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화 〉 2부 42화 금지구역에 관한 진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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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42화 금지구역에 관한 진실 (4)
"채린이한테는 언제 말할 거야?"
"채린이..?"
"이제 우리도 금지구역에 대해서는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최대한 빨리 채린이에게 이야기를 털어놓고는 함께 가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까?"
"음.. 네 말이 맞아. 한 명이라도 같이 가는 게 좋지. 일단 고민 좀 해볼게."
"그래. 알겠어."
"그럼 이제 집에 갈 테니, 꿈속에서 보자고."
나는 집에 가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집에서 할아버지를 만난다면... 태연한 척 할 수 있을까..?'
승만이는 내 마음을 아는지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나에게 물었다.
"흠흠, 오늘은 주말인데 우리집에서 다 같이 자는 게 어때? 방도 많은데.."
"그럴까..?"
'오늘 하루만큼은 할아버지를 피하는 게 맞지.'
나는 집에 전화를 걸어 친구네 집에서 잔다고 허락을 받고 승만이가 마련해준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몸을 누웠다.
'후...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고 만 거지..'
침대에 누워 그간 겪었던 일들을 생각하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를 더욱 지치게 하는 건 스쳐 간 일들보다 앞으로 견녀내야할 일들이 더 많다는 것이었다.
'일단 흑협들부터 처리해서 드림관리재단에 더러운 만행들을 낱낱이 파헤쳐 주겠어.'
그렇게 다짐을 하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
'누구지? 일렉 인가?'
"들어와."
끼익
승만이가 잠옷 차림에 베개를 들고 내 방안으로 들어왔다.
"왜?"
"테라랑 일렉님은 아직도 거실에서 작전 구상중인 것 같아."
"아니 그거 말고 왜 방에 들어왔냐고 베개까지 들고."
"네가 무서울까 봐 그렇지. 같이 잘까?"
"하.. 꺼져."
"개새끼.."
쾅
승만이는 아무래도 내 정신 상태가 걱정이 된 모양이다.
'승만이는 쓸데없이 눈치가 빠르다니까... 후 일단 피곤한데 잠이나 자야겠다.'
그렇게 승만이를 보내고 꿈속 세계로 진입하기 위해 잠을 청했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꿈속 세상에 들어가니 얼마 지나지 않아, 승만이도 내 꿈속으로 진입했다.
"안녕? 오랜만이네?"
"하나도 재미없어."
"차갑긴.."
"그나저나, 너는 닉네임 뭐라고 정했냐?"
"닉네임?"
"이제 D급에다가 사역마와 귀속 아이템도 얻었으니 닉네임을 정해야지."
"아. 맞다.. 뭐가 좋을까...? 천귀령 같은 닉네임만 아니면 좋을 텐데..."
"주, 죽을래..?"
"하하. 농담이야. 농담! 닉네임이라... 뭐가 좋을까..?"
"닉네임 잘 정해라. 한 번 정하면 바꿀 수.."
"등록했다!"
"벌써? 닉네임 뭐라고 등록했어?"
"나바."
"나바가 뭐야?"
"나연 바라기."
"나연 바라기...? 그게 뭐야..?"
"티비 좀 봐라. 요즘 대세 걸그룹 투와이스에 나연이라고 있잖아."
"...... 정신 차려라."
"왜? 어차피 닉네임은 어차피 정하기 나름이잖아."
"후.. 후회하지 않겠어?"
"당연하지."
그렇게 승만이의 전설적인 닉네임인 '나바'가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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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헉... 자, 잠깐만 쉬자."
"검 들어."
"아니, 잠깐만 쉬자고."
"이제부터 여유 부릴 시간 없어. 알잖아."
"후... 알겠어."
챙 챙
꿈속 세상에서 어느덧 보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보름 동안 승만이와 대련을 쉴새 없이 하며 승만이의 힘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후아... 너 오늘 드림관리재단에 가는 날 아니야?"
"맞아. 아직 메세지가 안 왔으니까 한 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을 거야."
"진짜.. 나를 죽일 생각이냐?"
"나바야, 네 성격에 누군가에게 짐이 되는 건 죽어도 싫을 거 아니야."
