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뽕 박규태 선생 #150 (6권 분량) >
[2-2 무승부! 울브스와 PSG,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피를 튀기는 혈전을 벌여!]
[작은 유리함을 가지고 홈에서 2차전을 치르는 울브스! 과연 PSG를 잡고 팀의 첫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이룰 것인가?]
[마이크 타이슨 감독, ‘원하는 내용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2차전에서도 우리의 축구를 보여줄 것이다.’]
[카를로 마테리 감독, ‘경기력이 좋았다. 2차전을 잘 준비해서 이번 시즌에 더 높은 위치에 오를 수 있게 노력하겠다.’]
[1차전의 4경기가 모두 무승부! 그만큼 치열한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캬…… 잠을 잘 수 없는 경기였다.
-이번 8강 1차전은 다 명경기였다. 아약스가 막판에 리버풀을 상대로 동점 터뜨리면서 따라잡고, AC밀란이 첼시를 상대로 자책골을 유도하고……. 진짜 꿀잼이었다.
-ㅋㅋㅋㅋㅋㅋ 에드워드 바이반이 진짜 센스있음. 어떻게 그 상황에서 자책골을 유도하지?
-진짜 축구 센스가 미쳤음. 그것보다 8강에 EPL팀만 3팀이 있네;; 대단하다.
-첼시: 리그에서 찐따인 내가 챔피언스리그에선 일진이다? 뿌슝빠슝뽀슝!
2-2 무승부로 1차전을 끝낸 울브스.
경기가 끝나고 잉글랜드로 돌아온 그들은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를 위해서 다시 원정길에 올랐다.
리그 11위인 크리스탈 팰리스는 최근에 홈에서 5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중앙 수비수인 딜 프라이와 핵터 마르티네즈가 각성이라도 한 듯이 좋은 수비를 보여주고 있었으며, 공격을 전개하는 방향성이나 전술적으로는 단순하지만 파괴적인 양쪽 윙어들의 속도를 활용한 역습으로 꽤 재미를 보고 있었다.
문제는 이번 경기의 상대가 그들의 생각보다 측면에서 상당히 강력한 팀이라는 점이었다.
-경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울브스가 팰리스를 밀어붙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로테이션 멤버가 많이 나왔는데……. 경기력은 전혀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측면이 강한 팰리스가 오히려 측면에서 울브스에게 주도권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수비적인 부분으로 평가하면 울브스의 측면은 약점이겠지만, 동시에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상당한 장점이거든요? 지난 파리 생제르맹과 경기에서 쉼 없이 흔들리던 측면이 팰리스의 측면을 상대로는 단 하나의 크로스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테오 나두가 중앙에 있는 마르시오에게 감각적인 크로스를 올렸습니다!
-고오오오올! 마르시오오오오 고오오올!
-한국에서는 된장 총각이라 불리는 마르시오가 멋진 골을 넣으면서 시즌 5호 골을 넣습니다!
발도 빠르면서 환상적인 테크니션인 테오 나두와 윙 포워드로서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는 알렉스코 아리에타가 팰리스의 측면을 흔들었다.
아구스틴 퀴논을 제외하면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을 구성한 멤버들이 모두 백업 멤버였음에도 울브스는 팰리스를 상대로 주도권을 내어주지 않았다.
-고오오오올!
-이번에는 테오 나두입니다! 이러면 다음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위한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준비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전들의 체력을 잘 비축했습니다. 거기다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다시금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경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울브스가 3-0으로 팰리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0까지 앞서나가는 울브스.
하지만 선수들은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처럼 신나게 팰리스의 수비진을 두들겼다.
그리고 후반 42분에 오늘 경기의 4번째 골까지 터뜨리며 팰리스를 완벽히 무너트렸다.
-경기가 끝났습니다!
-박규태 선수가 후반 30분에 투입되어서 컨디션을 점검한 것까지 생각하면……. 오늘 경기에서 울브스가 많은 것을 얻어갑니다. 특히나 테오 나두와 알렉스코 아리에타의 폼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도 마이크 타이슨 감독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경기가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이죠?
