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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생존-117화 (117/200)

117화.  < 귀룡의 주인 (2) >

드로시아는 더욱 과감하게 몸을 밀착해왔다.

마치 뱀처럼 다리로 재윤의 몸을 휘감았다.

몸이 붕 뜬다 싶은 순간 재윤은 그녀와 함께 침대에 누워 있었다.

“저항하지 마라, 인간. 너는 내게서 벗어날 수 없단다.”

그녀는 입술을 떼고는 재윤의 귀에 속삭이듯 말했다.

귀를 통해 감미로운 숨결이 느껴지자 재윤은 더욱 참기 힘들었다.

그러나 그의 본능은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의지가 무너지는 순간 끝장이라고 말이다.

‘정신을 잃어서는 안 돼.’

재윤은 무너지려는 정신 줄을 가까스로 붙잡고 버텼다.

그러자 드로시아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인간치고는 제법 대단한 의지를 가지고 있구나. 하긴 공연히 데사오 님이 나를 보내신 게 아니겠지. 인간, 너 때문에 지금 데사오 님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시단다.”

데사오라면?

재윤은 비로소 드로시아의 정체가 뭔지 짐작이 갔다.

마왕 데사오를 섬기는 마족일 것이다.

‘으윽! 어쩐지.’

그렇지 않아도 어느 정도 그럴 거라 짐작은 했다.

이런 식의 말도 안 되는 도발적인 유혹을 해올 만한 존재들은 그쪽 밖에 없으니까.

‘젠장! 별 수를 다 쓰는군. 이런다고 내가 마력구를 내줄 줄 아나?’

이제 6레벨만 더 올리면 70레벨이다.

마력구를 파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여기서 무너질 수는 없는 일.

재윤은 드로시아가 무슨 짓을 하든 정신 줄을 놓치지 않으려 기를 썼다.

그러나 점점 더 자극적인 행위를 해오는 미녀 마족의 공세 앞에 점점 불가항력을 느꼈다.

마왕 데사오만큼 절대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드로시아 또한 그녀에 버금갈 만큼 무서운 매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건 꿈이다. 난 절대 이 따위 정신 공격에 무너지지 않아.’

스스로 이를 악물고 이 환상을 떨쳐버리려고 했지만 도무지 불가능했다.

‘으윽! 이대로는 오래 못 버틴다.’

이대로 계속 시간이 지나면 정말 큰일이나겠다 싶은 순간.

갑자기 재윤을 향해 온갖 자극적인 공세를 해오던 드로시아가 뭔가에 놀랐는지 움찔 몸을 떨었다.

“치잇! 하필이면.”

그녀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뭐라 투덜대더니 그대로 연기로 변해 흩어졌다.

동시에 재윤은 석화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비로소 몸이 자유로워진 것이다.

아니 꿈에서 깨어났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며 눈을 뜨자 앞에 루니스가 눈을 크게 뜬 채로 서 있었다.

그녀는 염려스러운 눈빛으로 재윤을 내려다봤다.

“역시나 제가 우려했던 대로군요. 당신이 70레벨을 달성할 때까지 이런 식의 공격은 계속 될 거예요."

“후! 루니스 님, 당신이 절 깨워준 거군요.”

“네. 갑자기 아래층에서 사악한 기운이 느껴져서 와보니 당신이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죠.”

“안전지대인데도 사악한 기운이 침투할 수 있다니 의외입니다.”

“꿈을 통해 침투하는 몽환 공격에는 성역이 없답니다. 안전지대라고 안심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그보다……"

재윤은 루니스의 모습을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샤워를 하다 다급히 달려왔는지 그녀는 전신에 백색의 가운만을 두른 상태였다.

신비한 붉은 머리는 물에 젖어 있었고, 가운 아래로 쭉 뻗은 매끈한 다리에도 물기가 가득했다.

그녀가 아름답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보니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지금의 자태에서 뿜어져나오는 가공스러운 유혹의 수위는 방금 전 꿈에서 그를 유혹한 드로시아보다 오히려 한 수 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그제야 루니스는 흠칫 놀란 표정을 짓더니 재윤의 시야에서 번쩍 사라졌다.

자신이 어떤 상태로 재윤의 앞에 서있는지 깨달은 모양이었다.

“후우! 정신 차리자.”

재윤은 침실에서 거실로 나갔다.

