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56 회: 명의 멸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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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은 다음으로 교육부 장관 이항복에게 눈을 맞추고 말했다.
“좌의정이었던 분을 이 자리에 앉힌 짐의 뜻부터 헤아려야 할 것이오. 그만큼 교육부는 이 나라의 100년 대계를 설계하는 중요한 자리란 말이오. 해서 말 이오만 장기적으로는 전 백성을 조선화하는 것이 그 첫째 목적이오.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해내는 것이 그 둘째 목적이라 할 수 있소. 이를 위해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자라나는 세대들 모두가 한글과 조선말을 배울 수 있도록 의무교육을 실시해야 하고, 전문 인력 확충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오. 짐의 뜻이 무엇인지 잘 알겠지요?”
“네, 황상! 황상의 뜻을 받들어 꼭 그렇게 되도록 하겠사옵니다.”
“좋소. 다음으로 외무부 장관 신 공은 들으시오.”
“네, 폐하!”
신충일이 누구인가?
원래는 무신이었으나 주로 북방 경차관에 임명되어 상대의 허실을 정확하고도 아주 세밀하게 파악할 정도로 담력과 기지가 뛰어나, 이진 치하에서 주로 북방의 주요 외교를 담당했던 사람이, 이제 그 실무 능력을 인정받아 파격적인 승진으로 오늘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무릇 외교란 국익을 지켜내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는 곳. 아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고, 이제 우리는 시선을 우리의 주변만이 아니라, 전 세계로 넓혀야 할 때가 아닌가 하오. 하니 짐의 뜻을 헤아려 이를 잘 실행해주기 바라오.”
“네, 폐하! 최선을 다하겠나이다.”
이진의 시선이 다음으로 머문 곳은 내무부장관 이이첨에게로 였다.
“각 성의 순무나 도의 관찰사 더 나아가 말단 관리까지 임명하는 곳이 그대가 앉은 자리요. 하니 자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특히 관리들이 부패하지 않도록 항상 신경을 써야할 것이오. 명심해서 시행하오.”
“신은 오로지 황상께 충성하고 또 하나 백성에게 충성을 다할 따름이옵나이다. 황상!”
“하하하........! 역시 그대는 기지가 빼어나오. 좋소! 다음으로 법무부 장관 유 공은 들으시오.”
“네, 황상!”
“조선의 경국대전의 부족한 부분을 채운 것이 명률(明律)이오. 하니 명률의 법조문을 근거로 하되, 조선에 부합되지 않는 법조문도 있을 것이오. 또한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맞지 않는 부분도 잊을 것이오. 그러니 그런 부분은 신속히 개정하여 모든 것을 법에 따라 심판할 수 있도록 하고, 판사와 검사만이 아닌 변호사도 많이 배출하여, 법을 모르는 일반 백성들을 위한 국선변호인 제도도 반드시 만들어 시행하도록 하오.”
“네, 황상!”
“건설부 장관!”
“네, 황상!”
이진의 부름에 한백겸이 신속히 대답했다.
원 역사에서 역서와 지리에 밝아 ‘동국지리지’를 편찬한 사람이 한백겸이었다. 그의 나이 금년 55세로 경륜이 풍부한 인물이기도 했다.
“공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부산에서 의주까지 넓힌 도로를 이제 이 북경까지 점차적으로 넓혀야 할 것이오. 또한 경항대운하의 유지보수에도 항상 신경을 써서 물자의 원활한 이동에 차질이 없도록 하오.”
“알겠사옵니다. 황상!”
다음으로 황제 이진의 부름을 받은 사람은 교통체신부 장관 유몽인이었다. 전 승정원 우승지 출신으로 외교와 문장에 능한 사람이었다.
“짐이 생각하기에 어느 부서보다도 중요한 부서가 이 부서가 아닌가 생각하오. 공은 그 무엇보다 우선해 역참제도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기존의 역참로의 보수는 물론 말의 배치 등 한 점 미비함이 없도록 하여 국가의 기간망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오. 즉 국가의 신경망인바 나라의 공문서는 물론 개인의 편지도 이를 통해 배달할 수 있는 방법도 한 번 모색해 보오. 그러자면 역참에 더 많은 사람과 말을 배치해야 할 것이오. 아시겠소?”
