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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하되 지배하지 않는다-46화 (46/155)

46. 귀인(貴人)?, 귀신(鬼神)을 만나다.

46. 귀인(貴人)?, 귀신(鬼神)을 만나다.

아크 일행은 궁금증이 일어 그 신전을 탐색하였다. 그곳의 풍경에 사로잡혀 조금 전의 습격은 대충 넘어갔다. 아마도 흑천이거나 산적들의 소행으로 생각하였다. 그만큼 이곳의 광경은 굉장했다.

일단 형식으로는 마고 대륙풍이 가득했다. 갖가지 귀신 그림과 고현이 말해주었으나 신화 속의 영수(靈獸) 기린과 해태 등의 그림이 인상적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깊숙이 들어가자 사신수를 나타내는 사신도(四神圖)가 있었다. 누군지 몰라도 그림의 고수였다. 그림에 생동감이 흘러넘쳐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여긴 무엇을 모시는 곳이야?”

아크는 고현이 그 답을 해주리라고 생각했다.

“음~ 신전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무덤 같아. 아니면 일종의 요람과 같은 느낌인걸.”

“무덤? 그렇다면 우리는 도굴꾼이 된 것이오?”

란데르그는 기겁하며 말을 한다.

“아니야 란데르그. 우린 아직 아무것도 안 가져갔잖아.”

아미는 혹시 모르는 위협에 대비하여 고양이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말을 하였다. 그만큼 이 신전일지 무덤일지 모르는 곳의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

브란티아 대륙의 던전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던전에는 그곳을 지키고자 갖가지 함정과 몬스터들이 있기 때문이다.

잠시 걸은 후. 역시나 마고 대륙 식 무장을 한 해골과 마찬가지로 마고 대륙 식으로 무장한 영혼으로 이루어진 괴물들이 나왔다. 사악한 기운은 없어서 마물로는 안 보였다.

“역시 이곳은 무엇을 지키고자 만든 곳이야. 그런데 다른 던전과는 다르게 사악한 기운은 안 느껴져.”

아미는 그 괴물들을 보며 자기 생각을 말한다.

“일종의 시험인가? 그럼 받아 줘야지!”

그렇게 말하고는 아크는 환두대도를 이용하여 그 괴상한 물체 괴물들과 탐색전으로 덤벼들었다.

“아크, 영혼으로 이루어진 괴물들은 골드 오라를 넣어서 공격해. 혹시 모르니까 오라 블레이드는 발동하지 마. 힘을 아껴야 해, 일반 오라로도 충분히 대미지를 줄 수 있어. 골드 오라면 영력을 이용하는 거라 영혼 상태인 저자들에게 엄청난 대미지를 줄 거야.”

“알겠어, 아미.”

아크는 그리 대답하고는 환두대도에 약간의 골드 오라를 부여한다. 그러고 나서 괴물들을 상대하는데, 효과는 굉장했다. 해골로 이루어진 괴물들은 물리적 무장하여 좀 고생을 했지만, 영혼으로 이루어진 괴물들은 금방 처리되었다. 란데르그와 고현도 그 모습을 보고 전투에 참여하였다.

“아크만 재미 볼 수 없지 우리도 합세한다.”

고현은 그리 말하고 자신의 원두 대도(円頭大刀)에 푸른 검기를 부여하여 공격하였다.

“뭐야 고현, 내가 공격 성공하자 합류하다니, 이거 너무 꽁으로 먹으려고 하는데?”

“아크, 네가 아무 말도 없이 먼저 달려드니까 이런 거 아니야. 다음부터는 회의라는 것을 하고 덤벼들도록, 그렇게 독단적으로 행동하면 같이하는 사람들이 싫어해.”

고현은 아크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런가? 히히 알겠어, 주의할게.”

“나도 있소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크가 잘못했소이다.”

그렇게 말하고는 란데르그도 참전하였다.

아미는 저 괴물들이 마기는 물론 사악한 사념으로도 안 움직이는 것을 보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아크 일행에게 용기를 불러일으킬 노래를 불렀다.

“랄라라~ 모두에게 자신이 믿는 신의 힘이 함께 하길 라라라~ 상대의 검에 맞설 용기를.”

아미의 아름다운 노래가 들리자 아크와 고현, 란데르그는 용기라는 감정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 일어났다.

‘아미의 노래는 신기해. 이것이 바드의 힘인가?’

아크는 노래야말로 진정한 마법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메긴도 성가라는 노래의 일종에 의해서 전해졌으니 말이다.

그렇게 아크 일행의 길을 막던 괴물들은 하나, 둘 차례로 격파했다. 영혼으로 이루어진 괴물은 아크의 골드 오라로 그리고 대부분 전투는 아미의 노래 힘으로 쉽게 격파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자 황금으로 이루어진 용이 그려진 거대한 문이 있었다.

“이....... 이건 설마.”

고현은 놀란 표정으로 있자 다른 아크 일행이 고현에게 물었다.

