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호만렙지존-73화 (73/305)

44, 용봉쟁투(龍鳳爭鬪). (3)

*

「모두의 비무(比武)!

서로 편 가르지 않는 것이 정무(正武)!

소리 못 지르는 사람 오늘 허무(虛無)!

다 같이 빙글빙글 백인검무(百人劍舞).

백인검무! 검무!

함성이 터져! 환호성 질러!!

파도 타고 모두에게 달려!

가려!

용과 봉의 아름다운 젊은이!」

곳곳에서 울리는 노래였다.

돈을 주고 불렀든, 스스로 찾아왔든 수많은 가무단과 경극단이 한 목소리로 연호했다.

‘시끄러워.’

남천휘는 인상을 쓴 채 썼다.

어리숙한 사람이라면 눈 뜨고 코 베일만큼 어수선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용봉쟁투라고 해봤자, 후기지수끼리의 다툼이 아니던가. 정파의 후기지수끼리 다툰다고 해서 그 과정이 아름다울 리 만무했다.

한데 이곳은 너무 흥겨웠다.

누군가 의도한 것처럼 필요 이상으로 과열된 분위기였다.

‘이런 거 할 돈으로 흑도나 정리하지.’

남천휘는 혼잡함을 피해 외곽으로 향했다.

외곽임에도 괜찮은 객잔이나 다루는 이미 인산인해를 이뤘다. 달포 전부터 빈 방이 없었다니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다.

결국 남천휘는 허름한 객잔의 빈 방을 어렵게 구했다. 그것도 평소 숙박비의 다섯 배나 쥐어준 후 사례비까지 건넨 결과였다.

짐을 풀고 일층에 내려와 자리를 잡았다.

“지친다. 지쳐.”

한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상했다.

그가 신공부의 서찰을 받은 건 열흘 전이다.

제아무리 곡부와의 거리를 따져도 달포라는 기간은 이해할 수 없었다. 미리 방을 잡았다는 건 서찰을 받기 전에 도착했다는 뜻이 아닌가.

‘그게 아니면 저들끼리 먼저 초빙을 한 건가?’

그럴 듯했다.

왕대만이 신공부의 초빙을 받았다고 했던 시기만 해도 벌써 수십일 전이 아니던가. 마치 누군지도 모를 능글맞게 생긴 자가 히죽거리며 술잔을 내미는 듯했다.

어서 와, 어른들의 세계는 처음이지?

남천휘를 혀를 찼다.

메인퀘스트라니까 참가를 하기는 할 생각이다.

하나 용봉쟁투가 가까워질수록 마뜩찮은 생각만 늘어갔다.

‘쓸데없는 짓거리라니까.’

어차피 퀘스트는 참가하는 순간 완료될 터였다.

그러니 대충 시간이나 때우다가 돌아가야겠다.

‘무적자가 되면 퀘스트도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 무적자는 과정의 생략이 아니라 과정의 다양화를 목적으로 합니다. 본래 하나의 직업이 결정되면 다른 직업군의 퀘스트는 받을 수 없습니다. 하나 무적자는 과정의 다양화로 인해 직종에 상관없이 퀘스트를 수행하고, 보상을 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좋은 것이니 참고 견디라는 뜻이다.

“예를 들면?”

재이가 잠시 말을 아꼈다.

이걸 얘기해줘도 되나 고민이라도 하는 듯했다.

예전이라면 망설임 없이 거절했으리라.

아니, 애초에 대꾸조차 하지 않았을 터였다.

하나 무적자가 된 이후 정보 제공에 한층 유해진 것을 믿었다.

“예를 들면?”

◎ 무적자는 협객(俠客)의 고유 특기인 ‘영웅’과 마군(魔君)의 고유 특기인 ‘극마’를 동시에 획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여간 설명은 청산유수지.

실제로 저렇게 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랴.

결국은 공염불인 게다.

‘어찌됐든 소속이 없다며? 제한도 없다며? 그런데 굳이 용봉쟁투에 참가해야 할 이유가 뭔데? 꼬꼬마들 사이에서 우승이라도 하랴?’

남천휘가 용봉쟁투에 관해 가진 첫 번째 불만이 바로 이것이다.

후기지수는 곧 강호의 신성이 아니던가.

정사마(正邪魔)의 후기지수는 다음대의 정사마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가는 동량(棟梁)을 뜻했다.

그런 후기지수를 인기로 뽑는다고?

