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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71화 (71/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71화

“동서남북 출입구 정문에서 마수들이 대거 발생했다고 합니다. 특히 남쪽 정문에는 대규모 마수들과 4성급 및 5성급 보스들이 다수 있다는 보고가 올라와서 대호법님이 가셨고, 동쪽과 서쪽은 각각 청룡검대와 백호검대가 대응 중입니다. 현무전에서는 이미 부전주님 일행이 북쪽 정문을 향해 출발하셨습니다.”

“던전 스탬피드인가.”

“네, 아마도.”

신유현의 중얼거림에 이시아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의 보고에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와서 습격이 일어났다고?’

확실히 이전 삶에서도 마수들이 가문을 습격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하지만 시기가 너무나 달랐다.

이전 삶에서는 현무검대의 3성 던전 아라크네의 둥지 공략 사건이 있은 후, 인천 던전 스탬피드가 시작되기 전에 습격 사건이 발생했으니까.

그런데 설마 인천 스탬피드 사건 이후에 습격이 일어날 줄이야.

‘내가 아라크네의 둥지 사건을 해결했기 때문인가?’

아라크네의 둥지를 습격한 철화단 놈들을 신유현은 전멸시켰다.

어쩌면 그 때문에 철화단의 습격이 없어진 게 아니라 일정이 늦어진 것일 수도 있었다.

“아버지와 큰형, 큰누나는?”

“유감이지만 계시지 않습니다. 어제 6성 던전을 공략하러 떠나셨습니다.”

“타이밍이 좋지 않군.”

이시아의 대답에 신유현은 혀를 찼다.

인천 스탬피드가 시작되기 전이었다면, 검왕 신성일과 폭풍검 신철민, 그리고 설화용녀 신유라가 가문에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없었다.

“작은누나는?”

“신지아 님은 무기고에 계실 겁니다. 무기고는 가문의 중요 거점 중 하나니까요.”

“역시 그런가.”

파천검가의 차녀인 신지아는 가문의 보물들이 보관되어 있는 무기고를 지키는 게 사명이었다.

그 때문에 가문이 습격받는 일이 생겨도 무기고를 떠날 수 없었다.

그리고 애초에 가문의 수호를 담당하는 기관은 따로 있었다.

장원의 중앙에 있는 가주전을 중심으로 동청룡, 서백호, 북현무, 남주작의 사방 수호 검전이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현재 각 수호 검전들은 장원의 출입구인 동서남북에 하나씩 있는 정문을 지키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남쪽은 대호법이자 6성급 초인인 유성검, 신성현이 갔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을 터.

“동쪽과 서쪽은 괜찮나?”

“청룡검전과 백호검전의 핵심 전력들이 빠져 있긴 하지만 괜찮을 거라 생각됩니다. 두 검전은 정예 무사들이 많은 데다가 가문의 어르신 분들도 함께할 테니까요.”

“우리 쪽은 어떻지?”

“현재 공격받고 있는 곳들 중에서 마수들의 숫자가 가장 적습니다. 부전주님이 먼저 가셨을 테니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가장 적다고?”

신유현은 이시아를 돌아보며 반문했다. 이전 삶에서 가문을 습격한 마수들의 숫자는 수백 마리가 넘었다.

그중에서 특히 현무전의 피해가 가장 컸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

그런데 가장 적다니?

“일단 북쪽 정문으로 간다.”

신유현은 서둘러 북쪽 정문으로 향했다.

* * *

“놈들이 지나가지 못하도록 막아라!”

“한 놈도 보내면 안 된다!”

현무전이 담당하고 있는 파천검가의 북쪽 정문 출입구.

그곳에는 약 30명 정도 되는 현무검대원들이 약 50마리 정도 되는 마수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었다.

<3성 마수 그레이 울프>

몸길이가 2미터 정도 되는 늑대처럼 생긴 마수들로, 굉장히 민첩한 데다가 힘도 제법 있는 놈들이었다.

거기다 50마리나 되는 놈들이 무리를 지어서 통솔된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했다.

‘어떻게든 막을 수는 있겠군.’

