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59 회: 정귀비와 복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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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약속대로 이진은 제반 조치를 취했다.
복왕 주상순과 태감 유용은 낙양 왕부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정 귀비에게는 궁궐 내 당분간 거처할 수 있는 전각 하나를 내주도록 했다. 전각이야 상주하는 인원수에 비해 너무 많아 탈이었다. 중국 황제들이 거느리는 궁녀 수가 통상 3천 명에서 6천 명이었다. 물론 1만 명 이상을 거느리고 산 황제들도 있었지만 대저 그렇다는 말이다.
아무튼 북경으로 옮기고서는 전혀 궁녀를 뽑지 않은 이진이었다. 조선에서 데려온 궁녀 300명이 고작이니 전각이 너무 남아돌아 찬 공기가 감돌 정도였다. 이렇게 많은 전각이다 보니 이진은 법당을 하나 세우는 것보다는 기존 전각 하나를 개조해 정 귀비에게 내주도록 했다.
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이날 오후 이진은 정무를 마치고 어화원(御花園)을 거닐었다. 그간 영창공주에게 너무 무심한 것 같아 생각난 김에 모처럼 그녀에게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그녀와 이진의 곁에는 그녀와 이진 사이에 태어난 여섯 살 난 공주와 그녀의 동생인 천태공주가 함께 거닐고 있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촌수 상으로는 이모가 되는 천태공주가 나와 영창의 딸보다 2살이나 더 어렸다. 내심 기가 막힌 생각이 들었지만 인위적으로 산아제한이 없던 시절이다 보니, 이런 일은 흔한 일중의 하나라 크게 개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나와 영창공주 사이에 태어난 장평공주(長平公主)만이 자신보다 어린 이모를 이해 못한 얼굴로 가끔 바라볼 뿐이었다. 계절은 벌써 어느덧 초겨울이라 음울하게 내려앉은 하늘에서는 금방 무어라도 쏟아질 것 같이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래도 겨울치고는 포근한 날씨였다.
“언니랑 자니 어때?”
이진이 천태공주를 보고 물었다. 그 전에 영창공주가 그녀를 꼭 끌어안고 잤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한 질문이었다.
“포근해서 금방 잠이 들었어요.”
“다행이구나. 앞으로 언니와 함께 지내면 외롭지 않을 테니, 그렇게 하도록 하고, 조금 더 지나면 학문과 예의범절도 배우도록 해라.”
“네, 황상!”
둘 만의 대화에 모처럼 아비를 만난 장평공주가 입을 삐죽빼죽하더니 기어코 어리광을 부리기 시작했다.
“아바마마! 모처럼 뵙는데 안아주시면 안 될까요?”
“장평! 못 써!”
이진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영창공주가 엄한 목소리로 딸을 꾸짖었다.
“샘이 나서 그러는 모양인데, 내버려두시구료.”
그렇게 말한 이진은 곧 조각 같이 예쁜 장평공주를 번쩍 안아들었다. 그리고 품에 꼭 껴안고 물었다.
“이 다음에 장평은 어떤 사람에게 시집가고 싶어?”
“아바마마 같은 사람 요.”
“하하하..........!”
기분이 좋아 대소를 터트리는 이진이었다. 딸을 기르는 아비로서는 이런 말이 가장 행복한 말이다. 자신도 모르게 대소를 터트린 이진이 곧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뽀뽀를 하고는 말했다.
“장평은 꿈이 너무 야무지다. 이 아비 같은 사람은 천하를 뒤져도 하나 밖에 없음이야. 하니 눈높이를 조금 낮추도록 해라.”
“그럼 저는 혼자 살래요.”
“하하하.........!”
누구에게라도 교육이라도 받은 듯 이진을 아주 즐겁게 하는 장평공주였다.
“그러면 안 되지. 이 아비가 멋진 청년으로 하나 골라줄 테니, 때가 되면 가야한다.”
“그 때 가봐서요.”
“하하하..........!”
너무나 영악한 장평공주의 말에 딸 바보가 되어 연신 대소만 터트리는 오늘의 이진이었다.
“저도 안아 주세요.”
이때 네 살 난 이모 천태공주가 부러운지 한 마디 하고는 빤히 이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궁중의 법도가 엄하다 보니 누가 이렇게 안아 주고 할까. 모두 사랑에 굶주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시대의 꼬마 말에, 피식 웃은 이진이 그녀마저 한 손으로 들어 올려 안으니, 그게 싫은지 샐쭉한 얼굴로 내리려 버둥거리는 장평공주였다.
그런 장평의 볼에 가볍게 뽀뽀를 한 이진이 말했다.
“천태공주는 부모가 없다. 가엾지도 않니?”
“가여워요.”
“그럼 가만히 있으렴.”
“네, 아바마마!”
교육은 잘 받았는지 되바라지지 않고 순진한 장평공주였다.
