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 제국을 승리로 이끄는 전쟁귀, 데베르 클리프 공작.
‘데베르, 말 못 하는 여자가 전장 간호사로 있다는데?’
아무도 다가가지 않는 데베르에게 주저 없이 다가간 소문의 여자 베스.
그의 비밀을 가장 먼저 알아본 여자.
그 여자 하나만 얻을 수 있다면 사냥개와 다를 바 없던 삶, 다르게 살아보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전쟁이 끝나면 공작가로 들어와. 난 지금 너에게 청혼하는 거야.”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린 여자.
어떻게 감히. 네가 나를 버리고. 나를 알아봐 놓고선.
미친 듯이 찾던 여자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났다.
황궁 무도회, 꿈에서도 잊어본 적 없는 까만 눈동자를 하고서.
"공작님. 저를 지나치세요."
“못 본 새 말도 트였군.”
더 완벽하게 가지기 위해, 다시는 도망가지 못하게 베스의 뒤를 쫓을수록 나타나는 어긋난 조각들.
“이 정도면 알아달라고 하는 거 아닌가? 말해 봐, 베스.”
데베르의 눈빛은 형형했다.
“내가 널 어디까지 믿으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