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 24화
* * *
에리엘이 무거운 숨을 내쉬고 눈을 살며시 뜬다.
그녀의 몽롱한 눈빛이 이쪽으로 향하고, 연두색의 눈동자와 마주했다.
"어...음.. 오늘 결투는 대단히 멋졌습니다. 에리엘 대장님."
당황해서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병실에서 단 둘이 있는데, 나는 에리엘과 같은 침대 안에 있다. 이걸 커버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에리엘은 지금의 상황이 인지가 안 되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강한윤 중위..?"
어째서 여기 있냐는 물음을 던지듯이 말꼬리가 올라갔다.
"그러게요."
저는 왜 여기 있을까요.
반항하기에는 너무 빈약한 몸이라서 반항하지도 못했다.
"...꿈인 건가?"
"그런 걸로 쳐도 되겠습니까??"
"꿈이 아니군..."
목이 잠긴 에리엘의 목소리에 당황스러움이 묻어나온다.
"일단... 물이라도 드릴까요?"
이 상황은 모른 체하더라도, 코 닿을 거리에 누워있는 것은 어색하다.
물을 핑계 삼아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에리엘이 나를 붙잡고 있었다.
아니, 여전히 껴안고 있다는 표현이 더 옳았다.
"몸이 추워서... 좀 더 이대로 있었으면 한다만."
"...예 알겠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에리엘의 상태는 확실히 좋지 않아 보인다.
이 자리를 벗어나려는 것을 포기하자.
내 체온을 뺏어가려는 것처럼 완전히 밀착한 에리엘.
여기서 고개를 조금만 움직이면 키스할 수 있을 정도의 근거리였다.
그렇게 몇 분 동안 껴안고 있었지만 에리엘의 상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때, 생각이 떠오른 내가 입을 열었다.
"에리엘 대장님. 저체온 증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만..."
"...?"
"알몸 접촉을 하면 가장 효과적입니다."
체온을 나누려면 알몸으로 접촉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내가 말하고도 조금 어이가 없네.
얘기를 들은 에리엘이 멍하니 있다가.
"..그렇군."
한마디와 함께 단번에 웃옷을 벗었다.
커다랗고 하얀 가슴이 단번에 튀어나왔다.
어제 봤던 가슴을 앞에서 보니 파괴력이 엄청나다.
이어서 바지와 팬티를 벗으면서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색 음모가 보인다.
일단은 나도 옷을 벗어야겠지.
부끄럽긴 하지만, 에리엘도 벗고 있으니까. 선택지가 없다.
에리엘의 상태를 호전시키려면 이 방법 말고 좋은 선택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나도 웃옷부터 바지까지 차례로 벗고 나체가 되었다.
우리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천천히 가까워졌다.
아. 이대로라면 발기할 것 같은데.
환자를 간호하는 입장에서 그건 불상사가 아닐까.
간호가 맞긴 한 건가.
"좀 더.. 가까이 붙도록."
에리엘이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향해 조금 다가온다.
나도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에리엘의 몸을 껴안았다.
달콤한 체향을 맡으니 자연스레 발기가 되지만.
남자의 신체 구조 상 제일 따뜻한 곳이 여기니까 에리엘에겐 오히려 좋다고 할 수 있다.
딱딱하게 발기한 자지를 에리엘의 배에 밀착시켰다.
위로는 가슴이 닿고.
아래로는 에리엘의 매끄러운 배와 다리가 닿은 상태다.
하지만 에리엘은 비몽사몽한 상태라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이 기술을 쓸 수 있을 지도?'
[방중술 정기주입]
정기를 주입해서 마나를 회복시킵니다.
마나 회복력이 10% 늘어납니다.
저번에 혹시나 싶어서 배워놨던 방중술 계의 기술.
마나가 고갈되어 힘들어하는 에리엘에게는 이게 특효약일터였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하는 거지?
정기주입을 발동하려면, 상대에게 먹이거나 사정하거나.
둘 중 하나는 해야 하는 데. 그게 어느 쪽이든 쉬워 보이지 않았다.
"...지금 바로 마나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뭐지?"
"제 정액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내가 말하고도 얼토당토않은 말이다.
"진짜인가?"
에리엘이 미심쩍은 눈으로 되물었다.
"진짜입니다. 저번 마사지도 비슷한 기술입니다."
"... 하아.. 무슨.."
내가 이런 기술만 가지고 있으니 변태 같긴 하다.
몸을 최대한 밀착한 채로 정기를 주입해야 한다.
그에 어울리는 자세가 하나 떠올랐다.
"에리엘 대장님. 제 위로 올라오시겠습니까?"
