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 사육의 시작 (2)
단 후는 앞좌석에 있는 부하들에게 말하고는 가혜의 청바지 버튼을 풀었다.
“뭐…… 뭐하는 거예요?”
놀란 가혜가 그를 제지하려고 했지만, 단 후의 행동이 더 빨랐다.
“내가 입 다물라고 했지?”
단 후는 쥐고 있던 가혜의 손목 줄을 창문 위, 차의 손잡이 부분에 연결해 고정시켰다.
“일단, 멋대로 지껄인 벌부터.”
버둥대는 가혜를 보며 비웃음을 날린 토키와는 그녀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으윽. 아…… 그만. 그만!”
다섯 대를 맞는 도중 가혜가 소리쳤다.
“후. 너는 아무래도 오늘 죽을 것 같다. 응?”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한 가혜가 모국어로 비명을 지르는 건 아주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곳의 법은 단 후의 말 한마디였다. 미간을 찌푸린 단 후는 바닥을 굴러다니던 재갈을 다시 들어 가혜의 입에 물렸다.
“읍읍.”
“원래는 부드럽게 대해 줄 생각이었는데 마음이 바뀌었어.”
단 후는 가혜의 반항을 손쉽게 제지하고는 청바지를 아래로 끄집어 내렸다.
“아으…….”
누군가 앞에서 이토록 부끄러웠던 적이 없었다. 레이스가 달린 팬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가혜는 단 후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다리를 최대한 오므렸다.
제발 보지 마요. 제발…….
그녀의 눈동자가 애절하게 그를 바라보았지만 단 후는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청바지의 중간 부분을 잘랐다.
한쪽씩 나뉜 청바지는 바지라는 제 기능을 잃어버린 채 가혜의 종아리에 흘러내려 가 있었다.
“흐음.”
미술품을 감상하는 얼굴로 가혜의 몸매를 보던 단 후는 간단하게 그녀의 팬티로 손을 가져갔다.
“으으읏.”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뺐지만 느껴지는 건 서늘한 창문의 느낌이었다. 가혜는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눈치챘다.
단 후의 손가락은 천위로 가혜의 것들 부드럽게 쓰다듬더니 충분히 에피타이저를 즐긴 사람처럼 손가락을 쑥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 생경한 감촉에 가혜는 눈물을 떨어뜨리며 펄쩍 허리를 튕겼다.
“반응이 꽤 마음에 드는데?”
단 후는 혀를 내밀어 자신의 입술을 핥았다.
“흐읏…… 아앗…… 으…… 읏.”
단 후는 무자비하게 가혜의 속살을 만졌다. 미지의 대륙을 탐험하는 사람처럼 그는 철저하게 구석구석 그녀를 지분댔다. 가혜는 유일하게 자유로운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그에게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렇게 싫어?”
죽고 싶다는 가혜의 절망 어린 표정을 발견한 단 후는 상자 안에서 작은 병을 꺼내 가혜의 코 아래에 가져다 댔다. 입이 막혀 있는 가혜는 그의 의도에 따라 몇 번이고 병 안에 든 미약을 들이마셨다.
“깊게 마셔. 아예 폐에 박혀 안 나오도록.”
낯선 향에 인상을 쓰고 있는 가혜가 귀여운 듯 단 후가 그녀의 얼굴 쪽으로 다가와 이를 세웠다. 잇자국이 남을 정도로 세게 그녀의 귓바퀴를 물었다.
“흐으읏?”
전류가 척추를 타고 흐르는 감각이었다. 살점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얼얼한데도, 자신의 귀를 핥는 그의 혀와 팬티 안으로 들어온 그의 손가락이 더 이상 기분 나쁘지 않았다.
이…… 이게 뭐야?
알 수 없는 감각이 아랫배에서부터 진하게 피어올랐다. 간지럽고 뜨거웠다. 발작이 온 것처럼 숨이 가빠왔다.
“하아…… 아…….”
가혜의 탐스러운 가슴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나비와 벌을 유혹하는 꽃처럼 자신의 앞에서 흔들리는 가슴으로 단 후의 시선이 향했다. 그는 재밌는 것이 떠오른 듯 입맛을 다셨다.
“브라를 할 수도 없게 민감한 유두로 만들어 주지. 슬쩍 건드리는 것만으로 허리가 빠지고 다리에 힘이 빠져, 어쩔 도리 없이 바닥에 주저앉아 울어 버리도록. 응? 기대되지?”
단 후는 들고 있던 날카롭고 차가운 칼로 청바지를 찢었던 것처럼 가혜의 상의를 반으로 갈랐다. 서늘한 느낌에 그녀의 솜털이 오소소 일어났다. 단 후는 가혜의 상태를 눈치챘다.
