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49화 (149/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49 >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전반전과 다르게 울브스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오며 라인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PSG가 올린 수비진의 뒷공간을 노리기 위해서 움직였다.

반대로 파리 생제르맹은 전반전과 그리 다르지 않은 포메이션으로 후반전을 시작했다.

그들은 울브스가 제법 라인을 끌어올리며 그들의 뒷공간을 노골적으로 노렸음에도 전반전에 보여주었던 자신들의 축구를 후반전에도 계속 이어나갔다.

덕분에 역습을 제외한 모든 상황에서 경기가 느리게 흘러가던 전반전과 다르게 후반전은 두 팀의 경기 템포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꽤 치고받는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카를로 마테리 감독은 울브스의 측면 수비수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측면 수비수는 내 생각보다 탄탄하다.’

그는 제 생각과 다르게 상당히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울브스의 수비진을 보며 생각을 바꾸었다.

‘중앙에서 확실하게 찍어누른다.’

그는 울브스가 쉽게 공략할 수 없는 팀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로 했다. 동시에 그가 바삐 움직였다. 그의 시선은 벤치에 앉아 있는 백업 선수들에게 향했다.

“파울리뉴! 교체를 준비해!”

“알겠습니다.”

뛰어난 테크닉을 갖춘 2선 공격수인 파울리뉴를 부른 그가 오늘 경기에서 많은 활동량을 소화한 무라트 카잔키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무라트가 많이 지쳤다.’

최근에 꽤 많은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면서 후반전이 조금만 지나면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그는 미리 체력적인 부분에서 한계를 드러낼 무라트 카잔키를 빼주고 파울리뉴를 투입해서 울브스의 왼쪽 측면을 공략할 생각이었다.

-PSG가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내 듭니다.

-오늘 경기에서 많은 활동량을 보여준 무라트 카잔키가 빠지고 파울리뉴 선수가 PSG의 오른쪽 측면으로 들어갑니다.

-최근에 풀타임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한 무라트 카잔키를 일찍이 빼면서 경기의 템포를 유지하고 싶은 카를로 마테리 감독의 첫 번째 선택입니다.

-음! 오늘 경기에서 전통적인 윙어처럼 뛴 무라트 카잔키가 빠지고 중앙지향적인 돌파를 즐기는 파울리뉴가 투입되면서 PSG가 노골적으로 울브스의 중앙을 노릴 것 같습니다.

-파울리뉴가 이번 시즌에 음부사 뎀벨레와 자리를 스위칭해서 만든 기회도 꽤 많았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그런 기회를 노릴 겁니다.

PSG는 파울리뉴가 투입되면서 더 빠르게 경기의 템포를 끌어올렸다.

“어때? 우리 팀의 실력이! 오늘 경기에서 넌 절대로 그 이상한 세레머니를 할 수 없을 거야.”

박규태는 자신의 옆에 붙어서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웃고 있는 아딜 슬리버를 바라봤다.

“음……. 지금 후반전이 몇 분이나 남았지?”

“너 숫자도 못 봐? 30분이 남았잖아.”

“그 말을 돌려주고 싶네.”

“뭐?”

“너도 숫자를 못 보는 것 같아서 말이야. 아직 30분이나 남았는데…. 그 시간 동안에 내가 골을 못 넣을 것 같아?”

살벌한 박규태의 미소에 아딜 슬리버가 순간적으로 몸을 움찔하고 떨었다.

그는 이를 꽉 물고 고개를 돌려 공의 위치를 확인했다. 아직 공은 PSG가 소유하고 있었다.

“아까처럼 허무하게 역습을 허용하지 않을 거야. 음부사가 오늘 컨디션이 좋으니까. 분명히 한 골을 넣어주겠지.”

그의 말처럼 후반전 16분에 뜬금이 없는 골이 터졌다. 음부사 뎀벨레가 때린 30M 거리의 중거리 슛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면서 다시 2-1로 PSG가 앞서나가게 되었다.

-고오오오올! 어메이징한 골이 터졌습니다!

-음부사 뎀벨레! 그가 비등비등하던 경기를 다시 파리 생제르맹 쪽으로 돌려놓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진짜 애매한 거리였거든요? 그런데 조금의 틈이 보이기 무섭게 바로 때렸습니다!

-이게 리그앙에서 독주를 유지하고 있는 강팀인 PSG입니다! 정말로 강합니다! 그리고 그 어떤 팀보다 울브스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음부사 뎀벨레가 자신의 눈을 뒤집습니다!

-예전 프로레슬러였던 언더테이커의 세레머니를 오마주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었거든요?