그런 둘을 안고 어화원 뜰을 거니는데 초겨울이라 꽃은 모두 지고 말라비틀어진 잎과 줄기만이 남아 황량했다. 그렇지만 아직 푸르름을 간직한 계수나무를 비롯한 상록수들을 보노라니 그런대로 기분이 괜찮았다.
이때 찌푸렸던 하늘에서 무엇인가 하나 둘씩 지상에 내려 보내기 시작했다. 첫눈이었다.
“야호! 첫눈이다!”
장평이 조아라 하며 손바닥으로 눈을 받는 시늉을 했다.
처음에는 내리는 양이 작아 그녀의 작은 손바닥에 내려앉을 눈이 없었지만, 점차 양이 많아지자 그녀의 작은 손바닥에도 눈이 내려앉았다. 그러나 대저 눈이 그렇듯 금방 녹았고, 그 위로 또 눈이 내려앉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제법 내리겠는 걸. 이만 들어갈까?”
“네, 황상!”
“안 돼요. 아바마마! 조금만 더 있다가.........”
어미와 달리 몸을 흔들며 하는 장평의 말에 다시 한 번 대소를 터트린 이진은 둘을 안고 그렇게 첫눈 내리는 뜰을 한동안 거닐었다.
제법 눈이 많이 내리자 이진은 모두를 데리고 장평의 거처로 향했다. 그녀의 거처는 장춘궁(長春宮)이었다. 전각에 들자마자 이진은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주안상을 보아오도록 일렀다.
그리고 아이들 둘은 다른 방으로 가도록 하고 둘만 마주앉았다.
“그동안 내가 너무 소홀했던 듯싶소. 앞으로는 좀 더 자주 찾고 신경을 쓰리다.”
“흑흑흑.........!”
이진의 말에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는 영창공주였다. 그런 그녀의 심사가 이해되어 이진은 가만히 그녀를 안고 그녀의 울음이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지나자 그녀의 울음이 잦아들며, 비 맞은 해당 같은 얼굴을 들어 그녀가 말했다.
“죄송해요. 황상!”
“아니오. 짐의 말은 사실이니까. 앞으로 짐이 좀 더 자주 찾고 말벗이라도 되어 주리다.”
자상한 얼굴과 다정한 목소리에 다시 한 번 울컥한 영창공주가 이진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다시 한 번 들썩였다.
“이런 모습을 장평이 보았어야 되는데........”
“안 돼요. 황상!”
그것은 싫은지 얼른 얼굴을 들고 눈물을 훔치는 그녀였다.
“하하하.........!”
이진으로서는 그 모습이 여간 우스운 것이 아니라서 다시 한 번 대소를 터트리는데 궁녀들이 주안상을 들고 들어왔다.
강제로 영창을 맞은편에 앉힌 이진이 곧 그녀의 잔에다 손수 술 한 잔을 쳐주었다. 황송해 하며 그녀 역시 옥병을 들어 이진의 잔에다 술을 따랐다.
“자, 모처럼 만에 건 배 한 번 할까?”
“네, 황상!”
“우리 둘의 건전한 성생활을 위해!”
전생에서 많이 써먹던 이진의 건배사에 새빨간 얼굴로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잔을 부딪쳐 오는 그녀였다.
“하하하.........!”
그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다시 한 번 대소를 터트린 이진이 곧 술 한 잔을 단숨에 비우고 손수 안주까지 집어주니, 그녀는 황송한 얼굴로 간신히 받아먹었다. 그런 그녀의 얼굴은 해당보다도 더 붉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대하니 불현듯 이진은 욕념이 끌어 올랐다.
“지금 한 번 할까?”
이진의 말에 놀라고 당황한 그녀가 눈을 어디에 둘 줄 모르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목이 너무 많사옵니다. 황상!”
싫지는 않은지 남의 눈을 의식해서 말하는 그녀였다.
“다 물리치면 그만이야. 몇 잔 더 마시고 오늘은 제대로 날 구지 한 번 해보자고.”
이진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고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영창공주였다. 그런 그녀를 보고 있노라니 불현듯 그녀의 전족한 발이 떠올라 이진이 물었다.
“발은 좀 더 자랐소?”
“더 이상은.........”
이진은 첫날밤의 충격 이후 그녀에게 큰 신발을 신도록 강제했고, 절대 앞으로는 전족을 행하지 말라고 했다. 아니면 강제로 쫓아 보낸다고 까지 협박을 하니, 그때부터 그녀는 전족을 하느라 싸맸던 천을 풀고 보통 조선의 여인과 같이 지냈다.
그 결과 아직 성장이 멈추지 않아서였는지 발이 급격하게 더 자랐다. 그러나 한 번 병신(?)이 된 발 즉 안으로 접힌 발가락은 온전하게 펴지지 않았고, 단이 진 턱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평생 전족을 하고 사는 여인보다는 이후에도 발이 많이 자라 보행이 한결 편해진 영창공주였다. 그래도 여전히 오리궁둥이로 뒤뚱거리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평생 전족을 한 여인보다는 나은 걸음걸이였다.
