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남 큰손 이야기-472화 (472/501)

# 472

대선 주자의 동생 (1)

(472)

구건호가 박종석 사장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리에 앉으며 구건호가 박종석 사장에게 물었다.

“무슨 중요한 회의가 있었나?”

“이세하라 기계의 오더가 갑자기 늘어나 생산계획을 짜고 있었어.”

“흠, 그래?”

“이제 디욘 코리아가 없더라도 여기 직원들 밥은 먹고 살겠어.”

“월 주문이 얼마나 될 것 같은데?”

“2억은 될 것 같아.”

“흠, 그래? 그럼 디욘 코리아와 합쳐서 3억 5천은 넘겠네.”

“기계 정비 용역계약 맺은 곳도 있으니 월 4억은 될 거야.”

“흠, 연간 매출 48억은 되겠구나.”

“현재 지에이치 모빌은 얼마나 되지?”

“2천 가까이 돼.”

“헉! 2천!”

“열심히 해라. 너도 곧 그렇게 될 테니까.”

“48억 올리는 것도 밤잠 설쳐가며 올리는데 2천억 올리려면 얼마나 노력을 해야 되겠어. 까마득하네.”

“오더 많이 받고 종업원 늘어나면 돼. 그리고 여기 돈 좀 있나?”

“돈? 갑자기 돈은 왜? 이세하라 기계는 이제 물건 나가기 시작해서 아직 돈을 못 받았어. 디욘 코리아에서 수금한 돈 6억에서 기계 부품 같은 것 사고 현재 4억 정도 있을 거야.”

“그럼 사장 차 한 대 사라. 지난번에 이세하라 사장 왔을 때 보니까 사장 차가 좀 초라한 것 같아서 그런다.”

“왜? 지금 타고 다니는 차도 쌩쌩해. 괜찮아. 지에이치 정밀은 지금 돈을 모아야 해.”

“돈을 모아?”

“지금 공장이 임대잖아. 그래서 번듯한 지에이치 법인 소유의 공장을 갖고 싶어. 장인이 부동산을 하기 때문에 그러는데 가끔 공장 경매 나온 것 잡으면 괜찮다고 했어.”

“음, 참. 장인이 부동산을 하신다고 그랬지?”

“일본 사람들 숙소 벽산아파트도 장인이 소개했던 거야. 헤헤.”

“그래?”

“장인한테 복비 20만원 주겠다니까 한사코 안 받아서 공짜로 했지. 헤헤.”

“그래도 그럼 되나. 장인도 다 영업하시는 분인데.”

“여기 공장 계약기간이 2년이니까 그 안에 열심히 벌어봐야겠어. 내 차도 그때까지만 참을게.”

“알았다. 기특하다. 열심히 해라. 매출 48억이면 우리가 포천이나 양주에서 일했던 공장들보다도 더 큰 회사니까 발전 가능성 많을 거다.”

“헤헤, 고마워.”

“그리고 지난번에 이세하라 사장이 여기 왔을 때 파워포인트 자료는 네가 만든 거냐?”

“아냐, 자료는 내가 만들었지만 편집은 우리 과 학생들이 했어.”

“과 학생?”

“응, 내가 지금 다니는 한국 과학기술 교육대학 같은 과 학생들이 모여서 만들어주었어.”

“오, 그래?”

“그래서 내가 애들한테 통닭 파티 한번 열어주었지. 헤헤.”

“흠, 잘했다.”

“애들이 지금 우리 공장을 와보고 난리야.”

“왜?”

“졸업하면 형 회사 취직하고 싶다고 난리야.”

“쓸 만한 애들 있으면 써라. 그런데 애들이 큰 회사 가고 싶다고 안 해?”

“여기가 지에이치 모빌하고 디욘 코리아가 같은 계열사라고 하니까 오고 싶어 하는 애들도 있어.”

“흠, 그래?”

구건호는 만족한 웃음을 띠우고 디욘 코리아로 향했다. 박종석 사장이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차식, 좌충우돌하며 실수를 많이 할 줄 알았는데 잘 하고 있군.]

앞에서 운전하던 엄찬호가 룸미러를 보고 말했다.

“박사장님은 건달 출신이지만 기술이 좋아서 저렇게 회사를 운영하는 것 같아요. 태영이 형이나 나나 박사장님을 닮아야 되는데 잘 안되네요.”

구건호가 디욘 코리아에 도착을 하였다.

