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자 드리면 됩니까?” 눈앞의 여자가 가지고 싶어 계약을 제안했다.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을 걸고. “연애하자고, 연애! 연애가 뭔 줄 몰라?” 언성을 높인 재하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그런 재하를 빤히 보며, 이경이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압니다. 연애가 뭔지.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의 합의 하에 만나는 게 연애죠. 이런 게 아니라.” “뭐?” “연애로 포장하지 마십시오. 결국 원하는 건 따로 있지 않습니까.” 무덤덤한 이경의 표정에 재하의 입술이 비틀렸다. 날 쓰레기 취급하는 저 여자가 미치도록 가지고 싶다. “원한다니까 정해 줄게. 1년.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널 가지려면 난 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어, 차이경. . . . 그래도 괜찮아. 널 가질 수만 있다면. 그딴 계약으로 맺어진 어그러진 관계의 시작이었다.