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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생존-170화 (170/200)

170화.  < 승부수를 던지다 (1) >

“도와주세요! 제발!”

고양이는 이내 귀기(鬼氣)가 물씬 풍기는 여성으로 변해 재윤 앞에 엎드렸다.

며칠 전 호수에서 봤던 그 얼굴이었다.

다행히 지금은 머리뿐 아니라 몸체도 붙어 있어 말끔한 상태였다.

“너는 뭐지?”

“소소라고 해요.”

“소소?”

“저의 이름이에요.”

“이름 말고 정체가 뭐냐는 거다. 귀신이냐?”

“그건 저도 잘……. 다만 주인님께서는 저를 환괴의 일종이라고 말씀하셨어요.”

환괴(幻怪).

그러고 보니 며칠 전 들어본 이름.

‘환괴는 또 뭘까?’

요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환괴는 여기 와서 처음 들어봤다.

어쨌든 소소는 그녀 스스로가 어떤 존재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보다 대체 무슨 일인데 내게 도움을 청하는 거지?”

“지금 주인님이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내가 가서 도움이 될까?”

“저를 아무렇지도 않게 패배시킨 당신이라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무엇보다 주인님께 문제가 생기면 당신 또한 무사하지 못해요. 환족왕(幻族王)은 포악한 포식자라 모든 걸 먹어치운답니다.”

“환족왕은 또 뭔데?”

“지금 주인님과 싸우고 있는 괴물이에요.”

대략적인 상황은 소소가 주인이라 부르는 그 백발의 여성과 환족왕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전투를 벌였는데, 현재 둘은 양패구상과 같은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제압한 상태로 꼼짝하지 못하는 상태.

그로인해 이제 백발 여성의 부하들과 환족왕의 부하들이 각각의 주인을 지키기 위해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지금 이쪽이 밀린다는 것. 그래서 소소가 염치를 무릅쓰고 재윤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일단 가보자.”

들어보니 이건 못 들은 척 외면할 문제가 아니었다.

백발 여성이 패배하게 되면 환족왕에게 재윤도 죽임을 당할 판이었으니까.

즉, 재윤도 살기 위해서는 환족왕의 부하들과 싸워 그것들을 물리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저쪽이에요. 결계로 둘러싸여 여기서는 전장의 상황을 볼 수 없어요.”

“어쩐지 조용해졌다 했더니 결계 때문이었나.”

호수가 있던 부근에 신비로운 칠색의 구름이 모여 있었다.

무척이나 신기한 광경이었지만 겉보기만 그럴 뿐 칠색 구름은 결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부분일 뿐이었다.

재윤은 플루토를 손에 쥐고는 결계 안으로 진입했다.

그러자 결계로 인해 가려졌던 전투 상황이 시야에 들어왔다.

‘저건?’

본래보다 십여 배는 거대하게 변한 백발 여성이 웬 괴물의 가슴을 도(刀)로 찌르고 있었고, 그 괴물은 붉은 화염과 같은 촉수들을 뻗어 여성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다행히 여성의 몸에는 빙백(水白)의 한기가 보호막처럼 둘러싸여 촉수 괴물의 화염 공격에 버티고 있었지만, 딱딱하게 굳어지다 못해 고통에 살짝 일그러진 그녀의 표정은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려주었다.

‘저 괴물이 바로 환족왕?’

괴물이 뿜어내는 기세는 백발의 여성 못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재윤은 멀리서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전신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정말 이놈의 세계는 끝이 없구나.’

혈마 사부가 최강인 줄 알았는데, 그 못지 않은 존재인 백발의 여성이 이곳에 존재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환족왕이라는 괴물 또한 혈마 못지 않은 무서운 기세를 뿜어냈다.

‘물론 사부님이 천마가 되면 지금보다 몇 배는 더 강해진다.’

즉, 혈마보다 천마가 몇 배나 강하다.

혈마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사실일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천마야말로 진정한 최강자일 수도 있겠지만, 천마가 나타나면 최악의 재앙이 도래하는 터라 그것은 악몽과도 같은 일이었다.

어쨌든 지금은 누가 최강자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백발의 여성과 환족왕!

이들이 서로를 제압한 상태로 굳어져 각각이 가진 기운으로 버티고 있는 터라, 여기서 어느 한쪽이라도 외부의 충격이 가해지게 되면 균형이 무너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 균형을 무너뜨리기 위해, 엄밀히 말하면 각자의 주인들을 지키기 위해 양쪽의 세력이 전투를 벌이는 중이었다.

