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만 꿔도 세계 최강-88화 (88/136)

〈 88화 〉 2부 35화 호태의 일기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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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35화 호태의 일기장 (2)

2007년 3월 20일

리카엘님이 드림관리재단에 대하여 의문점을 제기했다. 과연 S급이 되면 받는 연봉이 어디서 오는 것일까 하는 의문 말이다. 일렉과 나는 리카엘님이 말하기 전까지는 엄청난 연봉을 받는 것에 대해만 좋아했지, 드림관리재단이 우리에게 연봉을 주는 구도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

일렉은 드림관리재단 사람 중에 분명히 엄청난 재벌이 있을 거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가설로 세웠지만, 나와 리카엘님의 의구심은 줄어들지 않았다.

2007년 3월 25일

리카엘님과 스칼님을 찾아가 S급이 되면 받게 되는 연봉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드림관리재단은 어떻게 우리에게 큰돈을 우리에게 지급하는 것인지 여쭤봤다가, S급이 되면 자연이 알게 될 것을 뭣 하러 지금 궁금해하냐며 핀잔만 들었다.

2007년 3월 27일

일렉이가 본부 건물 내부에 이상한 곳을 발견했다고 한다. 경비가 삼엄해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본부 소속들도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는 금지구역이 있다고 했다.

이번 꿈속 세상에서 리카엘님과 같이 일렉이 발견한 곳을 몰래 가보기로 했다. 금지구역, 그곳에 무엇이 있을까? 마치, 어린아이가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것 마냥 나와 일렉 그리고 리카엘님은 상당히 들 떠 있었다.

2007년 3월 28일

정말 일렉이가 말했던 금지구역이 있었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경비가 너무 삼엄해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일렉은 뒤늦게 금지구역에 들어갔을 때 몰아칠 후환을 두려워했지만, 리카엘님과 나는 어떻게 하면 경비를 뚫고 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를 미친 듯이 했다.

2007년 3월 29일

현재 우리 실력으로는 금지구역에 들어갈 수 있지만, 들키지 않고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평소에 금지구역을 맡고 있는 경판님이 잠깐이라도 자리를 비우는 사이 우리들은 금지구역에 침입을 할 것이다. 어차피 걸리겠지만, 근신 처분을 받을 정도는 이미 각오했다.

2007년 3월 30일

모든 만반의 준비는 끝났다. 이번 꿈속 세상에 들어가서 금지구역으로 들어갈 것이다. 매우 설렌다.

2007년 3월 31일

펜을 잡은 손이 떨린다. 심장은 두근거리고 불안하다. 뭔가 잘못됐다. 우린 거기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았다.

2007년 4월 1일

차분하게 머릿속을 정리하고 글을 쓴다. 나와 일렉 리카엘님은 지금 감시자들한테 쫓기고 있다. 근신 처분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침입했던 금지구역 안에는 정말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잡힌다면 우린 분명 자각력을 잃을 것이다. 본부 내에서 드림홀 생성 억제를 맡고 있던 제이슨을 데리고 탈출하는데 성공했지만, 제이슨은 그동안 감시자들한테 받은 고문으로 심신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제이슨은 우리에게 차라리 자각력을 잃게 만들어 자유를 달라고 애원했지만, 우리들은 차마 그렇게 할 수 없었다.

2007년 4월 2일

일렉이 자각력을 잃었다. 나와 리카엘님은 일렉이 시간을 끄는 사이 드림홀을 생성해 겨우 도망쳤다. 제이슨을 놔두고 왔지만, 드림홀 생성을 억제하는 능력 때문에 제이슨은 감시자들한테 자각력을 잃을일은 없을 것이다.

자각력을 잃을 두려움보다 더 절망적인 건 어제부터 자꾸 누군가 우리 집을 감시하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방금도 커튼 사이로 숨어 베란다 밑을 바라보니, 어제도 봤던 검정색상의 승용차들이 우리 집 앞을 지키고 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2007년 4월 3일

결국 나와 리카엘님은 자각력을 잃었다. 드림관리재단은 어찌 보면 흑협들보다 더한 악마들이다. 넘버원이 리카엘님의 목을 비틀며 웃고 있었던 모습이 자꾸만 생각난다.

현실 세계의 내 목숨조차 위협을 받고 있는 이 상황에 드림관리재단의 악행들을 과연 내가 만천하에 알릴 수 있을까? 그냥 이대로 모든 걸 감추고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다. 우리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것이다.

나는 노트를 덮으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을 감당할 수 없었다. 아픈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대성통곡을 하고 싶었지만, 혹시나 엄마와 할아버지가 들을까, 흐느끼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이 시발 새끼들...'

우리 아버지는 가족들을 버리고 떠나신 게 아니다. CCTV가 조작되었거나, 누군가의 협박으로 등 떠밀려 자살을 한 것이다.

'전화를 해야겠어.'

아직도 진정되지 않는 떨리는 손으로 테라와 승만이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았다.

­딩동

승만이네 현관문을 열리고 거실로 들어가자, 먼저 도착한 테라가 나를 보며 반갑게 인사를 하려다가, 탱탱 부은 내 눈을 발견하곤 의자에서 일어섰다.

"뭐야? 애송이 무슨 일 있었어?"

"다들 앉아봐. 할 얘기가 있으니까."

내가 의자에 앉자 테라와 승만이도 맞은편 의자에 착석했다. 나는 이윤석에게 건네받은 노트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이게 뭐야?"

