이라니 무슨 말씀인지?”
프란토의 말에 케프 남작이 푸른 보석이 박힌 반지를 꺼냈다.
“그건….”
“마법 반지다. 마나와 오러의 밀도가 높을수록 붉게 변하는 특수한 반지인데, 녀석과 접촉 이후 잠시지만 자줏빛으로 변했다.”
“자줏빛이라면….”
“녀석이 보유한 오러의 밀도가 아주 높다는 뜻이다. 아마도 레하트 남작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거다.”
“설마! 말도 안 됩니다. 레하트 남작님은 상급 엑스퍼트입니다. 그분에게 뒤지지 않는다면….”
“녀석은 분명 상급 엑스퍼트다. 어떠냐. 이만하면 제루아의 짝으로도 손색이 없지 않느냐? 녀석만 가문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가문의 오랜 숙원이었던 무력은 물론 상단을 왕국 최고로 만드는 것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케프 남작가가 이끄는 크로먼 상단의 전신은 크랜스 상단으로 한때 왕국에서도 열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대단한 상인 가문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상단은 상행 중 중부 기사 가문과 분쟁이 생겼는데, 당시 선조였던 크랜스 상단주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금력으로 중부의 작은 기사 가문 정도는 얼마든지 무너트릴 수 있다고 자신한 것이다. 하지만 상단주는 얼마 안 있어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 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사 가문과의 충돌 이후 각지에서 상단을 향한 무차별적이고 지속적인 습격이 이루어진 것이다. 당시 상단에서 거금을 지급하며 실력 있는 용병을 수십을 고용했지만 대부분 죽거나 심각한 상처를 입고 도주하면서 모든 상행이 실패로 돌아갔다. 피해는 점점 눈덩이처럼 늘어났고, 결국 크랜스 상단은 그나마 겨우 살아남은 용병에게서 결정적인 단서를 찾게 되었다.
바로 습격자들의 일률인 검술을 사용했다는 것. 즉 한 가문에서 수련한 기사들이 상단을 노리고 습격했다는 뜻이었다.
결국 상단주는 충돌이 있었던 귀족 가문에 대해 은밀히 조사 했고 귀족 가문의 기사단 일부가 어딘가로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이 없으니 크랜스 상단으로선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가 없었다.
지속적 습격으로 상단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한 상단주는 마침 본가에 해당하는 크로먼 백작가의 어려움을 알게 되자 상단을 크로먼 백작가로 옮겼고, 이것이 백작가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당시 크랜스 상단의 상단주는 상단을 크로먼 백작가로 옮겨가기 전 단 한 번의 상행을 추진했는데 상단에서 고용한 용병의 숫자도 상당했다.
주변에서는 이번 상행이 성공한다면 지금까지의 손해를 만회할 정도의 대규모 상행이었다.
그리고 그때 또 한번 대규모의 습격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번 상행은 철저하게 습격자들을 잡기 위한 상단주로서 마지막 함정이었다.
그리고 함정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당시 상단을 공격한 기사는 40여명, 반면 상단에서는 상행의 호위로 50여 명의 용병을 동원해 대규모 인원이 이름없는 계곡에서 전투를 벌였다. 이때 상단을 은밀히 따르던 크로먼 백작가의 기사 30여 명이 전투에 난입하면서 순식간에 전투를 끝내버렸다.
그리고는 중부지역의 대영주인 트라발트 공작사에 정식으로 도적을 토벌했다는 보고와 함께 그들의 목을 잘라 공작령에 보내어 버렸다. 그것은 당시 참여한 용병과 크로먼 백작가 부 기사단장의 인장까지 찍힌 정식 보고서였다.
보통 산적들을 잡으면 그 목을 잘라 성문에 효시하는 관행이 있었기에 크로먼 백작가의 행위는 정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당시 습격에 참여했던 귀족 가문의 사정은 전혀 달랐다. 일단 가문의 전력 대부분이 날아가 버린 것도 문제지만 목이 잘려 성문에 걸린 기사들이 모욕을 당하며 도적으로 죽어가는 것을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는 없었고, 결국 그들은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몰락하고 말았다.
