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화. < 반격 (2) >
[2000코인을 얻었습니다.]
[크로거 군장의 상자를 얻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크로거에 대한 지식이 A급에서 S급으로 상승합니다.]
[당신의 체력이 영구적으로 3 증가합니다.]
[전쟁신의 검술이 Lv31이 되었습니다.]
단번에 레벨 업!
레벨이 31로 올랐다.
크로거 군장 아르툼이 주는 경험치가 오크 지휘관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많았다.
30레벨을 달성해 미리 쌓아놓은 경험치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 크로거
-획득 지식 등급 : S
-크로거에게 주는 피해 40% 증가
-크로거 처치 시 아이템 획득 확률 대폭 증가
-크로거의 전술 파악 3단계 (MAX)
-크로거의 약점 파악 3단계(MAX)
-체력 +3
크로거의 S급 지식을 획득했고 덕분에 체력도 3 증가!
‘일단 이놈의 피부터 뽑자.’
오크들과 크로거들은 세붐이 학살 중이었다.
파티 상태라 세붐이 죽여도 토벌 임무는 카운팅 되고 있었다.
【임무】
-크로거 토벌(B) 수행 중 : 108/120
-오크 토벌(B) 수행 중 : 43/120
그 사이 오크들은 다 죽었다.
세붐은 사방으로 달아나는 크로거들을 빠른 속도로 추격해 죽였다.
[크로거의 피(전설) 1병을 얻었습니다.]
[크로거의 피(전설) 1병을 얻었습니다.]
아르툼으로부터는 전설 피를 2병이나 얻었다.
덩치가 커서 혹시 더 뽑을 수 있나 했지만 그렇게 2병을 뽑고나자 사체는 사라졌다.
【임무】
-크로거 토벌(B) 수행 중 : 120/120(완료)
[크로거 토벌(B) 임무가 완수되었습니다.]
[1800코인을 얻었습니다.]
[대량의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중급 운명의 상자 1개를 얻었습니다.]
그 사이 토벌 임무 하나 완료!
곧바로 재윤은 크로거 토벌 B급 임무를 새로 수락했다.
스슷.
바로 그때.
누군가 바람을 가르며 날아와 재윤의 앞에 사뿐히 착지했다.
늘씬하고 아름다운 엘프 여성!
재윤은 그녀를 이미 본 적 있었다.
엘프 족장 르티아를 수행했던 두 명의 엘프 중 하나였으니까.
그녀는 재윤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세마르 숲의 엘프 로사엔, 동맹의 군주 강재윤 님을 뵈어요.”
동맹의 군주는 또 뭔가?
게다가 너무 깍듯한 태도라 재윤도 왠지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재윤이 엘프들의 족장과 동맹을 체결했으니 그 족장과 동등한 예로 대해주는 듯했다.
“무슨 일로 왔나요?”
그러자 로사엔이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동맹의 군주이신 강재윤 님은 르티아 족장님과 동등한 위치이십니다. 부디 제게 말을 높이지 말아주세요.”
반말을 해달라는 뜻.
원하는데 못해줄 것도 없었다.
“그러지. 날 찾아온 이유는?”
“지금 땅굴에 매복해 있던 오크들이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어요. 잠시 후면 도착하니 속히 피하셔야 합니다."
눈과 귀가 되어주겠다는 것이 바로 이것이었나.
엘프들은 재윤이 이곳을 습격한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어서 저를 따라오세요.”
로사엔은 피할 곳을 알려주겠다는 듯 앞서 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붐, 그만 가자.”
“예, 주인님.”
그 사이 근처에 있던 크로거들은 거의 다 죽었다.
멀리 흩어져 도망친 십여 마리만 남아 있을 뿐.
세붐은 즉시 다가와 재윤과 자신의 몸에 냄새 제거 가루를 뿌렸다.
그렇게 재윤 등이 사라지고 잠시 후.
초토화되어 있는 오크의 진영 막사들이 있는 곳으로 오크들이 시커멓게 몰려왔다.
오크 로드 투르보와 오크 지휘관들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으! 그놈들이 도망갔습니다.”
“체취까지 완전히 지웠습니다! 우리가 오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게 분명합니다!”
“이런! 빌어먹을!”
투르보는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도끼로 주변의 바위를 후려쳤다.
콰아앙!
바위가 박살나며 그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우리가 언제까지 그깟 인간 놈 하나를 못당하고 이렇게 우롱당해야하는 거냐?”
투르보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오크 지휘관들이 몸을 떨었다.
“인간 놈들이 어떻게 우리가 땅굴 속에 대기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코볼트 놈들을 잡아다 족치겠습니다. 그놈들이 비밀을 누설한 게 분명합니다, 로드!”
