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만 꿔도 세계 최강-136화 (완결) (136/136)

〈 136화 〉 2부 83화 최후의 결전 (3) [완]

* * *

2부 83화 최후의 결전 (3) [완]

"지금부터 전쟁을 시작한다. 목표는 저기 힘들게 서 있는 천귀령의 자각력이다. 기회는 지금뿐이다."

우물쭈물하고 있는 프란들에게 법존은 다시 한번 큰 소리로 말했다.

"이 모든 것이 다 프란을 위해서다. 천귀령이 이렇게 빠져나간다면 미래에 더 큰 재앙이 되어 우리 프란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그러자, 프란들은 법존의 외침에 동요되어 자신의 귀속 아이템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법존은 옅은 미소를 띠며 자신에게 대항하고 있는 자들을 바라봤다.

"여기 있는 너희들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 천귀령에게 모두 떨어지거라. 그리고 프란으로 들어온다면 내 친히 너희들을 받아주겠다."

드림관리재단과의 전쟁과 겁탈을 일삼았던 쓰레기들을 분리한 흑협들의 인원은 눈에 띄게 줄어있었지만, 프란은 천귀령으로 인해 이탈한 몇 명의 인원들을 빼고는 전력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법존이 다시 한번 금호에게 말했다.

"프란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 다만, 저기 서 있는 천귀령의 자각력을 뺏도록 비켜주기만 하면 돼."

프란의 최강자 법존을 상대하기엔 금호의 힘은 부족했다. 린마를 맡고 있는 진형오도 이긴다는 보장 또한 없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프란들이 점점 법존의 말에 동요되어 전투할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하지만, 금호는 물러서지 않았다.

"와라! 법존!"

"안타깝군."

폭풍전야 같은 고요함을 깨고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꺼.. 져.. 라.."

법존이 고개를 돌려보니 자신의 스틸러의 소드에 기대어 애처롭게 서 있는 천귀령이었다. 천귀령이 입을 떼자, 전투를 하고 있던 진형오와 린마도 잠시 전투를 멈추며 천귀령과 법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미안하네. 자네 능력은 위험해."

"그.. 래서..?"

"자네의 자각력을 뺏어야겠네."

"내가 너희들에게... 피해를 준 적도 없는데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짓을 벌인다고?"

천귀령의 말을 듣고 있던 프란들이 웅성거리자, 법존은 주위의 민심을 살피며 천귀령의 질문에 답했다.

"그럼 자네에게 기회를 주겠네."

"무.. 슨 기회..?"

"자네 스스로 자각력을 잃을 기회."

법존의 입장에서 스스로 천귀령이 자각력을 잃는다면 진형오와 금호를 필두로 있는 연합팀과의 마찰을 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법존의 말에 천귀령은 언제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몸짓으로 실소를 터트리며 말했다.

"푸...푸하하.. 법존. 나는 너희에게 앙심은 없다. 물론 현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겠지. 그래서 너에게 기회를 주지."

자신이 처한 상황과는 다르게 자신감이 넘치는 천귀령의 말투. 마치, 천귀령에게 무언가 있는 것 같았다. 법존은 천귀령의 행동이 상당히 거슬렸다.

"무슨 기회?"

"지금 도망칠 수 있는 기회."

뜬금없는 천귀령의 배려.

그러자, 이번에는 반대로 법존의 주름진 입가 사이로 실소가 터져 나왔다.

"허허.. 네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알고 있지만, 아직 회복도 되지 않은 몸으로 우리들을 전부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천귀령은 법존의 말대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어딘가 모를 여유를 몸에 담고 있었다.

"후회 안한다는 이야기지?"

천귀령의 여유가 불안했지만, 법존은 천귀령이 자신을 속이기 위한 몸부림 일 것이라 생각했다.

"너야말로 후회하지 말거라."

천귀령은 법존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땅에 꽂아두었던 스틸러의 소드에 손을 떼고는 외쳤다.

"치유의 투구 생성. 성스러운 회복!"

주문을 외치자, 천귀령의 몸에 빛이 새어 들어오더니 그새 사라졌고, 넘버원의 스킬로 인해 화상을 입었던 천귀령의 몸이 100% 회복이 되어 돌아왔다. 그 모습을 지켜본 법존은 긴장감으로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회, 회복 마법까지.."

