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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로 개과천선-27화 (27/151)

27화 검사님, 정말 괜찮겠습니까

“조검, 진우현이 기소했다며?”

아침부터 이규필 부장이 필웅의 사무실로 찾아와 그답지 않게 다급하게 물었다.

“아, 예.”

“하, 내가 적당히 처리하라고 하지 않았나?”

이규필은 노골적으로 인상을 썼다. 그러고는 소파 위에 쌓인 기록들을 아무렇게나 옆으로 밀어내고 그 위에 앉았다.

“여론이 너무 안 좋아서요. 피해자가 계속 늘어나는데 계속 기소를 미루면 검찰청의 위신에 영향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니, 내가 그런 건 다 막아줄 수 있다니까? 왜 쓸데없는 짓을 하고 그래!”

이규필이 혀를 차며 언성을 높였다.

필웅은 별 대답 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이규필도 자신이 조금 섣부르게 화를 냈다고 생각했는지 약간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증거는 확실히 확보했고?”

“기소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규필은 그래도 못마땅하다는 듯 입맛을 쩍쩍 다셨다.

“알았어. 이왕 시작한 거, 확실히 처리하자고. 행여나 끝까지 못 가서 애매하게 되어 버리면 너나 나나 다 끝장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지?”

“예, 잘 알겠습니다.”

“…….”

이규필은 뭔가 한 마디를 덧붙이려는 듯 입을 열었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결심한 듯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이 사건 공판검사 정시연이지?”

“예.”

“자네랑 정검 중 누가 이 사건 주도적으로 하고 있지?”

“글쎄요…….”

필웅은 일부러 말끝을 흐렸다.

만일 시연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고 하면 왠지 다시 시연의 신상에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 반대로 필웅 본인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고 하면 또 이상한 압박을 넣을 가능성이 있었다.

‘최대한 모호하게 유지하는 편이 낫겠어.’

필웅은 잡아뗄 수 있는 데까지는 최대한 잡아 떼 볼 생각이었다.

이규필 부장은 뭔가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의외로 별 말 없이 한숨을 쉬며 사무실을 나갔다.

그 때까지 없는 사람처럼 한 구석에 숨죽이고 앉아 있던 주 계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검사님, 정말 괜찮겠습니까?”

시연과 필웅이 신속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기소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주 계장의 도움이 컸다.

애초에 평소 무던한 인간관계로 법원과 검찰에 지인이 많던 그가 구속영장이 청구되자마자 바로 심사 후 발급될 수 있도록 여기저기 말을 잘 해둔 모양이었다.

그 결과 평소 주 계장과 친분이 있었던 법원과 검찰의 사무관들은 모두 적극적으로 발벗고 나섰다고 한다.

필웅은 그 후로 주 계장을 조금 달리 보게 되었다.

‘그냥 호인인줄 알았는데. 아니, 호인이라는 것도 능력이 될 수가 있구나.’

필웅은 아무 것도 모르겠다는 듯 순진하게 되물었다.

“뭘 말입니까?”

“진우현 사건, 이규필 부장님이 아무래도 마음에 안 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하하, 괜찮습니다. 부장님은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무죄 나오면 어쩌나 걱정하시는 거니까요.”

“정말입니까? 그래도…….”

“걱정 마세요. 저랑 시연이가 알아서 책임질겁니다.”

주 계장은 조금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

“감사합니다, 검사님.”

“감사는요. 잘 처리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구요.”

“예, 알겠습니다.”

* * *

필웅은 시연의 사무실에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

“바빠?”

시연은 서류 더미에 파묻혀 있다가 고개를 들고 힘없이 대답했다.

“바빠.”

“밥은 먹어야지.”

시연은 잠시 책상 위에 올려진 서류 더미들을 살펴보다가 결심한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가자.”

“진우현이 구속적부심을 신청할 것 같아.”

참기름을 적절히 발라 윤기가 자르르 도는 치즈김밥을 필웅이 막 집어들려는 순간, 시연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구속적부심?”

