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백호(풍백)의 수호자 란데르그. 그리고 벨(Bel)의 탄생.
49. 백호(풍백)의 수호자 란데르그. 그리고 벨(Bel)의 탄생.
“그게 무슨 말이시오. 크리?”
란데르그는 크리에게 질문한다.
“말 그대로 백호의 기운을 받아. 아크를 보좌하는 거야.”
란데르그는 당황하였다.
“보좌라니 그건 상하 관계에서나 쓰는 말이 아니오? 아크와 나는 친구요.”
“그래 친구 같은 상하 관계. 수호자지.”
란데르그는 혀를 찬다.
“쯧, 쯧, 쯧, 나이가 어려진 게 아니라 노망이 났구려. 하지만 수호자란 호칭은 맘에 드오.”
“란데르그 너 하프지? 그것도 야수 족 중에서도 백호 족으로.”
란데르그는 흠칫 놀란다.
“하프인 것은 내 귀를 보면 알았을 거고, 야수 족인 줄은 어찌 아시었소?”
“풍기는 기운. 그것도 역대 사신수들 중 유일하게 혈연관계를 만든 지금의 백호의 백호 족의 기운 바람의 냄새로 알았지. 그렇다면 백호의 기운과 상성이 잘 맞아. 보나 마나 너, 바람의 속성을 쓰지?”
란데르그는 저번에 사신수들을 만났을 때 어머니가 야수 족인 줄은 알았지만 백호 족이라는 것은 그때 처음 알았다. 아마 사신수중 백호도 이러한 이유로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바람의 속성을 사용한다는 것은 또 어찌 알았을까?
“? 그런 어찌 아시었소?”
“백호족은 자유로운 바람,.당연히 바람의 힘에 이끌리지. 자신과 같으니 말이야.”
란데르그가 바람의 속성을 쓰는 것은 우연이 아니고 운명이었다. 란데르그가 혼란에 휩싸였을 때 크리는 아크 일행에게 질문한다.
“인종차별은 브란티아 대륙하고 마고 대륙하고 약간씩 다르지만, 하프에 대해서는 똑같이 차별하지. 요즘은 인종차별을 어떻게 해?”
이에 아미가 대답한다.
“그게 크리, 아마 치우 천왕이 살아있을 때와 같을 거야. 브란티아 대륙은 같은 브란티아 대륙 사람이면 휴먼끼리는 유색인종 차별을 안 해. 적어도 브란티아 대륙 내에서 휴먼끼리의 차이는 없어. 그리고 각 종족 그러니까 엘프, 드워프, 갈색 오크 등은 인간으로 인정하지. 마고 대륙은 어때? 고현.”
고현이 말하였다.
“우리들은 더 심각해 인간, 그러니까 브란티아 대륙표현으론 휴먼만을 인간으로 치고 다른 종족을 비인간 혹은 유사 인간이라고 불러, 그리고 다른 유색인종도 차별이 심해.”
크리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흐~음 치우천왕이 통치했을 땐 적어도 비인간, 유사 인간이라고 안 불렀는데.”
“그게 정말입니까? 크리 님?”
고현은 크리드를 크리라곤 부르지만, 자신의 조상이라서 높임말을 쓴다.
“그것이 정말이면 역사 왜곡입니다. 저희는 그러니까 적어도 신시 왕국은 마지막 천왕 때까지 그렇게 불렀다고 알아서, 차별 정책을 마고 대륙에서 시행해왔습니다.”
“아마 기득권이 권력을 안 빼앗기려고 그랬을 거야.”
과연 치우 천왕의 기억을 아는 자답게 크리는 정답에 근접했다.
“그럼 하프는 계속 차별 당한 거야?”
아크가 질문하였다.
“그래 아크, 하프는 고대 때부터 차별당해왔어. 후손을 남길 수 없으니 세력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니까.”
아미는 슬프다는 표정으로 말하였다.
“그래, 란데르그. 백호의 힘을 받아. 그리하면 너의 부모님 중 백호 족의 피를 가진 분의 종족에 인정을 받을 수 있어.”
