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53화 (153/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53 >

[충격적인 경기! 나폴리! 독일의 공룡인 바이에른 뮌헨을 잡아내면서 4강에 진출!]

[돌풍의 아약스! 2차전에서도 무승부를 거두며 원정 다득점으로 리버풀을 제치고 다시금 4강 진출! 2018-19시즌의 좋은 기억을 떠올리다!]

[밀란을 무너트린 첼시! 보니크 실바의 해트트릭으로 4강 진출에 성공!]

남은 팀들의 경기도 끝이 났다.

충격적인 것은 바이에른 뮌헨이 나폴리에게 1골을 헌납하면서 8강에서 탈락을 했다는 점이었다.

자신들의 홈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뮌헨은 믿을 수 없는 결과를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들이 상대한 나폴리는 다른 팀들과 다르게 리그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경기력은 여느 강팀과 다르게 부족한 팀이었다.

반대로 뮌헨은 샬케04와 리그 1위 경쟁을 하고 있었지만, 경기력만 살펴본다면 충분히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

그렇게 울브스, 첼시, 아약스, 나폴리가 4강에 진출했다. 전문가들은 PSG를 잡은 울브스와 지난 시즌 챔피언인 첼시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둘 것이라 평가했다.

도박사들의 배당도 비슷했다.

그렇게 챔피언스리그 8강이 끝이 났다.

이어지는 리그 경기.

울브스는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이 끝나고 이틀 뒤에 있던 왓포드와 경기에서 로테이션을 돌리며 1-0 승리를 거두며 일찍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그리고 며칠 뒤.

울브스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 상대가 정해졌다.

-울브스와 첼시가 4강에서 맞붙습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전의 상대가 정해졌습니다. 나폴리는 아약스와 함께 경기를 치르고, 울브스는 첼시와 상대하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흥미로운 대진이군요! 작년 리그 챔피언인 울브스와 작년 챔피언스리그 챔피언이 맞붙습니다!

지긋지긋한 첼시.

그들이 울브스의 챔피언스리그다음 상대였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챔피언스리그 4강전의 상대가 정해진 것과 다르게 울브스는 리그에서 순조로운 일정을 이어나갔다.

토트넘과 경기에서 무승부를 하면서 이제 단 1승만 거두면 우승을 확정 짓는 위치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그들의 다음 상대는 특별한 팀이었다.

바로 리그 2위인 맨유였다. 첼시와 리그 2위 자리를 두고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 맨유는 루이스 너츠의 맹활약으로 독주하고 있는 울브스를 열심히 쫓았다.

승점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더 크게 벌어지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다.

유일하게 울브스의 우승을 저지할 수 있는 팀인 맨유와 단 1승만 거두면 우승을 확정 짓는 울브스의 대결은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맨유 선수단의 기세는 상당했다.

거기다 적당한 동기부여까지 되면서 그들은 이번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제라르 트뤼포, ‘리그 2위로 만족할 생각은 없다. 1%의 가능성이라도 남아 있는 지금 상황을 포기하지 않을 거다.’]

[루이스 너츠, ‘이길 수 있다. 리그 10위까지 떨어졌던 우리가 똘똘 뭉쳐서 리그 2위까지 올라왔다.’]

[천천히 기세를 끌어올리는 맨유의 선수들! 작은 희망도 놓칠 수 없다고 밝혀!]

[리그 우승을 확정 지으려는 울브스에게 맨유는 최고의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하다!]

“대단하네……. 리그 중위권까지 떨어졌던 팀을 어떻게든 꾸역꾸역 리그 2위까지 끌어올리다니.”

박규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엉망이던 맨유를 그래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올려놓은 제라르 트뤼포 감독의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감탄만 하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

“이번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 지어야겠어.”

그렇게 다짐을 한 박규태가 눈을 반짝였다.

* * *

올드 트래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심장인 이곳에서 이번 시즌의 우승팀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맨유의 팬들이 불만을 토해냈다.

그들은 과거의 영광이었던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의 맨유를 그리워했다.

정확히는 퍼거슨 경이 이끌던 맨유를 원했다. 하지만 맨유는 과거와 달라졌다.

예전처럼 환상적인 선수들이 맨유를 원하지 않는다. 퍼거슨 경이 있던 시절처럼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팬들을 만족시켜주었던 알 수 없는 기대감도 사라졌다.

