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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109화 (109/155)

109. 아쉬운 갑작스러운 이별. 그리고 새로운 시련.

109. 아쉬운 갑작스러운 이별. 그리고 새로운 시련.

코나흐타 요새전이 보브(?)의 활약으로 승리로 끝났다.

이윽고 코나흐타 요새에 앞서 다가오는 백마를 탄 하얀 전사와 뒤로 하나같이 대단한 기운을 내뿜는 전사들이 있었다.

“음?! 보브가 승리하였나?”

하얀 전사는 그리 말했다.

이 말을 하는 그들은 적일까? 아군일까?

※ ※ ※

한편 보브는 내상을 치료하면서 점점 커지는 자신의 무용담(?)에 민망하였다.

“진. 도대체 어떻게 해서 너의 전공이 이렇게 하나같이 대단하지?”

보브의 침대 곁에는 니르와 다른 사람들 눈에 띌까 봐 투구를 쓴 아크가 있었다.

“하하, 그러게요. 그저 눈앞의 적들을 베었을 뿐인데.”

아크는 짐짓 모른 채 했다.

“보브 경, 진 님의 활약으로 당신의 명성이 엄청나게 높아졌어요. 진 님에게 감사해야 해요.”

니르의 말투는 새침하지만, 보브를 간호하는 손길은 따뜻했다.

“그러게 말이야. 붉은 털 보브라니. 흠흠, 진, 내가 이러한 명성을 가져도 될까?”

보브의 양심에는 걸렸지만, 명성을 얻는다면 앞으로 자신이 할 일에 큰 힘이 될 것이기에 거부하지 않는다.

이에 아크의 대답은.

“네, 보브 경. 어차피 저는 비밀 특수 부대라서 저의 존재가 알려지면 안 됩니다. 그리고 데바에게 인간의 명성은 모래와 같아요. 데바와 인간의 시간의 차이를 생각하면 금세 잊히죠. 오히려 보브 경에게 좋은 작용이 되었으면 하네요.”

정식 데바 아님에도 데바의 핏줄이라 일반 사람보다 수명이 긴 보브와 니르에게도 해당 사항인지는 모르나 아크는 사실 이러한 공이 필요 없다. 그 자신은 다른 시대의 사람. 그것보다는 보브에게 앞으로 닥칠 시련을 이길 힘이 된다는 것에 뿌듯한 아크였다. 누가 뭐래도 아들이었으니까. 부모님에게 힘이 되는 것은 자식의 자랑이었다.

“고마워. 진, 나중에 이그나이트 공작 성에서 제대로 대접할게.”

“감사합니다. 보브 경.”

“저도 감사해요. 보브 경을 위해 힘써주셔서.”

니르의 그 발언에 보브와 아크는 내심 놀란다.

“하하, 니르가 그리 말해주다니. 나를 인정해주는 거야?”

보브가 기쁜 표정으로 말한다.

“흥! 아직 어릴 적 망나니 같았던 모습을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지만, 뭐, 이번엔 좀 괜찮았어요. 불리한 상황임에도 물러서지 않는 점이. 좀 변했다는 것은 인정할게요.”

그랬다. 아크는 보브가 아직 정신을 못 차릴 때 니르가 보브의 과거 이야기를 해서 대충은 알았다.

보브는 어릴 적에 상당히 망나니였단다. 고대부터 유서 깊은 가문이자 다난 제국의 공작의 아들이라서 철들기 전에는 동네 불량배들과 어울려 사고를 많이 쳤단다.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니르를 처음 보고 한눈에 반해 들이대고 자신의 집안 자랑과 재력 자랑을 해서 비호감으로 낙인찍힌 것이다.

이를 듣고 아크는 자신의 미래의 어머니가 왜 그리 자신의 아버지한테 쌀쌀맞았는지 알았다.

아버지는 여자의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몰랐기에.

‘나도 아미가 아니었으면 그리됐을지도 몰라.’

아크는 그렇게 생각이 미치자 아미가 보고 싶었다.

처음 아버지, 어머니를 만난 기쁨에 자신의 여자인 아미를 잠깐 잊은 것에 미안한 감정이든 아크였다.

‘아미는 잘 지내고 있을까? 나부나이드 그 자식을 막아야 하는데.’

아크는 그리 생각했지만 지금 자신은 어찌할지를 몰랐다.

‘그래, 조금 위험하더라도 지금 시대의 딘 가르드에 가면 뭔가 단서가 있겠지. 7개의 영광은 아누, 즉 엔릴 님의 아버지가 내린 것이니까.’

아크는 역사가 조금 바뀌는 한이 있더라도 모험을 하고자 결심한다.