크리가 란데르그에게 말하였고.
란데르그는 혼란에서 벗어나서 말하였다.
“인정이라 하시었소?”
크리는 자신 있게 말하였다.
“그래 자신들의 선조인 백호의 힘을 가지고 있으면, 인정할 수밖에 없어.”
란데르그는 잠시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말하였다.
“좋소이다. 나의 꿈, 하프들의 차별을 없애려면 일단 나의 종족으로부터 인정이 필요하오! 그게 된다면 무엇이든 하겠소이다.”
크리는 기쁘게 웃었다.
“좋아. 아크, 어서 백호의 기운을 란데르그한테 줘, 사용방법은 너의 영혼에 각인되어서 쉽게 할 수 있을 거야.”
아크는 혼자 무슨 결심을 하였는지 비장한 표정으로 란데르그 앞에 선다.
“란데르그, 하나만 약속할게. 너의 그 꿈. 나도 도울 수 있게 해줘. 이게 나의 수호자가 됨으로써 내가 할 수 있는 약속이야.”
란데르그도 아크의 말과 진심 어린 눈빛에 한쪽 무릎을 꿇고 진지하게 말을 한다.
“그대의 수호자가 되겠습니다. 나의 친구여.”
휘우웅!
하얀 기류가 일더니 아크와 란데르그한테 일렁였다. 그리고 곧 아크의 손을 거쳐 란데르그의 몸으로 들어왔다.
파아앗!
그리고 하얀빛이 바람과 함께 란데르그에게 스며들어 갔다. 하얗고 거대한 백호가 란데르그의 마음속에 보이고. 란데르그는 백호와 이야기하며 백호와 란데르그가 융화된다. 알 수 없는 힘이 란데르그한테 집중되었다.
팟! 팟! 팟!
란데르그의 몸속에 있던 백호 족의 피가 반응한다. 그 피가 반응하자 란데르그의 상단전이 열리는데.
팟!
파아앗!
백호의 힘이 거침없는 기세로 상단전의 문을 뚫었다. 그것은 곧 또 다른 그랜드 마스터의 탄생이었다.
※ ※ ※
몸 안의 기운을 살피는 란데르그. 예전에는 가끔 흥분하거나 목숨이 위험할 때만 느껴지는 야수 족의 피의 힘이 이제는 통제 가능한 형태로 느껴졌다. 그리고 더욱 강대한 힘도 느껴졌다.
“허어~ 이것은 정말이지.”
“어때? 굉장하지?”
크리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란데르그를 보고 이번에는 아크에게 돌아보았다.
“자! 이렇게 하면서 너의 수호자를 찾아서 지금 너의 영혼에 있는 나머지 세 마리의 신수를 나눠 주는 거야. 이렇게 함으로써 너와 수호자는 영혼으로 이루어지는 주종관계이지.”
아크는 좀 걸리는 표정을 지었다.
“주종관계라니 좀 그래, 그냥 친구한테 힘을 나눠 준다고 하는 표현이 맞겠어.”
“어허, 고대부터 존재해온 관계를 부정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넌 이제부터 천왕이니까. 뭐 네가 그렇게 불편하면 친구 같은 주종관계도 좋지”
“천왕, 내가?”
아크와 다른 일행들은 기겁한다.
“그래. 그리고 다른 핏줄이 천왕의 힘을 받으면 그자에게 성(姓)을 내려주지 그리고 너는 브란티아 대륙의 사람 그러한 것은 최초이지. 그래서 너에게 좀 더 특별하고 새로운 성을 내리겠어. 자부심을 가지라고.”
“내가 천왕이라니? 그건 마고 대륙의 왕이 아니야?”
크리는 그러한 아크의 모습에 피식 미소를 짓는다,
“인류는 원래 같은 한 뿌리야. 지금의 인간들이 나눈 기준은 모두 기득권을 위한 가짜지. 신경 쓰지 않는 게 좋아. 지금 내가 하는 것도 다른 이들의 반발을 없애기 위해 하는 것이니까.”
아크는 기존의 이그나이트의 성을 쓰는 것을 말한다.