"그, 그렇긴 하지."
"그럼 잔말 말고 검 들어."
"후... 젠장."
그렇게 승만이와 수련을 마무리 지을 때 쯤 드림관리재단에서 메세지가 도착했다.
띠링
[참석요망.]
드림관리재단에서 메세지가 도착해, 움직임을 멈추자, 승만이는 밝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온 거지? 메세지 온 거 맞지?"
"응. 왔어."
"사, 살았다..."
"일단 아이템만 제작하고 본부로 가봐야겠다."
"알겠어."
본부에 가기 전 대장장이의 망치로 아이템을 제작을 하려 했으나, 실패 메세지가 떴고, 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초대코드를 펼쳐 드림홀에 진입했다.
"나 없어도 수련 열심히 해야 한다."
"걱정하지 마."
드림홀을 타고 나오니, 오늘도 써니말고 장백이 나를 마중 나와 있었다.
"안녕?"
"장백, 써니님은?"
"오늘도 내가 너를 맡는다고 하니까 좋아하시던데?"
"하하.."
내가 평소와는 다른 표정을 짓고 있자, 장백은 나에게 물었다.
"귀령, 무슨 일 있는 거야?"
"응. 일단 장백, 네 꿈속으로 가서 이야기하자."
"그래. 알겠어."
장백은 곧바로 드림홀을 생성했고 나는 장백과 함께 장백의 꿈속에 진입했다.
"후.."
"무슨 이야기인데 뜸을 들이는 거야?"
"음.. 네가 충격받을 수 있겠지만 마음 단단히 먹고 내 이야기를 들어야 할 거야."
"그, 그래."
나는 장백에게 우리 아버지 일과 김종대에게 들은 금지구역에 대한 일들을 털어놨다.
"마, 말도 안 돼... 드림관리재단에서 그럴 리 없어."
"진정해. 이제 채린이가 왜 너희들을 떠났는지 이제 알 것 같지 않아?"
"크흑... 채린이가 혼자서 그런 고통을 짊어졌다는 거야..?"
"그래. 채린이는 그런 애잖아.."
장백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가,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응.. 채린이는 우리를 버렸던 게 아니야. 내 감이 맞았어. 그럼 이제 내가 도울 일은 없어?"
"나는 이제부터 흑협들을 정리할 거야."
"흑협?"
"그래. 드림관리재단 윗선이랑 흑협들이랑 내통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 일단 흑협들을 정리하면서 드림관리재단의 민낯을 낱낱이 까발려줘야지."
"내 윗선들이랑 흑협들이랑 내통을..? 그럼 나도 같이 갈까?"
"아니야. 일단 너는 S급으로 절차가 완료되면 금지구역으로 들어가잖아."
"그렇지. 너희 말이 사실이라면 아마 나는 1구역밖에 보지 못하겠지."
"그래. 네가 1구역에 마음 편히 들락날락 거릴 수 있게 되면 몰래 드림관리재단 사람들의 현실 정보를 모아놔 줘."
"알겠어. 더 도울 일은 없어?"
"그것 보다 물어볼게 있는데.. 네 아이템인 데스 블레이드 말이야."
"응?"
"내가 복사 했을 때 내 데스블레이드랑 네가 들고 있던 데스블레이드의 모양새가 달랐는데 왜 다른 거야?"
"아, 그건 죽음의던전에 들어갔다 나오면 점수를 통해 D급부터 SS급까지 등급을 부여 받게 되는데 네가 복사했었던 데스블레이드는 죽음의 던전을 입장하기 전
데스블레이드더라고."
"점수? 죽음의 던전에는 뭐가 있는데?"
"가상의 몬스터들이 존재하는데 제한 시간 안에 많이 잡아서 점수를 올려야 해."
"네가 들고 있는 데스블레이드는 등급이 어떻게 돼?"
"A급 때 도전을 했는데 데스블레이드는 B급으로 받았어. 죽음의 던전이 어려울 줄 알았더라면 좀 더 힘을 기르고 도전을 했어야 했는데..."
"아... 등급이랑은 상관이 없구나."
