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06화 (106/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06 >

[울브스가 속한 D조는 죽음의 조!]

[충격에 빠진 울브스의 팬들!]

[울브스의 가시밭길! 과연 그들은 이번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을 뚫을 수 있을까?]

[박규태, ‘어떤 팀을 상대로든 자신은 있다. 울브스를 제외한 여러 팀에게 김치맛 스트라이커의 위력을 보여주겠다.’]

-엌ㅋㅋㅋㅋ D조 구성 무엇?

-와……. 진짜 D조는 울겠다. 울브스는 물론이고 레알 마드리드나 AS 모나코랑 모스크바가 다 울겠어.

-레알 마드리드는 빼지. 파비오 실바가 있는 S급팀을 상대로 울브스나 AS 모나코 같은 A급 팀이 이길 것 같음?

-그래서 파비오 실바 시즌 초반 성적이?

-S급? A급? ㅋㅋㅋㅋㅋ 진심 개웃긴 논리네 ㅋㅋㅋ 팀에 등급을 매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ㅋㅋㅋㅋㅋ S급 레알 마드리드가 무관따리죠. 앙 무관띠.

-EPL의 황태자인 김치 울브스를 만나면 그냥 대갈빡이 터질 레알 마드리드 주제에 너무 나댄다?

-김치 냄새 풀풀 풍기는 늑대들은 파비오 실바가 뚝배기를 때려 부숴야 함.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이 끝나기 무섭게 언론은 지옥의 조라고 평가받는 D조를 집중 조명했다.

특히나 ‘박규태 vs 파비오 실바’라는 라이벌리를 활용한 언론이 많았기에 SNS는 물론이고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벌써 박규태와 파비오 실바 중에서 누가 더 뛰어난 선수냐는 주제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응, 파비오 실바가 최고임. 레알 마드리드에서 지난 시즌에 32골 17도움을 기록했는데 대단한 거지.

-솔직히 요즘 EPL보다 라리가가 더 뛰어나지. 거기다 박규태는 국뽕이랑 김치로 여론몰이해서 월드클래스가 된 선수잖아.

-솔직히 파비오 실바랑 비비려면 파블로 로탱은 돼야지……. 그래야 상대해볼 만하지. ㅇㅈ?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은 박규태를 국뽕과 김치를 이용해서 언론이 만든 월드클래스 선수라며 욕했고.

-ㅋㅋㅋㅋㅋ 32골 17도움? 박규태는 지난 시즌에 67골 17도움을 기록했는데? 아니 ㅋㅋㅋㅋ 30골 차이가 나요 ㅋㅋㅋ

-ㅋㅋㅋㅋㅋ 느그들만의 월클ㅋㅋㅋㅋ 느그들이 인정하는 맨체스터 시티의 에이스인 파블로 로탱도 ‘이번 발롱도르는 규태팍이 받아야 한다.’라는 인터뷰를 했는데?

-솔직히 파비오 실바가 문제인가? 박규태랑 비비려면 바르셀로나의 미구엘 모레노랑 맨체스터 시티의 파블로 로탱이랑 비벼야지. 파비오 실바? 날강두랑 같은 곳 출신인 촌놈인데 왜 어나더 국뽕 스트라이커인 박규태 선생님이랑 비교함?

-미구엘 모레노도 스텟으로는 박규태 깎아내리질 않았는데…… ㅋㅋㅋㅋㅋ 멍청한 파비오 빠순이들은 왜 스텟으로 박규태랑 파비오 실바랑 비교하냐? ㅋㅋㅋㅋ

반대로 울브스의 팬들은 다른 선수와 차이가 큰 박규태의 지난 시즌 성적을 이용해서 파비오 실바를 깎아내렸다.

그렇게 언론이 신나게 떠들고 있는 상황에서 박규태는 8월 30일에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월드컵 최종예선 A조의 첫 번째 경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대는 베트남과 이라크였다.

특히 이라크와 경기는 그들의 홈에서 치러지기에 많은 언론이 그들의 ‘침대 축구’를 경계했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갔을 때 이라크는 그들이 원하는 ‘침대 축구’를 할 수 없었다.

-고오오오오올!

-박규태! PK를 성공시키면서 대한민국이 4 대 0으로 앞서나갑니다! 완벽하게 승기를 가져오는 우리의 태극전사들입니다!

-이거죠! 중동의 침대 축구를 막을 방법은 당연히 선제골을 넣어버리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박규태 선수가 보여준 움직임은 대단했습니다. 1골 2도움으로 오늘 경기 MoM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국가대표 은퇴를 번복했던 손형민 선수를 원톱으로 내세운 대한민국은 오른쪽 측면에 박규태 선수를 배치했습니다.