“밝히긴.”
지금 그녀의 몸에 무엇을 가져다 댄들, 그가 원하는 반응을 토해 낼 것이다. 그것이 대체 무엇인지도 모르고, 밀려오는 감각에 떠밀려 그의 음심을 북돋을 것이라 생각하니 아랫도리가 뜨끈해졌다.
“겐지, 내일 일정 모두 취소해.”
겐지는 단 후의 생각을 읽었다, 지금부터 내일까지 끊임없지 가혜를 괴롭힐 작정이었다. 하긴, 그라도 가혜 정도 되는 여자가 나타난다면 집 안에 가둬두고 자신의 색에 물들 때까지 몇 번이고 범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겐지의 대답을 흘러 넘기며 단 후는 한 손으로 가혜의 젖가슴을 쥐었다. 마치 풍선을 터뜨리듯이 강하게 옥죄자 재갈을 물고 있는 가혜의 입에서 끊임없이 고통에 찬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 신음은 어딘지 야릇해서 가혜는 그가 잠시 손을 거두자 자신도 모르게 아쉬운 눈빛을 보냈다.
“큭큭, 원하는 눈빛이라니 진짜 이렇게 음탕해서는 이제까지 남자가 없었던 것 맞아?”
아까 맡았던 미약 때문이라는 걸 알지만 단 후는 가혜를 창녀 취급하며 즐거워했다. 그는 상자 속에서 작은 유리병을 꺼냈다. 일반적인 수분크림 크기인 유리병 안에는 그것과 비슷한 하얀색 크림이 담겨 있었는데 그는 그걸 가혜의 핑크빛 유두에 공들여 바른 뒤, 아래에 있는 클리토리스에 문질렀다.
“첫 경험에 최상급 미약을 두 가지나 썼으니 실제로 미쳐 버려도 할 말이 없군.”
우려하는 말과 달리 단 후의 눈빛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그가 두 번째로 바른 미약은 촉감을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기쁨을 주는 첫 번째 미약과 달리 두 번째는 상대방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쓰는지에 따라 당하는 이의 반응이 전혀 달라지는 것이었다.
고통도 쾌감도 가리지 않고 2~3배 이상 느끼게 만드는 미약은 종종 고문의 용도로 쓰이곤 했다.
“밤새 울어 봐.”
“흡─! 아……앗!”
단 후는 준비해 뒀던 로터를 가볍게 가혜의 클리토리스에 가져다 댔다. 덜컹! 꽤나 격렬하게 몸을 움직인 가혜는 차문에 부딪혀 아파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빛으로 단 후의 손에 있는 로터를 바라보았다.
‘저게 뭐야?’
진동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물건이 닿으면 눈앞이 일순 새하얗게 변하는 느낌이었다. 가혜는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게 그렇게나 마음에 들었어?”
악마처럼 웃으며 토키와는 그의 강인한 팔로 가혜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한 줌도 안 될 것 같은 허리를 부드럽게 안고서 그는 가혜를 한쪽 무릎 위로 앉혔다. 그의 다리 사이에 가혜의 하반신이 끼어 있었다.
완벽하게 움직임을 구속당한 그녀를 내려다보며 단 후는 또다시 로터를 클리토리스에 댔다.
“히익! 흡!”
재갈로도 막을 수 없는 신음이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목울대를 치고 터져 나왔다.
아…… 이런 기분은……. 이런 건 싫어……!
그러나 가혜는 단 후가 말했던 것처럼 스스로의 이성을 제대로 지킬 수가 없었다. 누가 알려 주지 않아도 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허리를 움찔거리며 가볍게 돌리거나, 튕기기를 반복했다.
쾌감에 빠진 가혜의 모습에 단 후는 흡족한 웃음을 지으며 입에 물린 재갈을 풀었다.
“흐…… 읏…… 앗. 아앗…… 아…… 아.”
입에서 나온 것은 의미를 가진 말이 아니라 짐승처럼 울부짖는 신음뿐이었다.
“으응, 아아앙…….”
단 후는 자신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가혜를 보며 젖무덤까지 내려온 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하아…… 앗!”
미약을 바른 유두의 끝에 가느다란 머리카락이 닿자 가혜는 허리를 앞으로 접었다. 숨이 넘어갈 듯 몸이 잘게 떨렸다. 상반신과 하반신을 동시에 직격하는 쾌감이 느껴지자 뇌에서 촉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을 끊어 낸 것 같았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자극에 그녀의 눈과 입에서는 연신 투명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자신의 머리카락 때문에 이 정도로 가는 거야? 불쌍하네. 이 정도로 민감한 줄 알았으면 유두에는 바르지 말걸 그랬어. 큭큭.”
