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의 용병라이더-363화 (363/404)

외전 - 97. 협상(1)

“늦어서 죄송합니다. 공방을 책임진 카일입니다.”

카일이 케프 남작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죄송할 것까지야… 갑작스럽게 약속을 잡은 우리의 잘못도 있지. 재정관인 케프 남작이네! 베아트리 영애도 잘 있었나?”

케프 남작이 웃으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잘 지내진 못했답니다.”

“허허, 빈민들 때문에 고생이 많았나 보군. 하지만 오해는 말게. 믿을진 모르겠지만 내가 지시한 일은 아니라네.”

“힘들긴 했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빈민들도 이젠 안정을 찾았고, 곧 농사도 시작될 테니 내년이면 식량 사정도 안정을 찾을 거예요.”

“안정이라… 그리만 된다면 다행이지.”

케프 남작이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온 두 사람을 소개했다.

“아! 마침 공방장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어 데려왔다네. 이쪽은 상단을 이어받을 프란토 부 단주, 그리고 부 단주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는 장녀 제루아라네!”

케프 남작의 소개에 프란토 부 단주와 제루아가 카일에게 다가왔다.

“공방장을 꼭 한번 만나보고 싶어 찾아오긴 했는데… 자네가 정말 그 옹기와 도자기를 만든 장본인이란 말인가?”

프란토가 앳된 얼굴과 상반되는 단단하고 커다란 체구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카일이 섬세한 옹기나 도자기를 개발하고 만만든 사람이라 믿지 못하는 듯 보였다.

“허허! 아직도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려 하다니, 이래서야 마음 놓고 상단을 물려 줄 수 있겠느냐!”

케프 남작이 짐짓 프란토 부 단주를 나무라듯 말했지만 케프 남작 또한 카일을 바라보는 눈빛이 프란토와 다르지 않았다. 카일에 대해 단편적인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남작 역시 카일의 큰 체구에 내심 놀라고 있었다. 프란토의 딸인 제루아와도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녀의 눈빛도 두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카일은 그들의 시선을 가볍게 무시했다.

“음…. 젊은 사람이 전혀 동요가 없군.”

남작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이 정도 신중함은 있어야 1년 만에 공방을 이만큼 키울 수 있었겠지.”

“하하! 아닙니다. 저야 공방에 처박혀 흙만 주물렀을 뿐 공방의 대소사 대부분은 여기 베아트리 영애가 처리하셨습니다. 빈민들 문제도 영애 덕분에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당치 않으세요. 전 그저 공방 일을 잠시 도운 것뿐 근본적인 해결은 카일 님이 하셨는걸요.”

“수로를 말하는 것 같은데, 오면서 보니 저수지 건설이 마무리 중이더군. 언제쯤 물을 채울지 말해줄 수 있겠나?”

“글쎄요? 정확힌 채워봐야 알겠지만, 보름 정도면 저수지를 가득 채울 거라 생각합니다.”

“…그 말은 벌써 물을 채우기 시작했단 말인가?”

케프 남작이 놀라 물었다. 남작은 수로 완공이 얼마나 걸릴 것인지를 물었는데, 카일은 보름 뒤면 저수지에 물을 채울 수 있을 거라 답했다. 이미 수로가 완공되고 물을 채우기 시작했단 뜻이었다.

“네, 아마 지금쯤 상류 쪽 저수지에 물이 공급되기 시작했을 겁니다.”

“장원 앞쪽에 건설된 저수지 말고 또 다른 저수지가 있단 말인가?”

“식수 용도로 만든 저수지가 한곳 더 있습니다.”

카일의 말에 케프 남작의 눈이 반짝였다.

남작은 보름 안에 장원 밖 저수지 하나도 채우기 힘들다 생각했다. 하지만 카일은 보름 안에 두 저수지를 모두 채울 수 있다고 했다. 즉 카일이 찾아낸 새로운 수원이 남작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풍부한 수량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었다.

“대단하군. 그만한 수원을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도대체 어디서 찾아낸 것인가?”