우승도 많이 멀어졌다. 2020년-29년까지 리그 우승을 기록했던 시즌이 딱 한 번밖에 없었다.

맨유는 예전의 맨유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팬들은 오늘 경기에서 맨유가 이기기를 기원했다.

“울브스 녀석들에게 우승을 내어줄 수 없어.”

“적어도 무승부라도 가져가야 해!”

“올드 트래포드에서 다른 팀이 우승하는 모습을 본다면 난 진짜로 죽어버릴 거야.”

“제발……. 루이스! 저메인! 티모! 아무나 저 망할 김치 좀비들을 상대로 골을 넣어줘!”

선수들도 팬들의 기도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들도 프라이드가 있었다. 자신들의 홈에서 상대가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없게 만들 생각이었다.

“오늘 경기는……. 절대 질 수 없다.”

제라르 트뤼포 감독의 말에 맨유의 선수들이 두 눈을 반짝이며 잔잔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올드 트래포드를 찾은 팬들에게 우리가 누구인지를 제대로 증명해라. 우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그 말이 끝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정신을 무장하기에는 딱 알맞았다. 선수들의 눈에 투지가 가득했다.

울브스도 라커룸에서 바삐 준비했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두 눈이 빛났다.

그는 선수들을 보며 말했다.

“1958년과 59년도에 있던 연속 우승 기록을 우리가 거둘 수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 1950년대 동안 리그를 호령했던 울브스로 다시 돌아갈 기회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거기다 트레블을 이룩할 기회였다.

필요한 것은 오직 승리뿐이었다.

박규태는 1.5군에 가까운 선발진을 보며 조용히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조금 힘든 경기겠어.’

사이먼을 시작으로 가스통 렌도와 누룰라 갱스 등등 주전이 다수 빠진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리그만 바라보는 맨유와 다르게 울브스는 FA컵 결승과 챔피언스리그 4강전까지 준비해야 했다.

4월 초부터 주전들의 체력을 관리해야만, FA컵 결승은 물론이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었다.

몇몇 언론은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이런 용병술이 상당히 소극적이라는 말을 내뱉었지만, 그는 딱히 이런 방식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래도 이겨야지.’

이런 경기에서 이겨야 챔피언이 될 수 있는 법이다. 그리고 박규태는 이런 경기에서 골을 잘 넣는 선수였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이 선수들을 보며 소리쳤다.

“좋아! 가서 맨유 녀석들에게 보여주자고! 이번 시즌의 챔피언이 누구인지를! 고! 고! 고! 고!”

그렇게 라커룸 대화가 끝났다.

하지만 동기부여가 제대로 된 맨유와 다르게 울브스의 몇몇 선수들은 조금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라커룸을 나섰다. 박규태는 그것을 보며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필드에 나선 두 팀.

올드 트래포드를 가득 채운 홈팬들의 환호성이 필드를 가득 채울 정도로 울렸다.

맨유는 오늘 경기에 사활을 걸 것처럼 베스트 맴버를 내놓으면서 필승을 다짐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울브스는 생각보다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맨유도 제법 위협적인 모습을 만들면서 울브스의 수비진을 열심히 괴롭히기 시작했다.

-울브스가 전반전부터 맨유를 크게 압박합니다.

-사실 전반전은 베스트 맴버를 내보낸 맨유가 유리할 것이라 예상했었는데요. 오히려 울브스가 침착하게 맨유의 정돈되지 않은 역습을 잘 막아내면서 기회를 잡고 있습니다.

-특히 샘 빈치의 움직임이 좋군요.

맨유는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다.

거기다 강한 압박으로 울브스의 공격을 커트하고 날카로운 역습으로 올드 트래포드를 뜨겁게 달구었다.

하지만 정돈되지 않은 역습은 울브스의 중앙 수비수 두 사람에게 번번이 막히며 조금씩 분위기를 내주고 있었다.

제라르 트뤼포 감독은 의외로 느슨한 울브스의 모습을 보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뭔가 문제가 있는 건가?’

그렇다면 놓칠 수 없었다.

분명히 이것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저메인!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미드필더진을 이끄는 저메인 알리송에게 공격적인 지시를 내린 제라르 트뤼포 감독.

반대로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평소와 다르게 조용히 필드를 바라보면서 뭔가를 수첩에 적고 있었다.