“어허. 지금 너는 태극사신무와 나의 기를 받아 상단전이 열렸어. 무려 영혼과 몸이 새로 태어난 거지. 옛날 말론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경지야. 그래서 예전에 하던 것은 모두 잊어. 그저 너의 영혼의 운명인 예언의 아이임을 잊지 말고. 마고 대륙의 경지론 신화경의 경지이니. 너는 지금 극한의 경지야. 다음의 경지로는 마고 대륙 식으론 현경, 그리고 브란티아 대륙 식으론 로드의 경지이지. 그것은 육체적 강함이 아니라 일정 영혼의 성숙에 따른 다른 차원의 강함의 경지이니. 그것은 네가 어떻게 함에 따라 다렸어. 너의 수준에 맞는 새로운 가문을 만들어야지.”
“그럼 무슨 성이 좋을까?”
아크가 물었다.
“흠~ 내가 생각해놓은 게 있지 바로 시초 대륙의 말로 벨(Bel)이야. 뜻은 하늘과 땅의 신이란 뜻이지.”
“그런 엄청난 성을 써도 될까? 너무 거창한데?”
아크가 약간 부담스러워하나 은근 마음에 들었다.
“히히히,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도 목숨을 걸고 용기 있게 나서는 자가 이러한데 소심하다니 모순적이네.”
아크를 제외한 아미들은 그 말에 동의한다. 아크는 목숨같이 중요한 걸 걸 때는 용감하나 사소한 것에서는 소심한 태도를 보인다. 뭐 그게 아크의 매력이니까 그냥 넘어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성은 너의 의지를 잇는 자에게 내려. 단순히 핏줄로 내리면 우리 천왕의 계승 명예가 손상 입으니까. 맹세해.”
크리의 표정은 진지했다.
“음! 알겠어, 맹세할게.”
이에 아크 또한 진지하게 말한다.
“좋아. 그럼 넌 지금, 이 순간부터 아크 벨(Ark Bel)이다. 대자연의 기운이여 창조주 안이시여 새로운 천왕의 탄생과 앞길에 축복을.”
아크는 단순히 성이 바뀌었으나 새로운 기운이 흐름을 느꼈다.
“이름에는 힘이 있어. 부디 그 힘을 너의 길에 맞도록 쓰도록 해.”
“알겠어, 크리. 아니 치우 천왕의 영혼의 파편이여.”
아크는 무릎을 한쪽 무릎을 꿇고 자신이 아는 기사도에 맞게 예우를 갖추었다.
“나에게도 관심을 주시오! 나도 그랜드 마스터가 되었고 백호의 힘을 받았는데. 너무 아크만 챙기는 것이 아니오?”
란데르그가 삐졌다. 그 모습을 보자 환하게 웃는 아크 일행이었다.
※ ※ ※
아크 일행은 크리의 인도를 받아 치우 천왕의 무덤이자 신전을 나왔다. 아크를 제외한 다른 일행은 말이 없어서 그냥 다 같이 걸어갔다.
“근데 크리, 치우 천왕의 무덤은 폐쇄 안 해?”
아크가 질문한다.
“아~ 그건 그것대로 놔두려고 우연히 찾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만든 괴물들을 무찌르고 치우 천왕의 무기를 갖겠지.”
“뭐? 하지만 모두 한 나라의 국보급 무기잖아.”
아크와 다른 일행들은 아까워하는데.
“지금은 별 관심도 없어. 치우 천왕 본인도 분명 실력 있는 자가 쓰길 바랄 거야. 그것이 인도(人道)이든 마도(魔道)이든지. 그리고 나올 때 괴물들의 수와 수준을 최대치로 높여놨어. 그리고 마지막 괴물의 망령은 흐흐흐.”
크리는 어린아이의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기분 나쁜 웃음을 지었다.
“윽! 그게 뭐야 크리 안 돼, 어서 어린아이같이 웃어!”