천귀령의 여유로운 기세는 결코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한 발악이 아니였던 것이다. 당황하고 있는 법존을 향해 천귀령은 스틸러의 소드를 겨누며 말했다.

"아직 기회는 유효하다. 꺼져라."

자신의 자각력을 뺏으려한 행동은 꽤씸했지만, 아버지의 복수를 끝낸 이 시점에 굳이 트러블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으.."

법존 또한 넘버원과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두려움을 느낀 것은 처음이었다. 공포에 질려 뒷걸음을 치고 있던 법존을 보며 참을 수 없었던 린마가 천귀령에게 달려들었다.

"처, 천귀령 죽어라!"

린마와 대치 하고 있었던 진형오가 린마의 뒤를 바짝 쫓아왔고, 천귀령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린마를 향해 스틸러의 소드를 휘둘렀다.

휙­ 휘 휙­

진형오의 태양의 소드와 천귀령의 스틸러의 소드가 린마의 몸을 향해 정확히 크로스 되었고 린마는 심각한 치명상을 입었다. 그 모습을 본 법존은 천귀령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기회.. 정말 아직도 유효한가?"

법존의 말에 천귀령은 답했다.

"그렇다."

그러자, 금호는 천귀령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가는 듯 했다.

"방금 저 자식들은 천귀령님의 자각력을 뺏으려 했었던 사람들입니다."

천귀령은 흥분한 금호의 어깨에 손을 대고는 답했다.

"괜찮아. 내 복수는 끝났으니까.."

"천귀령님.."

"가자. 쉬고 싶어."

법존은 린마를 부축하며 드림홀을 생성하고는 천귀령에게 고개를 숙였다.

"고.. 고맙다."

그러자, 천귀령은 손을 휘휘 저으며 법존에게 말했다.

"잘가라고."

법존의 인사와 함께 드림홀을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고, 남아있던 프란들 또한 법존과 린마를 따라 드림홀을 타고 떠나버렸다.

"귀령.."

채린이의 부름에 천귀령은 고개를 돌려 채린이를 바라봤고, 채린이는 천귀령에게 달려와 말없이 천귀령의 몸에 깊숙히 파고들었다.

"수고했어."

천귀령은 자신의 품에 파고들은 채린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낚시나 하러 갈까?"

천귀령과 채린이가 포옹 하고 있는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와 천귀령에게 다가와 승리를 축하해주었다.

복수가 끝나버린 천귀령의 루시드 드림은 이제 끝이 아닌 시작일뿐이었다. ­ 끝

#

에필로그 2년 후

서울 어느 지역에 매우 넓고 커다란 실내 포장마차.

이곳의 사람들은 장사 오픈 준비로 저마다 정신이 없었다. 대학생이 된 지은이는 대학 등록금을 자신의 손으로 벌기 위하여 이곳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이봐. 애송이! 똑바로 하라고! 크하하하!"

실내 포장마차의 사장님인 테라가 뒷짐을 지고는 어느 때와 똑같이 이지은에게 호통을 치자, 지은이는 나름의 미소를 지으며 테라에게 답했다.

"호호.. 제 이름은 애송이가 아니라 이지은이라고요."

"알고 있다. 애송이 크하하하!!"

테라와 포장마차의 공동 사장인 일렉은 테라의 웃음소리가 꽤나 거슬렸던 모양이다.

"테라, 지은이를 왜 그렇게 못살게 굴어."

"크하하하!"

"빨리 오픈 준비나 해. 곧 손님들이 몰려올 거라고."

"알았다!! 크하하하!!"

저녁 일곱 시가 넘어가자, 포장마차는 손님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사장님 여기 꼼장어요!

­사장님 참이슬 후레쉬 주세요.

테라는 주방장들이 쓴다는 주름이 많은 긴 모자 (토크)를 쓰고는 요리 솜씨를 뽐내며 주방에서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고, 일렉과 지은은 홀을 보며 열심히 서빙을 했다.

­여기 처음처럼 주세요!

­볶음밥 추가되죠?

