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두번째 임팩트
‘제길!’
강준은 의식은 있지만 몸이 점점 움직여지지 않는 것에 인상을 찡그렸다.
점점 몸이 굳어가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고 오래지 않아서 완전히 멈추어 버릴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 전에 눈 앞에 있는 제니퍼를 죽여야만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나이프.’
강준 자신이 내 뻗은 나이프는 땅바닥에 단단히 박혀서는 지금의 힘으로는 빼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아니 빼낼 수 있더라도 점점 굳어 오는 몸을 생각한다면 그리 좋은 행동은 아니었다.
그 전에 눈 앞의 제니퍼의 손에 죽을 수도 있었고 그 전에 자신의 몸이 완전히 마비가 되어 버릴 수도 있었다.
그 전에 제니퍼를 죽여야만 했다.
‘죽여야 해. 죽여야만!’
강준의 지금 생각에는 오직 상대를 죽여야만 한다는 것 뿐이었다.
상대가 여자이든 뭐든 그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 죽음의 게임장은 살아있는 모든 존재를 괴물로 만들고 있었다.
꽈악!
강준은 우악스러운 두 손으로 연약해 보이는 제니퍼의 목을 움켜쥐었다.
당장이라도 부러질 것처럼 약해 보이는 가녀린 목덜미였지만 강준은 상대가 자신보다 더욱 강력한 포식자임을 잘 알고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나는 죽는다.’
죽는 것이 억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제는 그만 쉬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지금 가만히 죽어 주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최선을 다해서 살아남을 때까지 노력을 하다가 죽는다면 몰라도 아무렇게나 죽음을 기다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 때문인지 강준은 제니퍼의 목덜미를 움켜쥐고서는 힘을 주기 시작했다.
제니퍼는 강준이 자신의 목을 조르는 것에 반항을 하기 위해 두 팔을 허우적 거리면서 강준을 밀치려고 했다.
“으윽! 읍!”
“…….”
강준은 자신의 얼굴과 목덜미가 제니퍼의 손에 상처가 나는 것에 아랑곳 하지 않은 채로 점점 파랗게 질려가는 제니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점점 죽어가는 것이 보이고 있었다.
목을 완전히 꺽어 버리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럴 힘까지는 없었다.
그렇게 점점 숨을 쉬지 못해 파랗게 질려가는 제니퍼를 보며 조금만 더를 외치던 강준의 이마에서는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제길! 조금만 더!’
하지만 강준은 파랗게 질려가던 제니퍼의 얼굴의 혈색이 조금씩 돌아오는 것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조금만 더 힘을 주었으면 되었을 것이었는데 더 이상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퍼억!
그리고 제니퍼의 팔에 얼굴을 맞은 강준은 힘 없이 땅바닥에 쓰러져야만 했다.
“하아! 하아! 하아!”
제니퍼는 거침 숨을 내쉬면서 자신이 지금 죽을 뻔했다는 사실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조금만 더 기도가 막혔다면 자신은 분명 죽었을 것이었다.
덜! 덜!
그 때문인지 한동안 제니퍼는 덜덜 떨리는 몸을 어쩔 줄 몰라하며 떨다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강준을 바라보았다.
“아! 아하하! 아하하하하!”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는 강준의 모습이었지만 강준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운이 좋게도 자신이 죽기 전에 강준의 몸이 마비가 된 것이었다.
비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제니퍼는 강준을 향해 발을 내질렀다.
퍼억!
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듯이 강준의 배를 향해 발을 찼지만 생각보다 강준의 복부가 단단한 듯이 이내 자신의 발목이 아픈 것을 느끼는 제니퍼였다.
“제길! 완전히 돌덩어리네!”
제니퍼는 얼얼한 발목을 주무르고서는 움직이지 못하는 강준을 보며 히죽 히죽 미소를 짓기 시작을 했다.
자신이 죽을 뻔하기는 했지만 마침내 자신이 생각하기에 최강의 사냥감을 잡아낸 것이었다.
자신의 계획대로라면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좀 더 편하게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 것은 오산이었고 강준은 제니퍼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한 상대였다.
“하지만 내가 이겼어! 후후! 내가 이겼다고.”
제니퍼는 그런 강한 상대를 이겼다는 생각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얼얼하게 느껴지는 목덜미에서부터 알 수 없는 쾌감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아니 죽기 직전에 느꼈던 극도의 오르가즘이 떠오른 것이었다.
인간은 죽음의 그 순간 그 고통을 잊게 하기 위해서 육체가 극도의 쾌감을 주는 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일종의 마약과도 같이 그런 호르몬으로 인해 인간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쾌락을 경험하는 것이었다.
그런 쾌락이 떠오르자 제니퍼는 온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후우! 이겼으니까 당신을 가지겠어.’
제니퍼는 눈동자만이 움직인 채로 몸이 마비가 되다시피 한 강준에게 다가갔다.
“후후! 당신과 한 번 해 보고 싶었어. 다른 형편없는 남자들은 별로 그럴 가치가 없었거든. 당신의 유전자는 내가 밖으로 나갈 때 가지고 나가 줄게. 정말 운이 좋은 줄 알라고. 후후!”
제니퍼는 색기가 넘치는 눈빛으로 강준을 바라보며 강준의 몸을 쓰다듬었다.
탁!
그리고 퍼지기 시작하는 향기에 강준은 몽롱함을 느끼면서 마비된 몸임에도 불구하고 그 곳이 팽창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서는 자신의 옷을 하나하나 벗기는 제니퍼의 모습을 보면서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를 기분이 들었다.
‘뭐 내가 졌으니 어쩔 수는 없지만….’
