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꽃길만 걷는 천재스타-142화 (142/150)

142화

142화

서 팀장의 말에 최 대표와 하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정말?”

“그렇게나 많이요?”

두 사람의 물음에 서 팀장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 번 말했다.

“네, 진짜예요! 100만 장 넘었어요!”

“와우!!”

최 대표는 서 팀장이 한 번 더 확실히 말해주니 실감이 나는지 환호하며 하준을 끌어안았다.

하준은 얼떨떨했지만 곧 함박웃음을 지었다.

“네 앨범이 그 정도로 기대된다는 뜻이겠지. 이러면 콘서트도 걱정 없겠다. 하하.”

하준의 콘서트는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15000석 규모로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좌석수를 가진 경기장이었다.

최 대표는 하준의 인기를 가늠해봤을 때 이 정도는 해야 한다며 이곳으로 정했지만, 하준은 걱정하는 눈치였다.

“맞아요. 15000석 정도는 그냥 채우죠. 호호.”

서 팀장이 맞장구를 쳤다.

“관심을 많이 보여주시니까 걱정이 좀 덜하긴 하네요. 다행이에요. 참, 대표님, 뮤직탱크에서 뭐래요?”

하준이 밝은 얼굴로 최 대표에게 물었다.

“뭐래긴, 당연히 오케이래지. 2곡 시간 주기로 했어.”

“다행이네요. 그럼 ‘돌아간다’를 사전녹화하는 거죠?”

“응, 그렇게 하려고.”

하준은 이번 정규 앨범은 더블 타이틀로 가기로 했고, 컴백은 뮤직탱크에서 하기로 했다.

그래서 혹시 두 곡을 부를 수 있는지 뮤직탱크 측에 물었는데 뮤직탱크 측에서는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자, 이번 하준이 정규 앨범은 착착 진행되네. 아주 좋아. 아! 근데 하준아, 굳이 춤추면서 라이브도 해야겠어? 쉬운 춤도 아닌데······.”

하준은 이번 댄스 타이틀곡인 ‘Come back to me’를 라이브로 하겠다고 했다.

최 대표는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곡인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냐는 입장이었다.

“네, 할 수 있어요. 제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어서 선택한 곡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수는 노래를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연습도 많이 했고요.”

하준은 격렬한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하기 위해 연습실에서 달리기를 하면서 노래하는 연습을 했다.

폐활량을 높이기 위해 운동도 꾸준히 했고 말이다.

“그래도······ 네가 그룹도 아니고 솔로라서 전곡을 혼자 다 불러야 하는데 너무 힘들 텐데. 그러면 오히려 퍼포먼스랑 노래 다 망칠 수도 있고······. 정 그러면 AR이라도 좀 깔래?”

“에이, 지금이야 라이브를 많이 안 하지만, 옛날에 솔로 댄스 가수들이 라이브하면서 춤도 얼마나 잘 췄다고요. 저도 할 수 있다니까요! 한번 보실래요?”

하준이 자신 있게 말했다.

“그래? 그럼 한번 보자. 내가 널 못 믿는 게 아니라 인간이라면 그게 불가능할 거 같아서 그래.”

“네, 가시죠.”

하준은 최 대표를 데리고 회사 내부의 미니 공연장으로 향했다.

최 대표는 사옥을 새로 지을 때 무대처럼 꾸며진 작은 공연장을 만들었고, 소속 배우나 아이돌들의 실전 연습에 사용했다.

이곳에는 관객석이 100석 정도 있었고, 무대에는 조명과 완벽한 음향시설도 갖춰져 있었다.

그런데 미니 공연장에서는 마침 연습생들의 월말 평가가 이뤄지고 있었다.

박성배 PD와 전종일 안무가가 관객석에 앉아 연습생들의 무대를 보고 있다가 최 대표를 발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엇, 대표님.”

“대표님도 애들 월말 평가 구경 오셨어요?”

“아니, 하준이 무대 테스트 좀 하려고. 무대 5분만 빌리자.”

최 대표의 말에 전종일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하준이요? 하준이 잘하잖아요?”

“전 선생, 하준이 라이브하면서 춤추는 거 본 적 있어?”

“연습하는 건 본 적 있죠. 하준이야 뭐 알아서 잘하니까요.”

“전곡은?”

“전곡은······ 못 보긴 했어요.”

“그러니까, 무대에서 하는 것처럼 MR 깔고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좀 보겠다는 거야. 춤추면서 노래 완벽히 하는 게 쉽지 않잖아?”

“그건 그렇죠. 아, 그럼 저희도 같이 봐도 되죠?”

“그럼. 마침 잘됐어. 전 선생은 하준이 춤이 완벽한지 보고, 박 PD는 하준이 노래가 완벽한지 봐. 지적할 거 있으면 하고. 알겠지? 이제 컴백 무대 겨우 열흘 남았으니까, 지금쯤은 완벽히 되어 있어야지.”