그때 크랜스 상단주는 무력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가문에서 기사를 키워 보기 위한 노력했지만, 상단을 운영하던 크랜스 가문에서 기사를 키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곳저곳에서 검술을 모으고 수련을 시켰지만, 지금까지도 뚜렷한 성과를 얻지는 못한 실정이었다.
“하지만 녀석에겐 베아트리 영애가 있습니다.”
“확실히 두 사람의 관계가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아직 포기하긴 이르지 않느냐?”
“하지만….”
“물론 제루아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면 강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녀석이 순순히 장원에 남은 걸 보니 녀석도 공방장에게 관심이 있는 듯 보였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보거라. 총명한 아이이니 알아서 잘할 것이다.”
“그렇긴 합니다만….”
프란토가 고개를 끄덕이자 케프 남작이 웃으며 프란토의 어깨를 두들겼다.
“왜! 제루아에게 귀족가의 자제가 아니라 용병을 소개시켜 줘서 섭섭하느냐?”
“그런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딸이 귀족가의 자제와 만나는 것이 조금 더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죄송합니다! 아버님….”
“아니다! 당연히 딸을 가진 아비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생각이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제루아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프란토 너를 따라 상단에서 일했다. 그런 아이에게 집안에만 갇혀 조신하게 살아가는 삶이 행복할 거라 생각하느냐?”
케프 남작의 말에 프란토 역시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아닐 겁니다. 녀석은 자유롭게 말을 타고 상행 떠나는 걸 좋아했으니 말입니다.”
케프 남작은 대답과 함께 깊은 고민에 빠진 듯한 프란토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프란토를 비롯한 세 명의 부단주는 케프 남작가의 방계 혈족들로 모두 뛰어난 인재였다.
그러나 두 명의 부 단주들은 서로 경쟁하며 후계싸움에 열중하고 있을 때 프란토는 후계싸움엔 관심이 없는 듯 그저 자신의 일만 묵묵히 수행할 뿐이라 두 부 단주들도 프란토와는 어느 정도 친분을 유지했고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프란토를 눈여겨본 것은 바로 케프 남작이었다.
프란토는 생각이 깊고 함부로 자신의 뜻을 밖으로 표출하지 않았지만, 한번 결정한 사항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결단력과 추진력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카일 공방의 석재 매점에 관한 사항도 프란토가 가장 오랫동안 반대했고 가장 마지막까지 반대한 사람이기도 했고 이번 카일공방과의 협상을 계획한 인물이기도 했다.
* * *
“허허! 이 제안을 카일이란 용병이 했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카일 공방의 위치상 서쪽 방면으로는 마땅한 산이나 구릉이 없는 평지나 다름없어 만약 대규모의 병력이 서쪽으로 침입한다면 현재로서는 고립될 수밖에 없는 지형입니다. 그러니 황무지 넘어 서남쪽 야산을 원하는 거겠지요. 어차피 그곳은 백작가와 멀리 떨어져 관리가 힘든 황무지였습니다.”
“그렇긴 합니다. 영주님이 과연 허락 하시겠습니까? 피라네사아 평원에서 그나마 숲이 형성된 곳인데요.”
“그래서 기사단장님을 찾아온 것입니다. 저와 같이 백작님을 설득해 주시지요. 카일 공방 역시 그만한 대가를 치를 겁니다. 카일 공방에서 제시한 세금이 한 달에 무려 4백 골드입니다. 저희에겐 아무런 필요도 없는 서남쪽 야산하나 내어 주고 얻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케프 남작의 말에 래하트 남작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4백 골드를 세금을 내겠다고 했단 말입니까? 지난번 회의 때의 언급한 금액의 2배가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그 정도면 몇 달 안에 백작가에서 입은 피해를 만회할 겁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와이번을 매입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동안 제가 와이번 구입에 반대한 것은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막대한 가축 소비량으로 인한 소모성 비용 때문입니다. 그간은 와이번을 감당하기에 벅찬 상황이었지만, 이번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영지에 지속적인 재원의 조달이 가능해질 테니 최소 두 마리 이상의 와이번을 들여온다고 해도 무리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케프 남작의 말에 래하트 남작의 얼굴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와이번은 기사단에겐 꿈과 같은 존재다. 지금까지 래하트 남작은 영지에 단 한 마리의 와이번이라도 들이기 위해 케프 남작과 수많은 논쟁을 벌여왔지만 언제나 케프 남작의 논리를 깰 수는 없었다. 항상 부족한 제정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백작가에 와이번은 어쩌면 사치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케프 남작이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나 와이번 사육이 가능하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케프 남작은 일을 추진할 때 항상 여유롭게 자금을 운영하는 성격이라 재정을 빡빡하게 조정한다면 최대 3마리 이상의 와이번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좋습니다. 남작께서 확실하게 제 약점을 건드리시는군요. 부디 지금 그 약속 잊지 말아 주십시오.”