-맞습니다. 연이어 원정을 겪으며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로테이션으로 체력을 아낀 울브스가 그들의 홈에서 PSG를 상대로 어떤 전술을 보여줄지 정말 궁금합니다!
팰리스를 상대로 4-0 대승을 거둔 울브스.
리그에서 승점 3점을 얻은 그들이 이제 다시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위해서 그들의 홈으로 돌아왔다.
* * *
“저번에 먹었던 치킨이 아직도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시즌이 끝나고 꼭 한국으로 가서 모든 치킨을 다 먹을 거야.”
테오 나두는 최근에 사귄 한국인 친구가 만들어준 한국식 치킨을 먹고 신세계를 경험했다.
박규태가 먹여준 치킨과 전혀 다른 차원의 요리였다며 두 눈을 반짝이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맛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 신호등 치킨도 먹고, 민트초코 치킨도 먹고, 포도잼 치킨도 먹고, 레몬 치킨도 먹어.”
“그런 사탄이 만든 음식은 취급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우리 집에는 무슨 일이냐?”
박규태는 자신의 집을 찾아와서 느긋하게 콘솔 게임을 즐기고 있는 테오 나두를 바라봤다.
무엇인가 말을 할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뭔가 어물쩍거리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음……. 그냥 놀러 왔어.”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뭐가 고민일까.
그것은 한참을 고민하던 박규태가 뭔가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적 때문이구나?”
“젠장……. 이게 동양의 신비라는 그런 거야?”
“아니, 며칠 전에 너랑 관련된 이적 이슈가 터졌으니까.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지.”
“맞아.”
“거기다 출전 시간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을 거야. 내 말이 맞지? 최근에 폼이 좋은데 주전으로서 기회를 못 잡았잖아.”
“젠장……. 예전에 말해준 무당이라는 거 진짜였던 거야? 난 그냥 한국식 조크인 줄 알았는데……?”
그의 예상이 맞았다.
테오 나두는 출전 시간의 부족과 최근에 구단과 에이전트를 통해서 영입을 희망하는 클럽의 명성을 보고서 이적을 고민하고 있었다.
“유벤투스랑 뮌헨이었던가?”
“그렇지 문제는 내가 거기에서도 지금과 같은 폼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모르겠다.
테오 나두가 뛰어난 선수인 것은 사실이지만, 빅클럽의 주전으로 뛰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화려한 테크닉과 빠른 주력을 제외하면 솔직히 테오 나두의 전체적인 능력은 중위권 팀의 에이스로 제격이니까.
“잘할 수 있을 거야. 울브스는 물론이고 어떤 팀의 선수와 비교해도 넌 부족함이 없는 최고의 테크니션이니까.”
그 말을 듣고 테오 나두가 씩 웃었다. 그리고 조용히 콘솔 게임의 조이스틱을 신나게 두들겼다.
박규태는 조용히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백업 중에서 불만이 쌓인 선수가 좀 있겠네.’
아무래도 이번 시즌이 끝나고 울브스를 떠날 선수가 분명히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훈련.
테오 나두만 이적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는 듯이 훈련장에서도 몇몇 선수들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집중해! PSG는 그렇게 허술한 압박으로 막을 수 있는 팀이 아니야! 샘 빈치! 더 강한 압박을 해야지!”
“아르사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뭐 하는 거야? 도미닉! 상대가 적나라하게 중앙으로 공을 연결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줬잖아! 살짝 내려앉아서 우리의 포백 라인을 지킬 생각을 해야지!”
사이먼에게 밀려서 이번 시즌에 교체 자원으로 밀려난 샘 빈치를 시작으로 아르사네 디예와 도미닉 매든도 1월부터 꾸준히 다양한 팀의 오퍼를 받는 선수들이었다.
샘 빈치는 최근에 재계약을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훈련에 있어서 열의가 느껴졌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와 토트넘이 노리는 아르사네 디예와 도미닉 매든이 문제였다.
두 선수는 1월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이적설에 시달리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뛰어난 폼을 갖췄음에도 워낙 뛰어난 선수가 많은 울브스의 선발진을 뚫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훈련하면서도 제대로 집중을 못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울브스의 코치진을 걱정스럽게 만들었다.
“언론이 너무 두 선수를 흔들고 있군.”