최 대표는 박 PD와 전 선생 옆에 착석했고, 박 PD는 연습생 애들도 모두 불러모았다.

“하준이 이번 앨범 타이틀곡 무대 라이브로 보여준다니까, 다들 앉아서 보고 배워.”

“와아! 네!”

“우와, 이번 타이틀곡 무대 진짜 궁금했는데!”

연습생들은 오다가다 하준의 신곡을 일부분씩 들어보긴 했지만, 전곡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좋아하며 관객석에 앉았다.

전종일은 하준의 MR을 가져와 세팅했고, 하준은 헤드마이크를 차고 무대에서 대기했다.

“자, 시작합니다!”

전종일이 음악을 틀고 곧바로 자기 자리에 와서 앉았고, 하준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전주 부분에서 파워풀한 댄스를 선보이던 하준은 곧 노래로 진입했다.

“안 돼 널 잊는 게~ 안 돼 매일 하던 일들이~”

하준이 노래와 함께 격한 춤을 춰 나가자, 관객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입을 떡 벌리며 경악했다.

정확한 음정과 박자로 노래를 부르면서도 춤동작 하나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와······ 미쳤다······”

“하준 선배님은 인간계가 아닌가 봐. 신계야, 신계.”

“설렁설렁 춤추면서 노래하는 것도 어려운데, 저렇게 격렬한 춤을 추면서 어떻게······!”

아이돌 연습생들은 라이브를 한다고 해도 저 정도로 완벽하게 춤을 추면서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고, 박 PD와 전종일은 노래와 춤을 모두 이렇게 완벽하게 소화하는 가수는 처음 봤기에 너무 놀랐다.

물론 하준이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이렇게 완벽하게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최 대표는 처음에는 무척 놀랐으나, 조금 지나서는 아주 흐뭇하게 웃으며 하준의 무대를 감상했다.

‘내가 괜한 걱정을 했구만! 믿음이 부족했네, 부족했어. 허허.’

‘Come back to me’노래가 끝나자 관객석의 사람들은 기립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와아!”

“선배님, 너무 멋있어요!”

“역시 하준 선배님!!”

“잘한다, 잘해.”

“최고야!”

최 대표도 엄지를 흔들며 힘차게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사과했다.

“하준아, 미안하다. 이 정도로 잘하는데······. 근데 너 인간 아닌 건 알지? 숨도 안 차냐?”

“후우. 당연히 숨차죠. 그래도 호흡을 나눠서 사용하는 방법을 좀 터득해서 할만해요.”

“크, 똑똑한 녀석. 이번에 뮤직탱크 무대 부수고 와. 이렇게만 하면 다들 까무러칠거다. 아하하.”

“네!”

하준이 손으로 경례를 하며 대답했다.

그리고 열흘 후, 뮤직탱크 무대에서 하준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뮤직탱크에서는 사옥의 미니 공연장에서 하준 혼자 무대를 꾸몄을 때보다 더 멋있었다.

왜냐하면 옷도 정장 스타일로 갖춰 입었고, 백댄서들까지 있어서 군무 같은 멋이 더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팬들은 하준의 섹시한 변신에 까무러칠 듯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고, 무대가 끝난 뒤에는 온갖 커뮤니티와 너튜브에서 화제가 되었다.

[하준 컴백투미 무대 본 사람? 미친 퍼포였음 개존잘섹시ㅜㅜ]

[뮤비 보고 완전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뮤탱 무대가 더 멋있었음!!]

[춤 왜케 잘 춰.. 흑흑.. 노래도 너무 좋아 come back to me~]

[이번 앨범 진짜 알차요~ 대부분 하준 자작곡인데, 다들 들어보세요!! 강추합니다~]

[왤케 섹시해 ㅠㅠ 하준세자 환생한 느낌 고급 섹시~]

거기다 하준의 이 무대가 라이브 무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너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의 조회수가 순식간에 천만 뷰를 달성했고, 댓글도 폭발했다.

[근데 이거 라이브였다며??? 난 춤 너무 열심히 추는데 노래가 음원이랑 같아서 라이브 아닌 줄;; 결론은 하준 미쳤다bb]

[이거 라이브하면서 퍼포도 완벽히 하려고 연습 진짜 많이 했대요~ 막 달리면서 노래 부르는 연습도 했다더라구요 ㅜㅜ 하준 오빠 쵝오!]

[헐;; 하도 타고난 천재라는 말 많아서 노력은 별로 안 하는 줄 알았는데 와 대박!! 라이브 쩔어 ㅠㅠ]

[하준이 노래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춤선도 대박이야.. 사기캐..]

[사기캐 중 탑 오브 탑이지 ㅋㅋ 명문대 출신에, 연기, 노래, 춤, 외모,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음. 천상계 사기캐 하느님]

[하느님 ㅋㅋㅋ 하필 이름도 하준이라 하느님 ㅋㅋㅋ 근데 위화감 없는 듯 ㅋㅋ]

[이 오빠 나중에 누구랑 결혼할지.. 생각만해도 슬픔 흑흑]

[이런 완벽남을 차지할 여자 벌써 부럽 ㅠㅠ]

[안돼애! 하준아 40살 넘어서 결혼하면 안 되겠니??]