“주인님을 보호하라!”

“적들을 섬멸하라!”

환족왕의 부하들은 갖가지 기괴한 형체를 가진 괴물들이었다.

공통점이 있다면 대부분 촉수를 가지고 있다는 것.

각각의 촉수는 그 형태가 마음대로 변했다.

인간의 손처럼 변해 무기를 쥐고 휘두르기도 했고, 상어의 입처럼 변해 날카로운 이빨로 마구 물어뜯기도 했다.

그것들에 힘겹게 맞서는 백발 여성의 부하들은 재윤의 옆에 있는 소소처럼 인간형 괴물이었다.

모두 백발 여성처럼 도를 휘두르고 있었는데, 그 동작들이 재윤의 눈에 익었다.

‘저건 환마혈도문의 무사들이 펼치는 도법같은데?’

어째서 환마혈도문의 무사들이 펼치는 무공과 백발 여성의 부하 환괴들이 펼치는 무공이 비슷한지 의문이 들었지만, 재윤은 일단 환족왕의 부하 괴물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아군이 위태할 정도로 밀리고 있었으니까.

촤악! 촥!

플루토의 검신이 번쩍일 때마다 환족왕의 부하 괴물들이 연기로 변해 흩어졌다.

[293코인을 얻었습니다.]

[1,322코인을 얻었습니다.]

[하급 환력 회복약 1병을 얻었습니다.]

[1,090코인을 얻었습니다.]

[하급 환족에 대한 E급 지식을 얻었습니다.]

[환력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합니다.]

‘오! 코인과 아이템들이?’

코인은 물론이고 드롭템, 심지어 지식까지!

‘환력 회복약이라는 것도 있네.’

살펴보니 환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 재윤에게는 쓸모가 없는 아이템이었다.

그는 환력이라는 것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식 덕분에 저 흉물스럽게 생긴 괴물들이 환족이라는 괴물임을 알게 되었다.

* 하급 환족

-획득 지식 등급 : E

-하급 환족에 대한 피해 5% 증가

-환력에 대한 이해도 5 증가

지식 효과로 환력에 대한 이해도라는 것도 증가했다는데, 그게 뭔지 아직은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경험치를 얻을 괴물들이 필요했는데 잘됐네.’

물론 경험치는 나중에 흑요정의 탑 수련의 던전에서 따로 챙겨야겠지만, 지금 최대한 많이 죽여 놓아야 그때 가서 경험치를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 쓸어버리자.’

재윤은 거침없이 전장을 누비며 환족들을 해치웠다.

환족들이 재윤에게 떼로 몰려왔지만 오히려 그것은 재윤을 도와주는 격이었다.

혈광파(Lv2)의 파동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환족들을 가격했다.

그의 몸이 플루토와 하나가 되어 바람처럼 움직일 때마다 환족들이 먼지가 되어 부서졌다.

[하급 환족에 대한 지식이 E급에서 D급으로 상승합니다.]

[환력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합니다.]

다시 또 환력에 대한 이해도가 증가했다.

순간 재윤은 몸에서 알 수 없는 힘이 솟구치는 걸 느꼈다.

그것은 생소한 것 같지만 이미 익숙한 기운이었다.

‘이건 혹시?’

그런데 그에 대해 깊은 생각을 여유가 없었다.

갑자기 거대한 지네 형상의 환족 하나가 번쩍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대는 인간인 듯한데 어찌 감히 환계의 전투에 끼어드는 것인가?”

그 지네의 머리 부분에서 튀어나온 수십 개의 촉수들.

그 중 하나가 인간의 얼굴로 변해 재윤에게 말을 걸었다.

동시에 다른 촉수들은 온갖 흉악한 괴물들의 입으로 변해 재윤을 포위했다.

‘보통 놈이 아니다.’

환족왕의 부하들 중에서 가히 장수급에 속하는 존재가 나타난 것일까?

그것을 본 소소가 몸을 떨었다.

“조심해요! 상급 환족이에요. 저들까지 나타나다니! 큰일이군요.”

마족들 중에도 하급 마족과 상급 마족이 있듯이 환족들도 그런 모양이었다.

“쿠쿠쿠쿠쿠!”

“키키킥!”

