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출정.
93. 출정.
아크 진영과 연합군은 준비가 끝났다. 군단별로 체계가 잡혔고 보급로와 보급부대의 인선도 마무리가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출정뿐.
아크는 신료들과 연합군대장들 그리고 아크 진영의 중추 세력의 수장들이 무장을 한 채 아크의 말을 기다렸다.
“주군. 모두 모였습니다.”
아크의 수호자이자 이제는 아크 진영의 군사로서 입지를 다진 카셀이 말하였다.
“그래 시작해라.”
아크가 말하고.
“모두 주군께서 말씀하시겠습니다.”
카셀이 말하였다.
“쉿, 쉿. 군사님이 말씀하십니다.”
“모두 조용.”
예전에는 카셀을 깎아내리기 바빴던 신료들이 이제는 앞장서서 카셀의 말을 경청한다. 그만큼 카셀이 신료들의 군기를 꽉 잡고 있다는 뜻.
아크는 그 사실에 피식 웃었다. 그리고 입을 여는데.
“모두 오랫동안 기다려 줬습니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내려고 합니다. 각 분야에서 힘써주신 여러분들이 있기에 준비가 끝났고 이곳 카다른을 침공하고 브란티아 대륙의 정의를 깎은 란셀을.......”
아크는 감정이 격해진 지고 목이 메인 듯 잠시 말을 끊더니.
“토벌하고 브란티아 대륙의 정의를 바로 세웁시다!”
아크가 목청을 높이며 말했다.
“예! 주군!”
“맹주님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아크 진영의 사람들과 연합군대장들 또한 한목소리로 아크의 말에 호응했다.
“자! 갑시다. 병사들이 기다립니다.”
무장한 아크가 나서자 무인들 또한 무장한 채 아크를 따라나선다.
쿵! 쿵!
북이 울리고.
“와 아아아!”
“아크 벨! 아크 벨!”
밖에 일사불란하게 진을 갖춘 1만의 병사들이 그들을 맞이했다. 그들의 사기는 하늘 찌를 듯 높았다.
※ ※ ※
렌 사부는 이제는 후학들의 시대라며 이번 전쟁에서는 빠졌다. 그래도 카다른의 사람들을 수호하겠다며 자청해서 수비군 대장으로 남았다.
아크 진영에서 제일 강한 전력인 렌 사부가 전선에서 빠진다고 하니 불만을 가진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반응에 아크는 이렇게 말한다.
“렌 사부님은 우리들의 최후의 보루입니다. 만약 저희가 실패했을 때. 힘없는 백성들은 누가 지켜줍니까. 그리고 이 싸움은 저희 세대의 싸움입니다. 인류의 존망을 건 수라들과 싸움도 아니고 이미 은퇴하신 사부님이 나설 일은 아닙니다.”
아크의 그 말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조용해졌다.
준비가 완전히 된 아크의 연합군은 거침없이 북진을 계속했다. 그러자 예전 전선이었던. 이멘 영지에 도착하였다.
“주군. 이멘 영지에 도착했습니다.”
군의 참모이자 군사인 카셀이 아크에게 말한다.
“이 지역을 점령하면 바로 예전 쉘츠 제국의 수도 이스 영지겠지.”
아크가 말한다.
“네, 주군.”
아크의 수하들이 대답한다.
“란데르그.”
“예. 주군.”
“적장은 누구인가.”
아크는 출정하기 전 정보부인 하프 블러드의 수장 란데르그한테 말해서 적들의 정보를 캐오라고 명령했다.
“적장은 예전 주군의 암살자로 온 마후라 2세이옵니다.”
아크는 눈을 움찔거린다.
“음? 그러고 보니 마후라 왕국은......”
“예. 주군. 마후라 2세가 이스로 간 뒤 저희 연합군과 동조한 쿠데타를 일으킨 세력에 의해 지금은 무너졌사옵니다.”
아크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흠~ 그렇단 말이지. 그럼 그때의 복수를 할 수 있겠군.”
아크의 그 말에 아크의 수호자들이 말한다.
“주군! 여기는 저희 수호자들에게 맡기십시오.”
제노, 카셀, 드라이, 란데르그는 경쟁적으로 아크에게 말했다. 무인으로서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크 또한 무인. 그러한 것은 똑같았다.
“아니. 나는 주군이랍시고 뒤에 앉아 명령하는 것은 나하고 안 맞다. 그리고 병사들에게는 주군이자 연합군 총대장인 내가 나서는 것이 사기에도 좋다.”