“왜 그래? 고현, 왜 그렇게 놀란 표정으로 있어?”

아크는 고현이 너무 놀라자 걱정되는 마음이 앞섰다.

“이 그림은 신시 왕국 왕성 깊숙한 곳에 있어. 이건 천왕을 나타내는 그림이야.”

“뭐! 그럼 이곳이 천왕의 무덤이란 말이야?”

아크 일행은 놀랐다. 여기가 지금까지 비밀이 쌓인 신시 왕국 천왕의 무덤이라니 역사적인 발견이다. 고현의 말에 의하면 천왕들은 죽을 때가 되면 자연히 하늘로 승천한다고 역사서에 적혀있기 때문에 무덤이 없다. 그렇기에 지금 이곳 천왕의 무덤은 진짜면 진짜 역사적 발견이다.

“뭐해 고현, 역사적인 순간에 천왕의 후손인 네가 문을 열어야지.”

아크는 고현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잘하면 천왕 계승의 비밀이 풀릴지도 모르기에.

“어, 어 그렇지. 그럼 연다.”

란데르그가 살핀 문은 평범했기에 다른 함정이 설치되어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저 밀고 들어가면 되었다.

쿠르릉.

천왕을 상징하는 문이 열리고 굉장히 넓은 곳이 보였다. 그곳에는 북쪽으로는 현무의 신상이 서쪽으로는 백호의 신상이 동쪽으로는 청룡의 신상이 남쪽으로는 주작의 신상이 보였다.

그리고 넓은 곳 중앙에는 거대한 검이 꽂혀 있었다. 척 보기에도 투박한 느낌에 길이가 땅에 꽂혀있음에도 불구하고 길었다.

눈대중이지만 아마 땅에 박힌 것까지 합하면 대략 2M는 되어 보였다. 무게도 상당하리라 그리고 검면은 검은색에 칼날은 은백색으로 빛났다. 마지막으로 검 자체에 물결무늬가 특징이었다.

“저 검은 설마, 다마스커스 광석으로 만든 검인가?”

고현은 그 검의 생김새를 보고 말을 하였다.

“뭐 다마스커스? 그 귀한 거로?”

아미는 놀랐다. 설명하자면 다마스커스란 일단 다마스커스 강으로 시작한다.

그것은 중앙 대륙 즉 고대 히브리아 대륙에서 만든 귀한 광물로 일반 강철보다 단단했고 마나 전도율이 높았다.

하지만 그 정도면 그리 유명하진 않았을 것이다. 현재의 합금 광물로도 그 정도는 했으니까. 중요하고 진짜 다마스커스 광석으로 불린 것은 그 광물에 마법적인 특수한 기술을 가미하여 만든 것이다.

그 광석을 지금은 알려지지 않는 특수한 방법으로 만들면 지금 저 검과 같이 물결무늬가 특징인 무기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무기는 천계의 광물이라는 이그니스와 마계의 광물이라는 닉스보다 단단하며 그 정도는 드래곤이 밟아도 조금이라도 흠집이 안 생긴다.

그리고 마나 전도율이 높으며 골드 오라나 로드 급의 소울 오라 블레이드 같은 영력을 부여하면(소울 오라 블레이드는 골드 오라처럼 황금빛이다.) 일반적인 황금빛이 아니라 불타는 황금빛으로 보이는 현상을 보인다.

그것은 보기만 해도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무기로 로드나 다른 영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탐내는 그런 보물이다.

“우와! 그럼 어서 가져가자.”

아크는 흥분하여 그 검을 가져가려고 했다. 왜냐하면 아크가 영력을 사용하는 골드 오라 사용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강대한 기운이 느껴지더니 높은 천장에서 어떠한 청년이 나왔다. 하얀 로브를 입고 검은색 머리를 뒤로 묶고 황금빛 눈을 가진 사내였다.

“감히 누가 치우 천왕의 보물을 훔치려는가!”

방금 그 청년은 치우 천왕의 이름을 말했다. 아무래도 여긴 치우 천왕의 무덤인가보다. 고현은 놀라며 말을 한다.

“아닙니다. 치우 천왕의 귀인(貴人)시여. 저희는 우연히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도굴하려고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잠깐의 잘못이지만 너무 뛰어난 검을 보고 검사로써 욕심이 나서 그랬습니다. 용서하여 주십시오.”

고현의 솔직한 말에 치우 천왕의 귀인이라고 추정되는 청년은 웃는다.

“하하하, 아니다. 이곳을 뚫고 올 정도면 그럴 자격이 있지. 근데 내 앞에서 가짜 모습으로 있을 것이더냐.”

그리 말하고 그자는 좌우로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힘의 파동이 느껴지더니 아크와 란데르그의 모습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혼돈의 마탑주가 만든 아이템이 무효화가 되었어. 이자의 실력, 진짜다.’

