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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자임해-154화 (154/210)

< -- 154 회: 명의 멸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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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황기(闖皇旗)가 물러가니 자금성 하늘아래 이제는 조선제국을 상징하는 흰 바탕에 단순하게 태극문양이 그려진 조선제국기(朝鮮帝國旗)가 바람에 휘날리기 시작했다.

명의 군대였다 항복한 산해관 수장 양기(楊麒)가 먼저 입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차례로 조선군이 입성하니, 군사들로 북경 시내는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십만의 군사가 입성을 한 시점이었다.

끝으로 금릉에 있던 황제 이진이 이순신 대 제독의 함대를 타고 제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황궁에 입성하는 것으로 조선군의 위세가 절정에 달했다. 이진이 그토록 오랜 세월 소원해 마지않던 자금성 입성이 드디어 이루어진 것이다.

이진은 입성하자마자 명 치하의 백성과 지식인들을 회유하기 위한 포고문을 내리니 다음과 같았다.

[본디 조선과 명은 서로 사이좋은 우호국이었다. 그러나 명의 황제 주익균은 정치는 폐하고 개인적인 치부에만 몰두해 백성들을 질곡(桎梏)으로 내몰았다. 또한 도처에 유적(流賊)들이 날뛰었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이에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고, 과중한 세금에 휜 백성들의 허리를 펴주기 위해, 대 조선 제국의 황제 이진은 인의(仁義)의 칼을 빼들었다. 앞으로 이 땅에서 탐관들은 모두 사라질 것이며, 백성들은 보다 경감된 세금과 함께, 산업을 발전시켜 모두 배곯지 않고 살게 될 것이다. 또한 명을 계승한 정통 왕조 대 조선제국은 방치한 주익균의 시체를 정중하게 장사지내는 것을 시작으로, 함께 공동 번영의 길로 나가고자 한다. 이 땅의 모든 백성들의 배고픔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대 조선제국 황제 이진은 백성을 으뜸으로 알고, 국궁진췌(鞠躬盡瘁)할 것을 다짐한다.]

이어 이진은 이곳을 전 조선 제국의 수도로 삼을 생각으로 아예 조선에 머물던 전 가족을 이곳으로 불러들였다. 또한 중앙의 대소 벼슬아치도 이곳으로 이주를 하도록 명했다. 단지 황태자 이흔(李欣)만은 조선에 남아 그곳이 우리의 본향임을 잊지 않도록 했다.

이 조치를 취하자마자 이진은 서안으로 피신해 있는 이여송에게 칙사를 파견해 기존의 약속을 상기시켰다. 즉 사천, 섬서, 감숙을 틈왕의 영지로 하사할 테니, 그곳을 잘 다스리라는 당부였다.

이에 이여송은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조선의 대군이 몰려올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세 곳을 안정적으로 다스려달라니, 즉시 황기를 폐하고 다시 틈왕을 자처한 이여송은, 약탈한 황궁의 보물 중 일부를 그 사례물로 조선 황제 이진에게 바쳤다.

이는 이진이 이여송이 예뻐서 취한 조치가 아니었다. 곧 겨울인데다 자신 또한 이번에 새로 수중에 넣은 7개 성이 아직 안정되지 않은 까닭이었다. 이런데 또 다시 무리하게 군사를 동원해 이들을 토벌하느라 국력과 심력을 낭비하기 보다는, 이들이 자멸의 길을 걷길 바라고 단지 시간을 준 것 뿐이었다.

긴급 현안을 처리하자 이진은 자신의 지배하는 전 지역에 대 사면령을 내리고 역모 죄와 이에 준하는 죄를 짓지 않은 자들 외에는 모두 방면하도록 하는 한편, 남방의 기존 통치조직마냥 각종 무겁던 세금을 폐하고, 세법을 아주 단순화한 경감 조치를 취했다.

즉 조선마냥 결당 쌀 1가마와 주민세에 해당하는 인구세 그리고 각종 상품에 부과하는 물품세만을 1할 부과하도록 했다. 여기에 당분간 안정이 될 때까지는 모든 부역을 면제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이 시대 여인들의 질고인 전족을 전면적으로 금하도록 했다. 만약 어기는 자가 있다면 태형 100대로 엄중하게 처벌하도록 했다. 기존의 전족을 한 여인들은 어쩔 수 없었지만 신규로는 절대로 못하게 했다.

이를 위해 새로 점령한 성에도 일제 호구조사를 비롯한 각종 조사가 행해지고, 반드시 전족 유무를 표시하도록 해, 새로운 여아들이 전족을 하지 못하도록 할 통계 자료로 삼도록 했다.