“최근에 영입설이 뜬 테오 나두도 흔들릴까 봐 다른 코치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음…….”
마이크 타이슨 감독이 한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했다.
백업 선수들도 팀을 위해서 교체 아니었다. 그들도 돈을 받고 경기를 뛰는 프로였다.
당연히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싶어 할 것이다.
그리고 더 높은 곳을 원할 것이다. 그렇기에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조용히 지켜볼 뿐이었다.
팀의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는다면 굳이 건들 필요는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아마도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시즌이 끝난 뒤에 박규태를 필두로 주전과 백업의 선수들이 이적하게 되는 경우였다.
‘과연……. 선수들을 모두 지킬 수 있을까?’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회의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아마도 힘들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가장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 예상되는 박규태를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 * *
4월 10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울브스와 PSG의 경기가 있는 날이 찾아왔다. 울브스의 팬들은 자신들의 홈에서 PSG를 잡고 울브스가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하기를 기원하고 있었다.
몰리뉴 스타디움의 관중석을 가득 채운 팬들이 그 기대감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아빠! 오늘 우리가 이기겠죠?”
“물론이지! 오늘도 김치팍이 골을 넣고 멍청한 프랑스 녀석들에게 제대로 된 축구가 무엇인지를 보여줄 거야!”
두 부자의 이야기에 주변에 있던 울브스의 팬들이 큰 목소리로 호응하며 프랑스와 PSG의 욕을 내뱉었다.
“프랑스사람들은 축구를 못하나요?”
“물론이지! 그런 멍청한 녀석들은 축구를 하면 안 돼!”
“그런데 테오 나두랑 엠마누엘은 프랑스인 아니에요?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
아들의 질문에 아버지가 웃으며 대답했다.
“아들! 두 선수는 프랑스인이 아니야.”
“네?”
“두 선수는 ‘어나더 김치 월드의 국민’이지. 라따뚜이나 먹는 멍청한 프랑스인이 아니라는 뜻이지.”
“와! 그렇구나!”
“하하하! 그렇지!”
활짝 웃는 아들을 보며 아버지도 크게 웃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울브스의 팬인 아버지와 아들 주변에 앉아 있던 울브스의 홈팬들이 큰 목소리로 ‘멍청한 라따뚜이!’을 같이 외치기 시작했다.
멍청한 라따뚜이! 멍청한 라따뚜이!
그러자 원정석에 있던 PSG의 팬들이 그들의 외침에 답장이라도 하듯이 큰 목소리로 소리를 내질렀다.
맛없는 김치! 맛없는 김치!
멋없는 한복! 멋없는 한복!
그렇게 치열한 팬들의 외침이 라커룸까지 들려왔다. 선수들의 표정은 평소와 다르게 비장했다.
그럴 것이 울브스의 첫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이 걸린 경기였기에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덕분에 최근에 모티베이션이 부족했던 백업 선수들도 절로 긴장감과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선수들에게 오늘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설명했다.
“1차전과 다르게 우리는 전반전부터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 플레이로 PSG를 흔들 거다.”
그의 말에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PSG는 1골을 넣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고 우리는 그 틈을 제대로 노릴 거다. 상대는 우리가 1차전처럼 완전히 수비적으로 나올 것이라 예상할 거다.”
그의 말처럼 울브스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이상에야 원정 다득점으로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좋아! 후회 없는 최고의 경기를 보여줘!”
“레츠고! 레츠고!”
“파리 생제르맹 녀석들에게 김치의 매운맛을 보여주자고!”
그렇게 짧은 라커룸 대화가 끝나고 선수들이 필드에 입장하기 위해서 라커룸을 나섰다.
복도에는 이미 상대 팀의 선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울브스의 선수들도 조용히 그들의 옆에 나란히 섰다.
긴장감이 가득한 침묵이 이어졌다.
주심이 부심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파악하고 선수들에게 필드에 입장하라는 말을 남겼다.
저벅저벅.
두 팀의 선수들이 필드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몰리뉴 스타디움을 가든 채운 관중들이 기대감이 가득한 환호성을 내지르며 그들의 입장을 반겼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50 (16권 분량) > 끝
ⓒ 엉심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