새벽 열두 시가 되어서야 테이블이 하나둘씩 빠지더니 한 시간이 더 지나자 어느덧 테이블이 하나가 남았다. 혼자 돼지불백에 소주를 시켜 먹고 있는 손님이었다.

일렉은 손님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손님 저희 이제 마감이라서.."

취한듯한 손님은 실내포장마차에 벽걸이 TV에서 재방송으로 나오는 가수들의 무대를 보며 중얼거렸다.

"나 서우찬이라고! 원래 나도 저런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가수가 될 몸이었다고."

가끔씩 있는 진상 손님이다. 진상손님에 익숙한 일렉은 당황하지 않고 헛기침을 한 번 내뱉은 뒤 주방안에서 요리를 하고 있는 테라를 불렀다.

"테라, 진상 떴다."

"알았다."

테라는 모자(토크)를 벗고 주방에서 나와 일렉을 바라봤고 일렉은 진상 손님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테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진상손님에게 다가갔다.

"저 손님."

아까전의 일렉과는 묵직한 톤의 목소리에 진상 손님은 TV로 향하던 시선을 테라에게로 향했고, 험상궃은 테라의 인상을 보고는 술이 깬 듯 정신을 번쩍 차렸다.

"무슨 일이시죠?"

방금전까지만 해도 거하게 취한 듯 했지만, 아나운서도 울고갈 정도의 또박또박한 발음. 테라의 인상은 숙취해소제나 다름없었다.

"이제 곧 마감해야 합니다."

"아.. 네. 지금 갈게요."

뛰어난 요리 솜씨로 주방에 갇혀 있는 테라이기는 하지만, 험상궃은 인상도 한몪한듯 했다. 뭔가 모를 뿌듯함을 안고는 테라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테라, 슬슬 주방 마무리해야지?"

"무슨 소리야? 오늘 애들 오잖아."

"아.. 맞다."

"나이가 들면 건망증이 심하다더니.. 그러니까 지은이도 퇴근 안 하고 기다리고 있는거잖아."

"미안.. 요즘 손님이 너무 많이 오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일단 애들 배고플 테니까 요리 좀 대충 만들고 있을게."

"대충 말고 잘 만들어야지."

"크하하하! 알았다고."

일렉은 이지은과 실내포장마차를 깨끗히 청소를 하고 있을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계십니까?"

고개를 돌려보니 박승만이었다. 이지은은 테이블에 손을 올려 턱을 괴고는 박승만을 바라봤다.

"이런 누추한 곳에 S대생이 오다니.."

"그놈의 S대생.. 그만 좀 해라."

"여기에 앉아."

"알았어."

박승만은 실내 포장마차를 이리 저리 보더니 물티슈를 가지고 온 일렉에게 말을 건넸다.

"힘들지 않아요? 제가 좋은 자리 마련해준다니까.."

"괜찮아. 이곳에 있으면 별의별 사람들을 만나는데 꽤나 즐거워."

박승만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지은이가 승만이 옆으로 다가왔다.

"친구야. 나를 좋은 자리 마련해줘."

"너는 졸업이나 하시지."

"이, 자식이.."

이지은과 박승만이 투닥거리고 있을 때 어여쁜 여성 한 명이 실내포장마차에 발을 들였다.

"나왔어."

"꺄악! 이승연!"

지은이는 오랜만에 이승연을 만났는지 한걸음에 뛰어가 포옹을 했다.

"TV에서 잘 보고 있어! 이번 앨범 진짜 대박이더라."

"그러게.. 현실 세계에서는 꽤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그러니까! 떴다고 너무 건방진 거 아니야?"

"주, 죽을래?"

"호호호.."

박승만은 이승연을 보고는 벌게진 볼을 숨기며 말했다.

"여기에 앉아."

그러자, 이승연도 승만이를 바라보며 볼이 빨개진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래."

이승연과 박승만이 나란히 자리에 앉은 사이 또 한 번 포장마차 문이 열렸고, 박승만은 그들을 보며 소리쳤다.

"히렌, 찬휘!"

히렌은 이지은의 옆에 앉으며 이지은에게 자신의 필살기인 눈웃음을 보냈다.

"안녕?"

"꺼져. 족제비같이 생긴 게.."

"흑.."