강준은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제니퍼를 죽이기 위해 모든 힘을 다했지만 결국에는 실패를 했고 자신의 몸의 소유권은 이제 제니퍼에게로 넘어갔다.
제니퍼가 어떻게 하든 강준은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여자한테 당하는 건 처음이네.’
그나마 죽기 전에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것에 그리 나쁘지는 않은 죽음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마음을 편안히 하고 있을 때 강준은 완전히 옷이 벗겨져 알몸이 되었다.
탄탄하게 단련된 강준의 몸을 본 제니퍼는 감탄을 한 듯이 놀라다가 강준의 근육들을 만져 보기 시작했다.
여자의 몸의 아름다움과는 달리 강인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몸이었다.
스윽!
제니퍼는 그렇게 단단하면서도 매끈한 강준의 몸과 강준의 몸에서 풍겨나는 체취에 자신도 옷을 벗기 시작했다.
강준과는 달리 부드러운 곡선의 여체가 들어났고 강준은 달빛에 비치는 제니퍼의 나체에 살짝 긴장이 될 정도였다.
“후후! 긴장 하지 말아요. 그리고 마지막을 즐겨요.”
비록 몸이 마비가 되어 있지만 강준이 긴장을 하면서 느껴지는 근육의 팽팽해짐은 강준의 몸 위로 올라탄 제니퍼는 곧바로 느낄 수 있었다.
차가운 밤 바람이 두 사람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두 사람은 그런 추위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팍!
그 때 강준은 자신의 얼굴 바로 옆에 꼽히는 날카로운 나이프를 볼 수 있었다.
“일이 끝나고 당신은 죽을 거예요. 그러니 충분히 즐겨요.”
제니퍼는 강준을 절정의 순간에 죽여주겠다며 미소를 지은 채로 말을 하고서는 강준의 몸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달빛 아래로 마치 의식을 치루 듯이 제니퍼의 몸 짓이 흔들리기 시작을 했고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 강준의 그 것은 제니퍼에게 유린되기 시작했다.
충분히 커진 강준의 그 것은 제니퍼에게 긴장을 주기는 했지만 제니퍼의 그 곳도 잔득 흥분이 된 채로 강준의 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 가고 있었다.
“흐음!”
제니퍼는 자신의 몸 속으로 들어오는 강준의 단단함에 몸이 움찔 떨리면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순간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아무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이 사람도 나를 지켜줄 정도로 강하지 못해. 결국 나에게 잡아 먹히는 존재일 뿐.’
딱히 제니퍼는 자신이 문란한 여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거미 같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에게 먹힐 남자를 자신이 선택하고 그렇게 아이를 만든 뒤에 잡아먹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들고 있었다.
“하아! 하아!”
강준의 몸에 올라 탄 채로 연신 몸을 흔들기 시작을 하자 제니퍼는 방금 전에 강준으로부터 죽을 뻔하면서 느꼈던 오르가즘이 다시금 자신의 은밀한 곳에서부터 온 몸으로 퍼져 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내 축축하게 젖은 그 곳으로 끈적끈적거리는 느낌과 함께 쾌락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더 이상 멈출 수 없는 것처럼 제니퍼의 몸은 활대가 되어 흔들렸다.
“흐윽! 흑!”
그리고 이내 제니퍼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쾌락 때문인지 아니면 무엇인지는 제니퍼 조차도 알 수 없는 눈물이었지만 제니퍼의 눈물은 그녀의 얼굴에서부터 가슴과 나신을 지나 흘러내렸다.
하지만 제니퍼는 멈추지 않은 채로 더욱 더 빠르게 몸을 흔들었고 조금씩 절정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을 했다.
강준 또한 점점 신체의 감각이 돌아오는 것과 함께 모든 신경이 그 곳으로 모여드는 느낌에 살짝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결코 낭만적이지는 않았지만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기도 하면서 가장 추악한 광경이 절정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었다.
“아아! 아아!”
그렇게 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도 상하 좌우로 흔들어대던 제니퍼의 탐스러운 엉덩이가 더욱 빨라지기 시작을 할 때 제니퍼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쾌락의 시간은 생각 이상으로 짧기만 했다.
덥썩!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난다면 강준의 마비가 된 몸은 움직이게 될 터였다.
그리고 강준에게서 뜨거운 생명력이 제니퍼의 몸 속으로 뿜어지게 될 터였다.
그렇기에 제니퍼는 강준의 얼굴 옆에 꼽아 놓은 나이프를 움켜쥐었다.
강준이 절정을 느끼는 그 순간 강준의 목덜미를 꿰뚫으려는 생각에서였다.
“으읍!”
그리고 마침내 제니퍼는 자신의 몸 속을 뚫고 들어오는 뜨거운 쾌락에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나이프를 들어올렸다.
핑!
그리고 그 순간 제니퍼는 자신의 뺨을 스치고 지나가는 날카로운 무언가는 느끼고서는 급히 몸을 강준의 옆으로 던져야만 했다.
팍!
그리고 이내 날아와 나무에 박히는 또 다른 무언가에 제니퍼는 이를 악물고서는 강준을 노려보았다.
자신의 신성한 의식을 방해한 적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지금 자신은 무방비의 상태였다.
‘어떤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죽인다! 반드시!’
제니퍼는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물건들을 조심스럽게 챙기고서는 천천히 뒤로 물러서기 시작을 했다.
간간히 날아와 박히는 것이 있었지만 제니퍼는 두 눈을 깜박이지도 않은 채로 노려보며 정글 속으로 스며들 듯이 사라져 갔다.
“…….”
그렇게 제니퍼가 사라진 뒤에 나타난 한 존재는 땅바닥에 널브러진 채로 흉물스러운 그 것이 늘어져 있는 강준의 몸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