수호자들은 알아챘다. 아크가 저리 당당하게 말하고 저런 표정은 지은 것은 이미 번복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전령을 보내어 말하여라. 병사들의 희생 없이 나. 카다른의 군주 아크 벨과 너희들의 대장 마후라 2세와의 승부로 이번 싸움의 승패를 결정하자고.”
“예, 주군.”
수호자들이 대답한다.
“아! 그리고 마후라 2세에게 또 전할 말로 이걸 거절하면 ‘졸보’라고 전하고.”
쿠쿵.
적장을 도발하는 아크였다.
※ ※ ※
“뭣이라! 그 애송이가 감히 과인을 능멸해!”
예상대로 마후라 2세는 분노로 길길이 날뛰었다. 예부터 전시 때에는 전령의 목을 취하지 않는다고 이야기만 없었다면 마후라 2세는 전령의 목을 잘랐을 것이다. 그만큼 아크의 도발이 마후라 2세에게 잘 먹혔다는 뜻이었다.
“이건 오히려 기회입니다. 전하, 불과 몇 달 전에 그 애송이를 거의 죽일 뻔하지 않았습니까.”
화를 삭이며 자리에 앉는 마후라 2세에게 장수들이 말하였다.
“흐음! 그랬지 그때 렌이란 놈이 없었다면 확실히 목을 베었을 것이오.”
“그동안 얼마나 성취가 있었는지 모르나 이건 고도의 술수입니다.”
“뭣이오?!”
다른 장수가 말한다.
“맞습니다. 전하. 일반 군세로도 저희를 압도하나. 이런 승부를 건 이유는 자신의 명예와 체면을 위한 것입니다.”
“흐음!”
마후라 2세는 잠시 생각한다.
‘확실히 여기서 거절하면 그냥 군대로 쓸어버릴 것이고. 그리고 내가 졸보라서 그렇다고 선전하고 다닐 테지.’
생각을 마친 마후라 2세는 전령을 부른다.
“좋다. 전령을 다시 데리고 오너라. 그 승부 받아주마.”
“예! 전하!”
“현명하신 선택이시옵니다.”
그렇게 아크와 마후라 2세의 승부가 시작되었다.
※ ※ ※
아크와 마후라 2세가 둘만의 승부를 위해 간단하게 결투장을 만들어 승부를 보려 했다.
“오랜만이군. 애송이 과연 과인에게 예전과는 다르게 상황을 만들 수 있겠는가?”
마후라 2세가 도발하고.
“흥, 옛날 기억을 들추는 걸 봐선 역시 뒷방 늙은이로 있는 게 나을 뻔했군.”
아크 또한 도발했다.
꿈틀!
“이노옴! 오냐! 얼마나 경지를 성취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도와줄 사람은 없을 것이야!”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길.”
그 말을 끝으로 아크와 마후라 2세의 결투가 시작되었다.
후우웅!
콰카카카!
아크와 마후라 2세는 각자의 무기에 오라를 부여하고 기운을 내뱉는다. 그에 떨리는 공기.
아크의 참마검 크리드에는 불타는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골드 오라가 맺혔고. 마후라 2세의 무기는 예전에 렌 사부에게 망가진 포샤르 마틴 대신 새로운 포샤르였다.
속성 석은 그때와 같은 태양의 속성 석과 천둥의 속성 석의 오라로 이루어진 황금빛 뇌창이 맺혔다.
팟!
파팟!
콰앙!
두 명의 그랜드 마스터 급의 오라가 충돌하였다.
카카칵!
금속과 오라의 충돌로 불꽃이 튀었다.
“흥! 패왕의 갑옷은 쓸 수 없지 애송이 너는 여기서 죽는다.”
패쾅!
충돌음을 끝으로 멀어지는 두 사내.
“흠~ 원래는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너의 반응에 써야 하겠군.”
아크가 그리 말하며 패왕의 갑옷을 사용한다.
후우웅!
“?!”
아크의 패왕의 갑옷의 테두리에 있던 황금빛이 점차 갑옷 전체로 퍼지더니 이내 갑옷 전체가 황금빛으로 빛난다. 그러나 예전과는 약간은 다르게 황금빛 갑옷의 표면에 불타오르는 황금빛이 은은히 퍼지며 기운을 내뿜었다.
“이....... 이럴 수가.”
“예전의 패왕의 갑옷과는 약간 다르지. 이건 내가 새로이 고친 것으로 나의 황룡의 기운에 더욱 크게 반응하게 한 나만의 성법기이다.”
“황룡?”
“설명은 그만하고 그만 전투에 집중하지. 아 참! 그리고 하나 더 보여줄게 있다. 그래야지 복수전이지.”
아크는 아공간 아이템을 이용하여 자신의 보조무기인 프라하가르와 클라우 솔라스를 꺼낸다.