-뱅상 엘라즈 감독이 다시금 와이드 타겟맨 전술을 잘 활용했습니다! 오늘 박규태 선수가 보여준 플레이는 울브스에서 움직였던 전술과 전혀 다르지만…… 정말 대단했습니다.

4 대 0으로 이라크를 잡아낸 대한민국.

박규태는 오랜만에 오른쪽 윙 포워드로 뛰면서 대한민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덕분에 4-2-3-1 포메이션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 있던 이강민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동시에 마땅한 포워드 자원이 없음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진짜…… 박규태가 최전방으로 올라가면 이강민의 움직임이 경직되고, 그렇다고 박규태를 측면으로 빼자니…… 원톱에 놓을 공격수가 없어서 국가대표 은퇴했던 손형민을 다시 부를 수밖에 없네…… 와 진짜 너무 극혐인데?

-중요한 건 원톱을 찾거나. 이강민의 부담을 덜어줄 윙어나 미드필더 자원을 찾아야 함.

-그런 선수가 있었으면 진즉 대표팀으로 불렀겠지.

-한기환을 공미나 윙어로 올리면 안 됨?

-축알못새끼냐? 한기환이 중앙에서 빠지니까 중원에서 볼배급이 안 돼서 그냥 뻥축구로 변한 거?

축구팬들은 조금은 아쉬운 대한민국의 스쿼드를 보며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다.

그리고 찾아온 베트남과 경기.

예전에 대한민국의 명장인 박항수 감독이 이끌었던 베트남은 현재 일본의 감독이 이끌고 있었다.

박항수 감독이 은퇴한 뒤에 베트남은 끝없는 추락을 하며 전성기였던 2020년대 초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월드컵 본선 출전팀이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조별예선에 모습을 드러낼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었다.

-고오오오올!

-박규태! 이번 경기에서는 원톱으로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5 대 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뱅상 엘라즈 감독의 고민이 드러난 경기 같았습니다. 이번에는 박규태 선수가 원톱으로 이강민 선수가 측면으로 이동했고, 중앙에 손형민 선수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들어갔습니다.

뱅상 엘라즈 감독의 고민은 깊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었지만, 손형민의 자리를 대체할 선수가 없었다.

“미스테리하군. 서른여섯을 먹은 선수를 대체할 선수가 없을 수 있다니! 팍이 이 나라 출신인 게 이상할 정도야.”

뱅상 엘라즈 감독이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 * *

국가대표 경기를 마치고 다시 울브스로 복귀한 박규태는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상대는 레스터 시티.

지난 시즌에 리그 15위를 기록하며 아슬하게 강등권에 떨어지지 않았던 그들은 이번 시즌에 꽤 많은 돈을 투자해서 잠재력이 충분한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다.

많은 돈을 들여 사이먼을 영입한 울브스와 다르게 그들은 뛰어난 A급 선수를 영입하는 것보다 잠재력이 넘치는 B급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미래까지 챙겼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리그 4경기에서 2승 1무 1패로 리그 7위까지 올라서며 시즌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유망주들의 번뜩이는 모습도 진정한 강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타다다닷!

박규태가 뛰었다.

레스터 시티의 주장이자 중앙 수비수인 찰라르 츄이즈.

그는 박규태가 레스터 시티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갑작스러운 방향전환으로 제친 것을 확인하고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촤아아악!

그의 거친 태클에도 박규태는 쓰러지지 않았다.

박규태는 상당히 얄밉게 드리블을 하며 레스터 시티의 중앙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의 앞에 있던 두 번째 수비수는 그가 패스하는 듯한 동작을 가져가자 살짝 몸의 중심을 잃었다.

덕분에 박규태는 여유롭게 페널티 에어리어로 진입할 수 있었다. 어떻게든 자신을 막으려는 상대의 몸싸움에도 박규태는 우직하고 파고들었다.

그리고 과감한 슈팅을 가져갔다.

뻐엉!

공은 여지없이 골망을 흔들었다.

박규태는 레스터 시티의 수비진이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고, 레스터 시티의 골키퍼는 멍하니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고오오오오올!

-박규태! 리그 5호 골! 그리고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근소하게 앞서나가던 리드를 확실하게 가져옵니다!

-이걸로 점수는 4 대 2로 울브스가 후반전에 완벽하게 승기를 자신들 쪽으로 가져왔습니다!

“주-모우우우우우!”

주-모우우우우우우!

몰리뉴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홈팬들이 박규태의 세레머니를 따라 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울브스가 대한민국의 국가대표팀이라도 되는 것처럼 몰리뉴 스타디움의 관중석에는 태극기가 꽤 많이 보였다.

“진짜…… 못하는 게 뭐야?”

“팍! 넌 미쳤어! 넌 정말 괴물이야!”

“김치 몬스터! 널 믿고 있었어!”