“네, 폐하! 헌데 개인의 사사로운 서간까지 배달하는 것은 좀.........?”
“그냥은 아니지요. 나라에서 이용자에게 돈을 받도록 하고 좀 더 발전하면 우편배달부 제도를 두어, 이 우편물을 각 개인에게 배달할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면 재무부와 협의하여 개인의 재산을 맡아 소정의 이자를 주고, 또 빌려줄 수 있는 방법까지 발전시켜보도록 하오.”
“알겠사옵니다. 황상!”
유몽인이 막상 이렇게 대답은 했지만 얼마 후 정기 감사에서 실적이 제일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제일 먼저 교체된 각료 가운데 한 사람이 그였다.
이 자리에는 뜻밖에도 광해의 처남 유희분이 임명되어,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설쳐대니 졸지에 면 단위까지 우체국이라는 것을 설치해 놓았다. 그러나 그들의 녹봉을 주지 못해 쩔쩔 맬 즈음에, 그 때쯤에는 백성들의 인식도 점차 나아져, 나라를 믿고 돈을 맡기고 빌리고 하니, 그 이자와 날이 갈수록 번창하는 우편물 사업으로 인해 적자를 보전해 나갔다.
아무튼 이일은 좀 더 시일이 흐른 후의 일이고, 이진이 다음으로 시선을 옮겨간 사람은 보건복지부 장관 남이공이었다. 그에게는 조선인에게 완전 성공을 거둔 천연두 예방접종을 우선 여진인, 다음 한인 차례로 실시케 지시를 하고, 전 백성들에게 항상 물은 끓여 먹고 손발을 자주 씻도록 계도하는 한편, 전족의 풍습 또한 복지차원에서 이들에게 맡겨 관리하도록 했다. 그리고 조선과 명의 의원들을 대거 모집하여 새로운 의술서도 편찬하도록 독려하도록 했다.
다음으로 이진은 장만을 호명하여 그에게 상공의 발전을 위해 다음 사항을 지시했다.
“상공업은 이제 나라가 간섭을 안 해도 저절로 발전하게 되어 있소, 해서 짐이 이 자리에서 하나 당부하고자 하는 것은 상업자본의 이용 방법에 관해서요. 짐이 알기에도 조선의 몇몇 상단 또 중국의 산서나 신안, 휘 상 등은 상당한 자본 축적을 이룬 것으로 알고 있소. 나라에서는 이들의 자본이 매점매석 등 국가에 폐해를 일으키는 쪽이 아닌 좋은 쪽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길도 열어 주어야 할 것으로 아오. 그러니 이런 방법도 한 번 연구해 보오.”
여기서 말을 맺고 잠시 차 한 잔을 마신 이진의 말이 이어졌다.
“즉 우리의 해군이 50만으로 불어난 즉 군함이 턱없이 부족하게 생겼소. 그 중 일부는 해병대라 하여 육전의 싸움에도 능한 군사를 만들어 낸다 해도 그렇소. 그러니 이 부족한 전함 건조를 나라의 예산으로만 행하다 보면 오랜 세월이 걸리고, 독점의 폐해는 단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바, 이들에게 배를 건조케 하고 나라에서 이를 경쟁 입찰 방식으로 사들이되, 일시불이 아닌 연차 지불 방식을 택하는 방법도 한 번 검토해보도록 하오. 하고 이를 꼭 조선에만 한정시킬 것이 아니라, 150만 군대에게 지급되는 피복, 여타 관모, 일부의 무기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보도록 하오.”
“알겠사옵니다. 황상!”
“농축산부 장관은 들으시오.”
“네, 황상!”
이진의 말에 이원익이 고개를 조아리며 눈을 빛냈다.