쾌감을 어떤 식으로 해소해야 할지 모르는 순결한 육체를 안타까운 눈으로 쳐다보던 단 후는 또다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 그가 바른 미약이 가혜를 위해 준비한 상자 속 제품이었던 만큼, 그는 그녀가 극도로 민감한 체질이라도 이걸 그녀의 몸에다 발랐을 것이다. 틀림없이.
“으앙…… 아…… 으…… 시, 싫어…… 으응.”
가혜는 일본어를 거의 몰랐지만 가져온 여행책자에 나온 간단한 인사말과 좋아요와 싫어요라는 단어 정도는 외우고 있었다. 한국어와 영어를 할 때마다 뺨을 맞았던 것을 떠올리며 가혜는 더듬더듬거리며 일본어를 내뱉었다.
“어라? 큭. ‘싫어’ 정도는 할 수 있어? 그거 다행이네. 나는 ‘싫어’라고 말할수록 불타오르거든.”
가혜는 단 후의 입에서 나온 싫어, 라는 말에 안도했다. 틀리게 말한 건 아니었구나. 어쩌면 이 상태를 벗어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들었다. 웃고 있는 그의 모습에 가혜 역시 어색하게나마 얼굴 근육을 풀었다.
“좋아. 상으로 유두에 이걸 달아 주지.”
차 안에서 모든 도구들을 다 쓸 생각인지 단 후는 가혜의 유두에 클립을 끼웠다.
“아앗, 싫어…… 아, 아파……! 아파!”
여행을 하는 도중 몸이 아플 때를 대비해 외워 뒀던 단어였다.
이런 식으로 쓸 줄이야…….
가혜의 얼굴에 비참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의 손에 달린 유두 클립을 피하고자 몸을 틀었지만 그는 그녀의 반항을 간단히 저지했다.
“꼭 AV에서 나올 법한 단어만 알고 있는군.”
단 후의 말에 가혜의 말을 듣고 있던 나머지 남자들이 짧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였다.
양쪽에 유두 클립을 끼운 것이 아프면서도 설명할 수 없는 쾌감을 가혜에게 선사했다.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라 눈물만 뚝뚝 흘렸다. 눈을 살짝 가리는 듯한 앞머리에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한 그녀는 인형처럼 아름다웠다.
보통 사람보다 더 크고 검은 동공은 사람을 홀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단 후는 가혜의 턱을 들어 그녀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가혜의 눈이 촉촉한 물기에 젖어 반짝였다.
“예쁘군.”
단 후는 부드러운 가혜의 뺨 위로 또르륵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아앗……! 아…… 하악…….”
그러나 자상함도 잠시 토키와는 클리토리스에 로터를 고정한 가혜의 아래쪽으로 손을 내렸다. 미약과 자극으로 달아오른 몸에서는 연신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미끌대는 애액으로 가혜는 무리 없이 성기를 애무하는 단 후의 손길을 받아 냈다.
“흐읏…… 아아.”
“왜 이렇게 흥건한 거야? 보라고 내 바지에 다 묻었어. 어떡할 거야?”
“아아…… 싫엇. 흐…… 하아…….”
“싫기는. 좋아 죽잖아.”
“아아…… 하앗…… 읏!”
단 후는 능숙한 테크닉으로 가혜를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있었다.
“손장난 정도로 절정에 다다르면 곤란한데? 응?”
가볍게 간 가혜는 몸을 파르르 떨며 고개를 저었다. 온몸을 욱신대던 괴로운 기분이 일순 잠잠해졌다.
하아…… 드디어 끝이 났나?
소리를 지르는 것이 이토록 지치는 일인지 처음 깨달았다. 단 후의 팔에 기대 옅은 숨을 내쉬던 가혜는 잠시 멈췄던 그의 손가락이 다시 움직이자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손가락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아랫부분을 지분대더니 닫혀 있던 구멍을 벌리기 시작했다.
“아아…… 읏.”
손가락이 몸속으로 들어올 줄 몰랐던 가혜는 흠칫 놀라며 풀려 있던 근육을 수축시켰다. 의도치 않게 단 후의 손가락을 조인 그녀는 찌걱찌걱 소리가 나는 아래쪽은 차마 내려다볼 용기조차 나지 않는다는 듯 두 눈을 꼭 감았다.
“잘 무네. 큭. 본 게임 때 얼마나 빈틈없이 맛있게 무는지 기대해도 되겠어.”
“아아…….”