"정해진 시간 안에 죽음의 던전 안에 있는 가상의 몬스터들을 잡는 거니까 아예 상관이 없는 건 아니지. 그건 그렇고 왜 물어본 거야?"
"아, 그, 그냥.. 하하 복사를 했을 때 검 모양이랑 색이 달라서 궁금했거든."
"그래. 근데 너도 참 힘들겠다."
"아.. 괜찮아. 해탈했어."
"해탈? 하하.. 그래. 바쁠 텐데 어서 가봐. 써니님한테는 내 꿈속 세상에서 같이 수련하고 갔다고 할게."
"그래. 고마워."
나는 장백에게 인사를 건넨 뒤 드림홀을 타고 내 꿈속 세상으로 진입했다.
'호오... 수련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보니 승만이가 열심히 수련하고 있나 보네. 그럼 이제 죽음의 던전을 입장해볼까?'
조금 더 등급을 올려 죽음의 던전에 입장하고 싶었지만, 나에게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일단은.. 검을 생성해야겠지.'
"데스블레이드 생성!"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죽음의 망령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죽음의 던전 입장이 가능합니다.))
'생각해보니까 죽음의 던전 입장하는 방법을 안 물어봤네.. 그냥 외치면 되는 건가?"
"죽음의 던전."
[죽음의 던전에 입장하시겠습니까?]
Yes or No
"Yes."
입장을 하겠다고 하자, 갑자기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나더니, 다른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읍.."
그렇게 죽음의 던전에 도착했고, 내 눈을 사로잡았던 건 내 앞에 떠 있는 타이머였다.
'한 시간인가? 후.... 최대한 잡아주지."
몬스터는 그리 강하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몬스터들이 조금씩 강해지기 시작했다.
[남은 시간 : 27 : 45]
'후... 삼십 분이나 남았다니... 성스러운 회복도 한 번 썼고.. 슬슬 체력적으로 벅차기 시작하는데.."
[죽음의 던전안에 있는 모든 몬스터를 처리했습니다.]
'잉??'
메세지와 함께 내 꿈속 세상으로 이동되었고 곧바로 두 번째 메세지가 내 앞에 나타났다.
[SS등급으로 데스블레이가 변경되었습니다.]
[데스 메테오 스킬을 획득하셨습니다.]
데스 메테오 : 술자가 지정한 곳으로 거대한 불덩이가 떨어진다. [쿨타임 : 없음]
'SS등급에다가 새로운 스킬까지? 쿨타임이 없는 게 사기군.. 마력을 많이 올려야겠어. 근데 장백은 왜 제한 시간 안에 몬스터를 계속 잡아야 한다고
이야기한 거지? 끝까지 다 못 잡은 건가?'
SS등급으로 변한 데스 블레이드를 들어 올려 보았다. 장백이 가지고 있던 B등급의 데스 블레이드 멋있었지만, SS등급의 데스 블레이드에 비교할 수는 없었다.
'뭔가 검에서 웅장함이 느껴지는 건 처음이군.'
데스 블레이드를 인벤토리창에 넣고 수련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수련에 열중하고 있는 승만이의 모습이 보였다.
"나바야,"
"응? 아.. 맞다. 내 닉네임이 나바였지."
"적응하려면 시간 좀 걸릴 거야."
승만이의 사역마인 순자할매도 개인 수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순자할매님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나는 다시 승만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나 흑협들을 처리하고 올게."
"어디로 가게?"
"일단은 미내기님의 꿈속에서 전투가 한창이니 그곳에 가는 게 좋겠지? 채린이도 있을 테고 말이야."
"채린이한테 이제 인벤토리창에 대해서 이야기 할 거야."
"뭐, 나야 상관없지. 멋있게 짠 하려고 했었는데 포기했어."
"하하.. 그래. 나도 가고 싶다..."
승만이는 자신은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지 시무룩해져 있었고, 승만이의 표정을 보며 예전에 채린이가 나를 꿈속에 남겨두고 갔었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었다.
"나바야, 너도 금방 강해질 거야. 조급해하지 않아도 돼. 나도 그랬으니까."
"그, 그래.."
아쉬워하는 승만이를 뒤로하고 나는 미내기의 꿈속 세상으로 드림홀을 타고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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