“응. 뭐, 구속된 피고인이라면 시도해 볼만하지. 일단 판사가 구속이 정당한지 아닌지 다시 심사해서 구속이 부당하다고 결정할 경우, 바로 피고인을 풀어줘야 하니까.”

“그러면 뭐, 이의신청 같은 거라도 하면 되지 않을까?”

“구속적부심의 결정에는 이의제기를 할 수 없잖아. 다시 그 범죄자를 구속하려면 다른 죄명으로 수사해서 구속하는 수밖에 없다고.”

시연이 시킨 쫄면이 나왔지만, 시연은 밥맛이 없는 듯 면을 들추며 깨작거리고만 있었다.

필웅은 그런 그녀를 약간 안쓰럽게 바라보다가 그녀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너무 걱정 마, 증거는 충분하잖아?”

판사는 구속적부심에서 범죄자를 구속할 이유가 있는지를 추가적으로 살피게 된다.

그리고는 ‘이 범죄자가 정말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는지’에 따라 범죄자를 놓아줄지 여부를 판단한다.

따라서 이미 범죄자가 도주를 시도한 듯한 정황이 있는 상황에서는, 증거만 충분하다면 웬만해서는 구속적부심에서 범죄자가 풀려 나올 일은 없다.

‘하지만 만약 범죄가 성립한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 애초에 도주하려는 정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지.’

필웅은 꺼림칙한 가능성을 되새겼다.

물론, 필웅과 시연은 녹취록과 다양한 피해자 진술을 확보해 두었다.

그리고 그를 통해 이미 진우현의 사기 정황을 구체적으로 입증했다고 믿고 있었다.

“그렇긴 한데, 뭔가 느낌이 싸해.”

시연은 쫄면을 이로 끊으며 말했다.

“나도 구속적부심 같이 들어갈게.”

“그래도 돼?”

“뭐 어때. 내가 수사검사니까 같이 들어가겠다고 하지 뭐. 대신 이규필 부장님한테는 비밀이다.”

시연이 고개를 갸웃했다.

“이규필 부장님? 왜?”

“…그런게 있어.”

시연은 잠시 필웅의 눈치를 보다가 말했다.

“이 부장님 말인데, 좋은 분이지만 너무 의지하면 안 될 것 같아.”

필웅이 그녀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아, 아니. 보통 때에는 우리한테 친근하게 대해 주시고 이것 저것 잘 가르쳐 주시지만, 사건 해결할 때 너무 부장님 말씀만 들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얘기지.”

“무슨 일 있었어?”

“그냥 좀. 나중에 얘기해 줄게.”

“뭐, 좋아. 아무튼 나도 상황 좀 보고 싶으니까 같이 들어가자.”

“그러자 그럼. 진우현 체포 정황 좀 박 형사님한테 제대로 물어봐줘.”

“응, 알았어.”

필웅은 자신 있게 대답하며 김밥을 입에 넣었다.

하지만 그도 왠지 석연찮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필웅은 다시 한 번 진우현의 크리미널 아카이브를 떠올려 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가 본 자료는 너무 방대했고, 가십성 기사만 잔뜩이었을 뿐 진우현의 구체적인 행적을 알 수 있는 기사는 거의 없었다. 물론, 그 사건을 담당한 검사가 시연이나 필웅도 아니었을 것이다.

필웅은 한숨을 쉬고, 일단 현재에 집중해서 사건을 처리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 * *

구속적부심을 위한 심문기일.

시연은 조금 긴장한 듯 뻣뻣하게 심문기일이 열리는 법정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필웅은 뒤에서 그녀를 토닥이며 함께 들어섰다.

진우현과 구속적부심 판사의 모습이 차례로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진우현의 옆에 앉아 있는 변호인을 보고, 필웅은 자기도 모르게 헉 하고 숨을 들이쉬었다.

그의 선배인 윤진이었다.

필웅과 시연이 들어오자 윤진은 흘끔 무심하게 그들을 돌아보았다. 그러다 필웅을 발견하고는, 가볍게 눈인사를 했다.

필웅도 자기도 모르게 손을 어색하게 들고 인사했다.

