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4화 〉 2부 71화 긴급회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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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71화 긴급회의 (2)
"변용일 가능성은?"
넘버원은 잠시 대화를 멈추더니 S급 감시자들을 보며 말했다.
"삼십 분간 휴식. 커피 한잔 마시고 와라."
네.
알겠습니다.
S급 감시자들이 차례차례 나가고, 넘버원과 화타, 제논 셋만이 회의실 안에 남아 있었다. 넘버원은 제논을 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변용도 생각은 해봤는데.. 그렇다면 더 복잡해져."
"복잡해지는 이유가 뭐지?"
"리카엘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셋과 S급 감시자중에 지금 회의실 밖으로 나간 인원만이 알고 있어."
제논은 턱을 매만지며 넘버원을 바라봤다.
"그렇지. 근데?"
"그럼 저 중에 스파이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인 거지."
"흠.. 그러니까 제이슨을 데려간 상대가 리카엘인 척 변용을 했다면 넘버원 네 말은 저들 중에 스파이가 있다는 이야기지?"
"그래.. 그렇지."
"뭐 때문에?"
넘버원은 입 모양을 벙긋벙긋 거리며 대답하기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자, 제논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무슨 이유 때문에 과거 리카엘을 끄집어내면서 우리를 무너트리려 한다는 거야?"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 제논과 화타, 너희 둘은 자각력을 잃었다. 그러면 누가 이득을 보는 거지?"
"이득을 누가 본다고.."
"제논, 아까 네 입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나? 상황이 일단락되면 대체자를 뽑겠다고?"
"그, 그렇지."
"대체자가 확정되면 드림관리재단에 모아두었던 지배석을 모조리 풀어서라도 대체자를 SS급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겠지."
"넘버원.. 도대체.."
"나도 알아. 자꾸 상황이 안 좋아지니까 별생각을 다 하게 되는 거야."
제논은 넘버원의 말도 안 되는 망상에 두통이 오는 듯 머리를 움켜쥐며 말을 이어갔다.
"후... 리카엘을 아는 사람은 몇 명 더 있지."
"누구?"
"일렉."
"그때 우리에게 리카엘의 정보를 팔았던 조원?"
"그래. 그리고 흑호, 백호, 금호.. 일렉만큼 정확한 상황을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들도 우리의 약점을 알고 있었던 건 사실이지."
"흑협들은 이미 끝났어. 흑호가 죽었으니, 이미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없어."
"내 자각력을 뺏은 자식도 있잖아."
"나보다 약하다면서?"
"그래도 방심은 절대 하면 안 돼. 사역마도 하나만 소환했어. 아직 패가 확실하게 까진 건 아니야."
"비등비등한 경기에서 사역마를 하나만 꺼냈다는 건 다른 사역마들은 약한 거 아니야?"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넘버원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제논에게 등을 치며 다독였다.
"괜찮아, 이미 너로 인해 그 새끼의 귀속 아이템 스킬들은 알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 제논, 너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할게."
"그래.. 내가 괜한 걱정을 한 거였으면 좋겠군."
"걱정하지 마. 방심은 절대 안 하니까."
"그럼 바로 금호의 꿈속을 공격할 거야?"
"우리가 굳이 공격하러 안 와도 금호가 공격을 하러 올걸? 프란 새끼들도 혹시 뒤통수 칠 수 있으니 방어를 하는 게 낫겠지. 만약 그쪽에서 공격할 기미가 안 보이면 빠르게 금호의 꿈속을 들어가서 자각력을 빼앗는다."
"그래. 알겠어. 나도 현실 세계 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최대한 알아보고 돕도록 할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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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금호의 꿈속 제이슨의 드림홀 억제기 때문에 갇혀 있는 감시자들은 혹여나 자각력을 잃게 될까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 보고 있던 가상의 인물인 히카로 변용을 하고 있는 천귀령이 제이슨에게 말했다.
"네가 어떻게 이야기하냐에 따라서 감시자들이 우리를 선택할지 안 할지가 결정돼."
천귀령의 말에 제이슨은 긴장된 듯 식은땀을 흘렸다.
"부, 부담 주시는 겁니까?"
"어느 정도 부담은 가져야 된다는 이야기야. 계속 감시자들은 붙잡아 둘 수는 없으니까.."
"알겠습니다. 제가 말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진실성으로 승부를 보겠습니다."
"그래. 부탁한다."
제이슨은 감시자들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뒤에서 상황을 지켜 보고 있던 천귀령은 감시자들 사이에서 낯익은 소녀를 발견했다.
'저, 저 녀석은..'
천귀령은 낯익은 소녀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렸고, 소녀는 제논의 자각력을 뺏었던 사람이 자신의 몸을 터치하자,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잠깐, 나와바."
"...."
그러자, 소녀의 조원으로 보이는 여성이 소녀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흑협들은 파렴치한 행동을 일삼는다는데.. 너 처럼 강한 등급을 가지고 있어도 본능은 숨길 수 없나 봐?"
천귀령은 자신의 오해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게 아니라.. 이야기할 게 있으니까 빠지시죠?"
"저는 로렌이고 이쪽은 카린입니다. 저희 조원한테 왜 관심을 갖으시는 거죠?"
다른 조원인 남성도 다가와 소녀를 감싸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천귀령은 깊은 한숨을 내뱉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후~ 알았으니까 셋 다 저를 따라오세요."