단 후는 손가락을 좀 더 가혜의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의 손가락이 더 깊게 들어갈수록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가여울 정도로 애처로운 반응에 그의 아랫도리가 그 크기를 더 했다.
“흐으…… 읏.”
“기분 좋아?”
“으응…… 하아…… 하아…….”
가쁜 숨을 내쉬던 가혜는 멍해져 가는 정신 속에서도 제 안을 휘젓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느꼈다. 괴로움과 야릇한 기분이 천국과 지옥을 오가듯 몇 번씩 교차했다. 미칠 것 같았다.
“지금은 마음껏 가도 좋아.”
단 후는 끊어질 듯 가냘픈 숨을 뱉는 가혜의 턱을 들었다. 복숭아처럼 상기된 뺨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더해 주고 있었다. 감춰져 있던 색기가 만개한 꽃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내리깐 가혜의 속눈썹이 길게 그림자를 만들자 그는 그녀의 붉은 입술을 향해 고개를 내렸다. 화인을 찍듯 단 후의 입술이 가혜의 입술을 강하게 눌렀다.
“읍.”
부드러운 단 후의 혀가 가혜의 입술을 가르고 그녀의 점막을 달게 핥았다. 그는 자꾸만 안으로 숨어드는 그녀의 혀를 날렵하게 잡아채고는 꼼짝할 수 없게 그의 혀로 그녀의 혀뿌리까지 휘감고 농락했다.
한참이 흘러 누구의 것인지 모를 타액이 가혜의 입가에 흐르고, 그녀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눈썹을 찌푸리자 드디어 그가 물러섰다. 키스가 어색한 그녀는 제대로 호흡을 하지 못한 채 그의 무자비한 입맞춤을 받아 냈다.
“하아…… 하아…….”
산소가 부족해서일까? 자꾸만 앞이 깜깜해지고, 정신이 까마득하게 멀어지고 있었다. 가혜는 다시 두 눈을 깜박였다. 달아나고 싶어도 움직일 수 있는 건 묶여 있는 양손의 손가락뿐이었다.
‘이마저도 힘든가?’
가혜는 오랜 시간 피가 통하지 않아 시체처럼 차갑고 뻣뻣해진 손가락을 느끼며 어렵사리 집게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가혜는 모든 생각의 끈을 놓아 버리고 말았다. 늘 그렇듯 그녀의 의지를 배반한 육신은 항복을 선언했다. 서서히 눈이 감기고 시야가 어두워졌다.
단 후는 그에게 축 기대 늘어지는 가혜를 보며 묶여 있는 줄을 풀었다. 기절한 그녀는 고분고분 얌전히 그의 몸에 안겨 들었다. 그는 더 없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는 가혜의 손목에 난 자국을 살폈다.
“겐지, 차의 속도를 올려.”
잠시 후 차가 멈췄다. 앞좌석에 앉아 있던 겐지는 재빨리 차에서 내려 단 후가 내릴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그는 단 후의 품 속에 있는 가혜를 보았다.
형편없이 풀어져 있던 옷은 조장의 옷으로 완벽히 감싸여 있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조장의 독점욕은 오랜 시간 단 후를 모시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단 후는 여상스럽게 본가 밖까지 늘어선 조직원들을 서늘한 눈빛으로 훑더니 거침없이 걸음을 옮겼다. 그 뒤로 겐지를 포함한 단 후의 최측근들이 따라 움직였다.
침실로 다가가자 그곳을 지키고 있던 두 명의 조직원이 단 후를 향해 허리를 깊게 숙였다. 그들은 단 후의 품 속에 있는 존재에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제대로 준비했나.”
단 후의 말에 조직원 하나가 입을 열었다.
“네. 분부대로 빠짐없이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래.”
강한 발걸음으로 침실로 들어선 단 후는 그의 지시대로 바뀐 침실을 훑어보았다. 서늘한 눈빛에 잔인한 욕정이 차올랐다. 조교를 하기에 완벽한 곳으로 탈바꿈되어 있는 침실에는 갖가지 도구들과 기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일단 정신을 잃은 가혜를 침대에 내려놓은 단 후는 옆에 자리한 서랍을 열었다. 개에게 채울 법한 가죽 목걸이를 꺼낸 그는 간단히 가혜의 가느다란 목에 채웠다. 그리고 도망치지 못하도록 목걸이에 줄을 연결하여 침대 머리 받침대 중간에 있는 고리에 고정시켰다. 자물쇠가 달려 있어서 단 후가 열어 주지 않으면 절대로 침대를 벗어날 수 없는 형태였다.
“언제쯤 정신을 차릴까. 내 장난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