울브스의 선수들도 최근에 꾸준한 폼을 보여주고 있는 박규태를 보며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경기당 1골씩 넣는 그의 퍼포먼스에 그저 감탄을 내뱉을 뿐이었다.

-경기 끝났습니다!

-울브스가 리그 5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리그 선두로 올라섰습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4승 1무로 울브스를 바짝 따라붙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울브스가 이런 기세를 시즌 후반까지 잘 끌고 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레스터 시티를 4 대 2로 잡아낸 울브스.

프리시즌부터 지금까지 살짝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던 울브스가 리그에서 5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렸다.

덕분에 많은 울브스의 팬들은 레스터 시티전의 다음 경기인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첫 경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울브스의 역사에 남을 챔피언스리그 첫 상대는 라리가의 공룡이자 에이스 파비오 실바가 있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 * *

[울브스 vs 레알 마드리드! 드디어 박규태와 파비오 실바의 대결을 TV로 볼 수 있다!]

[김치팍 vs 파비오! 발롱도르 후보의 에이스 대결!]

[리그에서 16위 2경기 1무 1패로 부진한 레알 마드리드와 리그 5연승으로 질주하고 있는 울브스의 대결!]

[젊은 선수들의 패기 vs 경험이 넘치는 베테랑의 대결!]

[니콜라스 브라보, ‘파비오 실바는 좋은 선수다. 그는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로이슨 레미 감독 체재의 레알 마드리드가 불안하다? 감독과 파비오 실바의 불화!]

[파비오 실바, ‘규태팍? 솔직히 크게 신경 쓰지 않아. 내가 더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할 자신 있다.’]

[파비오 실바, ‘그는 그저 김치와 언론으로 만들어진 스타플레이어다. 절대로 내 상대가 아니다.’]

스페인에 도착한 울브스의 선수들.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는 버스에 올라타자 테오 나두가 호들갑을 떨었다.

“팍! 들었어?”

“뭐가?”

박규태는 그의 호들갑을 보며 눈을 살짝 찌푸렸다. 솔직히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알고 있었다.

“파비오 실바가 너를 깎아내렸어! 너 완전 축알못이래! 그냥 ‘김치에 미쳐버린 또라이’라고 하던데?”

“기사에 그런 욕은 없었는데?”

“…….”

“저번에 청국장을 먹였다고 삐진 거야?”

움찔하고 몸을 떠는 것을 보니 테오 나두가 저번에 청국장을 억지로 먹여서 살짝 삐진 것 같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박규태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괜찮겠어?”

“뭐가? 난 문제 없어.”

그가 뭘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의 손에 걸친 스마트폰의 기사만 봐도 지금 울브스의 팬들이 박규태의 인터뷰에 살짝 거부감을 느끼고 있을 테니까.

[박규태, ‘파비오 실바? 대단한 선수다. 나는 따라갈 수 없는 엄청난 선수! 그에게 사인을 받고 싶다.’]

[박규태, ‘레알 마드리드? 좋은 팀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레알 마드리드를 무시할 수 있을까?’]

[박규태, ‘마드리드는 좋은 도시다. 나중에 여행을 간다면 마드리드 관광도 생각해 보겠다.’]

[박규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골을 넣고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과 파비오 실바에게 김치를 좋아하는지 묻고 싶다.’]

기자들의 질문에 박규태는 신나게 파비오 실바와 레알 마드리드를 칭찬하며 띄어주었다.

거기다 마지막에 기자들에게 셀카와 사인을 해주며 좋은 인상까지 남겨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황색언론이고 ‘박규태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같은 이상한 기사가 올라갈 것이 분명했다.

“팍……. 너무 레알 마드리드를 의식한 게 아닐까?”

테오 나두와 울브스 팬들의 걱정은 당연했다.

박규태는 그저 씩 웃었다.

옛날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아니야. 이게 최선이야.”

“그래? 그것보다 괜찮겠어? 몇몇 성급한 팬들은 지금 널 욕하고 있어. 배신자라고……. 김치를 버리고 스시를 먹을 거라는 팬들도 있어. 이번 인터뷰는 조금 선을 넘은 것 같아.”

음, 그건 좀 문제가 된다.

하지만 박규태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마. 깽값이야.”

“뭐? 깽값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야?”

“아니, 상대가 나보고 김치와 언론으로 만들어진 스타플레이어라며? 그래서 진짜 뻐킹 김치맨을 보여줄 생각이야.”

박규태의 말에 테오 나두가 ‘네가 그러면 그렇지.’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박규태는 그런 테오 나두에게 신경을 껐다.

그리고 조용히 버스 창밖을 보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음……. ‘두 유 라이크 김치’가 스페인어로 뭐지?”

< 국뽕 박규태 선생 #106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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