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내 여동생을 남자아이로 길렀다.
왜냐하면, 그 애한테 가문을 물려주고 싶었으니까. 내가 아니라 사생아인 알렉스에게.
그를 용납할 수 없었던 나는 알렉스의 인생을 시궁창에 처박고 나서야 모든 진실을 깨달았다.
자살하려는 알렉스를 붙잡고 함께 추락한 날, 나는 알렉스를 처음 만났던 날로 돌아왔다.
내가 망쳤던 것을 모조리 돌이키고 싶었다.
“사랑해. 알렉스. 어떤 일이 있어도 난 네 편이야. 우린 가족이니까.”
새로 시작된 삶에서 알렉스 로윈은 내 인생의 오점에서 전부가 되었다.
그런데 인생의 전부처럼 여겼던 내 여동생이 여자애가 아닐 수도 있다고?
“저도 사랑해요. 누님.”
그럴 리가 없잖아. 이렇게 예쁜데. 사랑스럽고 귀여운 내 여동생인데.
“그래서, 그 남자 때문에 날 버리겠다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내 여동생인데……? 왜 이렇게 낯설게 느껴지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