시연이 그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시연은 연수원 시절 별로 인간관계가 넓은 편은 아니어서 윤진을 모르고 있었다.

“검사 측도 준비된 듯하니, 시작할까요?”

판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윤진과 진우현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여 동의를 표했다.

진우현은 무슨 기분인지 알기 어려운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앞만 보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필웅 쪽은 돌아보지도 않았다.

“먼저 증거들 말인데, 피해자들의 진술서들이 제출된 사실은 피고인도 알고 있죠?”

판사가 증거들을 정리하면서 진우현에게 물었고, 윤진과 진우현은 잠시 서로 귓속말을 나누었다.

변호인이 대답했다.

“예, 알고 있습니다.”

판사가 다시 증거를 뒤적이다가 물었다.

“피고인, 김진범 그리고 성명 불명의 인물이 대화를 나눈 녹취록도 제출되었는데요. 이것도 알고 있습니까?”

진우현의 표정에 약간의 당황이 스쳐 지나갔다. 진우현이 재빨리 윤진에게 뭔가를 속삭였고, 윤진도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뇨, 모르는 증거입니다.”

“내용 확인해 보시죠.”

판사가 녹취록을 윤진과 진우현에게 건네줬다.

윤진과 피고인은 몇 번이고 녹취록을 반복해서 읽었다.

두 사람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필웅과 시연은 서로 돌아보고 짧게 미소를 지었다.

판사 역시 ‘시시하게 끝나겠군’하는 듯 지루한 표정을 지으며 진우현에게 물었다.

“피고인, 추가로 진술할 내용 있습니까?”

윤진은 잠시 고민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우현과 빠르게 대화를 나누고 대신 대답했다.

“예, 있습니다.”

“진술하시죠.”

“재판장님, 녹취록에서도 나타나듯 피고인은 단지 K라는 의문의 인물이 작전계획을 읊어 보라고 해서 이를 진술했을 뿐입니다.

대화 내용에서도 K가 주도적인 입장이고, 피고인이나 김진범은 단지 그의 수하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 수 있죠.

즉, 피고인은 설령 이 사건 투자 유치가 사기라고 하더라도 이를 주도적으로 실행한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턱을 괴고 있던 판사가 조금 자세를 바로하며 흥미롭다는 듯 말했다.

시연과 필웅은 판사가 흥미를 보이자 조금 긴장하기 시작했다.

“계속하세요.”

“또한, 녹취록에 따르더라도 피고인이나 다른 인물들이 소위 피해자들에게 고의로 사기를 친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유망해 보이는 회사에 투자를 유치했는데, 운이 없게도 투자가 실패한 것 뿐이지요.

투자가 실패했다고 사기로 처벌한다면, TV에 나와서 주식을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전부 사기죄로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좋지 않다.’

필웅은 판사가 조금씩 윤진의 주장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는 것을 불편하게 바라보았다.

윤진은 평소에도 임기응변 능력이 좋고, 무엇보다 적절한 비유를 통한 설득에도 강한 사람이었다.

필웅은 언뜻 시연을 돌아보았다.

시연은 뭔가를 서류 끄트머리에 끄적이고 있었다.

‘주식 전문가->사기?’

시연은 이렇게 쓴 후에 사기 부분에 계속 동그라미를 치고 있었다.

‘정신 차려! 네가 설득되면 어쩌자는 거야!’

필웅은 속삭이면서 연필로 시연이 낙서한 부분을 까맣게 칠해 지워버렸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이 녹취록의 진위 여부에도 의심이 듭니다. 이 대화의 당사자 중 김진범이라는 사람은 물론 소위 K라는 사람도 도대체 누군지 아무도 모르지 않습니까?

아, 혹시 검사 측에서는 알고 있으신지요?”

윤진이 느긋하게 필웅과 시연을 돌아보며 물었다.

“확인 중입니다.”

“그렇다면 아직 모른다는 말이군요.”

필웅과 시연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판사가 고개를 돌려 필웅과 시연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검사 측, 김진범의 신병은 확보했습니까?”

“아직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녹취록의 신빙성을 보강할 만한 다른 증거가 있습니까?”