시끌벅적한 잔치판에서 만들어진 후기지수에 무슨 의미를 둘 수 있겠는가.

저들에게 묻고 싶었다.

생사가 결정되는 절체절명의 순간.

‘등을 맡기고 싶겠냐?’

남천휘는 혀를 찼다.

최소한 자신은 흑도의 낭인들이라도 상대해보지 않았던가. 만약 재이로 인해 성장하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서 투덜거리고 있을 수도 없었으리라.

그만큼 강호는 위험했다.

누군가 그러더라.

강자에게 강호는 달콤하고, 찬란하다.

하나 약자에게 강호란 더없이 잔혹하고, 처참한 세상의 다른 명칭이라고.

가진 자에게 관대한 건 고금의 진리였다.

그것이 권력이든, 돈이든, 힘이든 다르지 않았다.

‘에휴, 술이나 꺼내봐.’

그 순간 술병이 손에 잡혔다.

남천홍이 직접 챙겨준 즉묵노주가 아니던가.

마개를 뽑는 순간 익숙한 주향(酒香)이 흘러나왔다.

‘하아, 편안해진다. 고향의 냄새야.’

물론 즉묵노주의 최대생산지는 공부였다.

하지만 본인이 그렇게 느끼는 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남천휘가 기분 좋게 한 모금 하려는 순간이었다.

“크흠. 공자.”

실눈을 뜨고 보니 점소이가 불퉁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봤다.

“뭔데?”

“저희 객잔은 개인이 지참한 술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강호의 협객이 되실 분이니 사소한 배려 정도는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아! 미안.”

남천휘는 은자를 꺼내려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곡부남가와 달리 이곳은 날씨가 쾌청했다. 이처럼 사람이 바글거리는 곳에서 마시는 것보다 홀로 정취를 즐기는 편이 나을 터였다.

‘응?’

한데 뭔가 이상했다.

제아무리 공부가 유가의 성지라고 해도 점소이는 점소이였다. 그런데 칼 찬 손님에게 망설임 없이 제 할 말을 하는 건 그리 익숙한 광경이 아니었다.

‘아! 설마?’

남천휘는 객잔 내부를 살피며 헛웃음을 흘렸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지만, 시끄럽지 않았다.

음모라도 꾸미는 사람처럼 목소리를 낮췄고, 주변에 폐를 끼칠까 걱정되는지 몸가짐을 바로 했다.

저들은 저마다 최소한 동네에서 떵떵거렸을 후기지수들이리라. 한데 그런 그들이 평소에는 사람취급도 하지 않았을 양민들의 눈치를 보고 있으니 우습기만 했다.

“허허, 나가서 마실게.”

점소이는 고개를 꾸벅였다.

“예, 감사합니다.”

남천휘는 객잔 근처의 구릉에 올랐다.

마을을 내려다보니 헛웃음이 절로 터졌다.

“이야! 이제야 공자의 후손이 사는 동네 답구만.”

명가의 제자들이 객잔이나 주루에서 패악을 부리는 건 이야기 속의 일이 아니었다. 저들이 나타나는 순간 양민들은 알아서 자리를 피해야 한다고 여겼다.

한데 마을은 평화로웠다.

‘용봉쟁투 따위에 순기능도 있었네.’

남천휘는 히죽거리며 웃으며 술병을 기울였다.

한데 평화로운 마을을 보고 있자니 왠지 허전했다. 어찌됐든 저들은 가족 또는 사형제들과 함께 하고 있지 않은가.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고독함이 느껴졌다.

‘소혜라도 데리고 올 걸 그랬나?’

천방지축이나 다름없는 고것이 화려한 시전을 보고 얼마나 좋아했을까.

하나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이것이야 말로 늑대를 몰아내고, 호랑이를 불어 들이는 격이 아니던가.

‘페널티가 얼마나 남았지?’

◎ 페널티 해제까지 03:33:17 남았습니다.

딱 한 병만 더 마시고, 수련을 해야겠다.

어찌됐든 표식 없이 수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니던가.

◎ 표식은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합니다.

알아! 그냥 흔히 하는 혼잣말이었다고.

‘이런 것까지 대꾸하지 마. 아니, 애초에 대꾸하려면 다 하라고. 네 입맛에 따라 결정하면 헷갈리잖아.’

남천휘는 신경질적으로 술병을 기울였다.

쓸쓸해서 한 잔하고, 화나서 한 잔하고, 답답해서 한 잔 하다 보니 벌써 세 병이나 비웠다.