“…그건,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운이라… 그렇긴 하지. 백작가가 수십 년을 찾아 헤맨 수원을 찾아냈으니 운이 좋다는 말도 일리가 있군.”

남작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지한 얼굴로 카일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오늘 자넬 찾아온 이유는 따로 있지만, 그 전에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은데 어떤가?”

“제안이라면….”

“우리 크로먼 상단에도 도자기와 옹기를 납품해 주지 않겠나? 아일론 상회가 매입하는 비용에 1할을 더 주겠네.”

“1할이라… 욕심나는 제안이군요.”

“어떤가? 한곳과의 독점 납품은 그리 좋지 못한 결정이라네, 거래처는 다양할수록 공급망이 넓어지고 더 많은 물건을 팔 수 있으니 자네에게도 이익이지 않겠나?”

“알고 있습니다. 공급망의 확대가 필요한 것도 인정할 수 있지만, 아직 아일론 상회에서 요청하는 물품도 조달하기 힘든 실정입니다. 그리고 지난번 부 단주인 캐프만 님에게도 말했지만 거래 확대에 관한 일은 아일론 상회와 논의가 필요합니다.”

“그 이야기는 나도 들어 알고 있네. 초기 공방 건립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말이야! 하지만 자넨 이미 많은 골드를 벌어들이고 있지 않나. 그만하면 아일론 상회가 지원한 자금 정도는 이미 충분히 갚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초기에 들어간 자금이 적다고 해도 아일론 상회 덕분에 공방이 지금만큼 성장했으니 지원했던 자금을 돌려주는 것 또한 아일론 상단과 의논해 보아야지요.”

카일이 웃으며 말했다. 사실 카일이 아일론 상회의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금전적인 지원을 받진 않았고, 그렇기에 그는 지금껏 아일론 상회와의 거래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케프 남작의 크로먼 상단은 달랐다. 지금은 옹기나 도자기를 납품받기 위해 고개를 숙일지는 몰라도 실제 거래가 이루어진 뒤의 상황은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케프 남작은 백작가의 재정을 담당하는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자이기에 거래 과정에서 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아예 아일론 상회를 핑계로 거래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트라발트 공작의 비호를 받는 아일론 상회를 끌어들인 이상 케프 남작도 카일을 더 이상 압박할 수는 없었다.

카일의 말에 케프 남작은 고개를 저었다.

“자넨 우리가 어떤 제안을 하더라도 아일론 상회를 끌어들이는군!”

“죄송합니다.”

“아닐세, 자네 말도 틀린 것은 아니지. 그럼 자네가 최근에 만들었다는 벽돌은 어떤가? 설마 그것까지 아일론 상단과 의논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

케프 남작의 말에 카일의 얼굴이 굳어졌다. 남작의 제안은 카일로서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벽돌을 거래하기 위해 도자기와 옹기거래를 먼저 제안하셨군요. 거절당할 걸 알면서 말이죠.”

베아트리 영애가 차분한 어조로 케프 남작을 향해 물었다. 카일과 달리 베아트리 영애는 이미 남작의 제안을 짐작하고 있었던 듯 여유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허허, 그럴 리가요. 그저 즉흥적으로 생각나 제안한 것뿐이라네.”

담담한 어조와 달리 남작의 눈은 작게 빛나고 있었다.

“좋아요. 벽돌 판매라면 공장에도 이익이니 거부할 이유가 없죠.”

영애가 미소를 지으며 카일을 바라보곤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벽돌이야 아일론 상회와는 관련이 없으니, 거래는 가능합니다.”

“하하! 잘됐군.”

카일의 입에서 거래가 가능하단 말이 떨어지자 케프 남작의 얼굴에 천천히 미소가 떠올랐다. 목적을 달성했다는 승자의 미소였다. 하지만 이어진 베아트리 영애의 말에 남작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당분간 벽돌거래는 힘들 거예요.”

“그게 무슨 말인가! 당분간 거래가 힘들다니?”

“벽돌을 쉼 없이 제작하고는 있지만, 항상 부족한 실정이라 당장은 외부 반출이 어려워요.”