그때. 병사 한 명이 보브의 방에 노크한다.

똑똑.

“들어오시오.”

보브는 위엄 있게 말한다.

“보브 님, 잠시 나와 보셔야겠습니다.”

보브와 니르, 아크는 의아해한다. 그리고 잠시 채비를 하고 나가는데.

“보브! 잘 있었습니까!”

아크의 눈앞에 온몸에 하얀색으로 도배를 한 전사가 보브에게 반갑게 인사를 한다.

“?!”

그리고 놀란 얼굴로 하얀 전사를 보는 보브.

“루 라바다 총사령관님!”

미래의 빛의 디아우스이자 영웅신인 루 라바다가 직접 온 것이다.

아크는 투구를 썼지만 투구 안의 표정은 놀랐다. 총사령관이 직접 오다니. 지금 수라들과 대치 중인 상황에서 말이다.

투구를 벗으며 환히 웃는 루.

은백색의 머리칼에 푸른빛 고글을 쓴 모습은 아크가 익히 아는 모습이었다.

“하하, 위험하단 소리를 듣고 지원하고자 왔는데. 상황이 이미 끝났군요.”

루는 머쓱하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총사령관님. 지금은 전시 상황입니다. 어찌 이리 가벼이 행동하지는 지요.”

니르가 루를 나무란다.

“아! 렌 사부님의 손녀이신 니르 님 이 시군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의 친구인 보브가 위험하다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어서요.”

“그래도 어찌.......”

니르는 감사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되어 말한다.

“지금, 대치 중인 전선에는 디아우스님들이 와있습니다. 제가와도 괜찮은 상황이지요.”

“?!”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놀랐다. 엉덩이 무겁기로 소문난 디아우스들이 직접 움직였다면 이 전쟁은 승리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아크는 이미 이 전쟁의 마지막을 알고 있었다.

‘루 라바다 님의 마법의 창이 수라들의 왕 발로르의 사안을 꿰뚫으며 전쟁은 승리로 끝나지.’

“그나저나 보브, 붉은 털 보브란 이명이 생겼다면서요. 대단하군요.”

루는 보브의 이야기를 여기 오면서 들었나 보다.

“아, 그건.”

보브는 친한 친구인 루에게까지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여기는 병사들이 많았다.

“그건 들어가서 이야기하도록 하죠. 내상이 아직 완쾌가 안 되었나 보군요.”

루는 보브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을 눈치를 채고 그리 말하자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

“아! 닌우르타 님과 따님도 같이 왔습니다. 그들은 지금 꽃구경을 하고 있으니 곧 올 것입니다.”

루가 들어가기 전 그리 말한다.

이에 화들짝 놀라는 보브와 니르.

“뭐라고요? 아미는 아직 어린아이라고요! 그런데 이런 위험한 전쟁터에 데리고 오다니!”

니르가 분개하며 소리친다.

“하하, 닌우르타 님은 천계, 딘 가르드의 최고의 전사십니다. 그런 분이 곁에 있으니 괜찮습니다.”

루가 변명하듯 말한다.

“당장 데리고 와요!”

니르는 총사령관인 루에게 윽박지른다. 이에 오히려 압도당하는 남정네들.

‘어머니, 대단하시네.’

니르의 포효에 아크도 쫄았다.

“네, 넵. 보좌관. 당장 닌우르타 님께 말하여 따님이신 아미 님을 데리고 오라고 하세요.”

“존명!”

루는 말을 더듬으며 말하고 그제야 니르의 표정은 만족하는 표정이 되었다.

‘아미......’

아크는 아미의 이름이 나올 때부터 어릴 적 아미를 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는 일행들.

그리고 자리를 잡자 보브는 입을 연다.

“저 루 님, 사실대로 말하겠습니다. 사실 진이라는 데바가 한 일이 제가 한 것처럼 되었습니다.”

“?”

보브가 그리 말하자 루는 진이라는 데바에 호기심이 일었다.

“바로 여기 있는 전사입니다. 진, 이제 단정히 하고 총사령관님에게 인사를 해.”

“네, 잠시.”

아크는 과거가 바뀌는 한이 있더라도 루에게 인사를 해 딘 가르드로 가야 했기에 잠시 다른 방으로 가서 투구를 벗고 다른 무장을 해제하여 단정히 하였다.

그리고 준비를 하면서 대화를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저자는 누구십니까?”

루는 궁금함에 물어본다.

“아주 대단한 데바이지요. 사실 이번 전투는 저자 때문에 승리한 것입니다.”

보브가 자랑스레 이야기하였다.

그때 문에 누군가가 왔다.

“하하하, 니르, 내 딸이 그리 걱정되었나? 하하하!”