불현 듯 한 사람이 뇌리를 스쳤다.

‘아! 나 방금 엄청 막 노야 같겠는 걸?’

*

다음 날 남천휘는 인상을 쓰며 몸을 일으켰다.

막 총관처럼 술을 마셨다는 자괴감에 한 잔 더 했더니 과음을 한 것이다. 쓰린 속을 비우고, 채우다 보니 용봉쟁투에 참가 원서를 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한데 별 생각 없이 초청장을 내민 순간 청천벽력과 같은 한 마디를 들어야 했다.

“뭐라고요?”

남천휘의 말에 접수를 하던 무인이 되물었다.

“시험을 봐야 한다고 했네.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이거 초청장 아닌가요?”

그러자 무인은 박장대소를 했다.

레벨은 코딱지만한 사람이 목청은 세 자리 레벨 급이다. 주변 시선이 집중돼서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민망했다.

“초청장만 구백 장이 넘게 발송됐다네. 자네는 소식이 느린 걸 보니······.”

그러더니 장부를 막 넘긴다.

어디까지 넘기냐?

“곡부남가라고? 여기 있군. 저쪽으로 들어가게.”

이야, 어른들의 세상은 확실하구나.

남천휘는 인상을 쓴 채 걸음을 옮겼다.

잠자던 호랑이가 코털을 뽑힌다면 이런 기분이지 않을까 싶다.

“곡부남가의 남천휘, 특기 무공 맞습니까?”

남천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인은 잠시 미간을 좁혔지만, 이내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들어가십시오.”

월동문을 넘는 순간 소규모 연무장이 나타났다.

그곳에는 이미 십여 명의 청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모두 무복을 걸쳤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양새가 어수룩해보였다.

아무 정보 없이 모인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전검방의 연이추라고 합니다.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데 뭘 보는 겁니까?”

“글쎄요. 저도 잘······.”

청년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반면 남천휘는 시큰둥했다.

무인의 시험이라면 무공을 펼치는 것이리라.

사람이 나오면 때려눕히고, 물건을 내밀면 부숴버리면 되지 않겠는가.

‘기왕이면 사람이 좋겠어.’

그래야 짜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으리라.

한데 십여 명의 청년 중 유달리 눈에 띄는 사내가 있었다.

적당한 키에 평범한 얼굴.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기도를 흘리는 것도 아니다.

그저 생각지도 못한 복장으로 인해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중이 여기에 왜?’

남천휘는 사내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이마에 계인을 찍은 것도 아니고, 머리카락을 자르지도 않았다.

그저 옷만 승복을 걸쳤을 뿐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시선을 사로잡았다.

심지어 레벨은 1이다.

그 말은 곧 아직 강호인이라 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닌가. 그 때 사내가 남천휘의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렸다. 그러더니 환하게 웃는 것이 아닌가.

오지 마. 그냥 본 거야.

하나 사내는 성큼성큼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홍선사의 혜소라고 합니다.”

“곡부남가의 남천휘입니다. 그런데······.”

남천휘가 말끝을 흐리자, 혜소는 뒤통수를 긁적였다.

“아직 승적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역시 홍선사(紅線寺)는 예상대로 사찰이다.

한데 혜소의 말을 듣고 보니 의아함은 배가됐다.

승적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으면서 용봉쟁투에 참석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스승으로 삼으려는 분께서 승적에 오르고 싶으면 용봉쟁투에 참가하라고 하셔서요.”

남천휘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거 그냥 나가라는 거잖아.

당신을 받아들이기 싫어서 핑계 댄 거라고.

“속세를 떠나기 전에 좋은 추억이나 만들면 다행이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어찌됐든 스승의 뜻을 따르다보면 받아주시겠지요.”

“하하, 그렇겠네요.

그러던 중 남천휘는 눈을 끔뻑였다.

‘이거 좀 이상한데?’

자신은 생각을 하고, 혜소는 말을 한다.

그런데 묘하게 대화가 이어졌다.

마치 독심술이라도 익힌 사람 같지 않은가.

남천휘가 의아해하는 사이 험상궂은 인상의 중년인이 연무장에 들어섰다.

“주목! 나는 신공부의 무사부인 조호다. 용봉쟁투는 백여 명의 후기지수를 선발하여 장차 산동강호를 이끌어갈 동량지재를 발굴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니 첫 관문부터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잠시 후 하인들이 비슷한 크기의 통나무를 수십 개나 쌓았다. 조호는 그 중 두 개를 가져와 나란히 세웠다.