두 번째 골이 먹히는 순간.

원정팬들이 탄식을 내뱉었다.

동시에 파리 생제르맹의 홈팬들은 다시 앞서나가기 무섭게 신나게 목소리를 높여서 소리를 질렀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우리는 김치가 싫어!”

“멍청한 울브스들! 김치만 먹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미안하지만 우리에게는 라따뚜이맨이 있다고!”

“으하하하! 음부사! 최고야!”

“너희만 전통 음식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우리 프랑스도 멋진 전통 음식이 많다고!”

“라따뚜이! 라따뚜이! 라따뚜이!”

“김치보다 맛있는 라따뚜이!”

워낙 울브스의 ‘김치 공격’에 속을 썩였던 PSG의 팬들이 내뱉는 광기가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울브스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자! 집중하자! 예상했잖아. 우리는 최대한 상대의 슈팅을 막으면 그만이야. 승부는 2차전에서, 우리의 홈에서 승부를 보는 거야. 아구스틴! 넋 놓는 사이먼 좀 뺨을 좀 때려! 곽! 그거 잔디야! 먹는 거 아니야!”

앤디 수아즈가 선수들을 잘 다독였다.

자신의 실수를 자책하며 잔디를 뜯어 먹던 곽진수는 물론이고 아쉬운 모습으로 패스를 허용하면서 넋을 놓았던 사이먼도 금방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라따뚜이! 라따뚜이! 라따뚜이!

라따뚜이! 라따뚜이! 라따뚜이!

파르크 데 프랭세에 울려 퍼지는 ‘라따뚜이’를 들으며 박규태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챔피언스리그 8강은 확실히 느낌이 다르네.’

일반적인 경기와 분위기가 달랐다.

확실히 2단계만 오르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라는 점이 심적으로 큰 부담감이 되어서 다가왔다.

물론, 박규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난 괜찮은데……. 저 녀석은 아닌 것 같네?’

그의 시선에는 잔뜩 힘이 들어간 PSG의 미켈 파레라 골키퍼가 눈에 들어왔다.

“하하하! 망할 김치맨! 어떠냐! 이게 프랑스의 전통 음식인 라따뚜이의 힘이다! 김치랑 비교할 수 없는 전통이 있는 프랑스 음식이라고!”

음부사 뎀벨레가 크게 웃으며 박규태와 김치를 비웃었다. 하지만 박규태는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PSG의 골키퍼를 바라볼 뿐이었다.

* * *

“플랜C가 되면……. 우리는 4-3-3으로 포메이션을 변경한다. 정확히는 루이스 페레즈가 조금 더 공격적으로 올라와서 중앙의 미드필더 싸움에 합류하는 거야.”

후반전이 시작하기 전.

아니, 정확히는 PSG와 경기가 있기 이틀 전부터 울브스는 다양한 플랜을 준비했다.

그리고 전반전이 끝나기 무섭게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준비한 플랜C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미드필더에서 수적 우위로 강한 압박을 시작하는 거야. 날개 공격수들도 모두 허리에서 점유율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하는 거지. 당연히 측면에서도 상대 윙어를 묶기 위한 강한 압박이 필요해.”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말에 앤디 수아즈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빠르고 거칠겠군요.”

“그래, 앤디의 말처럼 우리는 후반전에 거칠고 빠르게 상대의 중앙과 측면을 공략할 거다. 다만…… 후반전에 갑자기 템포를 끌어올리기가 힘들 거야. 분명히 그 틈을 놓치지 않고서 PSG가 골을 하나 더 넣을 수 있지.”

고개를 끄덕이는 선수들.

그들을 보며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계속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했다.

“원정에서 얻은 득점을 잘 활용해서 2차전에 확실한 승리를 가져올 생각이다. 골을 내준 만큼 2차전에 우리가 골을 더 넣으면 이길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말처럼 후반전이 흘러가고 있었다. 천천히 템포를 끌어올리기 시작한 울브스는 어쩔 수 없이 틈이 생겼다.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기회로 만든 음부사 뎀벨레의 슈팅에 실점을 허용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축구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울브스가 더 공격적으로 나옵니다!

-순간적으로 수비를 할 때는 4-5-1처럼 움직이고, 공격하는 순간에는 4-2-4처럼 포메이션이 바뀝니다.

-선수들이 상당히 유동적으로 움직입니다. 덕분에 경기의 템포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PSG의 선수들이 중원에서 공을 잡자 순간적으로 울브스의 선수들이 중원에 다섯이나 몰렸다.

‘뭐…… 뭐야?’