“닌우르타 님!”

사람들이 화들짝 놀랐다.

“언니!”

어린 아미가 반갑게 인사하였다.

다른 방에 있던 아크는 기대하며 문을 열려고 하는데.

후 우웅!

“음?! 이게 갑자기 왜?!”

아크의 품에 있던 7개의 영광이 기운을 내뿜으며 번쩍였다.

‘안 돼. 아미!’

팟!

아크는 마지막 말도 못 하였다. 그리고 빛이 번쩍이고 아크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게 무슨 빛이지?”

한편 보브는 건넛방에 빛이 나오자 문을 열었다.

“진!”

보브는 아크가 사라진 상태이자 놀랐다. 그건 니르도 마찬가지.

“음?! 누가 있었나?”

닌우르타는 의아해한다.

“이런 갔나 보군요.”

루도 놀란다.

“이리 갈 사람이 아닌데. 진.......”

보브는 아쉬워한다.

“진 님이 사라지다니. 당장 찾아야 해요!”

니르는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찌해야 할지를 모른다.

이에 루가 말한다.

“그만두세요.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하늘의 뜻입니다. 그리고 왠지 그 진이라는 자. 언젠가 꼭 만날 것 같군요.”

“그래도, 그래도.......”

니르는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래, 니르 언젠가는 만나겠지. 지금은 다른 임무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갔을 거야. 난 믿어 왠지 그 사람은 꼭 만나게 될 거라고.”

보브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니르를 위해서 담담한 척 한다.

“보브 경.......”

“꼭 다시 만나. 회포를 풀어야지 그때까지 더욱 강해져 있을 거야.”

보브는 다짐한다. 언젠가 만난다면 이번에는 자신이 힘이 되어줄 거라고 말이다.

그때. 닌우르타의 딸인 아미가 운다.

“후에 엥!”

이에 당황하는 닌우르타.

“아니, 아미. 왜 그래? 갑자기 울고.”

“모르겠어요. 왜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슬퍼요. 흑흑.”

니르가 와서 아미를 끌어안는다.

“아미, 너도 같이 만났으면 좋았을걸. 아쉽다. 그치.”

니르는 아미를 안으며 아쉬움을 달랜다.

‘언젠가는 다시 만나자. 처음 보지만 낯설지 않은 자여.’

니르는 그리 생각하고 이별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만나리라 믿으며.

※ ※ ※

한편 아크는 다시 시간의 통로에서 벗어나고자 기를 쓰고 있었다.

“젠장! 부모님에게 그리고 아미에게 인사도 못 하고 이리 갑작스럽게.”

아크는 야속한 7개의 영광이 원망스러웠다.

우우 웅!

그러나 7개의 영광은 그런 아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로 공명을 하면서 아크를 다른 곳을 인도할 뿐이었다.

파팟!

그리고 빛의 통로가 끝나자 아크의 눈앞에 있는 풍경은 처음 보는 숲으로 된 풍경이었다.

저번에는 아크의 틸에 반응하여 반발 작용이 컸으나 이번에는 비교적 쾌적하게 이동되었다.

“이 식물들은 처음 보는 것인데.”

아크는 고대 식물학책에 있던 그림처럼 생긴 식물의 잎을 보며 말한다.

-아크, 아크! 내 말 들려!

“음?! 크리!”

아크는 이제야 들리는 크리의 목소리에 대답한다.

-이제야 내 목소리가 들리는군. 다행이다.

아크는 크리의 목소리가 들리자 안심한다.

“크리, 괜찮아?”

-그래, 아크. 크리드안에서 밖의 상황이 보이고 들리는데, 나의 말이 너에게 들리지 않자 나도 많이 당황했어.

아크는 크리의 대답에 하나의 추론이 되었다.

“네가 존재한다는 것은 크리, 네가 없는 시대란 건데.”

-그래 나도 너처럼 크로스 경의 말이 떠올랐어.

“그럼 지금은 무슨 시대이지?”

아크와 크리가 한참을 추리할 때 숲에서 어떠한 폭음이 들렸다.

콰앙!

-아크!

“그래 크리 나도 들었어. 일단 무장을 제대로 갖추고 가자.”

아크는 아공간에서 자신의 갑옷인 패왕의 갑옷과 크리드를 꺼내서 무장하였다.

철컥, 철컥.

오랜만에 입는 자신의 애용 무구에 아크는 마음이 안심되었다.

“가자, 크리!”

-그래 뭐가 있어도. 헤쳐나가면 되지!

그렇게 아크의 새로운 시련이 시작되었다. 7개의 영광에 의한 아크의 시련은 이제부터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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