“첫 관문은 간단하다. 병장기를 사용하여 이걸 처리하면 된다. 누가 먼저 하겠는가?”

검이나 도는 베어야 할 것이고, 창은 꿰뚫는다.

그리고 주먹이나 곤을 사용하는 자들은 두 개의 통나무를 부숴야했다.

청년들은 웅성거렸다.

하나의 통나무를 베거나 부수는 건 쉽다.

하나 나란히 선 통나무를 베는 건 상당한 집중력을 요했다.

“제가 하지요.”

남천휘가 먼저 나섰다.

조호는 남천휘의 가슴에 달린 명패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남천휘라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먼저 도전하는 자세가 마음에 든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

잠시 후 수련용 직도를 뽑았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휘둘렀다.

자그마치 비천무상도의 초식이 아닌가.

촤악!

경쾌한 파공음과 함께 두 개의 통나무가 깔끔하게 잘렸다.

“힘의 배분과 초식이 상당하군. 곡부남가에 그런 무공이 있었던가?”

조호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통과! 좋았네. 자네의 이름을 기억하지.”

뭐냐? 한 표 얻은 건가.

아무래도 그런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청년들은 남천휘를 보며 경쟁의식을 불태웠기 때문이다. 오직 혜소만이 진심으로 감탄한 듯 엄지를 추켜세운 채 웃고 있었다.

‘일 레벨이면······.’

다시 볼 일은 없을 터였다.

남천휘는 신공부에서 준비한 의자에 앉아 느긋한 마음으로 청년들의 도전을 구경했다.

“허이짜!”

누군가 우렁찬 일갈과 함께 검을 휘둘렀다.

하나 첫 번째 통나무를 절반 정도 자른 것이 전부였다. 심지어 두 번째 통나무는 저 멀리 튕겨나간 채 연무장 위를 나뒹굴었다.

“실패.”

남천휘는 혀를 찼다.

실패한 청년의 레벨은 14였다.

초청장을 구백 장이나 보냈다더니 어중이떠중이가 몰려온 듯했다.

‘산동에서 검을 한 번이라 쥔 애들한테 죄다 보냈나 보네.’

그 후에도 도전이 이어졌다.

다섯 명이 성공했고, 세 명은 실패했다.

그리고 한 명은 주먹을 내질러 하나의 통나무를 산산조각 냈다. 그는 튕겨나간 통나무를 보며 비분강개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생사대적에게 패한 사람처럼 그런 표정을 짓고 그래?’

한데 조호가 지금까지와 다른 평가를 내렸다.

“절반만 성공했군. 대기하게! 인원이 부족하면 추가로 합격할 수도 있으니.”

마지막으로 혜소가 나섰다.

조호는 물론이고, 청년들마저 시큰둥했다.

빨리 시험을 끝내고 다음 관문으로 가고 싶은 게다.

남천휘 역시 마찬가지였다.

1레벨로 열심히 휘둘러봤자 뭘 할 수 있겠는가.

혜소는 십팔반 무기를 앞에 두고 잠시 고민했다.

그가 선택한 건 유엽도였다.

그러더니 양 손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쥐어보는 것이 아닌가.

‘대충 해!’

조호는 혀를 차더니 혜소를 향해 손짓했다.

“자네의 특기가 무공은 맞는 건가?”

혜소는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적였다.

“문무가무 중에서 고르라고 하니······.‘

조호는 한심한 듯 혀를 차더니 혜소에게 도를 쥐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반면 남천휘는 다른 의미로 한 숨을 흘렸다.

문무가무(文武歌舞)라니.

음주가무도 아니고, 문무가무라니!

도대체 용봉쟁투의 정체성을 어디서 찾아야 한단 말인가.

콰쾅!

그 순간 굉음이 울렸다.

남천휘는 물론이고 연무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혜소가 도를 휘두르는 순간 두 개의 통나무는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그는 자신이 한 일에 놀란 듯 눈을 끔뻑이며 물었다.

“아! 베라고 하셨는데······.”

조호는 헛기침을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허, 내공만으로 이런 무위를? 허허, 뭐 어쨌든 되었네. 통, 통과!”

혜소는 다행이라는 듯 환하게 웃는다.

“감사합니다.”

하나 남천휘는 웃지 못했다.

그는 혜소의 머리 위를 보며 중얼거렸다.

‘야! 저거 뭐야? 저런 게 가능해?’

이름 : 혜소(Lv:37)

소속 : 홍선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