현무검대의 3분대 대장, 이대영은 주변을 둘러봤다.

3성 던전 아라크네의 둥지 공략대의 대장을 맡았던 그는 현재 자신의 대원들과 함께 마수들을 막고 있었다.

상황은 불리하지 않았다.

비록 마수들의 숫자가 약 2배 가까이 많았지만, 대부분의 현무검대원들은 3성이었고, 그중 각 분대의 분대장들 중에는 4성 최하급도 있었으니까.

가문을 습격해 온 마수들을 상대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다만.

쿠르르르릉! 콰콰쾅!

현무검대원들이 싸우고 있는 정문에서 좀 떨어진 장소에서 어마어마한 벼락이 떨어져 내렸다.

<5성 보스 마수 천둥쥐 팬더마우스>

북쪽 정문에도 보스가 출몰해 있었다. 그것도 무려 5성급이었으며 처음에는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

크기가 1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 데다가 큰 귀를 가진, 나름 귀엽게 생긴 생쥐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무검대원들은 두려움에 몸을 떨어야 했다.

마른하늘에서 벼락을 떨어뜨리고 번개를 몸에 두른 채 재빠르게 움직이는 팬더마우스는 재앙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부전주님이 와 주시지 않았으면 위험할 뻔했어.’

크아앙!

촤아악!

이대영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그레이 울프 한 마리를 베어 넘기며 팬더마우스가 있는 쪽을 바라봤다.

지금 그곳에서는 부전주 최정훈을 비롯한 인사부장 이연화와 재정관리부장 김재현이 호흡을 맞추며 팬더마우스를 상대하고 있었다.

최정훈은 5성 최하급의 절정검사이며, 이연화와 김재현도 각각 4성 최상급과 중급의 실력자들이었으니까.

‘막을 수 있다.’

이대영은 희망을 가졌다.

현무검전의 힘만으로 북쪽 정문을 수호할 수 있다고.

아니, 현무검전을 도와주기 위해 온 인물이 한 명 더 있었다.

크허어어엉!

“허억허억.”

이제 막 촉수를 휘두르며 달려드는 그레이 울프 한 마리를 쓰러트린 소년.

파천검가의 막내인 신철호가 현무검전을 도와주기 위해 달려왔던 것이다.

‘더 이상 질 수 없어.’

신철호는 이를 악물었다.

기력 개방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자신의 형, 신유현에게 변명도 하지 못할 정도로 뚝배기가 깨져 버렸다.

그 때문에 한동안 가문의 의무실 신세를 진 후, 자발적으로 근신했다.

신유현에게 깨졌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서 바깥에 나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 이를 악물고 폐관 수련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신철호는 강해져서 신유현에게 복수할 생각이었다.

가문의 무능한 쓰레기에게 당하고도 가만히 있을 만큼 신철호의 성격은 무르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약 열흘간 수련을 끝내고 밖으로 나온 신철호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

‘벌써 3성이 되었다니 이건 또 무슨 개소리인가 싶었는데…….’

가문 내에서 신유현이 3성이 되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던 것이다.

마나의 재능이 없어서 스무 살이 될 때까지 기력 개방도 하지 못한 무능한 형이 벌써 3성이 되었다니?

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더해, 주작검전의 유망주였던 정태성이 신유현을 습격했다가 도리어 깨지고 가문에서 쫓겨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소식을 들은 신철호는 욕설을 내뱉으면서 다시 폐관 수련에 들어갔다.

신유현이 3성이 되었다면 이길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철호는 오직 신유현의 뚝배기를 깨 버리겠다는 오기하나로 지옥 같은 수련을 해냈다.

그렇게 자신을 채찍질하며 수련을 한 결과, 신철호는 강해졌다.

애초에 신철호는 가문의 직계들 중에서 뛰어난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받고 있던 인물.

고유 특성, 천무지체(S)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거기에 노력까지 했다.

‘3성 최상급. 이게 내 노력의 결과다.’

피나는 노력 끝에 이루어 낸 경지.

신유현에게 깨졌을 때는 2성 상급이었고, 첫 번째 폐관 수련을 끝냈을 때는 3성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불과 하루 전, 3성 최상급이 되면서 신철호는 폐관 수련을 끝냈다.