그 상태에서 반 바퀴 돌면 몸을 밀착한 상태에서 정기를 주입할 수 있는 자세가 된다.
일명 69자세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 어느 것보다 적절하다.
이불 속으로 에리엘이 들어가고 자연스럽게 다리는 이쪽으로 향한다.
오. 절경이네.
에리엘의 보지가 적나라하게 보였다.
두툼한 대음순과 꽉 다물어있는 모양새가 남자 경험이 없어 보인다.
깨끗해 보이는 에리엘의 보지를 만지려고 시도했다가 그만 두었다.
에리엘이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렸으니까.
이불을 살짝 들춰서 안의 상황을 확인했다.
내 물건을 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에리엘.
손으로 자지를 움켜쥐더니 저번처럼 대딸을 하고 있었다.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능숙하다.
나는 에리엘의 보지를 희롱하기 위해서 대음순을 살짝 벌려보았다.
앙증맞게 닫혀있는 입구가 벌어지면서 예쁜 모양의 분홍색 보지가 보인다.
아직은 젖지 않은 상태라서 손가락을 넣기는 그렇다.
대음순 안에 숨어있던 클리토리스를 살짝 건드렸다.
"하앗...! 거긴.... 왜 만지는 건가!"
"흥분하면 더 빨리 사정할 수 있으니까요. 아. 입을 사용하면 기분이 좋을 것 같은데..."
내가 아쉽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이대로 라면 시간이 좀 걸릴 지도 모릅니다. 에리엘 대장님도 빨리 몸 상태가 호전됐으면 하잖아요?"
"그으읏.."
이불 속에서 에리엘이 고민하는 목소리가 들린 뒤에.
자지를 부드러운 무언가가 감싸는 것이 느껴진다.
감촉으로 보아하니 에리엘의 혓바닥이다.
다음으로 입술로 자지를 머금고 혓바닥을 굴리는 느낌이 난다.
츄웁 츕
사탕을 빠는 것처럼 음란한 소리도 바깥으로 흘러나온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에리엘의 펠라.
노아의 펠라는 사정을 갈구하듯이 격렬하면서도 끈적끈적한 펠라지만.
에리엘의 경우에는 다정하게 감싸서 자극하는 느낌의 펠라다.
아직은 귀두만 집중적으로 괴롭힘 당하고 있지만, 이대로도 좋다.
목구멍으로 깊숙하게 받아들이라는 건 초보에게는 힘든 법이지.
이 감촉도 나쁘지 않다. 특히, 에리엘의 보지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너스 점수를 주고 싶다.
"흐읏..."
클리토리스를 비비면서 에리엘의 반응을 구경했다.
내 몸 위로 올라와 있는 하반신이 움찔거린다.
클리토리스가 특히 민감한 건가?
나는 계속해서 클리토리스를 만지면서 대음순을 닫았다 열었다 하며 모양을 구경했다.
노아랑 비슷하면서도 다르네. 엘프라는 종족이 이런 건가?
노아는 클리토리스 돌출형이고. 에리엘은 클리토리스 함몰 형이다.
안에 숨어있는 클리토리스를 만져주고 싶게 생긴 형태다.
끈질기게 자극을 가하자 에리엘의 질 입구에서 희멀건 액체가 흘러나왔다.
에리엘의 애액은 점성이 진해 보인다. 여기에 삽입하면 분명히 기분 좋겠지.
"흐그읏...! 그그흣 므흣..!"
나는 손가락을 살며시 집어넣었다. 그녀가 뭐라 말을 하는 것 같지만.
펠라도 해야 하고 말도 해야 해서 바쁜 에리엘을 무시하며 만졌다.
입구가 빽빽하다. 손가락의 침입을 막듯이 처녀막이 손가락을 조여 온다.
처녀막이 찢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질의 내부를 손가락으로 만진다.
입구는 꽉 조이면서 안쪽은 느긋하게 품어주는 느낌. 당연히 기분이 좋겠지.
나는 사정감이 몰려오는 것을 느끼면서 에리엘의 지스팟을 찾았다.
나 혼자만 가버리면 뭔가 아쉬우니까. 에리엘도 느끼게 해줘야지.
하반신을 크게 움찔거리는 지점을 찾았다.
그곳을 손가락을 세워서 긁듯이 누르면서 허리를 추켜올렸다.
내가 사정하자 입도 자지를 깨물듯이 조여오고. 밑으로도 손가락을 꽉 조인다.
꿀꺽 꿀꺽
정액을 받아먹는 에리엘의 소리만이 들리는 병실 안. 이불을 들춰서 에리엘의 모습을 확인했다.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나의 정액을 최대한 받아내는 중이었다.