“하지만 수로 건설이 끝나지 않나? 그렇다면 여유가 좀 있을 것 같은데?”

“죄송하지만 겨울이 되기 전 마을까지 건설하려면 아직도 부족합니다.”

“흠… 그럼 언제쯤 벽돌을 매입할 수 있겠나?”

“그것 역시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마을 전체를 겨울 전까지 다시 만들어야 해서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네도 알 수 없다는 말이군.”

“일단 올해 안엔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카일의 말에 남작의 얼굴이 잠시 굳어졌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카일의 말도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수로가 완성되었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수천의 빈민들이 집도 없이 천막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겨울이 오기 전 이들이 살 수 있는 집을 짓기 위해서라도 벽돌을 외부로 반출하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생산량을 더 늘릴 수는 없는 건가?”

“그건 어려워요. 지금도 가능한 모든 사람들을 동원해 벽돌을 생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흠… 그런가?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대신 한 가지 부탁이 있네.”

남작이 프란토의 옆에 앉은 제루아를 가리켰다.

“이 아이를 이곳에 잠시 머물게 해줄 수 있겠나?”

“아가씨를요?”

“그렇네. 제루아는 앞으로 있을 벽돌거래의 책임을 맡을 거라네. 벽돌이란 물건을 판매하려면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는지 알아야 판매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하지만 공사 현장은 험한 곳입니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카일의 물음에 제루아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 서부 원행 중 태어났어요. 태어날 때부터 상인이 될 운명이었는지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수많은 원행을 다녔어요. 길에서 도적을 만난 적도 있고, 야영 중 몬스터의 습격을 받아 죽을 고비도 넘겼어요. 이 정도 일쯤은 제겐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대신 아가씨만 남으셔야 합니다. 보시다시피 저택 대부분이 작업실이나 창고로 변경되면서 내어드릴 방이 많지 않습니다.”

“상단을 쫓아다니다 보면 길에서 노숙하는 일도 종종 있답니다. 방 하나면 충분해요.”

제루아의 말에 카일이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적당히 거절하려 했지만 제루아란 여인의 표정과 눈빛은 전혀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잘됐군요. 마침 제 옆방이 비었으니 그곳을 거처로 내어드리면 될 것 같아요.”

“하하! 영애께서 괜찮으시다면 저야 상관 없답니다. 그럼 그렇게 하시죠.”

카일의 말에 제루아가 재빨리 영애에게 고개를 숙였다.

“감사해요. 베아트리 영애,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영애께서 불편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어요.”

“불편하다니요? 그럴 리가요. 함께 이야기 나눌 동무가 생긴 것 같아 저도 좋답니다.”

어색하면서도 날카롭게 시선을 주고받는 두 여인의 모습에 카일과 부 단주인 프란토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지만 케프 남작은 오히려 미소 가득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상단의 일은 끝난 것 같으니 이곳에 온 목적을 밝혀야겠군.”

케프 남작은 품에서 말려있는 양피지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렸다.

“내가 이렇게 자넬 찾은 건 백작가에서 자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기 위해서라네.”

“제안이요?”

“그렇네, 자네에게도 나쁘지 않는 제안이 될 거야!”

남작이 양피지를 카일에게 내밀었다.

“이것이 백작가의 제안이네.”

케프 남작의 말에 양피지를 들어 확인하던 카일의 눈이 점점 커졌다.

“장원과 용병가문!”

양피지에는 용병가문 등록에 반드시 필요한 보증 귀족으로 크로먼 백작가의 인장이 찍혀 있었고 이를 근거로 카일의 공장을 백작의 장원가로 정식 인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어떤가? 알아보니 조부 때부터 용병을 시작해 자네까지 삼대에 걸쳐 용병이 되었고 자네 아비인 보일이 중급 엑스퍼트로 등록되어 있으니 용병 가문의 개설에도 전혀 문제가 없더군.”

“저에 대해 많이 알아보셨군요.”