낯익은 소녀와 소녀의 조원인 여성 카린과 남성 조원인 로렌이 천귀령이 머물고 있는 숙소로 따라 왔다. 소녀는 잔뜩 겁을 먹은 채 천귀령에게 말했다.
"도대체.. 저한테 왜 그러세요.."
그러자, 천귀령은 의자에 앉으며 말을 이어 갔다.
"레나야, 안 잡아먹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앉아."
소녀는 가상인물인 히카가 자신의 닉네임을 알자,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제.. 닉네임을 어떻게..?"
"변용 해제."
천귀령이 변용을 해제하자, 레나가 알고 있던 천귀령의 본래의 얼굴로 서서히 바뀌어 갔다.
"구, 구령 오라버니?"
"그래. 나야, 레나야."
"오라버니까 어떻게...?"
혼란스러워하는 레나를 뒤로하고 천귀령은 이 상황을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카린과 로렌에게 말을 건넸다.
"일단 카린과 로렌님도 자리에 앉으시죠."
"아... 일단 알겠습니다."
"레나도 앉아."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레나는 천귀령을 보며 답했다.
"오라버니가.. 꿈속 세상을 지배하려고 드림관리재단을 공격을 하신 거예요..? 아니죠..?"
"그런 생각이었다면 내가 너에게 변용을 하고 있었던 얼굴을 보여주면서까지 굳이 아는 척 하지는 않았겠지? 일단 앉아서 이야기 좀 들어 볼래?"
레나는 잠시 생각하는가 싶더니, 천귀령의 말이 틀림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눈물을 멈추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겠어요."
천귀령은 시선을 텅 빈 탁자로 향한 뒤 한숨을 크게 쉬었다.
"후.. 어디서부터 이야기하면 좋을까?"
그 후로 레나와 조원들에게 그동안에 내가 겪었던 일들을 전부 털어놓았다. 레나와 조원들도 처음에는 믿기지 않는지 고개를 내 저었다.
"드림관리재단이 그럴 리 없어요..."
"아까 너를 데려오기 전에 감시자들에게 말을 하고 있던 사람이 내가 드림관리재단 금지구역에서 데리고 온 사람이야. 그리고 채린이 알지?"
"네. 그 늙은 언니.."
"느, 늙은..? 아무튼 채린이가 드림관리재단에서 나온 이유가 금지구역을 봤기 때문이야."
"아무리 그래도..."
천귀령은 혼란스러워하는 레나의 눈을 지그시 쳐다봤다. 천귀령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레나는 볼이 빨개진 채 말을 이어 나갔다.
"구령 오빠.. 왜 그렇게 쳐다보세요?"
"레나야, 나는 니 선택을 존중해. 하지만, 정말 내 눈으로 직접 보았기 때문에 이렇게 너를 설득 하고 싶은 거야."
"아....."
레나는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자신을 바라보던 천귀령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답했다.
"구령 오빠가 저를 두 번이나 구해주셨잖아요. 저는 구령 오빠를 믿어요."
"고맙다. 레나야."
천귀령으로서는 동생처럼 여기는 레나와 적대 관계가 되지 않았다는 것에 한숨을 돌린 천귀령은 의자에 일어선 뒤 레나의 조원들을 바라보며 아이템을 생성했다.
"심판의 계약서 생성!"
((마력이 증가합니다.))
((지혜가 상승합니다.))
((약속 이행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레나는 내가 귀속 아이템을 생성하자, 당황한 듯 내 앞을 가로막았다.
"구령 오빠.. 조원들은 제가 설득할 테니.."
천귀령은 당황해하고 있는 레나에게 다가가 어깨를 토닥였다.
"이건 공격용 귀속 아이템이 아니야. 내가 변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 저쪽에서 알면 곤란해. 이건 약속 아이템이라고 생각하면 돼."
천귀령은 레나를 뒤로 하고 레나의 조원들인 카린과 로렌에게 말을 이어 나갔다.
"카린님과 로렌님이 처음에 제가 레나에게 다가갔을 때 저를 못 믿었던 것처럼 저도 레나는 믿지만, 아직 카린님과 로렌님을 믿을 수 없습니다. 다른 계약이 아니라, 이 자리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 함구하는 조건으로 약속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자, 카린과 로렌은 레나를 한 번 쳐다보더니 천귀령과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심판의 계약서의 스킬인 약속 이행을 하고는 천귀령은 심판의 계약서에 손을 갖다 댔다.
"카린님, 로렌님, 계약서에 손을 올리시죠."
카린과 로렌도 심판의 계약서에 손을 올리자, 몸에 빛이 들어왔고, 약속 이행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천귀령은 심판의 계약서를 인벤토리창에 넣은 뒤 카린과 로렌을 향해 말을 이어나갔다.
"아까 말했던 저희 할아버지인 공명님과 감시자의 S급인 장백과 소희님, 그리고 A급인 최희, 우범, 효진이까지 이곳으로 와 저에게 힘을 실어줄 예정입니다. 카린님과 로렌님도 부디 신중히 선택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 알겠습니다.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귀령은 자신의 큰손으로 레나의 조그마한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레나야, 너는 조원들과 여기서 쉬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나는 바깥 상황을 지켜보러 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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