"우리 아버지 조원이었던 꿈속 닉네임은 호태. 실제 이름은 이정수 씨가 쓴 일기장이야. 오늘 이정수씨의 아들인 이윤석에게 받았지."

"그럼 십 삼 년 전 일기장?"

"맞아."

"읽어 봐도 돼?"

내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리자, 승만이와 테라는 이정수가 쓴 일기장을 천천히 읽었다.

쾅­

"이런 시발!"

평소에 남의 일에는 표정을 잘 숨겼던 승만이가 일기장을 보고 화가 났는지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진정해."

"너는 지금 진정이 돼? 이건 명백한 타살이라고."

"일기장을 들고 경찰서라도 찾아갈까?"

"뭐, 뭐라고? 너희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가 뭐?"

"......"

내가 승만이와 대화하는 사이 테라가 생각보다 침착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우리끼리 이런 식으로 대화하면 아무것도 해결이 되지 않아."

"....."

"....."

"그리고 일기장에는 금지구역에 대해서 정확하게 명시된 게 없어."

"그건 맞아. 그냥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고 써 있을 뿐이지."

"그리고 안타깝지만, 승만이 말대로 이 일기장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황상 너희 아버지 죽음이 그냥 평범한 자살이 아닐 가능성이 커졌지."

".... 그것도 네 말이 맞아."

"그리고 너희 아버지가 광텐의 말대로 같은 감시자들한테 자각력을 잃었다는 이야기고.."

"그렇지."

테라는 내 아버지와 연관되어 있어 말하기가 조심스러운지 머뭇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래도 지금 많이 진정이 됐어. 괜찮으니까 이야기해봐."

"사실.. 광텐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생각한 적 있지."

"그래. 아니길 바랬지만 말이야."

"그럼 냉정하게 돌아와서 일단 우리가 이 일기장에서 조사를 해봐야 하는 사람은 금지구역에서 너희 아버지와 조원들과 같이 탈출했던 제이슨이야. 일기장의 내용대로 라면 아직 제이슨은 자각력을 잃지 않았을 테니 말이야."

"제이슨은 누굴까?"

"아마, 본부에서 드림홀을 생성하지 못하게 만드는 억제기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인 것 같아. 근데 일기장 내용을 보면 제이슨은 아마 금지구역에 갇혀 억제기 역할을 강제로 당하는 것 같아."

"자신에게 자유를 달라고 했으니.."

"내가 조다영에게 제이슨의 정보를 한 번 알아 볼테니 너는 감정 컨트롤이나 잘하고 있으라고."

"고맙다. 테라."

"크흐.. 이거 현실 세계에서도 목숨을 걸어야겠는 걸..?"

"후... 그러게 말이야."

"걱정하지 마. 그들이 채린이와 너희를 찾기 전에 내가 그들의 현실 세계의 본거지를 먼저 찾아낼 테니 말이야."

"그래. 나도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하겠어."

"크하하하! 그래야지! 애송이답지!"

"일단 늦었으니 집에 가야겠어. 승만이 너는 좀 있다가 꿈속에서 보자고."

"그, 그래.."

그렇게 승만이네 집에서 나와 우리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녀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할아버지가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계셨다.

"오늘은 좀 늦게 들어왔구나."

"아, 친구가 잠깐 집 앞에 왔다고 해서..."

"그래. 내일은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이니까 그럴 수 있지."

"하하.. 네."

할아버지가 아버지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상심이 크실지 벌써부터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후... 아침부터 이리저리 돌아다녔더니 피곤함이 몰려오네."

나는 방안에 들어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꿈속 세상으로 들어와 보니 승만이는 내가 바로 가고 잠을 잤는지 먼저 내 꿈속 세상에 와 있었다.

"승만아, 일찍 왔네."

"아, 응.."

방금전 현실 세계에서 내 앞에서 화를 냈던 게 미안했는지, 어색하게 나를 반겼다.

"저.. 귀령아."

"응."

"아까 우리 집에서.. 미안하다. 네가 나보다 더 힘들 텐데.."

"아니야. 마치, 네가 겪은 것처럼 나 대신 화를 내줘서 속으로는 고마웠어."

승만이는 내 말을 듣고는 안심이 됐는지 축 늘어졌던 어깨를 폈다.

"그, 그래? 아무튼 금전적으로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야기하라고. 내가 너의 ATM이 되어 줄 테니까!"

"하하.. 든든하다. 그나저나, 아까전에 정신없어서 못 물어봤는데 채린이는 뭐래?"

"아.. 네가 집안일 때문에 학교 못 왔다고 둘러대니까 걱정하는 눈치이긴 했는데 잘 넘어갔어. 승연이랑 지은이한테도 그렇게 이야기 해뒀어. 걱정하지 말라고!"

"고맙다. 이제 수련관으로 가볼까?"

"그래!"

어느 때처럼 수련관으로 들어가, 승만이와 각자 개인 수련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띠링

'벌써.. 제작할 때가 됐군.'

수련을 하며 보름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나는 제작을 하기 위해 아이템을 생성했다.

"대장장이의 망치 생성!"

((체력이 증가합니다.))

((마력이 증가합니다.))

((집중력이 향상됩니다.))

(('제작의 법칙' 스킬을 시전할 수 있습니다.))

"제작의 법칙!"

((아이템 피카소의 만능 붓을 얻었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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