아무튼 이진의 말이 상처가 되었는지 그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녀도 조선 궁녀들의 발을 보고 자신들이 얼마나 억압 속에 잘못 살았는지 안 까닭이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 이진이 위로를 했다.
“그대 발 하나가 전 한족 여인들의 발을 해방시켰으니, 보람과 긍지를 갖고 사오.”
“정말 훌륭하신 일을 하셨사옵니다. 황상! 저희는 몰라서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조선 여인들의 자유로운 발을 보고, 이후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모릅니다. 황상!”
“하하하.........! 아무튼 그대 때문에 전 한족 여인들이 이제 한 동이의 눈물을 쏟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다행한 일이오.”
“그것 하나 만으로도 소첩은 평생을 황상께 헌신하고 살아도 부족한 감이 있사옵니다. 황상!”
“그대의 마음씨가 참으로 곱구료.”
이진의 칭찬에 한결 마음이 열리는지 그녀가 살포시 어깨에 기대어 오며 말했다.
“소첩도 황자 하나를 생산하고 싶사옵니다. 황상!”
“오늘은 열심히 해서 아들을 하나 만들어 봅시다.”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요. 하늘에서 점지를 해주셔야지요.”
“아니요. 인간의 노력에 따라서는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으니 짐의 말을 한 번 믿어 보시구료.”
“믿겠사옵니다. 황상!”
그렇게 말하며 활짝 웃는데 만송이 꽃이 피어난 듯, 그 미태가 이진의 마음을 매혹하는 바가 있었다.
“참으로 곱구료.”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사옵니다. 황상!”
“그만 잘까?”
이진의 말에 손가락질부터 하는 그녀였다.
비록 지금 모두 전각 밖에 있지만 더 멀리 보냈으면 하는 그녀의 바람에 따라, 이진은 한 소리 호통으로 환관과 궁녀들을 전각 밖에 얼씬도 못하게 했다.
조선의 법도대로 하면 합방 시간까지 궁녀들이 이르고 다닐 정도로 왕의 성생활에는 지장이 많았으나, 이진으로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오늘과 같은 비교적 자유로운 성 생활이 가능했던 것이다.
곧 영창공주가 주안상을 위쪽으로 치우고 금침을 깔았다. 눈이 내리는 날씨 때문인지 어두운 조도 때문에, 비록 대낮이지만 마냥 어색하지 만은 않은 둘이었다. 특히 영창공주가 그러했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튼 그녀가 모든 금침을 깔고 이제 자동이 되어 스스로 옷을 벗자 이진 또한 스스로 옷을 벗었다. 그리고 부끄러운 듯 얼른 이불 속으로 들어가 목만 내놓은 영창공주를 꼭 껴안아가는 이진이었다.
이진은 대뜸 수유로 인해 커진 가슴을 입에 넣고 희롱을 시작했다. 양쪽이 짝짝이 되지 않도록 번갈아 가며 봉사를 하다 보니 그녀의 입이 벌어지며 가는 신음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슬그머니 샅을 만져보니 벌써 물이 흥건했다. 그녀로서는 간만에 하는 행위이고, 모처럼 스릴 넘치는 낮거리라 그런지 비등점을 향해 치닫는 속도가 여느 날과 다르게 조금은 더 빠른 그녀였다.
이진은 좀 더 그녀의 가슴을 애무하다가 곧 얼굴을 그녀의 하체로 묻었다. 곧 그녀가 달뜬 신음성으로 버둥거리며 점점 엉덩이가 하늘로 치솟았다.
“황상......! 황상.........!”
더 이상의 말은 안 해도 그녀의 부름이 무엇인지는 성인이면 모두 알 소리였다.
이진은 피식 웃으며 그녀의 애를 그만 태우기로 하고 그녀의 몸 위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얼마 후.
영창의 입에서는 연신 환희의 송가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 * *
이진이 전각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눈이 그쳐 있었다. 첫눈이라는 것이 대개 그렇듯이 이번 첫눈도 시작만 요란했지 많이 내리지를 않았다. 겨우 사람이 다니면 간신히 발자국이 찍힐 정도로 살짝 내린 첫눈이었다.
그래도 세상이 하얗게 변하니 모두 다른 풍경을 연출하는 궁궐 내였다. 새삼 신기한 눈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걷던 이진이 자신의 침소에 오자 곧 명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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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이번 회는 가볍게 쉬어 가는 회로 생각해주세요!^^
에고, 횟수가 늘어갈 수록 점점 힘들어져 갑니다!^^
그것도 매일 연참은.........
늘 즐겁고 행복한 날들 되시고, 건강하세요!^^
후의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