PSG의 미드필더인 루카스 토렌티노는 순간적으로 자신을 압박하는 두 선수를 보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그는 패스하기 위해서 두 사람이 오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그쪽에도 패스 경로를 차단한 선수가 존재했다. 순간적으로 중원에 선수들의 숫자가 늘어나자 PSG의 패스가 뚝 하고 끊기고 말았다.

그리고 중간에 공을 빼앗은 순간부터 울브스의 매서운 역습이 시작되었다.

-울브스의 역습!

-루카스 토렌티노의 주변을 순식간에 세 명의 선수가 압박하면서 공을 빼앗았습니다!

-공을 빼앗은 가스통 렌도가 반대편에 있던 엠마누엘에게 길게 연결합니다!

-패스가 빠릅니다! 울브스의 선수들이 PSG의 수비진을 항해 달려들고 있습니다!

공을 잡은 엠마누엘은 거침없이 PSG의 왼쪽 측면을 돌파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반전 동안에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그는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고 싶어 했다.

PSG의 왼쪽 측면 수비수인 뤼카 프란치스코가 급히 몸을 밀어 넣으며 엠마누엘의 돌파를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엠마누엘은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가볍게 뤼카 프란치스코의 태클을 피해냈다.

그리고 거침이 없이 파고들었다. 그의 앞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빠릅니다! 엠마누엘! 엠마누엘!

-중앙으로 파고듭니다! 중앙에 있는 PSG의 선수들이 급히 엠마누엘의 앞을 막습니다!

측면이 훤하니 뚫리기 무섭게 중앙으로 파고들기 시작한 엠마누엘을 막기 위해서 PSG의 수비진이 움직였다.

하지만 엠마누엘은 더 깊게 파고들 생각이 없었다. 그의 시선은 중앙으로 파고든 박규태에게 향했다.

‘팍!’

그는 강하게 발을 휘둘렀다.

뻐엉!

꽤 길게 공이 중앙으로 연결이 되었다. 조금 패스를 강하게 찬 것이 문제였을까.

박규태의 발에 맞고 공이 높게 떠올랐다.

-아! 트래핑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패스가 너무 강했어요!

박규태는 공이 가슴 높이로 떠오르기 무섭게 슈팅을 생각하지 않고 가슴으로 공을 밀고 더 깊게 파고들었다.

덕분에 PSG의 수비수인 아딜 슬리버에게 여유가 조금 생겼다. 그는 급히 몸을 틀어 박규태의 슈팅을 막을 생각이었다.

‘할 수 있어! 슈팅할 각도를 주지 않으면 그만이야! 뻐킹 크레이지 김치팍을 충분히 막을 수 있어!’

하지만 박규태는 아딜 슬리버의 생각과 다르게 길게 돌파하지 않았다. 그가 예상한 타이밍보다 반 박자 빠른 타이밍에 슈팅을 가져갔다.

공이 살짝 필드에 떠오른 순간.

왼발 발리슛이 터졌다.

‘막아야 해!’

PSG의 골키퍼인 미켈 파레라가 몸을 날렸다. 하지만 막을 수 없었다. 평소보다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인지는 몰랐지만, 그가 손을 뻗었음에도 공은 이미 골망을 흔들고 있었다.

뻐어엉!

철썩!

-고오오오오오올!

-박규태의 동점골! 울브스가 다시 2-2 동점을 만드는 환상적인 역습을 성공시켰습니다!

-박규태의 시즌 60호 골은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터졌습니다! 그것도 팀에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요!

-대단합니다! 어나더팍! 김치팍! 오늘 그가 울브스를 살리는 환상적인 발리슛을 성공시켰습니다!

환상적인 발리슛이었다. 하지만 더 환상적인 것은 박규태의 세레머니였다.

그는 골을 넣기 무섭게 원정팬들이 있는 관중석을 향해서 달렸다. 그리고 ‘라따뚜이’를 외치며 자신과 김치를 조롱했던 PSG의 홈팬들에게 한국의 매서운 맛을 보여주었다.

“김-치이이이이이!”

그가 ‘김-치이!’를 외치기 무섭게 원정 팬들이 그의 세레머니에 화답을 보내주었다.

‘라따뚜이’보다 맛있는 김-치이이이이!

이거야! 이거라고! 역시 팍이야!

커모오오오온! 주-모타임!

그리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전에 PSG의 선수들이 다 들이라는 식으로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주-모우우우우우!”

그의 목소리를 듣고 음부사 뎀벨레와 PSG의 선수들이 얼굴을 와락 구기며 박규태를 노려봤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49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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