왠지 목이 타는 듯 해서 생수병의 물을 벌컥 벌컥 마셨다.

시원한 물이 몸에 들어오자 조금 정신이 들었다.

그때 은빛 갑주를 단정하게 장착한 루니스가 평소의 차분한 모습으로 재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방금 전에는 죄송해요. 씻는 중에 사악한 기운이 느껴져서 그만.”

루니스는 뭔가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두 뺨이 붉어져 있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민망하다 여겨졌던 것이다.

“아닙니다. 당신이 빨리 와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저는 어떻게 됐을지 모릅니다.”

루니스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재윤은 드로시아의 유혹에 넘어가 정신을 빼앗기고 마력구를 내줬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재윤은 스스로를 잘 안다.

어쩌다 각성자가 되어 지금껏 살아남고자 기를 쓰고 강해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철같은 의지를 가진 성인군자는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앞으로도 혹시 이런 일이 있으면 저의 뺨을 쳐서라도 꿈에서 깨워주세요. 그런 일로 당신을 원망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렇게 재윤이 솔직히 도움을 요청하자 루니스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염려말아요. 당신이 원망한다고 해도 깨울 테니까. 마왕의 마력구를 파괴하는 건 이제 당신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당신과 저를 포함해 이 괴상한 세계에 들어온 모든 이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죠.”

루니스는 누구보다 이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앞으로 당신이 잠을 잘 때는 제가 근처에 있을게요. 혼자서 잠들지 말고 잠이 오면 저를 불러주세요.”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마왕의 정신 공격은 이제 시작일 뿐이에요. 아무리 의지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무너지게 되어 있죠. 심지어 저와 같은 용사라 해도 혼자서는 쉽지 않아요. 천 년 전 흑화된 용사 아르데아도 누군가 옆에서 도와주었다면 절대 그 꼴이 되지 않았을 거예요.”

그 말에 재윤은 놀랐다.

평범한 인간인 자신이야 그렇다 쳐도, 용사들조차 마왕의 정신 공격을 두려워하고 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제가 듣기로는 아르데아가 흑화된 것은 대륙에서 그를 배신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했는데 아니었나요?”

“그게 이유가 된 건 맞아요. 당시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제가 그였더라도 정말 분노했을 거예요. 마왕으로부터 대륙을 지키기위해 모든 걸 바친 그를 대륙이 오히려 배신했으니까요. 그로인해 아르데아는 자신의 가족들은 물론 부하들도 모두 잃었어요.”

그렇다면 정말 분노할 일일 것이다.

재윤도 만약 그가 힘겹게 만들어 놓은 안전지대의 거주자들이 그를 배신할 뿐만 아니라 그로인해 부모님까지 죽음에 이르게 된다면?

‘그러면 나도 아르데아처럼 될지 모른다.’

당연히 그런 말도 안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겠지만, 안타깝게도 라넨 대륙이라는 이세계에서는 천 년 전 그런 일이 벌어진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용사라면 절대 마왕의 유혹에 넘어가 흑화되어서는 안 돼요. 그게 용사의 사명이죠. 이유를 불문하고 마왕과 싸워야 하는 게 용사의 숙명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의 곁에는 그를 도와줄 자가 아무도 없었던 것 같아요.”

루니스는 탄식했다.

재윤은 끄덕였다.

“그래도 그가 아르데아의 의지라는 무기를 만들어 안배를 해놓았던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군요.”

“그건 기적과 같은 일이죠. 덕분에 이곳 세계가 재앙으로 멸망하지 않을 수 있게 됐으니까요.”

“혹시 당신도 마왕의 정신 공격을 받은 적 있나요?”

“적지않게 많았죠.”

“그럼 남자 마족이 유혹을 해오는 식인가요?”

그러자 루니스가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아니에요. 저는 당신과 달리 두려움이나 허무함, 혹은 죄책감, 때론 분노와 같은 감정을 증폭시켜 용사로서의 사명을 포기하게 만들려 하죠. 그중 가장 견디기 힘든 게 허무함이에요. 모든 걸 관두고 싶어 지거든요.”

그녀는 재윤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지금은 제 곁에 당신밖에 없으니 부탁드릴게요. 혹시라도 제가 잠을 자다 이상한 기미가 보이면 즉각 깨워 주세요. 당신에게 정신 공격이 시작됐으니, 마왕이 당신 옆에 있는 저도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요.”