그러자 투르보가 한심하다는 듯 그들을 노려봤다.
“멍청한 놈들! 코볼트 놈들에게 그럴 배짱이 있다고 보느냐?”
“그렇지 않고서야 그 인간 놈이 우리의 작전을 눈치채는 건 불가능합니다, 로드.”
“코볼트가 아니라 엘프 놈들일 것이다. 그놈들이 인간들에게 붙은 게 분명해. 빌어먹을! 진작 그 엘프 놈들부터 모조리 없애버렸어야 했는데.”
그 순간 오크 지휘관들의 표정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엘프들은 숲의 나무들이나 풀들로부터 정보를 얻어내는 괴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맞습니다, 로드! 엘프 놈들이라면 충분히 우리가 땅굴을 파고 있는 걸 눈치했을 겁니다.”
“크윽! 그놈들이 죽으려고 작정했군요!”
“잠깐! 조용히 해봐라.”
그때 투르보가 돌연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뭔가 수상한 기척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의 시선이 멀리 있는 커다란 나무 쪽으로 향했다.
“거기였나?”
그는 바람처럼 그 나무 앞으로 이동했다.
부르르!
그러자 나무 기둥 한쪽이 세차게 떨렸다.
마치 뭔가가 두려워 떠는 듯했다.
“크크크! 이런데 숨어 있으면 내가 모를 줄 알았느냐?”
투르보가 우악스러운 손으로 그쪽을 집어내자 웬 엘프 여성 하나가 잡혀 나왔다.
“아악!”
나무 기둥에 완벽하게 은신해 있던 엘프 레인저였다.
“말해라! 너희들의 본거지가 어디있는지. 그럼 살려주마.”
“퉤! 죽여라, 이 더러운 오크 놈아!”
엘프 여성은 공포에 안색이 하얗게 질려있었지만 독기맺힌 눈빛으로 쏘아보며 대답했다.
“큭! 건방진 엘프 년이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퍽!
쇠덩이같은 주먹이 엘프 여성의 머리를 후려치자 그녀의 머리가 몸체에서 사라졌다.
으적 으적!
투르보는 머리가 사라진 몸체를 입에 넣어 씹으며 키득키득 웃었다.
“누구든 상관없다. 인간 놈들이건 엘프 놈들이건 보이는 대로 다 죽인다!”
그러다 오크 지휘관들에게 말했다.
“그놈은 분명 엘프들과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 숲을 샅샅이 뒤져 엘프들의 본거지를 찾아낼 것이다.”
그때 오크 지휘관 중 하나가 말했다.
“로드! 무작정 뒤지면 언제 그놈들의 소굴을 찾을지 알 수 없습니다.”
“무슨 방법이 있느냐?”
“아까 땅굴에서 코볼트들이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두목 쿨둔 놈이 흑주술을 펼칠 줄 안다고 했습니다.”
“흑주술이라고?”
“정확히는 뭔지 모르지만 놈을 협박해서 그걸 펼치게 하면 뭔가 방법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좋아! 당장 그놈을 불러와라.”
“예, 로드.”
잠시 후 오크 병사들에게 끌려온 작달만 키의 난쟁이 괴물.
머리털은 거칠고 두 눈은 가늘었으며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옷을 걸치고 있었다.
코볼트 두목 쿨둔!
보통의 코볼트에게는 뿔이 없다.
그러나 지금 끌려온 쿨둔은 머리에 두 개의 붉은 뿔이 박혀 있었다.
“부르셨사옵니까, 로드시여!”
그는 넙죽 엎드렸다.
고개를 숙인 채 그는 떨고 있었다.
오크 로드 투르보의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아보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투르보의 손에는 먹다 남은 뭔가가 보였는데, 아래 굴러 떨어져 있는 머리를 보니 엘프의 시체였다.
그는 여차하면 자신도 저꼴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쿨둔! 네놈이 흑주술을 펼칠 줄 안다고 들었다. 흑주술을 펼쳐 방금 여기서 사라진 인간 놈과 고블린 놈의 행적을 찾아라. 그게 아니면 엘프들의 마을이라도 찾아라.”
쿨둔이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흑주술로 뭔가를 추적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죽어야지. 어차피 땅굴도 이제 필요없어졌으니 너 따위 하찮은 코볼트 놈들을 노예로 부릴 이유는 없다. 너를 비롯해 모든 코볼트들은 당장 오늘 저녁부터 내 부하들의 식사거리가 될 것이다.”
그러자 쿨둔은 움찔 몸을 떨었다.
투르보의 말은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대로라면 그와 코볼트들은 모두 오크들의 먹잇감이 되어 사라질 운명이었다.