“?”
“오라 파이어.”
아크가 낮게 말하고는 아크의 양쪽 허리춤에 있던 두 검이 공중으로 둥실 뜨며 두 검 모두 오라 블레이드가 맺혔다.
후아앙!
화르르!
마고 대륙의 말로 이기어검을 활용하여 두 검에 오라 블레이드를 전개한 아크. 하지만 대체로 하나의 무기에 하나의 오라 파이어를 전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 아크는 두 개나 오라 파이어를 건 것이다.
“이건 말도 안 되는!”
마후라 2세는 기겁한다.
“렌 사부님은 한 번에 9개의 오라 파이어를 하시는 분에는 못 미치지만, 너에게는 통할 것 같군.”
아크는 오라 파이어가 전개된 두 검에 기운을 넣어 마후라 2세에게 쇄도하도록 한다.
후웅!
콰아앙!
두 검은 정확히 마후라 2세에게로 쇄도했고 마후라 2세는 겨우겨우 두 검을 막아본다.
쾅!
콰앙!
검 하나하나에 강력한 충격이 마후라 2세에게 간다.
“크윽! 크아악!”
검을 막은 채로 기합을 넣는 마후라 2세 최후의 발악으로 메긴을 사용한다.
콰카카카!
엄청난 기운에 두 진영의 병사들은 움찔거린다.
“재롱은 다 부렸나?”
어느새 아크가 마후라 2세의 지척에 와서 검을 휘두른다.
슈웅!
“안 돼!”
두 개의 검을 막는 것도 버거웠던 마후라 2세는 상단전의 기운만 사용한 아크의 일격을 허용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죽음이었다.
푸슉!
“크아악!”
피가 튀고 비명을 지르며.
털썩!
마후라 2세가 몸이 크리드에 베인 채 쓰러진다.
“우와아아!”
연합군은 소리를 지르며 환호를 질렀고.
“우....... 우.”
적진은 사기를 잃는다.
“전군! 진격!”
아크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명령했다.
이멘 영지 전이 싱겁게 끝난 것이다.
※ ※ ※
차라리 학살에 가까운 압도적인 승리를 한 아크의 연합군. 아크는 그보다 더욱 진격하고 군막을 지어 하루 쉬기로 한다.
그날 저녁.
아크는 수호자와 식사를 하며 대화를 한다.
“주군. 압승이옵니다. 감축드립니다.”
드라이가 그리 말했으나 아크의 표정은 좋지가 않았다.
“어찌 그런 것이시오. 주군.”
란데르그가 식사를 하며 물었다.
그 말에 대답하는 것은 제노였다.
“이번 싸움은 란셀의 버린 수였다.”
“?!”
드라이와 란데르그는 의아해하다가 곧 그 뜻을 이해한다.
“그래 아다파들은 물론 수라들의 수하들도 없었다.”
아크가 말했다.
그랬다. 예전 제노가 이멘 지역에 왔을 때도. 그리고 가까이는 렌 사부가 주둔해 있을 때도 이멘 지역의 수비는 강했다.
상식을 초월한 초인 아다파들과 상당한 수의 수라들의 수하들로 가득했기에 렌 사부가 있어도 섣불리 공격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 푼이 대장과 7천 정도 되는 일반 오합지졸로 되어있었다. 이건 란셀이 쓸모없는 전력을 버리는 것이었다.
“그럼, 말이오. 전사한 마후라 2세는 왜 이번 전투에 참여한 것이오?”
란데르그의 질문에 카셀이 답한다.
“그건 아마 절벽에서 마른 가지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겁니다. 제가 포로로 잡은 제법 상층부의 장교를 심문해보니 이번에 저희 군을 한 번이라도 막아내면 란셀이 직접 내려오고 마후라 왕국을 되찾아 주겠다고 했다더군요.”
“크흠!”
카셀의 대답에 작게 목을 가다듬는 수호자들이었다.
이에 아크가 대답한다.
“란셀은 뛰어난 전략가지만 인간의 도덕적인 기준으로 보면 반인륜적인 자이다. 카셀, 너희 형은 능력은 좋으나 그 방식이 수라들의 방식과 닮았구나. 그만큼 전쟁이 잔혹한 것이지.”
“......네 주군.”
카셀이 대답하고 아크가 다시 말한다.
“어서 이 미친 전쟁을 끝내야 한다. 너희들 모두, 한 사람도 빠짐없이 나를 도와주길 바란다.”
“예! 주군!”
아크는 수호자들에게 믿음을 보여줬고 그것에 맞게 믿음직스럽게 대답하는 수호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