"푸흐읏.."
결국에 다 삼키진 못한 정액이 입가에 흘러내리면서 에리엘이 고개를 들었다.
몽롱한 눈빛으로 입으로 거친 숨을 내뱉는다.
그리고 잠시 후. 손에서 마나를 피어 올리는 에리엘.
정기주입으로 어느 정도 회복된 몸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나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와서 놀랐다만 정말이긴 했군..."
몸 상태는 확실히 호전되어 보인다.
몸도 처음처럼 차지 않고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온 듯하다.
"하지만.. 조금 부족하군. 더 받아가도 되겠지? 강한윤 중위."
불알을 손으로 사랑스럽다는 듯이 쓰다듬으면서 이쪽에 묻는다.
아니, 이미 다른 손으로는 자지를 쓸어 만지는 중이었다.
이대로면 한 번 더 하는 흐름인가?
"마나를 회복하기 위해서니까."
에리엘이 내 자지를 입에 머금었다.
***
마르벨스를 점령한 뒤, 우리의 모든 관심은 루프란으로 쏠렸다.
루프란이 무서우리만치 잠잠했으니까.
마치 폭풍이 오기 전의 고요함 같았다.
"루프란은... 어떻게 되고 있으려나."
반란이 일어나고, 파프닐은 흑화해서 영지민들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것까진 봤다.
여기에서 어떻게 진행될 지가 중요하다.
'게임에서는 대부분 좋지 않게 끝나지.'
반란을 진압한다고 영지민을 몰살. 영지민이 승리해서 군대가 몰살.
혹은 협상에 성공하거나 화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나오지 않는다.
어느 쪽으로 흘러가더라도 좋은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동부의 영지에서 지원이 나오는 경우의 수도 있지만, 그런 선택을 내리진 않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루프란으로 지원을 온다 하더라도 다프닐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느리다.
거기에 루프란이 중요한 위치인가? 를 따져보면 결론이 나온다.
'루프란을 버리겠지.'
루프란을 살릴 바엔 그 쪽을 통해서 나오는 길목을 점거하는 게 낫다. 보급도, 방어도 훨씬 수월하니까.
그리 쓸모 있지도 않은 루프란을 살리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 사실은 동부에서 모를 리가 없다.
'루프란이 참 계륵이란 말이지.'
뺏기면 아깝고, 살리자니 너무 위험부담이 큰 영지다.
남부에 구멍이 뚫리면 그대로 주는 게 낫다.
나는 이를 토대로 루프란에 대해서 정보를 정리했다.
그리고 루프란의 상황에 따라서 어떻게 대처할 지 보고서를 차례대로 작성해 나간다.
근데 이걸 왜 지휘관 실에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에리엘과 단 둘인 채로 있으려니 어색하기 짝이 없다.
나는 상관에게 펠라를 권유했고 그녀는 그걸 받아들여서 펠라를 해줬다.
차라리 애인 관계라고 딱 말할 수 있다면 마음이 편할 텐데.
그건 또 아니란 말이지. 에리엘의 속내를 떠보고 싶다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크흠... 에리엘 대장"
그때 문이 열리면서 수인 병사가 안으로 들어왔다.
"에리엘 대장님...! 나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터진 걸까.
경례를 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문을 벌컥 열 정도였으니까.
나와 에리엘은 병사를 따라 나갔다.
바깥은 조용한데. 막사 내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었다.
쭉 이동해서 도착한 곳은 북쪽의 성문이었다.
여기엔 이미 병사들이 모여서 웅성거리는 중이다.
어, 노아도 있네.
성벽 위에서 어느 곳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노아라면 뭔가를 알고 있을까. 노아에게 다가갔다.
"노아. 무슨 일이야?"
"루프란 쪽에서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인데?"
노아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조그마한 게 보인다.
내가 시력이 안 좋은 건가? 검은색 점으로 밖에 안 보이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보고 있으니 저 형체가 뭔지 알 수 있었다.
우리와는 다른 복장을 하고 있는 병사였으니까.
루프란 방향에서 병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문을 열어라!"
병사가 다가오자 성문이 열린다. 걸어온 사람은 단 둘.
마치 방금까지 전투를 치룬 것처럼 후줄근한 옷매무새였다.
얼굴도 탈진하기 직전의 사람처럼 초췌하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는 상자가 유난히 눈에 띈다.
"그래 무슨 일이지? 여기까지 온 거라면 원하는 게 있을 텐데."
에리엘의 말대로 모두가 궁금해 하는 내용이었다.
"보면 알겁니다."
루프란의 병사들은 상자의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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