“자, 잠깐만! 잘하면 방법이 있을 것도 같습니다.”
그는 뼈다귀처럼 앙상한 손가락을 들어 투르보의 발 밑에 있는 엘프의 머리를 가리켰다.
“그럼 그 엘프의 머리를 이용해 엘프 마을을 찾아보겠습니다.”
“얼마든지 해봐라. 하지만 만약 못찾으면 너는 죽는다.”
투르보는 발로 엘프의 머리를 차 쿨둔 앞으로 이동시켰다.
그러자 쿨둔은 즉시 그것을 보며 뭐라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주문을 외우는 그의 두 눈은 섬뜩한 검은 빛이었다.
스스스.
잠시가 지나자 그의 손에서 시커먼 기운이 새어나왔고, 그것이 엘프의 머리를 둘러쌌다.
“크으으!"
그 순간 쿨둔이 뭔가 괴로운 듯 인상을 구긴 채 몸을 떨었다.
자신의 생명력을 대거 소진해 죽은 이의 기억을 읽어들인다.
흑주술의 하나였다.
그러나 그렇게 읽어들인 기억은 매우 제한적이고 부정확했다.
소진된 생명력이 돌아오려면 며칠은 걸릴 것이다.
또한 예상치도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으며, 잘못하면 저주를 받아 죽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죽을 상황이라면 이거라도 해보자는 심정에 해본 것이다.
“크으으! 차, 찾았습니다.”
일순 쿨둔의 두 눈이 희열로 번뜩였다.
다행히 그는 죽은 엘프의 기억을 읽어들여 엘프의 근거지가 있는 위치를 알아낸 것이다.
그러자 투르보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어서 안내해라. 찾아내면 너희들을 식사거리가 아닌 노예로 다시 부려주마.”
“감사하옵니다, 로드.”
곧바로 쿨둔은 숲을 헤치며 달려갔다.
오크들이 그 뒤를 따라갔다.
* * *
한편 그때 재윤은 엘프 로사엔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런데 앞서 가던 로사엔이 갑자기 멈춰서더니 몸을 떨었다.
“무슨 일이 있나?”
“엘프 정찰대원이 하나 죽었어요. 또한 지금 오크들이 엘프 마을 쪽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그걸 어떻게 여기서 알 수 있지?”
“제가 가진 능력 중 하나예요. 코볼트가 사악한 주술을 써서 죽은 정찰대원의 기억을 읽어들인 것 같아요. 놈이 지금 오크들을 엘프 마을로 안내하고 있어요.”
로사엔은 다급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럼 저는 이만 마을로 가보겠습니다.”
“잠깐 기다려!”
재윤이 그녀를 급히 불러 세웠다.
로사엔이 뒤돌아봤다.
“무슨 일이신지?”
“다른 일도 아니고 오크 놈들과 관련된 일이면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는 일이다. 나도 그곳으로 안내해라.”
“하지만 엘프 마을엔 외부의 존재를 절대 들일 수 없답니다.”
“답답하군. 지금 오크 놈들에게 다 죽게 생겼는데 그런 규정이 뭐가 중요하지?”
재윤은 로사엔 앞으로 다가서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냥 마을로 돌아간다고 능사가 아니야.”
“무슨 방법이 있으신가요?”
“일단 그 코볼트 놈만 죽이면 엘프 마을이 발각될 염려는 사라지겠지.”
“그건 그렇지만 그 코볼트는 오크들에 둘러싸여 있어요.”
로사엔은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재윤은 고개를 흔들었다.
“네가 도와주면 가능해.”
“어떻게 도와주면 되죠?”
“일단 난 오크 놈들을 계속 공격했다가 빠지는 수법을 쓸 거야. 그러려면 이 숲을 내 손바닥처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넌 그게 가능한 것 같아서 말이야.”
고블린 세붐의 능력은 그 정도까지는 되지 못한다.
근처에 접근하는 오크들을 미리 감지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엘프 로사엔은 그와는 차원이 달랐다.
숲 전체를 손바닥 보듯하며 오크들의 위치도 훤히 파악하고 있으니까.
“이 괴상한 세계의 숲은 우리에게 완전히 협조적이진 않아요. 그래도 다행히 저는 오크들이 어디에 있는지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죠.”
물론 모든 엘프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엘프 족장 르티아를 포함해 딱 3명에게만 그런 능력이 있었다.
로사엔이 바로 그 3명 중 하나였다.
“그거면 충분해. 지금 당장 오크들의 후방을 칠 테니 그쪽으로 안내해라.”
“네. 저를 따라오세요.”
엘프 로사엔은 금세 오크들을 찾아냈다.