[국민남친 하준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솔로로 보호하라!]

[아니 왜 갑분 하준 결혼반대 운동ㅋㅋㅋㅋ]

팬들은 하준을 찬양하다 못해 벌써부터 결혼을 반대하고 나섰다.

김유택은 하준과 차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댓글들을 읽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하준아, 너보고 하느님이래!”

“네? 제가 왜 하느님이에요?”

“왜 그 ‘느님’ 붙이는 거 있잖아, 유재선 님 보고는 ‘유느님’이라고 하고, 의사들보고는 ‘의느님’이라고 하잖아. 너도 네 이름 앞 글자인 ‘하’에다가 ‘느님’ 붙여서 ‘하느님’이 된 거지.”

“아하! 근데 제가 아직 그런 호칭 붙일 정도는 아닌데······ 민망하네요.”

“네 라이브 퍼포먼스가 인간은 못하는 거라고 천상계네 뭐네 하다가 하느님까지 등장했어. 하하. 댓글들 찬양 진짜 재밌어. 근데 너 이제 큰일 났더라.”

“왜요?”

“팬들이 너는 국민남친으로 남겨야 된다고 솔로로 지내라는데?”

“엇. 그건 큰일인데······.”

“하하, 뭐, 한 40살쯤 되면 허락해준대.”

“그래도 허락해준다니 다행이네요. 하하.”

하준은 팬들이 자신을 너무 좋아해서 이런 농담도 하는 거라 생각했기에 웃으며 말했다.

“넌 참 긍정적이다. 하하. 얼른 먹어. 30분 뒤에 라디오야.”

“네, 형.”

하준은 <강지혜의 파워쇼>에 출연해 콘서트 홍보와 앨범 홍보를 할 계획이었다.

하준은 밥을 다 먹고 나서 양치질을 한 다음 라디오 부스로 향했다.

강지혜는 하준을 반갑게 맞아주었고, 라디오는 보이는 라디오로 진행되었다.

“오늘은 드라마에 이어 노래로 대한민국을 한번 더 불타오르게 하고 있는 핫한 남자 하준 씨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하준 씨.”

“안녕하세요, 하준입니다. 반갑습니다!”

하준은 자신을 찍는 보이는 라디오 카메라에 손을 흔들며 밝게 인사했다.

“와, 지금 청취자분들의 메시지가 엄청나게 올라오고 있어요. 멋있다, 사랑한다, 노래 너무 좋다, 난립니다.”

“감사합니다. 하하.”

“올 상반기에는 <암행연인>으로 여성분들의 마음을 빼앗아 가시더니, 연말에는 노래로 여심을 또 한번 강타하셨어요. 게다가 이번 정규 앨범은 선주문만 150만 장이 넘고, 또 발매한 후에는 각종 음원 차트에서 전곡이 1위부터 13위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맞죠?”

“네, 다 팬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겸손하셔라. 어릴 때부터 봤는데, 여전히 겸손하시네요. 이번 앨범 퀄리티가 정말 대단하다고 극찬이 쏟아지고 있어요. 대부분이 자작곡이라고 하던데요.”

“네, 13곡 중에 10곡이 자작곡이고요, 타이틀곡인 ‘come back to me’는 박성배 작곡가 님과 함께 작곡했어요.”

“근데 이번 정규 앨범 이름이 ‘위로’예요. 곡들은 전부 이별에 관련된 곡들이던데, 왜 앨범 이름은 위로인가요?”

“이별한 사람들을 위한 위로의 곡들이거든요. 이별한 사람들은 이별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를 받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하, 그렇군요. 음, 이번 앨범 노래들이 전부 이별 노래라서 하준 씨가 최근에 실연을 당한 게 아니냐고 추측하는 팬들이 있던데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강지혜의 물음에 하준은 손을 마구 휘저었다.

“아휴, 아닙니다. 사실 제 친구가 이별을 하고 술을 함께 마시다가 위로할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거예요.”

“오, 깊은 뜻이 있었네요. 우린 그 친구에게 감사해야겠어요. 덕분에 이렇게 좋은 노래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하하, 감사합니다.”

“청취자 분들께서 너무 좋은 친구다, 하준 씨 같은 친구 있으면 좋겠다고 하시네요. 엇?”

강지혜가 청취자들의 메시지를 전달해주다가 갑자기 놀란 표정으로 잠시 멈칫했다.

그러더니 곧 흥분한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었다.

“방금 한 청취자분께서 따끈따끈한 정보를 올려주셨어요! 하준 씨 이번 앨범이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답니다!”

“네에?”

하준도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고, 라디오 관계자들은 사실 확인을 위해 후다닥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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