아미는 놀랐다. 설마 이자가 혼돈 마탑주의 아이템의 효과를 풀다니.

“이럴 수가 당신의 정체는 대체?”

아크는 놀라며 그 청년에게 묻는다.

“그전에 자신들의 정체부터 말하는 게 예의가 아니더냐. 그건 세월이 아무리 변했어도 변하지 않을 진리지. 안 그리 하더냐. 브란티아 대륙의 손님들이여.”

그제야 자신들을 소개하는 아크 일행. 이자에겐 왠지 솔직히 말해야 할 것 같았다.

“저는 신시 왕국의 천손인 천왕의 후손 태왕의 아들. 고현이라고 합니다.”

“저는 브란티아 대륙의 이그나이트 공작가의 후손. 아크라고 합니다.”

“소인은 브란티아 대륙의 하운드. 란데르그라고 하오.”

란데르그는 이 상황에도 하오체를 쓴다.

“저는 바드인 아미입니다.”

소개를 들은 청년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흠....... 천왕의 계승이 없으니까 태왕이라고 부르는구나. 그나저나 너, 아크와 아미는 메긴이 느껴지는 구나. 그리고 아크는 하나를 빼 먹었구나. 안 그리 하더냐? 아크여.”

아크는 숨겨봤자 다 아는 것 같은 청년 때문에 식은땀을 흘렸다.

“죄송합니다. 귀인이시여 저는 브란티아 대륙의 왕족 아르드리의 후손입니다.”

그제야 청년은 살며시 미소 지었다.

“그래 거짓말을 하면 안 되지. 데바가 말이야. 여기까지 오면서 너희들이 보였던 무는 내가 다 보았다.”

‘아 그래서 아는구나, 하지만 아미와 내가 메긴을 받았다는 걸 알았어. 그렇다면 저자도 메긴을 사용할 수 있는 정식 데바라는 말인데.’

일반적으로 데바의 후손들은 디아우스들한테 정식으로 인정을 안 받아서 메긴을 받지 못했다. 물론 스스로 메긴을 발동하는 존재들도 있었지만. 그건 예외였다.

“그럼, 이제 귀인님의 정체도 밝히시지요.”

고현은 태왕의 아들답게 용기 있게 말을 하였다.

“음? 그래 내 정체는 치우 천왕의 영혼의 파편이다. 이름은 신조(信條). 브란티아 대륙 식으로 해석하자면 크리드다. 지금의 나는 정령이기도 한 일종의 귀신(鬼神)이지”

지금 이자는 마지막 천왕. 치우 천왕의 영혼의 파편이라고 한다. 아크 일행은 일동 충격을 받았다. 무덤을 관리하는 사람인 줄 알았지만, 더 거대한 거물이었다.

아크 일행은 좀, 아니 많이 놀랐다. 이자가 천왕들의 역사상 전투 병기의 제왕, 패왕 등등. 이라고 불리는 치우 천왕의 영혼의 파편이라고 해서.

“정말입니까? 치우 천왕의....... 아니 크리드이시여.”

고현은 놀라고 있는 다른 아크 일행들을 대표해서 말을 한다.

“그럼 정말이지 내가 뭐 하려 거짓말을 하겠는가.”

그 말은 정말이었다.

아크 일행은 예민해진 감각으로 크리드를 살폈으나 이상한 점은 없었다. 강대한 기운이 넘실거릴 뿐이었다.

아크와 아미는 메긴까지 동원해 크리드를 살폈다. 그는 물질계의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 정확히는 정령이었다.

한 사람의 영혼이 그것도 영혼의 파편이 정령의 형태로 있는 것은 아미라도 처음 봤다. 그렇다면 치우 천왕이라는 자의 영혼이 얼마나 거대하단 말인가?

“자, 그럼 살펴보기는 되었고. 나의 시련을 받을 자는 누구인가? 천손의 후손인 그쪽 마고 대륙 사람인 고현인가?”

아크 일행은 당황했다. 방금 우연히 들어왔다고 말했는데 시련이라니, 크리드라는 이자, 너무 오래 존재해서 정신이 맛 간 것 같았다.

“크리드이시여. 저희는 그저 우연히 들어왔습니다. 시련이라뇨? 저희는 그것을 모릅니다.”

“허허허, 모든 것엔 우연이란 건 없다. 모두 정해진 운명대로 움직이는 법. 그건 창조주 안의 가르침이 아니더냐.”

크리드는 마고 대륙 사람처럼 보였으나 창조주 안의 가르침을 안다. 그것은 고대의 가르침을 안다는 것 이것으로 아크 일행은 이자가 확실히 치우 천왕의 영혼의 파편이라고 생각한다.

“호오~ 거기 붉은 머리에 황금빛 눈을 가진 자여 네가 시련을 받도록 하여라. 예언의 아이여. 나는 고대부터 내려온 맹약을 지키겠다.”

예상 못 한 단어가 크리드의 입에서 나오자 당황하는 아크 일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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