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개과천선 스트라이커 001화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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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스트라이커 001화

프롤로그

최후의 순간, 그에게 남은 건 후회뿐이었다.

‘바보 같이…….’

확실히 그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아이를 구한다고 도로에 뛰어들다니.

낡은 축구공 때문에? 아니면 아이가 10살 남짓한 나이여서?

모르겠다.

그는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몸을 던졌다. 그것은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빠아아앙!

시끄러운 경적에 온몸의 털이란 털이 모두 곤두섰다.

차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전조등의 환한 불빛이 눈동자를 가득 채웠다. 금방이라도 생의 불꽃이 꺼질 것만 같았다.

‘이렇게 죽는 건가. 이토록 허무하게?’

허탈해하던 오솔은 문득 시간이 참 느리게 흐른다고 생각했다. 생사가 오가는 절체절명의 순간, 생각을 할 여유가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옆으로 걸음을 옮기면 이 따위 트럭, 얼마든지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빨라진 건 의식의 속도일 뿐, 실제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눈앞으로 그의 일생이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답답했던 어린 시절.

멋대로 살았던 십대.

축구를 시작하며 느꼈던 성취감.

은사님을 외면했던 순간.

사랑하는 이 앞에서 도망쳤던 때.

어쩔 수 없이 프로가 되고, 악에 받쳐 뛰었던 시간들.

지긋지긋한 한국을 떠난 날.

혼자가 되어 홀가분했던 시간들.

혼자라서 미칠 것 같던 암야(暗夜)의 나날들.

불을 밝히기 위해 열었던 파티.

술과 미녀들.

부와 영화.

화려한 스타의 삶 그리고 어둠.

모두가 떠난 어두운 밤. 오솔은 제자리에 쭈그려 앉아 무릎을 감싸 안았다. 후회와 좌절로 점철된 눈동자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때 그녀를 잡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머릿속을 떠나지를 않았다.

‘아…….’

순식간에 스쳐지나가는 과거의 편린들이 가시가 되어 가슴 깊숙이 박혀들었다. 가슴 절절한 후회에 몸서리치려는 순간, 죽음의 불빛이 그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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