“현재 조사 중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판사는 내일까지 결심하겠다고 알린 후, 기일을 종료했다.

필웅과 시연은 풀죽은 표정으로 재판정에서 나왔다.

“박 형사님, 김진범 잡았을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차량 추적하면 되지 않아?”

“차량도 버려두고 도망간 것 같아. 차가 없으니 멀리 못 갔을 것 같지만, 동시에 추적할 방법도 없어졌지.”

필웅은 새삼 길거리 곳곳에 CCTV가 설치된 2020년이 그리워졌다.

물론 그가 일반인의 입장에서 거리를 다닐 때면 괜히 언제 어디서든 감시 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불편했었다.

그러나 수사를 하는 입장이 되어 보니 CCTV가 별로 없다는 점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사무실에 돌아온 필웅에게 장경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형사님, 혹시 김진범은?”

“아직 못 잡았습니다. 쉽지 않네요.”

“예상은 했습니다. 아, 혹시 그 진우현 사무실의 경리는요?”

“진짜 아무 것도 모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요새 취직 준비하러 다닌다고 하던데요. 그러고 보니 구속적부심은 어떻게 됐슴까?”

“역시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상대방 변호인이 상당히 실력이 좋네요.”

필웅은 대답하면서 윤진을 떠올리고는 말끝을 흐렸다.

‘선배는 왜 하필 그런 놈을!’

필웅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장경이 힘있게 말했다.

“제가 김진범을 빨리 잡아 보겠습니다. 일단 수배는 내려 놨으니 국외로 도망칠 시도는 못할 겁니다.”

“예, 부탁 드립니다.”

필웅은 조금 착잡한 심정으로 전화를 끊었다.

필웅은 어렵게 중요한 증거를 손에 넣기는 했지만, 정작 녹취록의 주인공인 김진범과 K의 행방이 묘연한 이상 과연 판사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상대방 변호인인 윤진도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만일 김진범을 잡지 못하면, 진우현이 K의 정체나 자신의 범행에 대해 스스로 입을 열 가능성은 전무했다.

결국 김진범을 잡을 수 있는지 여부에 모든 것이 달려 버린 지금 상황이 필웅은 못내 불만스러웠다.

‘애초에 진우현이 증거를 다 없애 버리기 전에 덮치기만 했더라면!’

필웅은 이규필 부장의 말에 자신이 휘둘리지 않고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했더라면, 지금 같은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 그가 주저했기에 진우현이 재빨리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까지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어렵게 그를 구속까지 시켜 놓았지만 눈뜨고 그를 놓아줄 위기에까지 놓이게 되었다.

‘애초에 이규필 부장은 왜 진우현을 적당히 처리하라고 한 거지?’

이규필 부장은 진우현이 개인적인 지인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정말 그 이유뿐일까?’

필웅은 의자에 다리를 뻗고 기대어 생각에 잠겼다.

단순히 지인이라고 사건을 쉽게 처리하라고 부탁한다?

이는 여러 모로 검찰이라는 조직 그 자체에 너무 부담이 큰 사건이었다.

사건이 매스컴을 타기 전이라면 모를까, 이미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그의 사건 진행 경과를 지켜보게 된 와중에 수사를 일부러 게을리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행위였다.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진우현을 보호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그렇다면, 단순히 지인이라는 이유는 충분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연에 대한 습격과 그에 대한 이 부장의 이상한 반응.

그것만 봐도 이 부장이 이 사건에 대해 유달리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대체 이유가 뭐지? K는 또 누구지?’

필웅은 진우현의 집에서 나오며 진우현이 통화하던 인물이 이 모든 것의 뒤에 있을 수 있다는 막연한 예감을 느낀 것을 떠올렸다.

필웅은 문득 녹취록에도 등장한 K라는 인물이 곧 그 날 진우현과 통화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자, K가, 그리고 이 사건이 단순히 주식 사기와만 관련된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강렬한 예감이 그를 찾아들었다.

‘도대체 이 사건의 뒤에는 뭐가 숨어 있는 거지?’

필웅은 점점 더 깊어가는 의구심을 감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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