재윤의 앞에서 흉악한 기세를 뿜어내는 지네 형상의 상급 환족 외에도 그 비슷한 류의 환족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데라프 못지 않은 놈들인데.’

상급 환족들은 거대 뱀 형상의 마족 데라프보다 더 강하면 강했지 못하지 않았다.

재윤이 숨겨진 힘을 모두 드러낸다면 모를까, 현재 Lv87 상태로는 그 중 하나도 상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감히 하찮은 인간 따위가 환계의 전투에 끼어들었으니 그 죄과를 죽음으로 갚아라!”

지네 형상의 상급 환족이 촉수들을 날려 공격했다.

말이 촉수지 수십 마리의 강력한 괴물들이 합공을 해오는 것과 같았다.

놀라운 일은 검강으로 촉수들을 가격해도 그것들이 부서지지 않는다는 것.

그저 약간의 충격을 입은 채로 뒤로 물러나기만 할뿐 금세 멀쩡해졌다.

‘지금 상태라면 이길 방법이 없다.’

재윤은 숨겨진 힘을 드러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지금 나타난 상급 환족들만 무려 7마리.

그 사이 나머지 6마리는 환괴들을 마구 물어죽이며 백발 여성을 향해 몰려갔다.

급기야 그 중 거대 뱀 형상의 상급 환족 하나가 백발 여성의 다리를 물었다.

수십 개의 촉수를 가진 다른 상급 환족도 촉수들을 길게 늘려 백발 여성의 몸을 마구 공격했다.

"으윽!"

결국 백발 여성의 입에서도 신음이 터져나왔다.

그녀는 고통스러운 듯 인상을 일그러뜨렸다.

“크크크크!”

그 순간 환족왕의 입에서 득의만만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는 자신의 부하들이 가세한 덕분에 승리를 확신한 듯했다.

아직은 백발 여성의 몸에 둘러진 빙백의 보호막이 깨지지 않고 있지만, 이대로라면 시간 문제였다.

그러나 재윤은 거대 지네 상급 환족에게 계속 밀리고 있는 터라 그녀를 도와줄 수가 없었다.

‘여기서 힘을 드러내면 더 이상 운명 몰래 강해지는 게 불가능해진다.’

90레벨의 힘을 드러내면 상급 환족들을 어떻게든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운명이 재윤의 힘을 경계하게 되면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

최악의 경우 재윤과의 동맹을 파기하고 희망 성을 공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푸화악!

그 사이 거대 지네 상급 환족의 촉수 하나가 재윤의 복부를 뚫고 들어왔다.

‘으윽!’

복부가 꿰뚫리는 고통이 문제가 아니었다.

연이어 다른 촉수 하나가 재윤의 어깨를 물어뜯었다.

또 다른 촉수는 재윤의 팔을 휘감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가소로운 놈! 이제 끝이다!”

거대 지네 상급 환족이 입을 쩍 벌리며 달려들었다.

‘젠장!’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분신을 소환해 맞서지 않으면 꼼짝없이 죽고 말 테니까.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그의 몸에서 이상한 힘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까 잠깐 느꼈던 그 생소하면서도 익숙한 그 힘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건?’

재윤은 그 힘이 뭔지 알고 있었다.

초월적 존재들이 환영으로 나타났을 때 맞설 수 있는 전쟁신의 강림(Lv11).

그런데 지금 바로 그 힘이 몸에서 솟구치고 있었다.

‘설마 지금 그게 가능하다는 건가?’

환족은 환영이 아니라 실체인데?

전쟁신의 강림은 오직 환영만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망설일 때가 아니었다.

전쟁신의 강림(Lv11)은 운명도 이미 알고 있는 재윤의 능력.

만약 이것을 통해 환족들을 물리칠 수 있다면 굳이 숨겨진 힘을 드러내지 않아도 될 테니까.

스스스.

일순간 재윤의 몸을 물어뜯던 상급 환족의 촉수들이 그대로 먼지처럼 부서졌다.

동시에 재윤의 몸이 점점 거대해지기 시작했다.

짙푸른 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재윤의 신장은 거대화된 백발 여성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보였다.

“어찌 인간 놈이 환(幻)의 힘을!”

“믿을 수 없다.”

상급 환족들이 경악해하는 눈빛으로 재윤을 노려봤다.

그들은 거대 지네 상급 환족이 재윤의 검에 의해 수십 동강이 나 흩어지는 걸 보고는 움찔 놀랐다.