“저 앞쪽에 오크들이 가고 있어요. 후열에 오크 지휘관은 없고 오크 병사들만 있군요. 코볼트는 선두 쪽에 있고요."
그것도 세붐도 감지하지 못하는 먼 위치에서였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오크들도 이곳에 재윤 등이 있다는 걸 알지 못할 것이다.
그야말로 사기적인 감지 능력.
“그리고 여기서부터 엘프 마을까지는 유독 안개가 짙게 피어 있죠.”
그래서 그간 오크들이 엘프 마을을 쉽게 찾아내지 못한 것이라 했다.
“습격을 하기엔 최적의 조건이군. 그보다 넌 내가 어디에 있어도 금세 찾아낼 수 있지?”
“물론이죠.”
“그럼 나와 세붐이 저놈들을 습격한 후 숨어 있을 땐 네가 알아서 우리를 찾아와라.”
“네, 알겠어요.”
재윤은 빠른 속도로 안개 속을 질주했다.
과연 잠시 달리자 오크 병사들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뱀처럼 줄지어 이동 중이라 후미의 병사들만 볼 수 있었다.
“정말로 뒤쪽에 오크 지휘관은 한놈도 없군.”
“엘프의 능력이 생각보다 대단합니다, 주인님.”
“그놈들이 오기 전에 저놈들을 최대한 빨리 죽이고 피한다.”
재윤은 즉각 달려가 광혈검으로 오크들을 막 베어 넘겼다.
촥! 촤악! 서거걱!
“쿠아아악!”
“크아악!”
갑자기 뒤쪽에서 오크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자 오크들은 난리가 났다.
“이게 무슨 소리냐?”
“습격인 것 같습니다만.”
“어떤 놈이 감히 습격을!”
투르보와 오크 지휘관들이 즉각 뒤쪽으로 달려왔다.
그런데 그곳에는 오크 병사 십수 마리의 사체들만 널브러져 있을 뿐 적들은 없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
상황을 목격한 오크 병사들이 다급히 보고 했다.
“그 인간 놈과 고블린이었습니다. 저쪽으로 도망갔습니다, 로드!”
“그 인간 놈이 제발로 죽으려고 찾아왔구나! 쫓아라!”
투르보와 오크 지휘관들이 즉각 재윤 등을 뒤쫓았다.
그러나 재윤과 세붐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했다.
그렇게 적당히 거리를 벌린 후 냄새를 제거하고 숨어 있으면 누구라도 찾아낼 방법이 없었다.
투르보는 분통을 터뜨렸다.
“빌어먹을! 그 인간 놈이 잔머리를 굴리는구나.”
“우리가 엘프 마을로 가는 걸 방해하는 것 같습니다, 로드.”
“여기까지 왔는데 엘프들을 쓸어버리지 않고 돌아갈 수는 없다. 엘프들을 다 죽인 후 그놈을 잡아죽일 것이다. 모두 진군하라!”
“예, 로드!”
투르보는 일부러 대열의 맨 뒤쪽에 섰다.
또한 오크 지휘관들도 그의 근처에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엘프 마을을 향해 이동했을까?
이번에는 대열의 선두 쪽에서 난리가 벌어졌다.
쒸이이익!
투르보의 명령으로 앞에서 대열을 이끌던 오크 지휘관 데라칸은 난데없이 자신을 향해 날아든 강력한 화살 형상의 기운에 깜짝 놀랐다.
그러나 그 속도가 너무 빨라 피할 수 없었다.
콰아앙!
화살은 그의 가슴에 적중했다.
“쿠으윽!”
엄청난 충격이었다.
단번에 갑옷이 찢겨지고 가슴에 부상이 생겨났으니까.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파아아악!
연이어 같은 부위로 날아든 강력한 검기!
그것에 맞는 순간 가슴이 푹 파여버렸다.
“쿠아아악!”
고통에 비틀거리는 그를 향해 붉은 빛의 검이 무자비하게 날아들었다.
촥! 촤아악! 서걱-
검은 몇 번 번쩍였을 뿐이다.
그러나 데라칸은 그 순간 자신의 왼쪽 어깨부터 오른쪽 허리까지 사선으로 무수히 갈린 느낌이었다.
그것이 끝이었다.
데라칸은 푹 주저앉았다.
촤악!
그가 죽은 즉시 그 옆에 있던 코볼트 쿨둔의 가슴에서도 피분수가 뿜어져 나왔다.
“쿠윽!"
비틀거리는 쿨둔의 목에 붉은 빛이 스쳤고 놈의 머리가 그대로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오크 지휘관 한 놈과 코볼트 처치 완료!
물론 재윤이 한 일이었다.
그는 광혈검을 쥔 채 안개 속으로 빠르게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