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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자임해-20화 (20/210)

< -- 20 회: 왕으로서의 고단한 하루 -- >

3

사랑의 반대말은 국어학적으로 보면 미움이다. 그러나 철학적으로 보면 무관심이다. 미움은 그나마 그 사람에게 관심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어린 주상이 자신들에게 무한한 관심을 갖고 있는 듯하자, 그들 역시 자신도 모르게 어린 주상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면 고도로 계산된 술수인지 몰라도 이진의 관심은 그들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 어린 주상의 시선이 향한 곳은 좌부승지 홍 인서에게 였다.

“형님 되시는 인경(仁慶) 경께서는 부제학을 지낸 것이 맞지요?”

“네, 그렇습니다.”

“잘 지내고 있소?”

“네, 주상전하!”

“상피(相避:일정한 인척 관계에 있는 자는 같은 소속의 관청에서 근무하는 것을 피함)제도 때문에 외방 직인 영광군수로 간, 인척인 민정명(閔定命)의 평가가 아주 좋소. 전라감사 박민헌(朴民獻)의 서장에 의하면, ‘과단성이 있고 분명하게 살피며, 일을 당해서는 지체 없이 해결해, 오래지 않아 군이 안정되었다고 했소.’ 좋은 일이 있을 것이오.”

“망극하옵니다. 전하!”

이번에는 우부승지 이덕형에게 시선을 옮긴 이진이 웃으며 물었다.

“경의 나이가 올해 몇 이오?”

“스물여덟이옵니다. 전하!”

“고금 이래로 그 나이에 당상관에 오른 전례가 흔치는 않을 것이오. 하니 각별히 수신에 힘써야 할 것이오.”

“명심하겠사옵니다. 전하!”

“현 이조판서로 재직 중인 이산해 경이 장인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소?”

“그렇사옵니다. 전하!”

“흐흠........! 장인은 너무 강골이라서 말이야. 너무 당색을 분명히 하는 것도 좋지만은 않을 것이오.”

“전해드리겠사옵니다. 전하!”

“굳이 전하지 않아도 되오. 그렇다는 말이지.”

“네, 전하!”

마지막으로 동부승지 황섬에게 시선을 옮긴 이진이 말했다.

“선비가 지조를 지키는 것도 좋지만, 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는 이치와 같소. 경은 언제나 이를 명심해야 할 것이오. 그렇다고 부화뇌동하는 것은 더 더욱 싫지만 말이오.”

“명심하겠사옵니다. 전하!”

이진이 왜 황섬에게 이런 말을 했느냐 하면 원 역사에서 황섬은, 유영경(柳永慶)이 선조의 고명(誥命)을 받들어 영창대군(永昌大君)을 옹립하려다가 실패할 때, 같이 연루되어 파직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진이 이 일을 알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연의 죽음과 지금까지 이르는 과정을 지켜본 바로는, 이 사람 역시 융통성이 부족해 보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것이다. 아무튼 황소 뒷걸음에 쥐 잡은 격이나, 이진의 자신들에 대한 관심 표명으로 한결 훈훈해진 분위기 속에서 다음 이야기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인이 보기에 과인의 안위와 국방이라고 보고 있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시점에서 만약 과인의 안위에 이상이 생긴다면 나라에 큰 혼란이 생길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오.”

“지당한 말씀이옵니다. 전하!”

이항복의 지지에 고개를 끄덕인 이진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또한 굳이 이 시점에서 과인이 국방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과인이 판단하기에 채 4년이 되기 전에, 왜국의 대대적인 침략이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를 해도 늦소. 그러나 이를 공론화 하면 태평한 시절에 혼란만 야기한다고 반대할 공경대부들이 대부분 일 것이오. 해서 당장 이를 공론화 하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 이에 대한 대비는 하고자 하오. 하니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여기에 있는 경들만이라도 과인의 말에 따라주었으면 좋겠소. 더 나아가 만약 공론화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었으면 좋겠소.”