이는 마치 만주인들이 다른 것은 다 융통성을 보였지만, 변발에 대해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이들에게 취한 가혹한 조치와 같았지만, 실로 전족은 야만의 짓이니 이진으로써는 금하는데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물론 중국 남성들의 반항이 있겠지만 그 또한 일벌백계로 다스릴 예정이었다. 현안으로 대두된 안전화 조치를 취한 이진은 비로소 경축연을 성대하게 갖고 자금성 입성을 경축하도록 했다.

경축연은 1, 2부로 진행하되, 1부에는 새롭게 정치에 참여한 명 치하의 유신들도 참여하도록 해지만, 2부에서는 이진의 가족과 함께 조선의 신료들로만 참석자를 제안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낮에 마친 1부 연회와 달리 밤이 되자, 먼저 성대한 불꽃놀이가 북경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 순간 이진은 이화원(頤和園)의 곤명호(昆明湖)가 내려다보이는 한 전각에서 대 경축연을 개최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는 조선에서 모신 황태후 박 씨는 물론 선조의 빈이었던 태후들 또 황후를 비롯한 제 비빈들이 함께 자리를 했고, 그간 애쓴 조선의 대소신료는 물론 장군들마저 함께 하는 대 경축연이 되었다.

사방으로 불빛 대낮같이 환해 곤명호 푸른 물을 비치는 가운데 배운전(排雲殿)에는 위에 열거한 사람들이 전부 모여, 대 조선의제국의 흥기를 경축하고 있었다. 풍악소리 자지러지는 가운데 황제 이진의 대소 낭랑하고, 신하들 또한 오는 만큼은 허리띠를 풀고 마음껏 술과 음식을 취했다.

“하하하........! 어마마마! 확실히 명국이 대국이어서 그런지 모든 게 규모가 크기는 크군요?”

“확실히 놀라운 바가 있군요. 이 호수 하나만 해도 우리 조선의 궁궐 터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 뭐 합니까? 위정자가 정신을 못 차리고 관리들이 탐욕에 빠지는 순간 나라가 망하는 데요. 명국이 드넓은 땅덩이와 그 많은 인구를 가지고도 이 자금성을 우리에게 내준 게 그 단적인 예입니다. 따라서 제 신하들은 이를 명심하고 청렴을 으뜸으로 삼아 근면 성실하게 봉사할 것을 주문하오!”

“명심 봉행하겠나이다. 폐하!”

“어쩌다 보니 또 즐거운 연회 석상이 교훈을 내리는 자리가 되었지만, 짐이 일성(一聲)으로 하고 싶었던 말이기에 이 자리에서 하는 것이오. 자, 이쯤 해두고 제 대신들과 장군들은 각자 잔을 따라 잔을 높이 드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어마마마, 한 잔 받으시옵소서!”

말과 함께 이진이 한 잔의 술을 따라 올리자, 즉석에서 잔을 비운 황태후가 손수 술을 한 잔을 쳐주며 말했다.

“오늘 같이 기쁜 날, 황상이 주는 잔을 아니 받고 어쩌리오. 이 모든 것이 황상의 끊임없는 노력인바, 만세, 만세의 복록을 누리도록 하세요.”

“고맙습니다. 어마마마!”

이진은 황태후가 내리는 잔을 받아 높이 치켜들고 말했다.

“만세를 이어갈 대 조선제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위하여!”

“만세(萬歲)!”

“만세(萬歲!”

“만 만세(萬 萬歲)!”

비로소 만세(萬歲) 소리가 실감이 나는 이진이었다.

“짐이 보위에 오르던 날 우리 조선은 참으로 가난했고, 나라는 풍전등화의 위기였소. 그러나 여기 계신 이순신 대 제독 이하 여러 장군들과, 영의정 유성룡 이하 제 문신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우리는 왜적의 침략을 물리쳤고, 나라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소. 이후에도 우리는 청신한 기풍으로 개혁을 거듭하여, 상국이라 일컫던 명국의 황음무도한 황제를 이 땅에서 몰아내고, 명국의 백성들까지 껴안는바 되었소. 이는 우리가 이 땅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라는 것이 아니라,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고 밤잠을 줄여, 이 땅의 백성들을 보듬으라는 하늘의 지시인바, 만약 이 교훈을 무시하고, 탐풍과 게으름에 빠지는 자가 있다면 기어코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니, 가일층 분발하는 계기로 삼읍시다. 어쩌다 보니 또 교훈을 내리는 자리가 되었소만......... 자, 이제 모든 것을 잊고 마음껏 취하고 즐겨보도록 합시다. 그런 의미에서 그간 공이 많았던 이순신 대 제독과 유성룡 영상은 대표로 나와 짐의 잔을 받도록 하시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이진의 앞자리까지 나와 다시 한 번 예를 표하는 두 사람을 흐뭇한 웃음으로 바라보던 황제 이진이, 손수 옥병과 잔을 들어 두 사람에게 어주를 하사했다. 이어 두 사람이 잔을 비우는 것을 바라보던 이진이 말했다.