이지은은 히렌에게 거침없이 독설을 날린뒤 찬휘를 보며 말했다.

"앉아. 찬휘야."

"하.. 뭔가 2:2 소개팅 자리에 낀 기분인데?"

"그런 거 없거든?"

"푸훕.. 근데 아직 다 안 왔네?"

"오겠지. 뭐."

곧이어 장백과 진형오과 들어왔고, 진형오는 이지은과 이승연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또.. 이 여자들인가..?"

진형오의 한숨에 장백이 말했다.

"지은이가 얼마나 이쁜데.. 그리고 승연이는 요즘 제일 유명한 여자 아이돌이라고."

장백의 말에도 진형오는 한숨을 푹푹 쉬자, 이지은은 진형오을 보며 입을 삐쭉 내밀었다.

"저 오빠는.. 처음 보는 여자가 이상형잖아."

절망한 표정으로 진형오가 의자에 앉자, 장백도 따라서 의자에 착석했다. 그리고선 테라가 만든 음식들이 테이블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진형오가 음식 냄새를 맡으며 정신을 차렸다.

"그, 그래! 테라님의 요리가 있었지."

"크하하하!! 맛있게 먹으라고 애송이들!"

테라의 요리로 테이블이 가득 채웠을 무렵 청아가 최집사님과 함께 나타났다. 이지은과 이승연은 의자에 일어나 청아를 살갑게 반겼다.

"청아 왔어? 이제 채린이라고 불러야 하나..?"

이지은의 말에 청아는 방긋 웃으며 답했다.

"지은이 네가 편한 대로 불러도 돼. 근데 그건 그렇고 벌써 다 모였어?"

"다 모였지. 한 놈 빼놓고 말이야."

"귀령이 이 자식은 맨날 지각이야."

이지은의 투덜거림에 제일 먼저 도착한 박승만이 이지은을 달랬다.

"어쩔 수 없잖아. 요즘 그 녀석 꿈속 세상이나 현실 세계에서나 바쁘니까."

"그러니까, 진작에 나를 루시드 드림에 대해 가르쳐 줬으면 좋았잖아. 재미있는 것은 지들끼리나 하고 말이야. D등급인데 언제 올리냐.."

"지은아, 네가 몇 달 동안 루시드 드림을 실패한 것을 내 탓을 하면 어떡하냐고.. 너랑 똑같이 루시드 드림을 배운 승연이는 벌써 B등급이잖아."

"음.. 그건 네가 나보다 승연이를 더 자세하게 가르쳐 준 것은 아닐까? 왜 그랬을까?"

이지은의 말에 박승만의 얼굴은 또다시 빨개졌고, 이승연 또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찬휘는 소주 한잔을 들이키며 중얼거렸다.

"사랑하기 참 좋은 계절이야.."

찬휘의 중얼거림에 다시 한번 테이블에 웃음꽃이 피었고, 친구들에게 자신이 이번 꿈속에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를 하기 바빴다.

휭­

술자리가 무르익은 그 순간 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들어왔고, 모두들 반가움 마음에 자리에 일어나 늦게 온 친구를 반겼다.

­천귀령 왔구나.

­권종찬 이 자식 빨리 안 와?

­크하하하! 애송이! 어서 음식 좀 먹으라고

­종찬아, 여자 언제 소개해주냐?

그리고는 청아가 달려와 권종찬의 손을 잡은 뒤 나란히 자리에 앉자, 찬휘는 다시 한번 소주 한잔을 벌컥 들이키며 이번에는 아무도 들리지 않게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거봐, 정말..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라니까?"

­­­­­­­­­­­­­­­­­­­­­­­­­­­­­­­­­­­­­­­­­­­­­­­­­­­­­­­­­

사실 첫 작품이라 부족한 필력에 미흡한 스토리들을 끝까지 참고 읽어주셨던 독자분들과 댓글을 달아주신분들 한 명 한 명 너무나 소중했습니다. 1년이 훌쩍 넘은 작품이지만 다시 올리면서 읽어봤는데 그때 당시 쓸 때는 몰랐는데 부족한 부분들이 아주 많이 보여서사실 조금 창피했습니다.

그래도 이 소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저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완결까지 따라와 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그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