“협상의 시작은 상대를 먼저 알아가는 것이니 당연한 것 아니겠나? 자네가 동의만 한다면 백작가에선 자네와 부친인 보일에게 기사의 작위를 내릴 거라네. 용병기사가 되는 거지.”

“…기사 작위!”

“원칙적으로 작위까진 내릴 필요가 없지만, 자네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백작께서 내린 결정이야!”

귀족에게 충성을 바치고 그 대가로 봉토나 징수권, 봉급을 받는 일반적인 기사들과는 달리 귀족과 용병기사의 관계는 철저한 계약 관계로 용병기사가 오히려 작위를 내려준 귀족에게 세금을 납부하고, 귀족 가문은 멸문의 위기에 한해 용병 기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조건이 바로 영지의 멸문이 아닌 귀족 가문의 멸문이라는 점이다. 즉 영지가 위기에 처해도 귀족 가문이 멸문하지 않는 이상 용병기사는 귀족의 도움을 거절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갑자기 용병기사라니, 너무 갑작스럽군요.”

베아트리 영애가 케프 남작의 의도를 읽으려는지 그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사실 베아트리 영애는 백작가에서 공방을 장원으로 승격시킬 거란 예상을 이미 하고 있었다. 석재 매점으로 백작가나 크로먼 상단의 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유일한 방법 공방을 정식 장원가로 승인한 뒤 세금을 걷는 것뿐이라 판단했으니까. 하지만 작위를 내리는 것은 영애로서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용병기사는 영주에겐 그다지 좋은 결정이 아니야! 이건 아무래도 자네가 더 잘 알겠지?”

케프 남작의 말에 베아트리 영애가 미간 찌푸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미엄 가문의 용병기사 바르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당사자가 바로 베아트리 영애 본인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이에요. 하지만 그러니 더 걱정스러운 거죠. 의도를 알 수 없으니 말이죠.”

“의도라면, 한 가지 부탁이 있긴 하다네.”

“부탁이라… 말씀해 보시죠.”

“자네도 알겠지만 피라네시아 평원은 동서로 흐르는 파렌 강을 기점으로 북쪽과 서쪽 평원 일부는 아직도 백작가에서 관리하고 있다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파렌 강 일부를 복원시켜 주게!”

백 년 전까지만 해도 파랜 강은 풍부한 수량을 바탕으로 피라네시아 평원을 동부 최대 곡창지대로 만들어 주었던 강이었다.

“말도 안 됩니다. 제가 무슨 수가 있어 말라버린 파렌 강을 되살린단 말입니까?”

“전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네, 자네가 만든 수로의 일부를 이곳 파렌 강 지류와 연결해 달라는 말이네.”

케프 남작이 직접 지도까지 펼쳐 보이며 말했다. 케프 남작의 설명으론 장원과 멀지 않은 곳에 파렌 강과 이어진 말라버린 작은 하천이 있는데, 이곳과 카일이 만든 저수지를 연결해 파렌 강으로 물을 끌어들여 북부 평원을 중심으로 농사를 짓겠다는 설명이었다. 이것만 성공하면 백작가로서도 적지 않은 농토를 확보할 수 있고 더불어 곡물상인 크로먼 상단으로서도 적지 않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말이었다.

“쉽지 않은 일일 겁니다. 저수지에서 하천까지 연결이야 공방에서 해 드릴 수는 있지만, 하천에서 파렌 강가지 이어지는 수로 작업은 백작가에서 하셔야 합니다.”

“물론이네. 당연히 백작가에서 해야지.”

“수량도 생각하시는 것보단 적을 수 있습니다.”

“버려진 황무지를 개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지.”

“알겠습니다. 그럼 수로 작업은 내일부터 시작하도록 하죠.”

“하하! 고맙네, 자네 덕분에 살았군.”

케프 남작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케프 남작은 매점한 석재를 활용해 하천을 정비하고 파랜 강 중간에 보를 쌓아 농수를 확보했다. 덕분에 그들은 매점 했던 석재를 차츰 소비하면서 손해를 만회할 수 있었다. 결국 이번 석재 매점 사건으로 손해를 본 사람은 결국 백작 하나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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