래하트 남작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케프 남작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맞잡았다.
“물론입니다! 2년 안에 반드시 약속은 지켜질 겁니다. 저 역시 영지의 가신입니다. 영지의 무력이 늘어나는 것은 저 역시 바라던 바입니다. 저 또한 오래전부터 와이번을 매입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래선 역시 확보해 놓은 상황입니다. 그러니 믿으셔도 좋습니다.”
래하트 남작이 상당히 놀라는 모습으로 케프 남작을 바라보았다.
“설마 공식 루트가 아닌 암흑시장을 이용하겠다는 말입니까?”
원래 와이번을 거래하는 방법은 단 두 가지뿐이다.
하나는 공식적으로 진행되는 왕국의 경매 제도를 통하는 방법으로 왕실 직영으로 운영되며, 몰락 귀족이나 공식적으로 등록된 용병 라이더들이 자신의 와이번을 매각할 때 주로 이용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바로 비공식적으로 얻은 와이번을 처분할 때 이용하는 방법이다. 일종의 용병 라이더나 와이번 나이트들을 기습하거나 간혹 귀족 가문에 소속된 와이번 나이트가 가문에서 모종의 이유로 도망치는 과정에서 와이번을 매각하는 경우 주로 이용되는 곳이 암흑시장이었다.
보통 암흑시장의 경우 와이번을 획득한 나라에서 같은 와이번을 매도하지는 않았다.
와이번을 잃어버린 측과 구매자 간 충동이 일어나 영지 전으로 번질 경우 암흑 상단에 대한 제지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각국은 와이번의 비정상적인 거래사가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암흑시장을 제지하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암흑시장을 막을 경우 와이번의 유입 없이 지속적인 반출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경매의 경우 낙찰을 받기도 어렵고 왕실 상단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도 높지요. 그에 비해 확실한 거래 상대만 만난다면 암흑시장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와이번을 구매할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암흑 상단은 기본적으로 오랜 거래를 통해 형성된 인맥을 위주로 거래를 하는데 이 경우 암흑 상단에서 판매자와 구매자를 마법구를 통해 직접 연결해준 뒤 일정한 수수료를 얻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모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습득한 와이번이라 왕실의 경매보다 저렴했다. 그러나 암흑시장도 나름 규칙이 있어 일정한 가격 이하로는 거래를 주선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미 암흑시장 쪽 인맥을 확보했다는 말입니까? 쉽게 거래하는 곳이 아니라 알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거래 루트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물론 비밀거래가 원칙이라 서로 정확한 신분은 알지 못하지요.”
“흠… 알겠습니다. 이번 일에 대해선 전적으로 재정관을 돕도록하지요.”
“갑사합니다.”
케프 남작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케프 남작과 래하트 남작은 곧장 백작의 집무실을 찾았다.
그리고 오랜 설득 끝에 결국 백작의 승인을 얻어낼 수 있었다.
백작 역시 이번 피해를 만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대하던 와이번 나이트를 키울 수 있다는 사실에 비한다면 황무지 중간에 위치한 야산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하는 듯했다.
여기에 예외적으로 장원에서 키울 수 있는 병사의 수를 500여 명까지 늘려주기로 했다.
카일이 맡은 곳이 영지 방어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고 백작성과 상당한 거리가 있어 독자적인 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원래 카일에게 인정된 병력은 병사 100여 명 정도이지만 보통은 용병대를 조직하기 때문에 병사를 따로 키우는 용병 가문은 없었다. 수입이 없이 지출만 있는 병사는 용병 가문에서도 부담이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카일 공방처럼 장원 자체적으로 한 지역의 방어를 독점하는 경우도 흔치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고 용병 가문에서 그 재정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