‘시기도 좋았지.’

신철호는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3성 최상급이 되어서 돌아온 다음 날, 마수들이 가문을 습격해 온 것이다.

신철호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번 기회에 혁혁한 전과를 세우고 활약을 한다면 가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거기에 신유현에게 결투를 걸 생각이었다.

신유현에게 깨졌던 오명을 만회하기 위해서.

‘현무검전을 차지하는 건 바로 나야!’

신철호는 검을 빙글빙글 돌리며 그레이 울프들을 노려봤다.

그 순간.

쿠구구구궁!

돌연 지진이 난 것처럼 땅이 흔들리는 게 아닌가.

신철호뿐만 아니라 이대영을 비롯한 현무검대원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푸스스슥!

그때 그들이 있는 장소에서 전방으로 약 3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땅이 무너져 내리면서 싱크홀이 생겨났다.

스스슥!

이윽고 그 싱크홀에서 무언가가 기어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철호를 비롯한 현무검대원들은 그레이 울프들을 처리하며 싱크홀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잠시 후, 싱크홀 안에서 새로운 마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4성 마수 솔저 앤트>

솔저 앤트는 2미터의 키를 가진 인간형 마수였다.

다만 머리가 개미처럼 생겼고, 몸 또한 단단해 보이는 검은색 갑각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팔은 두 개였으며 키틴질로 이루어진 흑창을 들고 싱크홀에서 기어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그 숫자는 이미 100마리를 넘었으며,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다.

“이건 또 뭐야?”

“어디서 이런 녀석들이…….”

현무검대원들은 질린 표정으로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흑창으로 무장한 수많은 솔저 앤트들의 위압감은 상당했으니까.

그뿐만이 아니다.

키에에에엑!

<4성 보스 헤비 아머 앤트>

싱크홀에서 몸길이가 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개미 한 마리가 기어 올라오는 게 아닌가.

4성 보스인 헤비 아머 앤트는 솔저 앤트와 다르게 개미의 모습이었다. 다만, 검은색 생체 중장갑으로 몸통을 감싸고 있었으며 등에는 두 개의 포신이 달려 있었다.

“이 상황에서 4성 보스라고?”

이제 솔저 앤트들의 숫자는 무려 200마리에 육박해 가고 있는 상황.

그런대 4성 보스까지 나타나다니!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부우웅.

싱크홀에서 날갯짓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내 작은 무언가가 싱크홀에서 튀어나오며 공중에 멈춰 섰다.

<5성 보스 레드 제너럴 앤트>

솔저 앤트와 흡사하지만 등에 붉은 화염의 날개가 달린 존재.

제너럴 앤트는 붉은색 키틴질 소재의 생체 갑옷을 입고 있었으며, 손에는 딱딱하고 거대해 보이는 붉은색 건틀렛을 착용하고 있었다.

“저건 또 뭐야?”

“5성 보스가 왜 튀어나와?”

현무검대원들은 멍한 표정으로 새롭게 나타난 마수들을 바라봤다.

“저걸 뭐 어떻게 하라고…….”

이대영 또한 순식간에 전의를 상실했다. 상대는 3성도 아니고 무려 4성 마수인 데다가, 숫자도 자신들보다 배는 더 많았으니까.

거기다 무려 4성과 5성 보스까지.

그 사실에 현무검대원들 사이에 절망감과 무력감이 퍼져 나갔다.

크아아아아아!

그때 5성 보스 제너럴 앤트가 공중에서 함성을 3초간 내질렀다.

그 소리에 현무검대원들은 순식간에 두려움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방금 전 함성은 상대에게는 공포와 두려움을, 아군에게는 사기를 올려 주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이기도 했다.

키이이이잉!

제너럴 앤트의 함성이 끝나자 헤비 아머 앤트의 등에 붙어 있는 포구 끝에서 붉은빛의 에너지가 집속되기 시작했으니까.

투확! 슈아아아아악!

잠시 후 어마어마한 위력의 붉은색 마나포가 신철호와 현무검대원들을 향해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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