이진의 말에 장내는 한동안 정적이 감돌았다. 이들조차도 이진의 말에 동의하고 싶지 않다는 명백한 방증이었다. 그 결과는 곧 바로 나타났다. 동부승지 황섬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무슨 조치를 취하시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 있는 저희부터도 왜국의 침탈은 납득할 수가 없사옵니다. 신중하셨으면 좋겠사옵니다. 주상전하!”

“경들의 생각도 동부승지와 같소?”

이진의 하문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나 같은 의견인지 고개를 끄덕이는 제 승지들이었다. 잠시 실망한 얼굴로 이들을 바라보던 이진이 말했다.

“하면 과인의 안위를 위해 주변 무력을 강화해야겠다는 데는 동의하오?”

“그렇사옵니다. 전하!”

이 문제는 도승지 유성룡부터가 찬성을 하고 나왔다.

“좋소. 과인이 사저에 있을 때부터 나를 호위하던 인물들이 있소. 이 사람들을 불러들여 측근 경호를 맡기려하는데 경들의 의견은 어떻소?”

“그야 반대할 일은 아니나, 그들의 직급과 품계가 문제되지 않을까 사료되어집니다만?”

우부승지 이덕형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이진이 말했다.

“별운검 제도를 좀 더 확대 운영하고자 하오. 즉 특별한 일에만 칼을 차고 과인을 호위할 것이 아니라, 상시로 이들을 내 곁에 머물게 하겠다는 것이오.”

“그래도 큰 흠은 없겠사오나 그들의 직급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 야인일 텐데 갑자기 2품으로 승급한 다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성룡의 말에 이마를 찡그리며 생각에 잠겼던 이진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무엇하나 쉬운 게 없군.”

“황공하옵니다. 전하!”

육 승지가 황망히 부복하나 이진은 과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무리 자신이 군왕이라고 해도 모든 것을 임의대로 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이진이었다. 더 더군다나 아직 수렴첨정 기간임에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보다도 이진이 이렇게 하나하나 이들의 마음을 얻어가며 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급진적인 개혁치고 성공한 예가 없기 때문이었다.

멀러 한나라 때의 왕망이나, 송 대의 왕안석, 또 중종 때의 조광조의 개혁과 같이 모두 실패하고 말았던 까닭에, 차근차근 일을 진행시키려니 나오느니 한숨뿐이었다. 이미 각오한 바였지만 고된 일과와 사사건건 이들과 다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맥이 빠지는 이진이었다.

어찌 되었든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완급의 조절과 과단성을 잘 발휘하여,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가 그에게 부과된 것이다.

* * *

육 승지를 물린 이진은 잠시 사정전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참을 무언가 숙고를 하던 이진은 수행하고 있던 상선과 제조상궁을 불러 여러 가지 명을 하달했다. 그리고 오후 2시부터 다시 석강을 하자고 조르는 대신들 때문에, 마지못해 오후 3시(미시 말)부터 한 시진 동안 석강에 응했다.

석강이 끝나자 이때부터는 이진의 자유로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이때부터는 줄곧 따라붙던 사관들도 물러가고, 개인의 사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이에 이진은 사저에서부터 측근으로 그를 모시던 네 사람을 강녕전으로 불러들였다.

즉 석강을 하기 전 상선과 제조상궁에게 미리 이들을 들라한 명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의 명에 대기하고 있던 그들 넷이 이진의 사생활 공간으로 들어왔다. 그렇다고 궁녀들이나 내시들이 따라붙는 것은 같았지만 보다 자유로운 시간이라는 말이었다.

넷을 자신의 방에 불러 앉힌 이진이 입을 떼었다.

“왕이 되어도 모든 것이 쉽지 않소. 하나부터 열까지 따지고 덤비니 골치가 아프오. 해서 하는 말 이오만 ........”

여기서 말을 끊고 잠시 김체건과 김명순을 둘러 본 이진이 말했다.

“두 사람은 지금과 같이 과인의 최측근 호위를 맡되, 소속은 내금위(內禁衛)이고, 직급은 정7품(正七品) 참군(參軍) 으로 하는 것으로 해서, 당분간은 그대로 지내오. 빠른 시일 내에 승급이 될 것이오.”

“감읍하옵니다. 전하!”