“알았습니다. 저도 도움을 받는데 당연히 그런 일은 도와야죠.”

그때부터 재윤은 루니스와 교대로 잠을 자기로 했다.

재윤이 잠들 땐 루니스가 근처에서 지켜보고, 그녀가 잠들 땐 반대로 재윤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둘 다 잠들 때를 대비해 베르타에게도 부탁을 해뒀다.

* * *

루니스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 후로 다시 10일이 지나는 동안 재윤은 잠이 들때마다 정신 공격을 받았다.

이른바 몽환 공격이라 불리는 그것은 꿈을 통해 의지를 무너뜨리는 무서운 수법이었다.

그러다 보니 재윤은 잠들기가 무서워졌다.

눈만 감고 잠들면 드로시아가 기다렸다는 듯 육탄 공격을 펼쳐오기 때문이었다.

물론 루니스가 깨워주긴 했지만, 드로시아가 나타나자마자 간파할 수는 없었다.

웬만큼 그녀의 도발이 진행된 이후에야 감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깨어나도 절대 수면 시간을 채워야 하기에 다시 잠들어야 한다.

도무지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또한 루니스에게도 정신 공격이 시작됐다.

조용히 잠들고 있던 그녀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진다거나 혹은 침대가 떨릴 만큼 분노에 시달리고 있을 때면 재윤이 재빨리 깨워줘야 했다.

그러나 그것들은 감지가 쉽기라도 하지, 문제는 그녀가 꿈속에서 허무함에 빠질 때였다.

그 경우에는 겉으로 아무런 증세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저 곤히 잘 자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하지만 그 허무함의 강도가 커지면 재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모든 게 귀찮고 심지어 부모님을 찾는 것조차도 무의미한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차피 사람은 다 죽잖아. 뭐 그리 살겠다고 아등바등거리는 거냐? 그래봤자 좀 일찍 죽고 늦게 죽는 차이일 뿐인데 말이야. 나도 이 고생을 하며 사느니 그냥 빨리 죽는 게 나아.’

지금이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생각!

이건 절대 정상적인 생각이 아니다.

루니스의 악몽이 주는 기운이 분명했다.

곧바로 재윤은 자고 있는 루니스를 흔들어 깨웠다.

“루니스 님!”

그러자 루니스가 흠칫 정신이 드는지 벌떡 일어났다.

“후우! 고마워요.”

이런 상황이 하루에 최소 한 번은 벌어졌다.

루니스가 답답한 듯 가슴을 치며 말했다.

“아무래도 마왕이 우리를 말려죽이려고 작정을 한 것 같네요.”

“그것도 그렇고 지금 귀룡이 계속 같은 장소를 맴돌고 있는 느낌입니다. 며칠 전 봤던 괴물들이 또 보이는 것 같은데요?”

“흑룡 데카투스의 농간이에요. 결계를 펼쳐 다른 구역으로 가는 공간을 막아버린 게 분명해요.”

젠장! 어쩐지.

재윤은 난감했다.

밖에서는 흑룡이 온갖 방해공작을 하고, 안에서는 마왕의 정신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레벨을 올리고 싶어도 안전지대 밖을 벗어날 수가 없고, 그렇다고 흑룡을 따돌릴 수도 없다.

사면초가의 상황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일까?

“안 되겠어요. 무리를 해서라도 레벨을 올려야겠습니다.”

재윤은 거대 괴수들이 있는 지대에서 귀룡을 멈추게했다.

흑룡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쳐다보고 있어 나가는 즉시 죽게 되겠지만 이대로 시간만 끌다간 답이 없었다.

그러자 루니스가 무겁게 고개를 흔들었다.

“저놈은 이제 제가 아닌 당신을 노리고 있어요.”

흑룡 데카투스가 작정하고 재윤을 공격하면 루니스가 그것을 다 막아주기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대로 아무것도 안하면 절대 마력구를 파괴할 수 없습니다.”

“지금 레벨이 64라고 했죠?”

“예. 앞으로 6레벨만 더 올리면 마력구를 없앨 수 있어요.”

순간 루니스가 잠시 고심에 잠기더니 눈을 번쩍 빛내며 말했다.

“그럼 우리 차라리 저놈을 잡아볼까요?”

“저놈이라니오?”

“흑룡 데카투스.”