그러나 이 순간 가장 놀란 건 재윤이었다.

전쟁신의 환영으로 변하자마자 그는 즉각 자신의 앞에 있는 거대 지네 상급 환족을 공격했는데, 놈은 갑자기 변한 재윤의 모습에 놀라 제대로 저항 한 번 못해보고 순식간에 당하고 말았다.

그러자 곧바로 들리는 알림.

[180,000코인을 얻었습니다.]

대량의 코인 획득!

이것도 고무적인 일이지만, 전쟁신의 강림이 환족들에게 통한다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놀랄만한 일이었다.

‘그럼 이 상태로 저 환족왕이라는 놈도 공격할 수 있다는 뜻?’

망설일 이유가 없으리라.

거대 지네 상급 환족을 토막낸 재윤은 그대로 환족왕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자 백발 여성을 공격하고 있던 상급 환족들이 일제히 그녀로부터 떨어져나와 재윤의 앞을 가로막았다.

휘이잉!

재윤의 거검이 수평을 갈랐다.

콰아앙!

순간 전신을 푸른 갑각(甲鼓)으로 두른 거대 상급 환족이 팔을 들어 재윤의 거검을 막아냈다.

동시에 입을 쩍 벌려 붉은빛의 침을 뱉어냈다.

쏴아아아!

침이 창의 형태로 변해 날아왔다.

재윤이 재빨리 거검으로 그것을 쳐내자 창이 두 개로 분리되더니 각각이 또 다른 창으로 변해 날아들었다.

카앙! 카아앙!

그 창들을 쳐내자 이번에는 4개의 창이 덤벼들었다.

‘쳐내서는 안 된다.’

재윤은 창을 피해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그 사이 그를 포위한 다른 상급 환족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우드득!

거대 뱀 상급 환족이 그의 한쪽 팔을 휘감아 힘을 줘 뼈를 으스러뜨렸다.

환영 상태지만 그 고통이 그대로 느껴져 재윤이 인상을 구겼다.

연이어 촉수들이 무더기로 날아와 재윤의 몸을 휘감았다.

“이 정도로는 날 막지 못한다.”

그 순간 재윤의 몸이 폭풍처럼 회전했다.

그의 몸을 휘감은 뱀의 몸체가 잘려나가고 촉수들은 모두 먼지가 되어 흩어졌다.

날카로운 공세 앞에 상급 환족들이 움찔 놀라며 일제히 뒤로 물러났지만, 그들은 이내 다시 집요하게 재윤을 포위하며 공격을 해왔다.

‘젠장! 역시 쉽지 않네.’

전쟁신의 강림이라고 무적은 아니었다.

상급 환족과 1대1로 싸운다면 해볼만 했지만, 6대 1은 역부족이었다.

상급 환족 하나를 궁지로 몰아넣으면 다른 상급 환족이 나타나 공격을 해왔다.

그 사이 부상을 입은 녀석은 완전히 회복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재윤이 불리했다.

어느 순간부터 재윤은 방어만 하기에도 급급했다.

‘이대로는 안돼.’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방법은 단 하나!

일순 재윤은 폭풍처럼 회전을 하며 주변을 포위한 상급 환족들을 공격했다.

그러자 상급 환족들은 뒤로 슬쩍 물러나 피했다.

그때를 노려 재윤은 전력을 다해 거검을 전방으로 쏘아보냈다.

쒸이이익!

강렬한 광채에 휩싸인 거검이 공간을 뚫고 환족왕을 향해 날아갔다.

거검은 환족왕의 한쪽 눈을 노리고 있었다.

환족왕이 움찔 놀랐고 상급 환족들 또한 기겁했다.

그들은 재빨리 따라붙어 거검을 쳐내려했지만 이미 거검은 환족왕의 눈 앞에 도달해 있었다.

화아아아아악!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갑자기 엄청난 빛의 폭풍이 사방을 뒤덮었고 재윤은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 * *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여기는?’

재윤이 깨어나보니 웬 침상 위에 누워 있었다.

신비한 빛으로 둘러싸인 침상.

여기는 어딜까?

“이제 깨어났구나.”

신비한 백색 머리카락 사이로 선명하게 번쩍이는 푸른 홍채.

그 눈빛은 고요하지만 가히 미증유의 기세를 품고 있었다.

“당신은?”

다름 아닌 백발의 그 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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