울브스의 알 수 없는 느슨함은 결국에는 틈을 만들었다. 아무리 두 명의 중앙 수비수가 맨유의 역습을 막아내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두들기는 맨유의 공격을 모두 막을 수 없었다.

-저메인 알리소오오옹!

-환상적인 드리블입니다! 한 명을 제치고 이번에는 앤디 수아즈를 제치면서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울브스의 수비가 순간적으로 흐트러졌습니다.

순간적으로 흐트러진 틈을 저메인 알리송은 놓치지 않았다. 중거리에서 때릴 수 있는 공간이 나오기 무섭게 그의 왼발이 강하게 휘둘러졌다.

뻐엉!

완벽한 슈팅이었다.

철썩!

골망을 흔드는 소리와 함께 올드 트래포드가 거대한 환호성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좋았어!!”

"글로리! 글로리! 맨~유나이티드!“

“저메인! 믿고 있었어!”

톤 필크만 골키퍼의 손을 스치고 들어간 저메인 알리송의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이었다.

-아! 울브스가 전반 8분 만에 선취점을 허용합니다!

-역시!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는 강합니다! 완전히 다른 팀을 보는 것 같습니다!

골을 넣고 좋아하는 맨유의 선수들.

울브스의 선수들은 선취점을 허용했음에도 서로를 다독이며 담담히 경기에 임했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도 전술 코치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벤치에 앉아서 단백질 셰이크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경기.

맨유의 선수들은 1골을 넣었지만 크게 들뜨지 않았다. 그리고 침착하게 울브스의 공격을 막았다.

아구스틴 퀴논이 뭔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경기장을 휙 돌아보고는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긴장감이 없다. 오늘 경기에서 지더라도 우승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특히, 젊은 선수들이 그런 경향이 짙었다.

박규태도 같은 생각이었다.

‘감독님도 지금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가만히 있는 거야. 아마도 하프타임에 입에서 불을 내뿜겠지.’

감독들의 조언이 무조건 먹히지 않는다.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박규태도 담담히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쉽게 골을 넣었다고 희희낙락한 맨유의 선수들을 보면서 조금 속이 들끓는 느낌을 받았다.

‘웃어? 기분이 조금 나쁘네.’

아무래도 입을 닫게 만들어야겠다.

그가 공을 잡고 패스를 하기 위해서 주변을 열심히 두리번거리는 아구스틴 퀴논을 향해서 손을 들었다.

“아구스틴!”

그의 외침에 아구스틴 퀴논이 과감하게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를 때렸다.

공이 발에 닿기 무섭게 박규태가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발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느낌이 좋다.’

상당히 컨디션이 좋은 것 같았다.

그렇기에 박규태는 과감하게 개인플레이를 하면서 더욱 깊게 맨유의 수비진 사이로 파고들었다.

“막아!”

“뚫리면 위험해!”

몇몇 선수들의 외침에 맨유의 수비진이 바짝 긴장감을 끌어올리면서 박규태를 저지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하지만 막을 수 없었다.

오늘 박규태의 감각은 날카로웠다.

‘구티의 그 날이 아니라 김치의 그 날이군!’

박규태가 한 명씩 선수를 제치기 시작하자 놀란 맨유의 제라르 트뤼포 감독이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반칙으로 끊어!”

그 외침과 동시에 거친 태클이 박규태를 향해 들어왔다. 하지만 박규태는 부드럽게 태클을 피하고 기회를 잡았다.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조금 가까운 위치.

그리고 슈팅을 가져가기에는 조금 먼 거리.

박규태는 거침없이 오른발을 휘둘렀다.

뻐어엉!

살짝 휘면서 나아가는 공.

순간적으로 다비드 에레라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박규태의 슈팅을 막기에는 조금 손이 짧았다.

철썩!

골이 들어가는 순간.

박규태가 주먹을 움켜쥐며 소리를 질렀다.

“주-모우우우우우!”

-박규태! 환상적인 동저어어어엄고오오올!

-멋진 슈팅이었습니다!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박규태의 환상적인 슈팅이었습니다!

그렇게 동점을 만든 박규태.

그가 세레머니를 끝내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면서 맨유의 선수들을 보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맹구! 웃을 수 있을 때, 실컷 웃어둬!”

< 국뽕 박규태 선생 #153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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