순간 재윤의 두 눈이 커졌다.

“흑룡을 잡자고요?”

“흑룡 정도면 당신이 단번에 70레벨이 될 만한 경험치를 줄 수도 있어요.”

“아마도 그렇겠죠. 하지만 무슨 수로?”

루니스의 전투력이 흑룡보다 뛰어난 건 맞지만, 흑룡은 가히 불사에 가까운 생존기와 회복기가 존재했다.

위급한 상황이 되면 엄청난 속도로 도주했다가, 금세 완전히 회복된 상태로 나타났다.

따라서 안전지대가 없었다면 루니스의 체력이 떨어져 흑룡에게 패배했을 것이다.

“잠시동안 어떤 피해도 받지 않는 무적기가 하나 있다 하셨죠?”

“예."

“제가 놈과 싸우다 이쪽으로 놈을 몰아붙일 테니 그때 빠르게 튀어나와 무적기를 펼친 상태로 놈을 공격해보세요. 안될 것 같으면 즉각 안전지대로 복귀하시고요.”

“알았습니다.”

재윤은 왠지 가슴이 설렜다.

용을 잡는다?

혼자라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지만, 용사가 도와준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정말로 성공한다면 경험치도 대박일 것이고, 아이템도 엄청난 것을 얻게 될 것이다.

“솔직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요. 하지만 흑룡을 죽이지 못해도 크게 놀라게 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해볼 만한 가치가 있어요. 그놈도 자칫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더 이상 우릴 쫓아오지 않겠죠.”

“좋은 생각입니다.”

재윤이 끄덕이자 루니스는 즉각 밖으로 뛰쳐나가 흑룡과 전투를 벌였다.

재윤은 암흑검을 빼들고 루니스와 흑룡의 경천동지할만한 전투를 지켜봤다.

루니스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거대한 흑룡의 몸체가 움찔움찔 떨렸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흑룡의 날개가 찢겨지고 전신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루니스 역시 도처가 깨지고 찢기고 어디 한 군데 성한 데가 없어 보였다.

《 준비해요. 최후의 일격을 날릴 거라 놈이 부상을 입은 상태로 그쪽으로 밀려날 거예요. 제가 부상입힌 그 부위를 노리세요. 》

재윤은 비장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루니스의 몸에서 푸른 빛의 폭풍이 일어났다.

“사악한 흑룡 데카투스! 이제 끝장을 내주마.”

공간을 가르는 루니스의 검이 거대하게 변했다.

촤가악!

“크으으윽!”

목줄기의 일부가 길게 갈라진 흑룡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밀려났다.

바로 안전 지대가 있는 쪽이었다.

‘지금이다.’

재윤은 즉각 놈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런데 흑룡의 몸체와 가까워지는 순간 재윤의 생명력이 급속도록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는 놈의 주위를 휘도는 암흑의 기운 때문이었다.

파팍! 팍!

피부가 터져나가고 살이 찢겨나갔다.

‘으윽!’

그러나 재윤은 아직 무적기를 펼치지 않았다.

심지어 광혈의 막도 다시 생성시키지 않았다.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두 번 다시 이런 기회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놈에게는 그냥 공격해봤자 아무 피해도 입히지 못 해.’

생명력이 하락할수록 공격력이 증가하는 전쟁신의 투혼!

그것을 위해 재윤은 자신의 생명력 포인트가 20%이하까지 떨어지는 걸 확인했다.

‘크윽!’

지옥의 고통이 전신으로 밀려왔다.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듯한 고통을 참아냈다.

그런만큼 그의 공격력은 대폭 강화됐다.

그러나 더 이상 생명력이 하락하면 죽는다.

그는 잽싸게 광혈의 의지를 펼쳤다.

‘검기파! 질풍의 화살! 바람의 화살!’

놈의 갈라진 목줄기를 향해 세 개의 필살기를 날림과 동시에 그 타격 부위에 암흑검을 깊게 꽂았다.

물론 검기(Lv10)를 주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푸화아악-

암흑검이 흑룡의 목줄기로 깊게 파고들었다.

이에 흑룡이 당황한 듯 앞발로 재윤을 후려쳤으나 소용없었다.

무적기로 인해 재윤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이제는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다.

재윤은 놈의 목에 깊숙이 박힌 암흑검에 힘을 주고 힘차게 베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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