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본 적도 없는 공포 게임에 빙의하고 말았다.
으스스한 별장,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보다 더 무서운 게 있었으니.
“여기도 없네….”
취향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얼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의 공략 캐릭터로 나올 법한 남자였다.
“거기 꼼짝 말고 있어야 해. 알았지?”
‘제발…… 지나가라…. 그냥 지나가란 말이야…….’
삐걱. 삐걱.
오래된 바닥을 짓이기는 듯 다가오던 발소리가 우뚝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내가 숨은 옷장의 문이 열렸다.
“리사, 찾았다.”
금방이라도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려도 이상하지 않을 감미로운 목소리였다.
나를 죽이려 드는 저 검은 철퇴만 아니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