김전무는 외근중이고 상임감사가 들어왔다. 서류 하나를 들고 왔다.

“새로 발급받은 법인 등기부등본입니다.”

구건호가 등기부등본을 자세히 보았다.

[1주의 금액, 2천원. 발행주식 총수 2,600만주. 대표이사 구건호, 사내이사 애덤 캐슬러(미국적), 사내이사 김동찬, 사내이사 이형우, 감사 고희석.]

등기 서류에는 대표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임원들은 부사장이나 전무이사 등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 사내이사로 표기되어 있었다.

“나하고 애덤 캐슬러만 중임이고 김전무와 이전무는 신규 취임으로 되었네요.”

“예, 저도 신규 취임으로 되어있습니다.”

“공시 다 했지요?”

“그럼요. 주총 회의결과 공시에 임원 선임의 건이 가결 되었다고 공시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사장님,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2년간 여기서 근무 연장이 되었다고 하니까 무엇보다도 제 아내가 좋아했습니다.”

“하하, 그렇습니까?”

“딸이 아직 결혼을 안했는데 재직 중 결혼을 시킬 수가 있다고 좋아했습니다. 아버지가 재직 중에 결혼을 시키면 아무래도 손님들도 더 많이 오니까 그런 모양입니다.”

“하하, 그렇습니까?”

“디욘코리아 주식은 요즘 많이 오르는 것 같던데요?”

“연말 배당보고 들어오는 투자자들이 있겠지요.”

“배당은 결산자료 나오는 것 보고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새로 온 이형우 전무는 자기 방을 배정 못해줘서 미안한데, 사무실 한쪽을 칸막이 공사를 하고 전무이사 실을 따로 만들까도 생각중입니다.”

“하지마세요. 내가 이사장으로 가면 방 비워줄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이 전무는 지금 뭐하고 있습니까?”

“해외시장 개척지를 알아보는 것 같습니다. 저한테 최근 설립한 천진공장과 인도 노이다 공장 자료를 보여 달라고 하더군요.”

“흠, 그래요?”

“영어를 잘 하니까 애덤 캐슬러와 잘 어울려 다닙니다. 식사도 같이하고 저녁때 같이 맥주도 마시고 그러는 모양입니다. 윤상무하고도 친합니다.”

“흠, 친화력이 좋은 사람인 모양이네요. 알겠습니다.

상임감사가 나가고 한참 있다가 새로 들어온 이형우 전무가 들어왔다.

“오셨습니까?”

이형우 전무가 정중히 인사를 하며 사장실을 들어왔다.

“어떻게. 지내실만합니까?”

“예, 지낼 만 합니다. 아직은 크게 할 일이 없어 책상에 앉아 인터넷만 하고 있습니다.”

“회의실을 임시 사무실로 쓰고 있는데 많이 불편하시겠어요.”

“괜찮습니다. 아직은 저를 찾아오는 손님도 없는데요. 뭘.”

“민주 공명당 당대표 뽑는 날이 다되었지요? 어이쿠, 그러보니 다음 주네요.”

“그래서 제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예, 말씀하세요.”

“형님이 당 대표가 되면 아무래도 세상이 시끄러워질 것 같습니다.”

“왜요?”

“이제 신문사 기레기들이 추측 기사를 써댈 가능성이 많습니다. 대권 도전에 대한 말도 없고 뜻도 없는 사람에게 계속 질문을 퍼붓고 말꼬리를 잡아 대선도전에 마음을 굳히고 있다는 등 그럴 것입니다.”

“흠.”

“그렇게 되면 디욘 코리아도 바람을 탈 수가 있습니다.”

“바람을요? 이 회사가요? 기업은 기업, 정치는 정치 아닙니까?”

“주식시장 주변에 있는 양아치들이 디욘 코리아를 어떻게 해서든지 대선 테마주로 엮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흠.”

“그건 구사장님이 결혼을 할 때 제 형님이 주례를 서신 인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구건호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례가 아니야. 친 동생인 당신이 여기에 들어왔기 때문에 세상이 더 시끄러워지겠지. 그건 당신이 바라는 바가 아닌가? 나 역시 또한 바라는 바이고.]

구건호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우리야, 뭐. 일만 열심히 하면 되겠지요.”

“그래서 저도 디욘 코리아를 위해서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에 나가 있을까 합니다.”

“해외라면 어딜 생각하고 계십니까?”