두 사람의 사례를 받은 이진이 이번에는 송익필과 허봉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곡은 교리까지 지냈으니 색승지(色承旨)에 임명해도 상관없으니, 색승지를 맡아 과인이 지시하는 사항만 그때, 그때 처리해주시오. 또한 구봉은 정7품 가주서(假注書)로 임명할 테니, 역시 과인이 지시하는 사항만 처리하면 되오.”

“알겠습니다. 전하!”

두 사람이 허리 굽혀 절하자, 만족한 표정을 지은 이진이 허봉을 돌아보며 명했다.

“허 색승지는 과인이 서신 한 장을 써 줄 테니, 충주에 있는 효삼을 데리고 가되, 동래상의 대방에게 과인이 작성한 서신을 전해주고, 그 답장을 받아오면 되오. 이를 하곡 본인이 처리하라는 것이 아니라, 밑의 사람을 시켜 처리하도록 하시오.”

“알겠사옵니다. 전하!”

허봉의 답례에 고개를 끄덕인 이진이 말했다.

“지금은 국상기간이니 그렇고 조금 지나 장례라도 모시면 한 잔 하는 것으로 합시다.”

“네, 전하!”

“모두 물러가고 하곡만 남아 과인이 작성한 서신을 바로 처리하도록 하시오.”

“네, 주상전하!”

세 명이 물러가고 허봉 혼자만 남자 이진은 곧 시녀상궁의 도움을 받아 빠른 속도로 서신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먹이 마르자 이를 단단히 봉한 후, 이것을 허봉에게 내주었다. 지금 이진이 작성한 서신에는 ‘조총과 구황작물, 유황, 동(銅)을 위주로 최대한 많이 수입할 것과, 또한 광산기술자 역시 최대한 많이 구해오도록 하라’는 명이 적혀 있었다.

그마저 내보낸 이진은 곧 지밀상궁에게 명하여 허 부인을 이곳으로 오라는 명을 전했다. 대비 박 씨에게 저녁 문안 겸 사전에 지시한 일을 행하기 위해서였다. 잠시 후 중전 허 부인이 궁녀들과 함께 등장하자 이진은 곧 통명전으로 향했다.

미리 통보를 받은 대비 박 씨가 내관의 외침에 전각 밖까지 나와 맞았다.

“어마마마,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웃음을 머금은 대비 박 씨가 조용한 음성으로 받았다.

“당금 조선 천하에서 가장 웃어른이 주상이시오. 이 어미인들 앉아서 하례를 받아서야 되겠소. 아니 그렇소?”

“별 말씀을........!”

겸양한 이진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섬돌 위에 신발이 얼마 없는 것으로 보아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나 보죠?”

“무슨 말씀이시오? 주상!”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왕실 내부의 안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굳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을 빌지 않더라도 왕실의 화목이야말로 당금 군주로서 가장 첫 번째로 이루어야할 덕목이 아닌 가해서, 종친의 가장 웃어르신이신 하원군 마마는 물론 각 대비와 형제들을 제가 이곳으로 유시 정(酉時 正: 저녁 6시)까지 모이도록 했사옵니다.”

“잘 하셨습니다. 아주 잘 하셨어요. 주상! 아니래도 인빈 같은 경우는 선대왕이 살아 계실 때, 주상께 한 행위가 있어서 매우 불안해하고 있어요. 오거든 잘 어루만져 주세요. 하면 왕실이 저절로 화평해질 것입니다.”

“그러려고 부른 것입니다.”

“아주 잘 하셨어요. 주상!”

거듭 치하를 하는 왕대비 박 씨였다.

이제 부왕이 승하했으니 선조 이연의 정비였던 의인왕후 박 씨는 왕대비라 부르는 것이 예법에 맞아 앞으로 그렇게 칭하겠다.

아무튼 아직 시간이 남아 이진은 왕대비 박 씨에게 하고픈 말을 했다.

“오늘 아침 조회 시간에도 언급했지만, 이 시점에서 제가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나라를 지키는 일입니다. 우리 조선이 건국 된지 어언 2백년, 그동안 너무 평화로웠습니다. 너무 태평한 세월에 젖어 병장기는 녹슬고 군의 기강은 무너져 있습니다. 만약 이 시점에서 외적의 침입을 받는다면 열성조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사직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지 않을까 밤잠이 잘 오지 않습니다. 왕 대비마마!”