“내 팔이 딱 두 개인 것이 오늘 같이 원망스러운 적이 없소. 해서 일일이 따라주지는 못하지만, 짐이 내리는 잔이라 생각하고 각자의 잔에 술을 치고 높이 치켜 올리시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제 신하와 장군들을 일일이 웃음 띤 얼굴로 바라보던 이진이 이번에는 황후 허 씨에게 시선을 돌려 말했다.

“당신도 한 점 잡음 없도록 내명부를 관리하느라고 고생이 많았소. 자, 이리 와 한 잔 받으시오.”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폐하!”

황후 허 씨가 단정한 몸가짐으로 이진의 잔을 받았다. 그런 그녀를 보며 농담을 하는 이진이었다.

“당신한테 아쉬운 점이 딱 한 가지 있소.”

“혹시.........?”

짐작이 가는지 급격히 얼굴이 흐려지며 이진의 표정을 살피는 황후 허 씨였다.

“공주가 하나도 없는 것이라오.”

황자를 더 생산하라고 하는 말인 줄 알았다가 그래도 공주라니 다소 위안이 되는 허 씨였다. 그래도 조금은 서운했다. 농담이라며 그런 말을 굳이 이렇게 경사스러운 자리에서 해야 되는지, 야속한 마음에 무어라 한마디 하려는데 이진의 말이 먼저였다.

“오늘은 공주를 생산하는 밤으로 합시다.”

승은을 입은 지 언제인지 까마득한 황후 허 씨의 얼굴이 그의 속삭임에 급격히 얼굴이 달아오르며 황급히 그의 앞을 빠져나갔다. 이 모습이 즐거워 또 한 번 대소를 터트리는 이진이었다.

“하하하.........!”

영문을 모르는 대소신료들과 장군이었지만 황제의 웃음에 괜히 기분이 좋아져 덩달아 히쭉거리는 그들이었다. 그런 가운데 아첨꾼 이이첨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말했다.

“황상, 대국이니 미인도 많을 터, 이참에 예쁜 미인들로 궁녀로 더 많이 들이시는 것이........”

“갈........! 주익균이 왜 망했는지 아느냐? 황후가 아닌 귀비 하나를 너무 총애해, 그 녀가 낳은 자식을 다음 대 황제로 삼으려다 신하들이 반대를 하자, 그것이 마음에 안 들어 태정을 일삼은 것이 패망의 제일 원인이야. 하니 정사를 행함에 있어서 여인은 독이야 독. 대를 잇고 적당히 즐길 수 있으면 되지. 많은 궁녀들을 데려다 괜한 눈물을 흘리게 할 필요가 없느니라. 짐은 우리 조선이 조금 더 나라가 커졌다고 태만하지도 않을 것이며 근검절약의 기풍을 저버리지도 않을 것이다. 하니 제 대신과 장군들도 조금도 나태함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한 마디 했다가 본전도 못 찾은 이이첨이 민망한 얼굴로 얼른 자리에 앉았다. 이로 인해 분위기가 가라앉자 이진은 다시 풍악을 올리게 하고, 무희들을 동원해 각 대신들에게 술을 치도록 했다.

그리고 또 다시 건배를 제의해 분위기를 띄웠다. 이렇게 대국 명국의 수도를 점령한 기쁨을 경축한 이진은 더욱 신하들을 채찍질한다는 의미로 다음날부터 근무를 명하니, 내심 그들의 기분이 좋지는 않았으리라.

그러거나 말거나 아직 갈 길 멀다고 생각한 이진은 자신부터 솔선수범해 정무에 임하기로 다짐하니 그들이 어쩔 것인가. 이걸로 보면 현대의 공무원이나 직장인들은 얼마나 좋은가? 법정 공휴일라야 며칠을 빼고 없으니 죽어라 일만해야할 이 시대의 관리들이 한편으로 불쌍한 생각이 드는 이진이었다.

아무튼 곤명호 호숫가 배운전에서 베푼 경축연은 밤늦도록 진행되다가 자시가 다 되어서야 파했다. 겨울로 가는 계절에 일어난 경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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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고맙습니다!^^

오늘도 베풀어주신 후의에 감사드리고요!^^

늘 행운과 건강이 함께 하시기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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