아미는 힘을 아끼고자 고양이 모습으로 변하였고 아크, 아미, 란데르그는 다시금 아미의 아이템을 써 마고 대륙 사람으로 변장하였다. 아크의 새로운 무기 참마검 크리드는 자체 능력으로 크리드 전용 공간에 압축 상태로 있었다.
크리의 말대로면 아크가 필요로 할 때 스스로 모습을 드러낸다 했으니 이 얼마나 편리한 무기인가. 안 그래도 그 커다란 덩치와 무게 때문에 고민하였는데 이런 편리한 기능이 있다니, 역시 신검이다.
“알겠어, 아미.”
크리는 아미의 말은 엄청나게 잘 들었다. 아무래도 아미의 본래 모습을 보고 검의 정령일지라도 남자인지라 아미의 말을 잘 듣는 것이다. 또 크리라는 자신의 새로운 이름도 지어줘서 그런 것 일 거다.
“그런데 크리 님, 그 괴물들은 뭐에요? 마물처럼 사악한 기운은 없던데.”
고현이 묻는다.
“아~ 그건 치우 천왕 생전 충성을 맹세한 장군들과 병사들의 영혼과 뼈야. 모두 치우 천왕을 그리워하는 충성스러운 자들이지.”
“뭐? 그럼 성불(成佛)도 못 하고 그곳에 있는 거야?”
“뭐, 아크 네가 오기 전까진 그랬지 하지만, 나오기 전에 모두 성불시켰어. 그래서 지금 있는 것은 그저 예전 전투방식만 아는 껍데기야. 모두 나와 함께 긴 세월 있어 줘서 고마운 영혼들이지.”
크리는 진심 어린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자신과 오랜 세월을 보낸 자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는 모습이었다.
“그래, 크리 그런 표정을 지어. 어유~ 귀엽다.”
크리는 아미에게 아이다운 귀여운 미소로 화답하였다.
“근데 크리, 마지막에 나오는 자는 누구요? 조금 전에 그렇게 기분 나쁜 웃음을 지었으니 분명 강자일 텐데.”
란데르그가 묻는다.
“아, 그건 내가 전쟁에서 이긴 후 가진 천우 천왕 이외에 최강의 이름 없는 장수야. 엄청나게 강하지, 데바가 아니지만, 보통의 인간으로선 극한의 경지랄까?”
“호오~ 나중에 한 번 붙고 싶군요. 크리 님.”
고현은 호승심이 일어났다.
“지금의 너로선 무리, 생사경 경지인 아크와 란데르그가 합심하면 이길지도.”
그러자 무인인 아크와 고현, 란데르그는 언젠가는 다시 한번 가보고 싶었다. 무인으로서의 본능이다.
“아! 그리고 아크. 시간이 나면 틈틈이 명상을 통해서 태극사신무를 수련하여지도록 해. 어느 정도 수련이 쌓이면 사신수의 힘을 쓸 수 있거든 단순히 기량만 증가하는 다른 무공과는 차원이 달라.”
“응? 크리, 사신수의 힘을 쓴다니?”
크리는 차근차근 가르쳐준다.
“예로 들어 현무의 기운을 수련하면 현무 방패라는 방어기술 등등 사신수 특유의 기술을 쓸 수 있어. 이건 제일 중요한데 주작의 기운을 수련하면 주작의 날개를 사용할 수 있거든, 그렇다면 하늘을 날 수도 있어. 진정한 우화등선(羽化登仙)의 경지이지. 그리고 네가 황룡의 기운을 깨운다면 지금의 사신수보다 뛰어난 힘을 가지게 될 거야.”
“우와! 하늘도 난다고? 그럼 지금 모타 공방에서 만드는 미완성의 메도 안 쓸 수 있겠네!”
아크는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말에 흥분한다.
“메? 아, 고대 데바들이 사용했다던 그 장치, 물론 그것보다 좋지.”
아크는 다짐한다.
“좋아. 사신수의 힘을 통달하고 하늘을 날 것이야, 그리고 황룡의 힘도 통달해야지!”
크리는 흡족하듯이 웃는다.
“그래, 아크. 너라면 분명 해낼 것이야.”
아크의 의지는 활활 불타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