간절한 눈빛과 비장미 넘치는 웅변조의 말에 대비 또한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경청하고 있었다.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남병사 신립을 조정으로 불러들여 훈련원 지사(知事:정2품)로 봉해, 기천이나마 강군을 양성하고 싶사옵니다. 하고 장재(將材)가 있는 권율을 내금위장(內禁衛將)으로 봉해, 타관이 겸하고 있는 것을 명과 실을 부합시키고 싶사옵니다. 제 안위 또한 제1 고려대상이기 때문이옵니다.”

잠시 고민하던 왕대비 박 씨가 말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주상의 생각이 옮아요. 주상의 뜻대로 하세요.”

내락을 받은 이진이 기쁜 빛을 띠는데 밖이 소란스러워지더니 하원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조 이연의 친형이라는 뒷배를 믿고 주사가 심하고 계집질에 막무가내인 사람 중의 하나가 이 사람이었다. 왕실의 최고 어른 중의 하나이니 종친으로서 맡을 수 있는 여러 개의 감투를 쓰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이진으로 보면 백부가 되는 사람이었다.

“불러 계시옵니까? 왕 대비마마!”

“여기 주상이 불렀어요. 어서 들어오기나 하세요.”

곧 기척이 나더니 그가 들어왔다. 이진이 있는 것을 보고도 거만한 표정으로 고개만 까닥하며 간단한 인사를 건네는 그였다.

“납시었습니까? 주상전하!”

그러나 이진은 웃는 낯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받으며 말했다.

“상을 당하여 아픈 가운데에서도 무엇보다도 종친들의 안위가 궁금하여 모셨습니다.”

“불러주시니 영광이옵니다.”

말은 잘도 주워 지껄이나 표정만은 깔보는 테가 역력했다. 이 모양을 보고 왕대비의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시종 태연한 하원군 이정이었다.

이때 또 밖이 소란스러워지더니 선조 이연의 후비들이 연달아 안으로 들어왔다. 인빈 김 씨를 필두로, 순빈 김 씨, 정빈 민 씨,  정빈 홍 씨 등이 그들이었다. 역사에는 온빈 한 씨와 인목대비도 있으나 이들은 아직 취하기 전이라 등장할 수 없었다.

이 대비들은 각자 생산한 왕자들도 데리고 왔는데, 개중에는 신성군, 정원군, 순화군 등이 있었다. 조금 있으니 광해군 부처마저 등장해, 이진이 오늘 초대한 사람은 모두가 온 셈이 되었다.

상중이라 가벼운 다과상을 놓고 이진이 모두 모이자 입을 떼었다.

“오늘 제가 백부님 이하 여러 족친들과 형제들을 특별히 모신 것은, 첫째로 지극한 슬픔에 몸 상하는 일이 없도록 하실 것을 당부 드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우리가 소원했던, 가까웠든 간에 이는 다 지나간 일이라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니 저에 대해 품었던 안 좋은 감정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 모두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진의 말에 제일 불안에 떨던 인빈 김 씨가, 제일 먼저 감격한 표정으로 울먹이며 감사를 표했다.

“주상의 보살핌에 감사드리옵니다.”

고개를 끄덕인 이진의 말이 이어졌다.

“하고 형제들은 각별히 처신을 잘 하여 대신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일이 없도록 하세요. 그러면 형으로써 아우들을 기꺼이 포옹하고 감싸고 나갈 것입니다. 무슨 얘기인지 알았지요?”

“네, 주상전하!”

이제 아홉 살짜리 정원군과 순화군마저도 안도의 표정으로 힘차게 대답했다.

“허나 왕족으로서 품위를 저버리는 사람은 일벌백계로 다스릴 것이니 각별이 명심하도록 하세요!”

“네, 주상천하!”

일제히 대답하는 근친들을 보며 이진이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데 하원군 만은 오불관원 이었다. 두고 볼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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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늘 즐겁고 행복한 날들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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