“나라의 근본이 되는 사업임은 공도 잘 알 것이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중언부언 하지 않겠소. 짐이 생각건대 기존의 지방 특산물을 이제는 산업으로 키워 더욱 번창시키고, 특히 상품작물의 재배에도 주력토록 하오. 하고 잘 사는 사람도 많아지면 소비 방법도 달라지고 찾는 것도 달라질 것이오. 그러니 지금의 농가 부업 수준의 기르던 닭은 대량으로 길러, 계란은 물론 질 좋은 육계를 공급하는 방안, 또 일소에 머문 소를 대량 목축 사업으로 키워 이곳에서 육용과 더 나아가 양이들의 품종에는 젖이 아주 많이 나오는 젖소라는 품종도 있는 바, 이를 들여와 우유를 전문 생산하여 유통시키는 방법도 한 번 생각해보오. 이제 1억 이상의 시장이 생긴 바, 이런 대규모 경제도 한 번 고려해 볼 때가 아닌가 하오. 따라서 이런 차원으로 접근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산업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오.”
“알겠사옵니다. 황상!”
이진이 다음으로 시선을 옮긴 사람은 해양수산부 장관인 나대용에게로 였다. 그 어느 때보다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이진이었다.
이순신 대 제독 밑에서 거북선 및 각종 건함 건조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그 공으로 오늘날 장관직까지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 가운데 하나가 그였다.
“해수부에 조선 건조를 맡긴 것이 그대를 발탁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것은 그것대로 발전시키고, 또 어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서도 헌신해야 할 것이오. 그러자면 연근해 어업을 발전시켜 백성들의 식탁을 풍성하게 함은 물론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기르는 어업도 한 번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하오.”
“잡는 어업도 중요하지만 양식을 통해 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을 공급함은 물론 활어 즉 산 생선을 횟감으로 공급해 상류층의 소비도 진작시킬 수 있는 방안도 한 번 연구를 해보시오. 이는 이동 중에 공기를 끊임없이 공급해 주는 것이 관건인바 이를 잘 연구해보도록 하오.”
“네, 황상! 뜻을 받들어 지시를 이행하는데 신명을 바치겠나이다.”
“좋소! 이제 두 부서만 남았은즉 지루해도 좀 참고 들으시오. 다음 동력자원부 장관!”
“네, 폐하!”
이수광이 즉시 고개를 조아렸다.
“그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광산의 개발이요. 그것도 산림의 남벌로 인한 황폐화를 막기 위한 대체연료 개발이 시급한바,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석탄광을 적극 개발해 부유층부터 이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다음으로 흑유(黑油) 즉 검은 기름의 채취와 이의 산업화요.”
“짐이 알기로 요동의 대경을 세밀히 탐사하면 분명 흑유가 나올 것이오. 이를 철을 제련하듯 가열 증류하면 여러 종류의 기름을 얻을 수 있을 것이오. 이의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각종 광산의 개발에도 신경을 쓰도록 하오.”
“네, 황상!”
“끝으로 과학기술부 장관 한효순은 들으시오.”
“네, 황상!”
한효순은 군기시 제조로 있으면서 조선의 무기 발전과 대량 생산에 지대한 공을 세운 사람으로, 그 공을 인정받아 오늘의 장관직에 오른 사람이었다.
“짐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문의 하나가 과학발전이요. 하니 조선의 과학연구소를 이제는 ‘과학기술연구소’로 확대 개편하여 여기에 구 명나라 사람은 물론 양이도 좋으니 국적을 가릴 것 없이 우수한 두뇌와 장인들을 유치하여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발명해내야 할 것이오. 이것만이 우리나라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첩경임을 명심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시오. 물론 무기 개량에도 더욱 신경을 쓰고.”
“명심하겠사옵니다. 황상!”
“자, 과학기술부를 끝으로 각 부서에 대한 짐이 당부하고 싶은 말은 다 했소. 이에 관련해 질문할 것이 있으면 하고, 또 좋은 발전 방향이 있으면 제시하기 바라오. 그 전에 지루하니 잠시 쉬었다가 합시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대신들의 인사를 건성으로 받은 이진은 곧 용상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 나갔다. 밖으로 나오니 초겨울 겨울 하늘이 유난히 파래, 금방이라도 푸른 물을 뚝뚝 떨어트릴 듯했다.
예나 지금이나 같은 하늘같은데 나는 지금 여기 서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잠시 감상에 젖어 시선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이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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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고맙습니다!^^
후의에 감사드리고요, 오늘도 즐거운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