“아무래도 디욘 코리아 입장에서는 부품 성형업체가 많은 곳으로 가야하겠지요. 그래서 중국 광동성이나 베트남 쪽을 먼저 생각해 보았습니다.”

“흠.”

“물론 구사장님은 이미 강소성 소주시에도 회사를 가지고 계시고 천진에 공장도 있고 귀주성 안당시에도 고속버스 회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 사장들을 동원시키면 광동성에 공장하나 인수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 지금 자기 일하기도 바쁜데 광동성까지 언제 왔다 갔다 하면서 공장을 알아보겠습니까? 그건 이전무님이 하세요. 광동성에 공장 하나 세우고 다음에 베트남에 세우고 하는 식으로 가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건 해외담당 임원이 할 일은 맞습니다.”

“공장 설립 때까지 해외 장기간 주재해도 좋습니다. 현지 체류비와 급여는 회사에서 책임질 테니까요.”

이형우 전무가 빙긋이 웃었다.

구건호가 대추차를 마시면서 말했다.

“형님이 당권을 잡고 대선에 대한 말만 간접적으로 약간 비추기만 해도 A그룹과 디욘 코리아는 정치주로 편입된다는 데는 전무님도 잘 아실 겁니다.

“그럴 가능성이 있겠지요.”

“더구나 전무님은 다년간 글로벌 투자은행에 근무했던 분 아닙니까? A그룹 주식은 주식 수량이 많아 무거우니까 세력들은 디욘 코리아를 건드릴 확률이 많습니다.”

“역시 구사장님이십니다.”

“그러니까 전무님은 당분간 해외에 나가 계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지금 광동성이나 베트남에 나간다면 명분도 좋지 않습니까? 타이밍도 맞고요.”

“그러긴 합니다만....”

“왜요? 뭐가 걸리는 것이 있습니까?”

“제가 광동성에 간다면 빨리 공장을 못 세우면 사내 임원들한테 공격 받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게 좀 걸립니다.”

“그건 제가 카버 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또 형님이 당 대표가 되고 디욘 코리아가 정치주로 편입되면 아, 그 양반이 그래서 해외로 갔구나 하고 이해할 겁니다.”

“역시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 대단하십니다.”

“광동성 광쬬우(광주)로 가세요. 가셔서 공장지대 자료도 조사하고 인수할 공장의 부지나 건물에 대한 조사를 해보세요. 공장은 토지 5천평 내외로 하면 적당할 겁니다. 지금 인도 남부의 첸나이 공장이나 북부의 노이다 지역공장, 중국 소주시나 천진 지역 공장들이 다 5천평 내외입니다.”

“알겠습니다.”

“아마 가시게 되면 현지의 주거비용과 출장비는 윤상무가 알아서 챙겨줄 겁니다.”

“알겠습니다.”

“내가 온 김에 지금 윤상무에게 부탁을 하지요.”

구건호는 바로 사내전화로 윤상무를 불렀다. 윤상무가 5분도 안되어 구건호 방엘 들어왔다.

“찾으셨습니까?”

“새로 오신 이형우 전무님은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업무를 하실 겁니다. 혹시 해외 출장을 가거나 현지에서 방을 얻어 임시로 묵게 된다면 체재비용을 지불해 주세요. 우리 출장규정이 다 있지요?”

“예, 있습니다. 지역과 체류기간만 알려주면 바로 비용을 뽑아 지원해드립니다. 지역에 따라서 물가 수준도 다르고 그래서 차등은 좀 있습니다.”

“혹시 중국을 가게 될지도 모르니까 중국 복수비자를 내 주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윤상무가 구건호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 나가자 구건호는 이형우 전무를 쳐다보며 말했다.

“가시고자 하는 지역이 선정되면 해외 출장 품의서를 올려야 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출장품의서는 지역과 기간을 명시하고 애덤 캐슬러 싸인을 받은 후에 저한테 올려주셔야 합니다. 합자사이기 때문에 미국 측 파견자의 싸인을 꼭 받아야 합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결재 난 품의서를 윤상무에게 갖다 주면 출장비 지불해 줄 겁니다.”

“알겠습니다.”

이형우 전무가 구건호에게 인사를 정중히 하고 나갔다. 구건호는 이전무가 나가자 스마트폰으로 디욘 코리아 주식을 확인했다.

[6천원이 넘어가네. 오늘도 거래량이 붙는군. 혹시 지금 나간 이형우 전무 측에서 은밀히 매집을 하는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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